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수는 다리를 잃었어요. 이런 걸로 유성 씨에게 뒤집어쓰지 않을 거예요.”“윤진수는 큰형에게 이용당하는 사람이에요.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성주에 라이벌이 많아요. 윤진수에게 손을 대고 싶은 사람도 많고요.”윤유성은 이를 악물었다.“게다가 이런 일을 당한 건 윤진수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이에요.”그리고 아람에게 그날 경마장에서 있었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사람은 윤진수예요!”아람은 윤유성을 쳐다보았다.“아람 씨. 저는 윤씨 가문의 사람들을 안중에 두지 않아요. 그들에게 손을 댈 거면 이런 잔인한 수단을 쓰지 않을 거예요. 저랑 안 맞아요.” 윤유성은 허리를 곧추세우고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 행동은 쓸쓸하면서도 우아했다.15년 동안 고상아와 함께 S 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윤유성은 양심을 버렸다. 연기를 하며 모든 거짓말을 다이아몬드보다 더 진실하게 했다.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라고 해도 본능적으로 거짓말을 반복했다. 거짓말에도 선과 악이 있다. 아람에게 거짓말은 한 건 선량한 것이다. 이것도 윤유성의 사랑의 표현이다.아람은 눈을 깜박이지 않고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눈빛이 날카로워 마음이 강하고 무자비한 윤유성마저 겁을 먹었다.“유성 씨, 저는 솔직하고 착한 사람을 좋아해요. 제가 안 믿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선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처럼.”테이블 위에 놓인 윤유성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움켜쥐었다. 마음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구겨진는 것 같고, 수치스러운 고통이 사지를 타고 넘쳤다. 윤유성은 힘없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포크를 집어 케이크 한 조각을 파서 열심히 씹었다.‘아람아, 너에 대한 사랑처럼 되돌릴 수 없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일도 있어.’...윤유성과 헤어진 후 아람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복잡했다. 이때 구윤이 전화 왔다. 아람은 정신을 차리고 받았다.“오빠.”“아람아, 네가 원하는 걸 네 넷째 오빠가 해결했어.”구윤은 담
“알았어, 오빠. 데리러 올 필요 없어. 나중에 내가 직접 운전해서 갈게.”...늦은 밤, 해문.검은색 마세라티가 해장원 뒷문에서 속도를 내며 들어왔다. 뒤어어 멋진 드리프트를 하며 안정적으로 주차되었다. 반년 만에 다시 만난 백신우가 차에서 내려 쏜살같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구윤을 향해 달려갔다.“형, 보고 싶었어!”“나도.”구윤은 백신우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어두운 창문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유지운 씨가 차 안에 있어?”“맞아.”백신우는 피씩 웃었다.“흥, 얌전히 있지 않아.”“얌전하지 않는 사람이 너를 만나면 얌전해지겠지.”구윤의 다정한 눈썹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다치게 하지는 않았지?”“어느 쪽을 말하는 거야? 육체적 피해는 없어. 정신적 피해도 포함돼?”백신우는 갑자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젠장, 오줌 마려! 빨리 화장실 가야겠어. 형, 잠깐만 기다려!”말이 끝나기도 전에 백신우는 다리를 움츠리고 달려갔다. 구윤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몇 년 동안 밖에서 뭐 하고 다닌 거야? 신장이 예전보다 더 나빠졌네.”한참 지난 후, 구윤은 앞에 있는 차가 몇 번 흔들리더니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았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차를 향해 다가갔다. 구윤이 차 앞으로 다가가자 차 안의 사람도 발걸음 소리를 듣고 더 세게 흔들었다. 구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 문을 열었다.그 순간 깜짝 놀랐다. 차 뒷줄에 180이 넘는 남자가 묶여 있고 입에 테이프를 붙혀 끙끙거릴 수만 있었다. 그 남자는 분하고 불쌍해 보였다.‘이 분이 유지운 씨야?’구윤은 깜짝 놀랐다. 급히 허리를 구부리고 왼팔을 좌석에 받치고 오른손으로 입에 붙인 테이프를 뜯어주었다.“음, 하, 하.”유지운은 심하게 헐떡이며 땀으로 범벅이 된 매혹적인 얼굴은 아름다운 중성미를 뽐냈다. 피부는 최고급 도자기처럼 섬세하고 하얗다. 입술은 붉고 부드러워 여성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하지만 구윤을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겁에 질려 빨갛고 초롱초롱한 불쌍한 눈동자였다.
