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연을 바라보며 무기력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나는 이세림과 이상한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나를 죽여야만 하는 이유도 있다는 거네!”“지아야, 그러면...”미연은 말을 잇지 못했다.“그러니까 이건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철저히 계획된 사건이라는 건데. 지금 내가 알고 싶은 건 그 이유야.”나는 고개를 들어 미연의 얼굴을 바라보며 무기력하게 말했다. “하지만 너무 드라마틱해. 난 상상도 못 했어, 나를 구한 사람이 남미주라니! 게다가 남씨 가문과 뜬금없이 얽히다니. 내가 아무리 남씨 가문을 싫어한다 해도, 이제 남씨 가문과 관계를 끊을 이유가 없어졌어. 남미주에게 목숨을 빚졌으니까.”“그것도 나쁘지 않네! 사람은 각자 존재 가치가 있어. 남씨 가문도 마찬가지야. 너무 남 씨 가문을 편견을 가지고 보지 말아. 사실 남씨 가문도 다 보통 사람들이야. 다만 일 처리 방식이 조금 남다를 뿐이지. 어떤 면에서 보면, 그들의 존재가 문제가 있다고 단정 지을 순 없어.”나는 미연의 말을 듣고 그녀의 포용력에 감탄했다. 사실, 남씨 가문에 대한 나의 거부감은 미연과의 관계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만약 그녀와 남미주 사이에 그런 관계가 없었다면, 남씨 가문을 싫어할 이유가 가 있겠어? 아마도 만날 기회조차 없었을 거야!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제 남미주에게 우리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는데. 하하... 이게 뭐야…? 너무 창피해!”미연은 웃으며 다가와 내 팔을 끌어안았다. “괜찮아! 나 때문에 남미주를 거부하지 마. 그녀가 오늘 너를 위해 목숨을 걸고 보호한 것만으로도 그녀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는걸.”나는 미연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진심이야?, 하지만 난 그녀가 너에게 한 일을 절대 잊을 수 없어! 그 물탱크사건,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떨리는걸.”그날 미연을 발견했던 장면을 떠올리면, 나는 여전히 남미주에 대한 원망을 버릴 수 없었다.“그 어두운 밤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거야, 절대 못 잊어!
“유진 씨가 알려줬어, 남미주가 너 대신 칼에 맞았다고! 나 그때... 그때 나 정말...”미연은 말을 마치고 눈가가 빨개졌다.“그러고 나서 유상현이 조기 귀항 명령을 내렸어! 이번 일은 그도 많이 자책했어, 배에 탄 사람들은 모두 부자나 귀족이니까!”미연은 또다시 저도 모르게 나를 껴안았다.그녀의 당시 상태는 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린 자매 같은 친구였으니, 그녀가 위험할 때, 나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었다.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그래, 가자. 들어와서 같이 밥 먹자! 혼자 돌아가서 요리하지 말고!”“당연한 거 아니야? 무조건 여기서 먹지!” 그녀의 뻔뻔함에 나는 허탈하게 웃었다.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 도혜선이 돌아오면 나야 좋지. 그러면 밥 얻어먹을 곳이 한 곳 더 생기는 거니까. 이집 저집 다니며 먹으면 요리할 필요도 없고! 참 좋아, 내 언니니까 어쩔 수 없지 뭐.”나는 비웃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참나! 자랑이다,너 살림 어떻게 차렸는데? 정말 걱정이야. 다 큰 어른이 말이야!”우리 둘은 문 앞에서 한참 이야기하다가 들어갔다.나를 본 엄마는 곧바로 내 얼굴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물었다. “얼굴색이 왜 그래? 이틀 동안 잘 못 쉬었어? 배에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 거야? 아니면 뱃멀미 했어?”나는 일부러 불쌍한 척 말했다. “네, 어젯밤 일 때문에 너무 늦게까지 얘기하느라 잠을 못 잤어요. 또 약간 멀미도 하고. 저 배고파요, 우리 언제 밥 언제 먹어요?”김향옥은 바로 일어나서 부엌으로 달려갔다. “지금 바로 밥 먹자, 바로, 윤 씨 아주머니에게 알릴게, 손 씻고 준비해!”미연은 김향옥을 보며 조용히 나에게 말했다. “저분 왜 저러는 거야? 뭔 일이래?”나는 그녀에게 몰래 손짓했다. “조용히 해, 듣지 못하게, 들으면 민망해 하실 거야.”미연은 비웃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 정말 그녀가 널 괴롭힐 때를 잊었어? 아니 너,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용서하냐.
