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형.”유지운은 눈썹을 사악하게 치켜들며 갑자기 구윤에게 다가갔다.“혹시 이유 없이 아부하지 않는다는 말을 알아요?”구윤은 눈을 떴다. 유지운의 빛나고 맑은 눈이 순식간에 구윤의 영혼에 부딪혔다. 두 사람은 매우 가까워서 코끝에 닿을 것만 같다. 구윤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 눈이 마주쳤다.“무슨 말을 하고 싶어요?”“아람의 명령을 받고 아부를 하는 거예요, 아니면 정말 제 상처를 걱정하는 거예요?”유지운의 목소리는 얼굴보다 덜 여성스러웠다. 하지만 여전히 매혹적이었다.“아람이 모셔온 손님이고 민지 이모의 조카예요. 제가 이렇게 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구윤은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허, 정말 사장님이네요. 말을 참 잘해요.”유지운은 이런 대답을 싫어해서 몸을 돌려 구윤을 보지 않았다.“가요. 그리고 지금 당장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서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게요.”“삐졌어요?”구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곁에 앉았다.“그럼요?”“어떻게 하면 화가 풀려요?””그 망할 넷째 동생이 와서 내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요. 그럼 생각해 볼게요!”유지운은 외국에서 기절하고 납치당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너무 창피했다.‘내가 쌀 한 포대야?’“다른 걸로 바꿔요.”“이걸로 할래요!”“제가 말해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미 갔을 수도 있어요. 어디 가는지는 저도 몰라요.”구윤은 여전히 미소 지었다.“다른 거로 해요. 뭐든 다 돼요.”유지운은 마음이 흔들렸다. 갑자기 입꼬리를 올렸다.“아무것도 다 된다는 말을 하지 마세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창피하잖아요.”“일단 말해봐요. 제가 할 수 있는지 볼게요.”구윤은 진지하게 대답했다.“오늘 밤 같이 있자고 해도 할 수 있어요?”유지운은 턱을 괴고 구윤의 잘생긴 얼굴을 보았다.“어떻게 있어요?”구윤은 갑자기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넥타이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유지운은 마른침을 삼키며 상상을 했다. 주동적으로 다가온 먹이는 항상 거침없이 먹어치웠다. 하지만 이번에
구윤은 서재에 와서 책상 앞에 앉았다.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목을 뒤로 젖히고 넥타이를 풀고 옷깃의 단추를 몇 개 더 풀고 나서야 숨이 통했다. 은색 십자가가 옷깃에서 튀어나오며 차가운 빛을 반짝였다. 구윤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이 순간 구윤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유지운의 중성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라 다른 남자였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잊을 수 없는 남자 그의 오래된 사랑이었다. 구윤은 책장 위쪽으로 가더니 책 두 권을 꺼냈다. 책장에서 딸깍 소리가 나며 숨겨진 칸이 튀어나왔다. 그것은 정교한 금고였다.그 남자의 생일과 자신의 생일을 입력하자 금고가 열렸다. 그 안에는 사진 몇 장과 봉인된 문서, 그리고 검은 벨벳 보석 상자가 들어있었다. 구윤은 보석 상자를 꺼내 열었다. 안에는 커플 모델인 다이아몬드 반지 한 쌍이 들어있었다.구윤은 반지를 들어 왼손 약지를 끼고 오래된 사진을 집어 들었다. 사진 속에는 호쾌한 남자가 구윤을 백허그하고 있었다. 다정하고 달콤한 미소는 누가 봐도 두 사람의 관계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연인이었다.그 남자는 유지운과 비슷한 여우 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고, 좁고 다정했다. 어젯밤 그 눈동자를 처음 보았을 때 저도 모르게 빠지게 되었다. 마음속 깊이 숨긴 달콤하고 아픈 기억들이 눈앞에 생생했다. 구윤은 숨을 내쉬며 눈시울을 붉히고 사진을 뒤집자 글귀가 적혀있었다.‘윤아, 언젠가 세상이 우리를 용서해 주길 바란다.’“하지만 그날을 기다리지 않고 날 떠났네.”구윤은 눈을 감고 사진 속 인물에게 키스를 했다.죽음은 무섭지 않다. 무서운 건 그 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생활이다....아람은 유지운을 위해 직접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다. 오랜만에 요리를 하지만 요리 솜씨가 너무 좋아 요리사조차도 아람에게 배우고 싶었다. 진수성찬을 보자 유지운의 배가 고파서 침을 삼켰다.“대충 했어요. 유 선생님, 꺼려 하지 마세요.”아람을 턱을 괴고 웃으며 유지운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심지어 일촉즉발의 형세였다. 유지운은 눈을 부릅떴다. 