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우는 눈을 깜빡이며 가슴이 설레었다.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에는 품에 안긴 발버둥 치는 여자 때문이었다. 마음이 흔들린 것이 아니라 아람과 너무 닮아서였다. 자신을 안고 유혹하는 동생을 보자 어쩔 바를 몰랐다.“음, 너무 토하고 싶어.”서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점점 주저앉았다. 술을 많이 마시고 춤까지 춰서 속이 뒤집혔을 것이다.“오빠, 부축해 줘. 토하고 싶어. 못 참겠어.”다른 여자라면 백신우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몸에 토할까 봐 이미 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얼굴을 보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백신우는 큰 손으로 서현의 부드러운 허리를 잡고 화장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무대에 있는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대박! 저 훈남의 팔 힘이 대단하네, 안기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남자 친구의 매력이 아닐까!”“그런데, 저 안긴 여자가 실검에 나온 여자 같지 않아? 그 유명한 구씨 가문의 아가씨 구아람 아니야?”“정말 구아람이야? 들어올 때부터 봤어. 분명 구아람의 얼굴이야!”“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구씨 가문 아가씨가 왜 이런 곳에 오겠어. 온다고 해도 경호원과 같이 오겠지. 아버지가 구만복이잖아. 아마 구아람의 얼굴을 좋아해서 따라서 성형한 사람일 거야.”...백신우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갈 수 없어서 서현을 남자 화장실로 데려왔다. 화장실에는 두 남자가 있었다. 차가운 기운의 남자가 예쁜 여자를 남자 화장실로 데려오는 것을 보자 깜짝 놀랐다.“다 쌌어? 빨리 싸고 꺼져!”백신우는 말을 하며 문을 찼다. 두 남자는 그 모습을 보자 바지를 입고 도망갔다. 나갈 때 문까지 닫았다. 서현은 두 손으로 세면대를 잡고 미친 듯이 토했다. 백신우는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서현을 힐끔 쳐다보았다. 함께 보낸 시간 때문인지, 이제 이 여자와 아람이 그렇게 닮지 않는 것 같았다. 아람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라 그 누구도 비교할 수 없다.서현은 토를 하고 세수하고 입을 가셨다. 거울로 마치 아픈 것
서현은 윤유성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그런 미묘한 감정을 느낄 줄은 생각도 못 했다.“여자 화장실? 한 번 봐봐요. 이게 여자 화장실이에요?”백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나가야 할 사람은 당신이에요. 아가씨.”서현의 하얀 얼굴은 더욱 빨개졌다.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서 떠나려 했지만 백신우에게 덥석 잡혀 격렬하게 뒤로 당겨졌다. 서현은 백신우의 단단한 가슴에 부딪혀 머리가 어지러웠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백신우는 서현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매력적이게 웃었다.“가려고요?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아요?”“고, 고마워요.”서현은 눈빛을 반짝이며 호흡이 흐트러졌다.“누구 닮았다는 말을 들은 적 없어요?”백신우의 따뜻한 콧바람이 서현의 붉어진 코끝에 닿았고, 차가운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서현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벗어나려고 몸부림쳤지만 백신우에게 꽉 잡혔다.“아니요. 전 누구와도 닮지 않았어요. 저는 저예요.”왠지 모르게 소심하고 열등감이 느껴졌다. 지신이 마치 구차한 복제품인 것 같았다. 이 얼굴은 윤유성만 좋아했다. 세상 사람들은 이 얼굴의 원래 주인, 구씨 가문 아가씨 아람을 좋아한다.“네, 그럼 알려줘요. 누구세요?”백신우는 의아한 눈빛으로 서현의 당황한 얼굴을 바라보았다.“이름이 뭐예요?”“서...”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서현이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어 보니 사장님이라는 글을 보고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힘을 다해 백신우의 품에서 벗어나 넋이 나간 듯 밖으로 나갔다.백신우는 날카로운 눈썹을 올렸다. 호기심이 솟구쳐 올라 서현을 따라갔다. 서현은 당당하게 정문으로 나갈 용기가 없어 뒷문으로 황급히 나갔다. 얼마 가지 않아 멀지 않는 곳에서 눈부신 불빛이 서현의 얼굴을 비추었다. 눈부신 빛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해 팔로 눈을 가렸다. 이때, 경호원 한 명이 서현을 향해 다가갔다.“서현 씨, 사장님이 기다리고 있어요. 얼른 가세요.”“네.”이 순간 서현은 술이 깼다. 정신을 차리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검은 리