유지운의 여우 같은 눈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힘껏 구윤을 째려보았다.‘이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잘 생기지만 않았다면 정말 괴물 같아!’“날 납치한 사람과 같은 편이에요? 납치범이에요?”유지운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유지운 씨, 성주에 오신 걸 환영해요.”구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신사적인 태도로 손을 내밀었다.“소개할게요. 저는 KS 그룹 사장 구윤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KS?”유지운은 깜짝 놀랐다.“제 고모가, 혹시, 설마?”“생각하신 게 맞아요.”구윤은 손을 꽉 쥐고 수줍게 웃었다.“넷째 동생이 풀어주면 악수해요.”“형!”백신우는 성큼성큼 돌아오며 중얼거렸다.“화장실이 너무 멀어. 하마터면 바지에 쌀 뻔했어. 집이 왜 이렇게 커!”구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헛웃음이 나왔다. 구씨 가문이 아무리 커도 백신우에게는 감옥에 불과했다. 백신우와 아람은 뼛속까지 같은 사람이다. 둘 다 속박을 싫어하고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하자 구윤은 마음이 아팠다. 아람이 경주와 결혼한 3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너, 너!”유지운은 백신우를 보자 화난 표정을 지었다. 잘생겨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정말 무서울 것 같았다.백진우는 날카로운 눈썹을 올리더니 팔을 차 문틀에 올려 놓으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내가 뭐라고 했어. 공짜로 내 손을 만지고 내 다리에 앉는 것이 아니라고. 네가 느낀 좋은 감정들은 다 값이 있는 거야!”구윤은 눈을 반짝였다. 이 충격적인 말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퉤!”유지운은 백신우를 노려보았다.“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 있어? 감히 몸을 팔아? 비천한 자식!”백신우는 토하는 표정을 지었다.“내가 하고 싶은 것 같아? 난 상남자야. 널 위해 희생을 했어. 너 때문에 트라우마까지 생겼어. 얼마나 무서워.”“너!”유지운의 잘생긴 얼굴이 붉어졌다.“내가 작아? 네가 작은 거야!”백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뭐?”“허울이 좋을 뿐이야. 쓸모가 없어
다음 순간, 유지운은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가느다란 손이 구윤의 넓은 어깨를 잡고 온몸이 구윤의 단단한 품에 안겼다. 구윤도 유지운이 넘어질까 봐 재빠르게 큰 손으로 허리를 잡았다. 두 남자의 자세는 막장 드라마의 장면과 같았다. 옆에 있던 백신우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죄, 죄송합니다.”유지운의 얼굴이 빨개졌다. 원래 화가 났지만, 구윤의 품에 안기자 신기하게 살아졌다.“그런 말 하지 마세요. 죄송하다고 말해야 할 사람은 저희들이에요.”구윤은 아무 말 없이 유지운을 가로 껴안았다. 그러자 유지운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인생을 놀이 삼아 살고 남성의 정욕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잘생긴 남자를 볼 때마다 꼬시고 싶고 술을 먹으면 더욱 통제가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백신우에게 속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구윤을 대하는 마음이 완전히 달랐다. 유지운은 저도 모르게 팔을 들어 구윤의 목을 껴안았다.“응? 무슨 상황이야!”바로 이때, 아람은 구진, 임수해와 함께 도착했다. 눈앞의 장면을 보자 멍해졌다.“구 사장님이 안은 사람이 남자예요, 여자예요?”임수해는 어안이 벙벙했다. 구진은 흥분해서 소리 질렀다.“와! 미래의 형수님이야?”아람도 의아하더니 어이없다는 듯 그들을 보았다.“시간 있으면 눈을 검사해 봐. 분명 남자잖아!”구진과 임수해는 깜짝 놀랐다.“남자?”자세히 보니 큰 남자가 맞았다. 몸매가 매우 가늘고 얼굴도 여성스러웠다.“참, 괜히 좋아했네. 우리 구씨 가문 남자가 드디어 연애를 하는 줄 알았어.”구진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형이 남자를 왜 안고 있는 거야?”“유지운 씨, 오느라 고생했어요.”아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그들에게 다가갔다.“넷째 오빠가 대접을 잘 하지 못해서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당신이 바로 고모가 말하던 구아람 씨예요?”유지운의 말투는 츤데레 같았다. 구윤의 품에 있어 공주와 같았다.“네, 제가 구아람입니다.”아람은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유지운 씨가 오느라 배가 고프고 피곤