마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는 말을 들은 듯 얼굴이 붉어졌다. 멍해지더니 말을 억지로 내뱉었다.“네?”“유 선생님은 M 국에 너무 오래 머물러서 우리말이 퇴보되었어요? 제가 영어로 번역해 드릴까요?”아람의 예쁜 눈에는 날카로운 칼이 숨겨져 있고, 미소에는 보이지 않는 위압적인 힘이 있었다.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성은 거의 없다. 권력자의 카리스마가 있고 남자의 패기가 있어 유지운의 영혼을 억압하였다.“그 뜻은, 제가 신경주를 치료할 수 없어서 거절한다는 뜻이에요?”유지운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그럼 다른 이유가 있겠어요?”아람은 어깨를 으쓱했다.“허, 웃기네요.”유지운은 화를 내며 책상을 두드렸다.“구아람 씨가 외국에 나간 지 너무 오래되어서 M 국에서 내 명성이 백신보다 더 크다는 걸 몰라요? 제가 참여해서 해결한 사건이 셀 수 없이 많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렸는지 알아요? 그런데 제 의술을 의심해요? 너무 하네요.”아람은 유지운이 화를 내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갑자기 유지운은 뭔가 깨달은 듯이 몸을 뒤로 젖히며 교활한 여우 눈을 가늘게 뜨고 장난스럽게 바라보았다.“쯧, 지금 자극하는 거예요? 구아람 씨, 확실히 소용이 있네요. 하지만 저는 체면을 중요시하는 남자가 아니라서 당하지 않을 거예요.”“아, 유 선생님이 넒은 마음을 가진 사람인 줄 알았어요. 재벌에게 치료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신 사장님은 국내의 사업가에서 유명한 인물이에요. 사장님이 되어도 자선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고, 설립한 자선 기금을 사용하여 수많은 사람을 도와주었어요. 아마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유 선생님께서 소위 원칙이라는 것을 지키고 있네요. 너무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되지 않아요?”아람은 이 말을 하고 깜짝 놀랐다. 이혼 후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자연스럽게 경주를 칭찬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감정적인 측면을 제
아람은 턱을 만지며 말했다.‘응, 문제는 없지.’만약 유지운이 눈에 거슬리고, 납치 사건의 주범이자 체면을 잃게 한 여자가 백신이라는 것을 알면, 방금 헛소리를 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그 자리에서 죽고 싶을 것이다.“백신까지 나서서 구하려는 남자인데, 유 선생님이 신경주의 인성을 의심해요?”아람은 침착하게 웃었다.“그러는 건 우상의 인격까지 의심하는 거잖아요.”이 말은 다소 도덕을 어긋났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모든 수단을 써야 했다.유지운은 입을 꼭 다물고 의자를 잡아당기며 천천히 앉아서 생각에 빠졌다.“그래요, 백신의 체면을 봐서 마지못해 한 번 보러 갈게요.”아람은 매우 기뻤지만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백신을 대신하여 감사합니다.”...오랜만에 귀국한 백신우는 급히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가만있지 못하고 어렸을 때처럼 낯에 잠만 자고 밤이 되면 뛰쳐나갔다. 그래서 구진은 종종 놀렸다.“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네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줄 알겠어. 낮에 돌아오고 밤에만 나가네.”백신우는 구진, 구윤, 아람을 불러 술을 마셨다. 그러나 셋 중 두 명이 거절해 구진만이 끌려갔다. 백신우가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할 때만 동생처럼 보였다. 그러나 구진은 몰래 간을 보호하는 약을 복용하고 술 깨는 약까지 가졌다. 아니면 정말 버티지 못한다.두 사람은 바에 도착했다. 눈에 뜨지 않기 위해 잘 보이지 않는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구씨 가문 두 형제의 얼굴이 너무 눈에 띄었다. 클럽은 물론, 연예계과 비교해도 너무 잘생긴 외모이다. 두 사람은 결국 술을 많이 마시지 못했다. 여자들에게 번호만 따였다. 구진은 짜증이 났지만 백신우는 흥취를 느꼈다. 대시를 한 번 당하면 한 잔 마시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승부를 구별하기 어려었다. 결국 백신우는 더 이상 마실 수 없어 여자들에게 말했다.“여자 친구가 있어요.”“흥, 안 믿어요. 여자 친구가 있으면 왜 둘이 와서 술을 마셔요? 이건 사냥하러 온 거잖아요.”여자는 애교를 부리며 백신우에게