잠들기 전에 배현우가 전화를 걸어왔고 남미주가 안정되었다고 전해줬다. 그제야 마음이 좀 놓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편안하게 침대에 누울 수 있는 것도 모두 남미주 덕분이었고, 지금, 이 순간도 다른 사람이 나 대신 고생하고 있었다.나는 마음의 죄책감으로 뒤척이며, 오래도록 잠을 이룰 수 없었다.모든 일이 눈앞에 하나하나 다시 떠올랐다. 결국,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다크서클로 얼룩진 눈을 한 채 급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세 명의 어르신들의 재촉에 간단히 요기하고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하자 마침 남미주가 방금 깨어났다. 의사들이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마음이 조급해졌다.하지만 그녀는 오래 깨어 있지 못하고, 약 반 시간 후에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의사는 이것이 과다한 출혈의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혈액 검사 결과도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많은 출혈로 인해 다행히 몸속 잔여 독소가 많지 않다고 했다. 이는 모두에게 안도의 한숨을 가져다준 좋은 소식이었다.남 씨 어르신도 다시 병원에 찾아왔고 남미주가 잠시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결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는 문기태에게 남미주 몸속의 독소 문제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그가 문기태의 말만 듣는 것을 보아 아마 그를 매우 신뢰하는 것 같았다.돌아서는 순간, 그는 나를 발견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 “어제부터 널 봤었어, 이유나 얘기해봐!”그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불쾌함과 약간의 혐오가 섞여 있었다.그도 그럴 것이 이런 상황에서 외부인이 이런 곳에서 방해가 되는 것을 누구도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저 안에 있는 사람이 나 때문에 다쳤다는 것이다. 도리에 맞지 않게 아무 일도 없는 척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사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그 누구보다 난처했었다.게다가 갑자기 남 씨 어르신이 굳은 얼굴로 질문을 해오자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 흔들리는 목소리로 어르신의 질문에 답했다.“남미주는 절 보
어쩌면 그와 남미주 사이는 이미 일종의 가족 같은 관계였을지도 모른다.혹은 나는 남미주와 미연 각자의 이득과 손실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들이 공존할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낼 수가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검은 것은 검고, 흰 것은 흰 것일 뿐, 공존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당신은 결국 공존이라는 결과를 원하는 거예요?”나는 여전히 문기태를 보지 않고, 안의 남미주를 바라보며 내 머릿속 질문을 직접 던졌다. 그리고 나서야 그를 향해 진지하게 물었다.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는 매우 단호하게 서 있었고, 나를 쳐다보지 않고 남미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그것을 위해 노력할 거예요.”“하지만 그녀들의 감정을 생각해 봤어요?”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나는 최대한 이 관계를 균형 있게 조정해서 그녀들 모두 받아들일 수 있게 할 거예요.”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말했다.나는 비웃음을 삼키며, 마음속으로는 그가 정말 자신감이 넘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개성이 강한 두 극과 극의 여자들을 좌우하려 하다니, 정말 용기가 대단했다.나는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하든 다 헛된 말일뿐일 것이다.게다가 상대가 문기태라면 내가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배현우가 도착했을 때, 나는 미연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미연이는 남미주의 상태를 물었다.배현우가 온 것을 본 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고 그에게 혈액 검사에 관해 물었고 현재 상황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해줬다.배현우는 자신이 뱉은 말을 지켰고, 이미 혈액 샘플을 J 국으로 보냈다. 나는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나를 더 안심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24시간 후, 남미주는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나도 계속 그녀의 곁을 지켰고, 그녀가 깨어나 나를 볼 때까지 옆에 있었다.깨어난 그녀의 첫 마디는 “이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였다.나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날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친구를 사귀는