거실에서 아람은 백신우와 꼭 껴안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남매가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사랑이 넘치는 신혼부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넷째 오빠, 정말 고생했어.”아람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아니야, 납치일 뿐인데, 고생도 아니야.”백신우는 아람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눈에는 그리움과 다정함이 담겼다.“네가 행복하다면 죽여줄 수도 있어.”임수해는 식은땀을 흘리며 무서워했고, 구진은 차를 뿜을 뻔했다. 이때, 구윤이 계단에서 내려왔다.“잠들었어.”“엄청 피곤할 거야. 푹 쉬게 해.”아람은 한숨을 쉬었다.“마음이 급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유지운을 건드려서 도움을 거부할 수 있어. 목에 칼을 대고 강요할 수 없잖아.”“아람아, 괜찮아.”구윤은 아람의 곁에 앉아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우리가 있잖아.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네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주기 위해서야.”“맞아, 아람아.”구진도 옆에서 아람을 위로해 주었다.“제발 우리한테 부탁을 해, 우리의 존재감이 없어지잖아!”아람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며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 잘 대해주는 사람은 친형제들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이 마땅하고 생각하지 않고 묵묵히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었다.“재밌는 얘기해줄게.”백신우의 눈이 갑자기 밝아졌다.“아람아, M 국에 있을 때 너랑 닮은 여자를 만났어. 내가 잘못 봤어. 참지 못하고 다가가서 툭 쳤는데, 뒤돌아서 날 째려봤어. 그제야 네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 정말 어색했어. 그 여자가 감히 날 째려봤어. 30년 동안 아람 외에 나를 째려보는 여자는 없었어!”“쯧, 째려봐도 안 돼? 네가 그렇게 대단해?”구진은 차를 마시며 비아냥거렸다.“그리고 장난치지 않으면 안 돼? 우리 아람은 국민 여신이야. 어떻게 아람을 닮은 여자가 있을 수 있어? 뻥치지 마.”“너 이 자식, 죽고 싶어?”백신우는 턱을 들고 구진을 노려보았다.“오빠, 그 사람이 나랑 많이 닮았어?”“많이 닮았어. 내가 시력이 좋아서 사람을 잘못 보지 않을 거
“아람아, 무슨 생각을 해? 멍해졌네.”백신우는 아람이 멍해진 것을 보자 손을 뻗어 눈앞에서 흔들었다.“넷째 오빠, 나.”아람은 자신과 매우 닮은 여자를 생각하자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왜 그래, 아람아. 넌 항상 직설적이었는데, 왜 머뭇거려?”백신우는 의아하며 물었다.“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우연히 만난 여자가 먼 M 국에 있다. 의심이 들어도 그 여자를 조사할 수 없어 이소희 쪽으로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하지만 조사해도 무슨 소용이 있어? 그날 신경주가 할아버지 앞에서 말했잖아. 우리 사이는 끝나서 아무런 가능성이 없다고. 난 왜 망설이고 서운해하는 거지?’아람은 피식 웃으며 손에 든 식은 차를 집어 마셨다. 얼마나 비천하면 자신을 두 번 버린 남자에게 미련이 있는지 몰랐다. 지금 이 순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람 곁에 앉은 구윤은 아람의 복잡한 감정을 눈치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따뜻한 손으로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오빠, 유지운의 일을 민지 이모와 아빠한테 말했어?”아람은 가볍게 물었다. 구만복은 초연서의 우울함을 떨쳐주기 위해 해외에 있는 별장으로 휴가를 떠났다. 유민지와 강소아도 함께 같지만 같은 별장이 아닌 다른 별장을 마련해 주었다. 큰 구씨 가문의 별장에는 어르신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고 그들만 남아 있었다.“민지 이모에게 전화했어.”구윤은 미소를 지었다.“민지 이모가 유지운을 손님 취급하지 말라고 했어. 아람이 필요하고 아람이만 즐겁다면 조카가 없는 척할 수 있다고 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세 사모님의 사랑을 잘 알고 있다.“이건 대의멸친이라고 해야 해, 아니면 야쿠자식이라고 해야 해?”구진은 깜짝 놀랐다. 백신우는 트렌치코트 속으로 담배를 꺼내 입술에 물었다. 그 모슴은 잘생기고 건달 같았다.“흥,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대의멸친이라고 해, 신경주 그 자식을 도와주는 건 야쿠자식이라고 하는 거야.”사람들은