“아니, 도대체 무슨 사람이야?”백신우는 담배를 물고 눈에 분노가 가득했다.“아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혼도 했고, 그 자식 스캔들까지 터졌는데, 왜 치료를 해주겠다고 애를 쓰는 거야? 죽게 놔두어야 해!”“아람이 동물을 구한다고 생각해. 신경 쓰지 마.”구진은 위로했다.“유지운이 신경주를 치료해 줄까?”“치료해 줄 것 같아. 아람이가 나서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없잖아.”“아, 오랜만에 왔는데, 빈손으로 가면 안 되지.”백신우는 담배를 들이마시고 눈을 가늘게 뜨며 연기를 내뱉었다.“아니면 그때 수술실에 몰래 들어가서, 신경주를...”말을 하며 백신우는 목을 베는 제스처를 했다. 구진은 소름이 돋았다.“너, 너 이 자식. 함부로 하지 마. 신경주를 건드리면 성주 전체가 흔들릴 거야. 아람과 아빠를 곤란하게 하지 마!”“헤헤, 장난이야.”백신우는 구진의 어깨를 토닥이며 일어나 사람이 붐비는 무대로 걸어갔다. 오늘 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정신을 차려야 했다. 구진은 사람이 많은 무대를 보며 가슴이 답답했다. 구진은 아람처럼 담배 냄새를 싫어서 일어나서 바람을 쐬러 나갔다.흔들리는 불빛과 귀를 찢는 음악, 여신들의 매혹적인 몸매로 무대 전채를 아드레날린으로 가득 채웠다. 백신우는 담배를 물고 모르는 미녀들과 가까이 서서 춤을 추었다. 춤을 못 추는 백신우는 얼굴만 잘생기지 않았더라면 변태 같았을 것이다.갑자기 미묘한 향기를 맡았다. 이미 술을 마셨고 우연히 향기를 맡자 순간 정신을 잃었다. 순간 백신우의 품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여인이 덮쳤다. 무의식적으로 여자의 얇은 허리를 팔고 감싸고 두 사람의 몸이 붙어있었다. 너무 향기롭고 부드러웠다. 불빛을 통해 백신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품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순간 벼락에 맞은 듯 여자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이 찌릿했다.“아, 아람?”‘아, 아니야. 아람이 아니야. 아람의 눈썹에 점이 없어. 이런 달콤한 향수를 쓰지 않을 거야.’갑자기 백신우는 눈을 부릅떴다. 기억이
백신우는 눈을 깜빡이며 가슴이 설레었다.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에는 품에 안긴 발버둥 치는 여자 때문이었다. 마음이 흔들린 것이 아니라 아람과 너무 닮아서였다. 자신을 안고 유혹하는 동생을 보자 어쩔 바를 몰랐다.“음, 너무 토하고 싶어.”서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점점 주저앉았다. 술을 많이 마시고 춤까지 춰서 속이 뒤집혔을 것이다.“오빠, 부축해 줘. 토하고 싶어. 못 참겠어.”다른 여자라면 백신우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몸에 토할까 봐 이미 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얼굴을 보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백신우는 큰 손으로 서현의 부드러운 허리를 잡고 화장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무대에 있는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대박! 저 훈남의 팔 힘이 대단하네, 안기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남자 친구의 매력이 아닐까!”“그런데, 저 안긴 여자가 실검에 나온 여자 같지 않아? 그 유명한 구씨 가문의 아가씨 구아람 아니야?”“정말 구아람이야? 들어올 때부터 봤어. 분명 구아람의 얼굴이야!”“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구씨 가문 아가씨가 왜 이런 곳에 오겠어. 온다고 해도 경호원과 같이 오겠지. 아버지가 구만복이잖아. 아마 구아람의 얼굴을 좋아해서 따라서 성형한 사람일 거야.”...백신우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갈 수 없어서 서현을 남자 화장실로 데려왔다. 화장실에는 두 남자가 있었다. 차가운 기운의 남자가 예쁜 여자를 남자 화장실로 데려오는 것을 보자 깜짝 놀랐다.“다 쌌어? 빨리 싸고 꺼져!”백신우는 말을 하며 문을 찼다. 두 남자는 그 모습을 보자 바지를 입고 도망갔다. 나갈 때 문까지 닫았다. 서현은 두 손으로 세면대를 잡고 미친 듯이 토했다. 백신우는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서현을 힐끔 쳐다보았다. 함께 보낸 시간 때문인지, 이제 이 여자와 아람이 그렇게 닮지 않는 것 같았다. 아람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라 그 누구도 비교할 수 없다.서현은 토를 하고 세수하고 입을 가셨다. 거울로 마치 아픈 것
