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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구씨 병원

아람은 VIP 병실에서 링거를 맞고 있었다. 침대에 눕고 있는 아람은 피곤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앉아있는 구윤은 아람의 발을 무릎에 놓고 조심스럽게 상처를 치료했다. 아람은 그제야 통증이 느껴져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

“아람아, 어제 성주의 별장에 돌아가지도 않았고 해문으로 돌아가지도 않았어. 어디에 갔어?”

구윤은 다정한 목소리로 물으며 상처를 치료해 주는 손을 떨었다. 아람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신경주를 찾으러 갔어?”

경주의 이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았다. 구윤은 매번 그 이름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지운한테 들었어. 어제 신경주를 만나러 갔는데 얘기가 잘되지 않았다고. 그 후 전화를 받고 홀로 떠났어. 신경주를 찾으러 갔어?”

“오빠...”

한참 지나서야 아람의 허무한 눈빛이 구윤의 얼굴에 떨어지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무 싫어. 내가 너무 비천한 것 같아.”

“바보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자책하지 마.”

구윤은 가슴이 아파서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몸을 숙여 아람을 안았다.

“누가 감히 내 동생을 말하면 평생 잘 살지 못하게 할 거야.”

신, 믿음은 물보다 진한 피인 가족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아람이 평생 순탄하고 행복하기를 원했다. 아람은 구윤의 품에 안고 울컥했다. 경주와 김은주의 사진을 볼 때 왜 충격을 받았는지 몰랐다. 마치 영혼이 부서진 듯했다.

이때 간호사가 들어왔다.

“구 사장님, 구아람 씨의 약을 갈아드릴 시간입니다.”

“네.”

구윤은 아람을 감싸고 있던 팔을 풀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일어서고 자리를 피할 준비를 했다. 간호사는 아람의 큰 병원복을 벗겼다. 안에는 실크 치마를 입었다. 하얀 맨살과 팔은 부러질 정도로 가늘었다. 아람이 어릴 때 구윤은 옷도 갈아입히고 재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 큰 소녀이기에 피해야 했다. 방에서 나가려던 순간 아람을 힐끗 보았다. 그러자 아람의 목과 쇄골 쪽에는 짙은 붉은 자국이 눈을 찔렀다. 목뿐만 아니라 가슴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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