구진은 눈을 부릅떴다. 동생 백신우를 발로 차고 싶었다.“난 그저 이렇게 에쁜 남자를 봐서 궁금한 거야, 만약 성전환자이면 어떡해?”아람은 어이없어서 이마를 잡았다.‘상상력이 참 풍부해!’“정삭적인 남자가 왜 다른 남자를 궁금해하겠어?”“내가 젊다는 뜻이야, 나이 든 사람들 만이 호기심을 잃거든!”형제는 말다툼을 벌였고 그날 밤은 끝이 났다....다음 날.유지운은 시차 때문에 점심까지 자고 일어났다. 졸린 눈을 뜨자마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원래 문을 열고 싶지도 않았지만 예기치 않게 밖에 있는 사람이 계속 노크를 했다.“뭐야, 목어를 두드려? 짜증 나!”유지운은 벌떡 일어나서 화를 내며 문을 열었다. 정장을 입고 서 있는 구윤을 보자 멍해졌다.구윤은 아무런 표정 없이 무의식적으로 유지운의 예쁜 가슴 근육에서부터 복근까지 보더니 시선이 결국 남자의 속옷에 착륙했다.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살짝 흔들렸다.“저기요, 제가 예뻐요?”유지운은 문틀에 기대어 여우 눈을 지그시 감고 하품했다. 풍류스럽고 개방적인 유지운은 팬티는 물론 나체로 있어도 부끄럽지 않다. 그저 자신의 이상형에 부합되는 잘생기고 매혹적인 정장을 입은 구윤을 보자 살짝 긴장하며 가슴이 두근거렸다.“팬티가 귀엽네요.”구윤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유지운 씨, 잘 주무셨어요?”구윤의 눈썹에는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괜찮아요. 같이 누울 사람이 없어서 외롭긴 했어요.”유지운의 말은 개방적이고 납치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토해냈다.“들어가도 돼요?”유지운은 입술을 꼭 다물더니 여전히 비켜주었다. 두 사람은 거실로 걸어갔다. 유지운은 마치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소파에 앉더니 하얀 다리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단정하게 앉은 구윤을 바라보았다.“아침부터 무슨 일이에요?”그때 유지운은 테이블에 놓여 있는 약 상자를 발견했다. 그러자 구윤은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고 유지운의 발목을 잡았다. 유지운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지며 다리를 움츠렸다.“뭐, 뭐해요?”“발목에
“사촌 형.”유지운은 눈썹을 사악하게 치켜들며 갑자기 구윤에게 다가갔다.“혹시 이유 없이 아부하지 않는다는 말을 알아요?”구윤은 눈을 떴다. 유지운의 빛나고 맑은 눈이 순식간에 구윤의 영혼에 부딪혔다. 두 사람은 매우 가까워서 코끝에 닿을 것만 같다. 구윤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 눈이 마주쳤다.“무슨 말을 하고 싶어요?”“아람의 명령을 받고 아부를 하는 거예요, 아니면 정말 제 상처를 걱정하는 거예요?”유지운의 목소리는 얼굴보다 덜 여성스러웠다. 하지만 여전히 매혹적이었다.“아람이 모셔온 손님이고 민지 이모의 조카예요. 제가 이렇게 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구윤은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허, 정말 사장님이네요. 말을 참 잘해요.”유지운은 이런 대답을 싫어해서 몸을 돌려 구윤을 보지 않았다.“가요. 그리고 지금 당장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서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게요.”“삐졌어요?”구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곁에 앉았다.“그럼요?”“어떻게 하면 화가 풀려요?””그 망할 넷째 동생이 와서 내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요. 그럼 생각해 볼게요!”유지운은 외국에서 기절하고 납치당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너무 창피했다.‘내가 쌀 한 포대야?’“다른 걸로 바꿔요.”“이걸로 할래요!”“제가 말해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미 갔을 수도 있어요. 어디 가는지는 저도 몰라요.”구윤은 여전히 미소 지었다.“다른 거로 해요. 뭐든 다 돼요.”유지운은 마음이 흔들렸다. 갑자기 입꼬리를 올렸다.“아무것도 다 된다는 말을 하지 마세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창피하잖아요.”“일단 말해봐요. 제가 할 수 있는지 볼게요.”구윤은 진지하게 대답했다.“오늘 밤 같이 있자고 해도 할 수 있어요?”유지운은 턱을 괴고 구윤의 잘생긴 얼굴을 보았다.“어떻게 있어요?”구윤은 갑자기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넥타이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유지운은 마른침을 삼키며 상상을 했다. 주동적으로 다가온 먹이는 항상 거침없이 먹어치웠다. 하지만 이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