서현은 윤유성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그런 미묘한 감정을 느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여자 화장실? 한 번 봐봐요. 이게 여자 화장실이에요?”백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나가야 할 사람은 당신이에요. 아가씨.”서현의 하얀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서 떠나려 했지만 백신우에게 덥석 잡혀 격렬하게 뒤로 당겨졌다. 서현은 백신우의 단단한 가슴에 부딪혀 머리가 어지러웠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백신우는 서현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매력적이게 웃었다.“가려고요?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아요?”“고, 고마워요.”서현은 눈빛을 반짝이며 호흡이 흐트러졌다.“누구 닮았다는 말을 들은 적 없어요?”백신우의 따뜻한 콧바람이 서현의 붉어진 코끝에 닿았고, 차가운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서현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벗어나려고 몸부림쳤지만 백신우에게 꽉 잡혔다.“아니요. 전 누구와도 닮지 않았어요. 저는 저예요.”왠지 모르게 소심하고 열등감이 느껴졌다. 지신이 마치 구차한 복제품인 것 같았다. 이 얼굴은 윤유성만 좋아했다. 세상 사람들은 이 얼굴의 원래 주인, 구씨 가문 아가씨 아람을 좋아한다.“네, 그럼 알려줘요. 누구세요?”백신우는 의아한 눈빛으로 서현의 당황한 얼굴을 바라보았다.“이름이 뭐예요?”“서...”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서현이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사장님이라는 글을 보고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힘을 다해 백신우의 품에서 벗어나 넋이 나간 듯 밖으로 나갔다.백신우는 날카로운 눈썹을 올렸다. 호기심이 솟구쳐 올라 서현을 따라갔다. 서현은 당당하게 정문으로 나갈 용기가 없어 뒷문으로 황급히 나갔다. 얼마 가지 않아 멀지 않는 곳에서 눈부신 불빛이 서현의 얼굴을 비추었다. 눈부신 빛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해 팔로 눈을 가렸다. 이때, 경호원 한 명이 서현을 향해 다가갔다.“서현 씨, 사장님이 기다리고 있어요. 얼른 가세요.”“네.”이 순간 서현은 술이 깼다. 정신을 차리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검은 리
“죄, 죄송해요.”서현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의식이 흐려졌다.“내가 말했지. 이 얼굴로 성주에 와도 천세당에만 있을 수 있어. 넌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필살기야. 내 소유물이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 돼. 과시할 자격도 없고 무모하게 행동할 자본도 없어!”윤유성의 눈은 어둠으로 가득 찼다. 서현의 목을 조른 손은 계속 힘을 키워서 목이 부러질 것만 같았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우 비서는 서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걸 보고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윤 사장님, 서현 씨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해요. 오랜 세월 충성을 다한 것을 봐서 한 번만 살려주세요. 명령을 억이고 돌아온 건 잘못이지만, 사장님을 만나기 위해 그런 거잖아요. 모두 사장님을 위한 것이에요. 제발 한 번만 봐줘요!”윤유성은 예술 작품 같은 얼굴을 차갑게 보며 숨을 쉬더니 풀어주었다. 서현은 땀에 흠뻑 젖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헐떡이며 눈물을 흘리며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이 정도로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평을 하지 않았다. 단지 윤유성을 화나게 만든 자신의 탓을 했다.“죄송해요, 윤 사장님. 정말 죄송해요.”서현은 고통스럽게 목을 가린 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윤유성은 서현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천천히 손을 닦은 다음 손수건을 창밖으로 던지며 극도로 역겨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 얼굴, 돌아가서 보양하려면 많은 돈을 써야겠어. 그게 아니었다면 이미 목을 졸라 죽였을 거야.”서현은 가슴이 아팠고 온몸을 떨었다.“고마워요, 고마워요, 구아람 씨.”갑자기 윤유성은 안경을 밀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술직에서 어떤 남자가 널 만졌어?”“아, 아니에요. 제가 실수로 부딪혔어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주제넘는 행동을 했어요.”서현은 가슴이 조여오며 모든 문제를 자기 탓을 했다. 윤유성은 서현을 차갑게 바라보며 우 비서에게 말했다.“조사해. 그 남자의 신분, 배경 다 조사해.”“네, 사장님.”서현은 무릎에 놓던 두 손으로 치맛자락을 꽉
