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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그때 도우미가 만두를 들고 주방에서 나왔다.

하지만 조은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저 조은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오빠는 변했다.

조은서가 입술을 떨며 물었다.

"오빠, 진짜 단지 복수 때문에 데리고 있는 거예요?"

"그래."

조은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조은서가 그런 그를 보며 슬프게 웃었다.

"오빠는 인정하지 않겠죠. 왜냐면 인정하는 순간 깊은 자책과 고통 속에 빠지게 될 테니까. 오빠가 그녀를 저렇게 만든 거잖아요."

그녀는 조은혁을 보며 슬픈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없다.

조은혁도 지금 마음이 말이 아닐 것이다.

조은서는 더 이상 별장에 남아 있고 싶지 않아 가방을 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비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하지만 오빠, 잠시 동안은 도망갈 수 있어도 영원히 도망갈 수는 없는 거 알죠?"

그 말을 남기고 조은서가 뒤돌아 떠났다.

그러자 조은혁이 큰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조은서!"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지만 뒤돌아보지 않은 채 그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박연희 씨를 보면 예전의 내가 생각나요. 제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이제 그만 그녀를 놔주고 오빠 자신도 놔줘요."

하지만 조은혁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반짝이는 샹들리에 아래에 서있는 그의 근사한 얼굴에 슬픈 기색이 떠올랐다.

"은서야, 우리 지난 몇 년 동안 항상 함께해 왔잖아. 근데 지금 남 때문에 우리 남매 사이의 관계 금이 가야 해?"

조은서가 몸을 돌리며 그의 말을 끊었다.

"박연희 씨는 이제 남이 아니잖아요. 오빠가 그녀와 결혼한 순간부터 그녀는 오빠의 아내고 가족이에요. 오빠, 제발 자신한테 솔직해지세요. 오빠가 박연희 씨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오빠의 아이를 가지는 걸 두고 봤겠어요?"

그녀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오빠도 알게 되겠죠."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었지만 그럼에도 조은서는 별장에 남아 있어서는 안됐다.

그녀는 박연희를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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