문기태가 갓 떠난 후,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 도착했다. 바로 이세림이었다!그녀는 중환자실까지 찾아왔고, 중환자실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보고는 조금 놀랐는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가와 ICU 안의 상황을 바라보며 말했다. “생각지도 못했어요, 지아 언니가 여기 있을 줄은!”“그럼 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나는 일부러 되물었다. “놀랐어요? 몰랐겠죠! 다친 사람이 남미주라는 걸, 원래는 나를 죽이려고 했는데, 난 항상 위험을 기회로 바꾸니까요!”이세림은 무표정하게 씩 웃었다. “지아 언니는 정말 운이 좋네요! 언니도 참,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원한을 사는 거예요? 항상 누군가에게 쫓기는 걸 보면!”그녀의 말은 가볍고 무심해 보였다, 마치 전혀 관계없는 사람처럼 말이다.하지만 그녀가 공격할 때의 잔혹함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아직도 내 집 앞에서 갑자기 돌아서며 보인 그 기이한 미소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 여자,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그리고 그녀의 태연함은 더욱 경계해야 했다.“그러네요! 나도 궁금해요, 왜 자꾸 누군가가 내 뒤를 따라다니는지, 이번에는 무고한 사람이 다쳤으니,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나는 남씨 가문을 암시했다.“그럼 지아 언니는 정말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이세림은 도발적인 의미를 담아 나를 시험하고 있었다.“세림 씨의 말을 들어보니,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것으로 보이네요?” 나는 남미주에서 시선을 거두고 이세림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내 앞에서 계속 흘리고 다니는 거죠?”이세림은 ''하고 웃었다. “나는 지아 언니가 계속 아무것도 모른 채 다른 사람의 장기 말이 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그것도 하나의 가치가 아닐까요?” 나는 태연하게 대답했다.“사람은 어리석은 게 나아요, 너무 똑똑하면 병이죠! 장기 말로 쓰이는 건 두렵지 않아요, 두려운 건 장기 말 주제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거
그녀의 말은 정말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내 추측이 정말 맞았나 보다, 나는 배현우와 정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만약 이게 이세림이 내게 던진 시한폭탄이라면?분명히 경계해야 한다, 이 여자는 정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고,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적어도 현재 그녀가 한 말은 아직 확인할 수 없어 진짜인지 거짓인지 몰랐다.나는 스스로에게 배현우를 믿어야 한다고, 그가 돌아와서 이 모든 진실을 말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되새겼다.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은, 이세림의 말은 마치 시한폭탄처럼 내 머릿속에서 터지고 있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지아가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일까?나도 예전에 배현우와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한 적은 있지만, 그는 먼 해외에 있고, 나는 북방의 작은 도시에 있었으니, 마주칠 가능성이 없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나는 무의식적으로 나의 부모님을 떠올렸다. 내 기억 속에 그들은 항상 내 곁에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배현우를 처음 본 그날부터, 그에 대한 느낌과 첫 만남 때의 그 표정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 배현우를 만났을까?이러한 모든 질문들이 쓰나미처럼 나에게 밀려 들어와, 조금의 여지도 없이 나를 압도해버렸다.나의 머리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끊임없이 일렁여 힘없이 복도의 의자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었다.배현우가 정말로 나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걸까, 나를 속이고 있는 걸까?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나는 그를 믿기로 했고, 오직 그가 줄 수 있는 답변만이 가장 설득력 있는 답변이라 믿었다.나는 이세림의 말에 혼란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고 나는 깊은 숨을 들이켜고 일어섰다.다시 중환자실 안의 남미주를 바라보며, 그녀가 아무 일 없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했다.그러면 나는 지원군을