윤성우은 억지로 표정을 유지하지만 다리는 이미 부들부들 떨렸다. 임윤호도 구윤의 악랄한 눈빛에 겁을 먹어 입을 꼭 다물었다. 아람과 경주는 순간 멍해지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세상에, 사람 설레게 하는 강한 보호욕이네.’아람보다 구윤의 성격을 잘 아는 사람이 없다. 욕망이 별로 없고 냉정하다. 그냥 인간 같지 않다는 것이다. 가족,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일한 수해 외에 구윤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지운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 믿을 수가 없었다. 바로 이때 아람은 우연히 지운이 사랑이 넘치는 눈빛으로 구윤을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 눈빛은 너무 다정했다. 순간 아람은 당황했다.‘분위기가 왜 이래? 두 사람이 왜, 잘 어울리는 거 같지?’하지만 아람은 자세히 생각할 시간도 없이 임윤호가 입을 열었다.“구 사장님. 다시 판정해도 부상은 피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 법에 따르면 법의학 감식을 통해 가벼운 부상일 경우 3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어요. 임수해는 그래서 형벌을 피할 수 없어요!”이 말을 내뱉을 때 임윤호는 수해의 이름을 갈기갈기 물어뜯고 싶을 정도였다. 피가 물보다 진한 수해의 친형일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 못 할 것이다. 퇴폐적이고 음탕한 세상 속에서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욕망은 임윤호를 양심도 없는 악마로 만들었다.“윤성우 씨.”구윤은 임윤호를 상대도 하지 않았다. 임윤호는 그저 윤씨 가문의 개일뿐, 당연히 주인을 찾아 이야기를 해야 했다.“임수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댄 적이 없어요. 물론 때리고 싶었겠죠. 윤진수를 때린 사람은 저예요. 이를 증명할 영상이 있어요.”말을 하며 지운을 보더니 다정하게 말했다.“지운아, 영상을 틀어.”지운은 머뭇거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모든 사람 앞에서 틀었다. 윤진수의 비명이 조용한 사무실에서 울려 퍼졌다. 화면 속에는 구윤이 윤진수를 때리는 장면이 생생하게 보였다.“이건 명백한 증거가 아니에요?”구윤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 웃음은 극도로 잘생긴 악
경주는 순간 아람이 지운을 부른 의도를 알아차렸다. 이건 아람이 오래전부터 준비한 것이다.“그럴 일 없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윤유성은 경찰서장 손에 있는 진단서를 빼앗아 그 안의 내용을 몇 번이고 들여다보며 눈을 부릅떴다. 임윤호의 안색도 창백해지며 가슴이 두근거렸다.“윤 사장님, 윤씨 그룹이 정말 이 진단서를 철저히 숨겼네요. 다행히 우리 백신인 구아람 씨도 윤진수 생명의 은인이에요.”“당신 아버지가 아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더라면 윤진수는 이미 식물인간으로 됐을 거예요.”윤성우를 보는 지운의 눈빛은 경멸과 혐오가 가득했다.“감사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윤진수의 부상을 모두 구아람 씨 비서에게 돌려요? 진실을 숨기고 진단서까지 조작하네요. 이 수단은 참 비겁하네요.”윤성우와 임윤호는 전부터 윤진수의 발기 부전까지 수해에게 돌리려고 했다. 그래야 중상 기준에 도달하고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그래서 윤성우는 사람을 보내 실제 진단서를 숨기고 경찰서장과 함께 조작하여 오늘의 상황을 초래했다.그러나 오랫동안 준비한 계획이 눈앞에 있는 여우 같은 지운에게 들킬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아람은 감사한 마음으로 지운을 바라보자 지운도 눈빛으로 대답했다. 윤씨 그룹은 성주에서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 쪽에서 권력이 높은 건 유씨 그룹이었다.“진수가 생식 능력을 잃었어. 구아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해!”윤성우는 화를 내며 말을 했다.“진수에게 수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진수가 어떻게 그렇게 되겠어?”순간 사무실이 조용했다. 임윤호는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릴 수도 없었다. 제 발이 저린 윤성우에게 압박을 주자 바로 견디지 못했다. 그 말을 하면 윤진수의 발기 부전은 수해가 아닌 예전의 부상 때문이라고 증명하는 것이다.‘이 멍청한 놈. 어떻게 사장이 된 거야? 복불복이야?’“어휴, 윤 사장님. 글을 볼 줄 모르세요?”지운은 팔짱을 끼고 짜증을 내며 눈을 가늘게 떴다.“진단서에 썼잖아요. 윤진수는 수술 전과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이 중요한 시기에 지금 여유롭게 윙크를 날려?’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았다.‘경주가 왜 이렇게 얌전해? 설마 오빠가 온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경주야, 설마 네가 오빠를 불렀어?”아람은 경주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눈을 부릅떴다. 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귀에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미안해, 아람아. 일부러 숨긴 건 아니었어. 형님을 꼭 오시라고 하지는 않았어. 그저 오기 전에 한무에게 말했어. 미리 형님께 알려주라고.”“그런데 형님께서 바로 올 줄은 몰랐어. 수해도 걱정되지만 네가 더 걱정된 거야. 하지만 유 선생은 왜 왔지? 두 사람이 매일 붙어있네.”경주는 의아했다. 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손가락을 움직이자 경주는 허리를 숙여 아람의 말을 들었다.“유 선생은 내가 불렀어.”경주는 깜짝 놀랐다.‘아람도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네!’두 사람은 속셈이 너무 많았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이었다. 윤성우는 구윤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하지만 이미 늦었어요. 임수해는 자백했어요. 구 회장님께서 인터뷰에서 말씀하셨잖아요.”“실수하면 인정해야하고, 맞으면 바로 서야 한다고 하셨어요. 이 말을 그대로 돌려줄게요!”현재 4대 가문 책임자인 윤성우와 구윤은 비즈니스에서 자주 마주쳤다. 하지만 그때마다 윤성우는 아쉽게 패배를 한다. KS가 찍은 프로젝트라면, 윤성우가 아무리 준비를 해도 구윤을 이기지 못했다. 전에는 두 가문의 친분 때문에 눈치를 보며 구윤과 화기애애한 척했다. 이제 관계도 틀어져 드디어 화풀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윤은 표정도 바뀌지 않은 채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수해는 평범한 비서가 아니에요.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요? 우리 아버지는 수해를 이미 아들로 생각하고 있어요.”“같은 임씨 가문의 사람인데, 수해의 목숨은 당신 곁에 있는 앞잡이의 비천한 목숨보다 수백만 배의 가치가 있어요.”임윤호는 화가 나서 얼굴을 붉혔다.‘구만복이 임수해 그 자식을 아들로 생각해? 참 아부
수해는 아람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임윤호와 얘기를 한 후, 수해는 주저하지 않고 경찰에 자수하고 자백서에 서명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임윤호는 윤성우에게도 얘기하지 않고 은밀하게 진행했다. 정말 속전속결이고 아람과 경주를 깜짝 놀라게 했다.경주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람을 품에 꼭 안고 임윤호의 득의양양한 얼굴을 노려보았다.“임윤호, 도대체 무슨 악독한 수단으로 수해에게 협박했어?”“악독한 수단? 신 사장님. 인신공격을 너무 하시네요. 제 마음이 잘 감당하지 못해요.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야겠어요.”임윤호는 가슴을 문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범죄자를 심문하는 건 경찰의 권한이에요. 전 그저 변호사일 뿐인데 무슨 능력이 있겠어요. 임수해가 직접 서명했고 도장을 찍었어요. 제가 협박하지 않았어요. 모두 자발적인 행동이에요.”“임준호. 사도가 정도를 이길 수 없어. 네가 한 나쁜 짓 때문에 네 인생이 망하는 날이 올 거야. 그리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아람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며 경주의 손을 꼭 잡았다. 이렇게 해야 무너질 것 같은 멘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나 구아람이 살아 있는 한, 넌 절대 이길 수 없어.”“기다릴게요. 구아람 씨가 어떻게 이기는지.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임윤호는 비겁하게 웃었고 그 모습은 완전히 사람 탈을 쓴 짐승 같았다.그들은 아주 치밀한 생각을 하는 중 우연히 한가지 소홀한 점이 있다. 인윤호는 수해의 친형이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다. 인품은 하늘과 땅 차이지만 부인할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 그것은 형으로서 임윤호는 수해를 잘 알고 있었다. 임윤호가 수해와 협상하러 갔을 때, 아람과 경주는 아직 경찰서에 도착하지 않았다. 그 당시 임윤호는 이미 수해에게 수작을 부렸고 약점을 정확히 찾아내어 공격을 했다. 수해의 약점은 아람과 아린 둘 뿐이다.임윤호가 아람과 아린으로 협박하면 죽으라고 해도 수해는 눈도 깜빡이지 않을 것이다. 윤성우의