미연은 나를 한번 흘겨보고는 입을 벌려 히죽 웃었다. 그녀의 그런 웃음이 나는 상당히 불편했다. 특히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그래서 나는 화제를 돌렸다. “방금 이세림이 병원에 왔었어!”“오? 그녀가 무슨 일로 갔지?” 미연은 물었다.“아마 상황을 파악하러 갔겠지. 방금 문기태가 밖에서 돌아왔는데, 아마... 뭔가 소식이 있었을 거야. 그들은 계속 그 사람을 찾고 있어. 알다시피, 이번에는 배현우만 찾는 게 아니라 남씨 가문과 문기태도 나섰어. 그들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세 명의 세력에 맞서기는 쉽지 않을 거야.”“그래!” 미연은 힘차게 외쳤다.그때 내 전화가 울렸다. 내 눈짓에 미연은 뒷좌석에 놓인 내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한번 보더니 화들짝 놀라 외쳤다.“맙소사, 지아야, 혜선 언니야!”“어? 빨리 받아!” 나는 서둘러 말했고, 주변을 살펴 안전한 곳에 차를 세웠다.미연은 이미 전화를 받고 스피커폰을 켰다.“혜선 언니, 어디에 있어? 언제 돌아와?” 미연은 큰 소리로 말했다. “너무 오래 사라진 거 아니야? 집은 이미 정리해놨어! 이제 집에 돌아와야지!”통화 건너편에서 놀란 소리가 들렸다.“아, 너희들과 같이 있구나! 너희들에게 집에 오는 항공편을 예약했다고 알려주려고 전화했어. 3일 후, 오후 4시, 너희들이 마중 나와줘!”“지금 어디에 있어?” 나는 겨우 말을 끼어들었다.“나 지금 G 국에 있어, 지쳤어! 집에 돌아갈 거야!” 도혜선은 목이 멘 듯 말을 이었다.“중요한 건 너희에게 돌아간다는 거야! 다음에, 또 나가면, 우리 셋이 같이 가자! 이 큰 바깥세상에, 우리는 너무 작은 존재일 뿐이야, 가끔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어”미연은 바로 맞장구를 쳤다. “다음에 꼭 같이 가, 이번에 말도 없이 가는 바람에 난 준비도 못 했잖아!”“좀 괜찮아?” 그녀는 웃으며 물었다.“나 또 다쳤어! 괜찮긴 무슨!” 미연은 억울한 듯 말했다.“어? 어디 다쳤어?” 혜선은 그녀의 말을 믿는 듯했다.나는 다급히 웃으며 말
“이건 정말 큰 프로젝트예요. 안산에서 지금까지 가장 큰 프로젝트죠. 저는 한 대표님과 함께하고 싶어요.”그는 나를 바라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나는 그가 흥분하기 쉬운 타입임을 알아차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말에 속았겠지만, 그가 만난 건 나, 한지아이니 전혀 통하지 않았다.“한 대표님, 제가 프로젝트를 따낸다면 전체를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우리는 신흥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니까요!”나는 웃으며 말했다. “석주 씨, 안산 프로젝트를 확실히 따낼 자신은 어디서 나온 거죠? 그리고 말씀하신 협력은 시공팀을 의미하는 건가요? 신흥은 업그레이드 후에 이런 일은 하지 않아요!”“아, 한 대표님, 그렇게 선을 긋지 마세요. 안산 프로젝트의 규모에 대해 의심할 필요 없습니다. 이건 우리 안산의 프로젝트니까요.”그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고 나는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그리고, 각자 길이 있다고 하잖아요! 제가 한 대표님과 협력하고 싶다고 나섰단 건, 이 프로젝트를 따낼 자신이 있단 말이죠! 먼저 세부사항을 논의해 봅시다! 프로젝트를 손에 넣기만 하면 바로 계약을 진행하시죠!”“공수표를 치는 건가요?” 나는 권석주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말했다.“저는 준비되지 않은 싸움은 하지 않습니다. 특히 당신처럼, 아무 자료도 없이 협력을 논하는 경우는 더욱이요! 죄송하지만, 안산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당신의 방식으로는 아닙니다!”나는 시계를 보고 말했다. "시간이 됐네요, 죄송합니다, 석주 씨!”“한 대표님... 당신...”나는 일어나 책상 위의 파일을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죄송해요! 회의가 있어서요. 배웅해드리죠.”“한 대표님, 이게 무슨 뜻이죠? 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는데, 직접 찾아와서 사업을 제안한 사람한테, 이게 뭐죠? 프로젝트를 무시하는 건가요, 아니면 저를 무시하는 건가요!”나는 이미 그에게 충분히 예의를 갖추었는데, 내 사무실에서까지 강압적인 행동으로 강요하다니 기분이 나빴다.“석주 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