“수해가, 어떡해.”아람의 머리가 윙윙거렸다. 경주가 아람을 바로 부축하지 않았더라면 주저앉을 뻔했다.“정말? 임수해가 다 자백했어?”경찰서장의 눈이 번쩍 뜨이며 서둘러 자백서를 몇 번이고 훑어보며 확인했다. “네, 서장님, 서류에 똑똑히 적혀 있어요. 임수해는 윤진수 씨를 장애가 생길 정도로 구타한 사실을 자백했고, 혐의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겠다고 했어요.”갑작스러운 반전은 윤씨 그룹에게 서프라이즈였다. 지난 며칠 동안 여러 사람이 바뀌었고, 24시간 동안 계속 수해를 심문하고 압박했다. 보통 사람들은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해는 끝까지 버티며 밤낮없이 구속을 당해도 절대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근데 왜 갑자기 자백했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마음이 바뀐 거야?’“아람아, 괜찮아?”아람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경주는 안아주며 가슴이 아팠다.“수해가 한 짓도 아닌데, 왜 자백해?”아람의 눈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빨갛게 달아오르며 화가 나서 고개를 흔들었다.“바보야?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는 문제야? 당장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서 환장했어?”“그러게요. 이게 아무렇지도 않게 자백할 수 있어요?”임윤호는 의미심장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비아냥거렸다.“성주 법대의 우수생인 수해는 이 도리를 잘 알 거예요. 구아람 씨가 왜 끼어들어서 소란을 피워요?”아람의 가슴이 칼에 찔린 듯이 아파 났다. 순간 머리가 번쩍이며 모든 것을 깨달았다....한 시간 전. 경찰서장은 임윤호의 부탁에 미리 수해를 만나게 해주었다. 심문실에서 두 형제는 서로를 바라보며 분위기는 극도로 차가웠다. 핏줄의 정은 흔적도 없었다. 그저 적대감이 가득한 원한밖에 없었다.“쯧, 수해야, 너 좀 봐. 왜 스스로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임윤호는 수해를 훑어보며 혀를 찼다.“엄마 아빠가 네가 구씨 가문 첩의 달을 위해 3, 5년 동안 감옥에 있을 거라는 것을 알면, 기절하지 않으실까? 너 좀 봐, 정말 불효자야.”“네가 올 때 네 주인이 몰랐
경찰서장은 구세주가 도착한 것을 보고 너무 안도해서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윤성우의 뒤를 따른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임윤호였다. 통화를 마친 후 아무리 생각해도 안심할 수 없었던 윤성우는 직접 오기로 결정했다.즉시 임윤호에게 연락해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며 윤진수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임윤호는 윤성우에게 모욕을 당한 적이 있어 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도와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경주와 아람이 나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바로 달려왔다. 아람은 이를 악물며 눈에 분노가 불타고 있었다. ‘이 비열하고 뻔뻔한 짐승, 저 비겁한 얼굴 좀 봐!’“윤 사장님, 고용한 변호사가 저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거렸다.“설마 임 변호사와 임수해의 사이를 몰라요?”“당연히 알죠, 그게 왜요?”윤성우는 불길한 의도를 품고 웃으며 말했다.“임 변호사가 최고의 변호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최고의 변호사를 모셔서 제 동생의 변호를 부탁하는데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임 변호사는 임수해의 친형이에요. 친동생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가족을 감옥에 들어가게 한 적을 도와주네요. 이걸 뭐라고 해야죠? 도둑을 맞아도 도둑놈에게 고맙다고 하는 사람인가요?”경주는 차갑게 바라보며 조롱했다. 그 말은 너무 멋있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임윤호는 경주를 악의적으로 노려보았지만 잘난 척하며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아이고, 신 사장님. 평범한 변호사인 제가 사장님의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사람들을 위해 변호해 주는 건, 누구의 조건이 좋으면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예요.”“왜 그렇게 화내시는 거예요. 꼭 도덕적 시점으로 저를 판단해야겠어요? 사장님 말씀대로면, 살인자를 위해 변호하는 동료들은 바로 죽어야겠네요?”말을 하며 임윤호는 놀라는 척 눈을 깜빡였다.“신 사장님, 마음이 급하신 걸 보니 수해에게 든든한 변호사를 준비해 주지
마치 머리 위에 칼이 매달린 듯 날카로운 살기가 느껴졌다. 경찰서장은 억지로 웃었다.“그, 두 분 먼저 차 한 잔 드세요.”“아니요. 여기 있는 차를 감히 마실 수가 없네요.”아람은 예쁘고 유연한 다리를 꼬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제 비서를 가두었더라고요. 바로 풀어주시면 좋겠어요. 이 일은 우리 구씨 가문과 윤씨 가문 사이의 사적인 문제예요.”“원만하게 공직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문제를 일으켜서 자신을 곤란하게 하지 마시죠.”아람은 항상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경찰서장의 가식적인 미소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억지로 말했다.“구아람 씨.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30년 넘게 일하면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상대해 왔어요.”“잡혀들어온 사람 중 결백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임수해는 비록 구아람 씨의 사람이지만, 윤씨 가문의 도련님을 장애가 생길 정도로 때렸어요. 이미 고의 상해죄에 해당해요. 감정 결과도 이미 상사에게 보고했어요.”“두 분은 성주에서 존엄한 분이지만 법 앞에서는 누구든지 평등해요. 아무리 재벌이라도 약자를 괴롭히고 법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구아람 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네요.”“서장님, 말은 잘하시네요.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네요.”경주는 따뜻한 손으로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눈썹 사이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렇다면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유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겠죠?”아람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떴다.“신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경찰서장은 의아했다.“윤진수를 때린 건 임수해가 아니라 저예요.”경주는 차갑고 경멸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검은 눈동자가 차갑고 날카로운 빛을 번쩍이며 마치 경찰서장을 갈라놓으려는 듯 섬뜩하게 말했다.“이제 임수해를 풀어주고 저를 체포해도 되죠?”아람은 깜짝 놀라 경주의 손을 잡았다.“경주야, 너.”경찰서장은 멍해져 입을 반쯤 벌린 채 아무 반응도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차갑고 멋진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전화기 너머 희미한 흐느끼는 소리만 남긴 채 정적이 흘렀다.“왜? 한 명은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한 명은 말도 안 하네.”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들고 아람의 볼을 꼬집었다.“이 자매가 정말, 아무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어?”[아, 아니에요.]아린이 가장 먼저 나지막한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다.[형부, 수해 오빠를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우린 가족이야.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아린의 감정을 진정시킨 경주는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한무에게 명령했다.“차 돌려. 경찰서로 가.”그 말을 듣자 한무는 바로 핸들을 꺾어 차를 돌렸다.“경주야, 어떻게 할 생각이야?”아람은 걱정스럽게 경주의 차분한 표정을 바라보았다.“어떻게 하든 수해를 먼저 구해야 해.”경주는 한숨을 쉬며 아람과 깍지를 꼭 꼈다.“아린과 수해는 연애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곤경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아람은 순간 더듬거렸다.“공감되었어?”경주는 안도하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한번 아람을 꼭 껴안았다.“예전에는 공감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이 세상에서 최고의 행복이 지금 내 품에 있잖아.”...수해는 이 더러운 구치소에서 2주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윤씨 그룹이 합의를 거부하면 계속 구금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해는 아람과 경주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힘겹게 발버둥을 친 끝에 기다리는 것은 여전히 감옥일지라도 수해는 여전히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입을 꼭 다물 것이다. 이때 수해는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그리고 건너편의 구석에 몸을 움츠리고 조심스럽게 수해를 바라보며 수다를 떨고 있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너희들, 너무 시끄러워.”수해는 여전히 눈을 감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맞고 싶지 않으면 닥쳐.”구금된 몇 명의 남자는 즉시 입을 가리고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