“죄, 죄송해요.”서현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의식이 흐려졌다.“내가 말했지. 이 얼굴로 성주에 와도 천세당에만 있을 수 있어. 넌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필살기야. 내 소유물이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 돼. 과시할 자격도 없고 무모하게 행동할 자본도 없어!”윤유성의 눈은 어둠으로 가득 찼다. 서현의 목을 조른 손은 계속 힘을 키워서 목이 부러질 것만 같았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우 비서는 서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걸 보고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윤 사장님, 서현 씨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해요. 오랜 세월 충성을 다한 것을 봐서 한 번만 살려주세요. 명령을 억이고 돌아온 건 잘못이지만, 사장님을 만나기 위해 그런 거잖아요. 모두 사장님을 위한 것이에요. 제발 한 번만 봐줘요!”윤유성은 예술 작품 같은 얼굴을 차갑게 보며 숨을 쉬더니 풀어주었다. 서현은 땀에 흠뻑 젖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헐떡이며 눈물을 흘리며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이 정도로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평을 하지 않았다. 단지 윤유성을 화나게 만든 자신의 탓을 했다.“죄송해요, 윤 사장님. 정말 죄송해요.”서현은 고통스럽게 목을 가린 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윤유성은 서현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천천히 손을 닦은 다음 손수건을 창밖으로 던지며 극도로 역겨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이 얼굴, 돌아가서 보양하려면 많은 돈을 써야겠어. 그게 아니었다면 이미 목을 졸라 죽였을 거야.”서현은 가슴이 아팠고 온몸을 떨었다.“고마워요, 고마워요, 구아람 씨.”갑자기 윤유성은 안경을 밀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술직에서 어떤 남자가 널 만졌어?”“아, 아니에요. 제가 실수로 부딪혔어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주제넘는 행동을 했어요.”서현은 가슴이 조여오며 모든 문제를 자기 탓을 했다. 윤유성은 서현을 차갑게 바라보며 우 비서에게 말했다.“조사해. 그 남자의 신분, 배경 다 조사해.”“네, 사장님.”서현은 무릎에 놓던 두 손으로 치맛자락을 꽉
한동안 문별은 충격과 굴욕감에 입을 꽉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중 한 외국인이 구진을 향해 F 국어로 말했다.“누구야, 비켜, 너와 상관없어!”“내가 보지 못했다면 상관없지만, 봤으니 상관있어.”구진은 미소를 지으며 능숙한 F 국어로 답했다.‘헐, 이 남자가 F 국어를 이렇게 잘해?’문별은 깜짝 놀랐다.‘사부님의 형들은 다 괴물이야? 잘생기긴커녕, 이렇게 훌륭해? 그나저나, 구진이 F 국어를 하는 모습이 조금 섹시하네.’문별의 귀끝이 뜨거워졌다.“넌 누구야?”다른 한 사람은 Y 국어로 말했다. 표정을 점점 찡그렸다.“껴져!”“네 아버지야.”구진도 Y 국어로 대답했다. 준수한 얼굴이 차가워졌다.“선 넘지 마, 당장 놔줘!”“경호원!”남자가 소리를 지르자 복도 반대편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몇 명이 달려왔다. 이 두 사람의 정체는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밖에서 지켜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구진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눈썹을 찌푸리고 경계하며 주위를 살폈다. 어렸을 때부터 구만복은 전문 격투기 사범을 고욕해 네 아들과 아람에게 목숨을 지키는 법을 배워주었다. 경호원이 많아도 24시간 지켜줄 수 없다. 위기 상황에서는 호신술로 자신의 안전을 지켜야 했다. 하지만 구진은 오랫동안 싸우지 않아 몸이 서툴러졌다. 이 사람들을 상대로 아직 완전한 승리를 거둘 자신이 없었다.“구진, 날 내버려둬!”문별은 자신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갑자기 구진의 안전을 걱정하며 소리를 질렀다.“먼저 가, 먼저 여기서 나가!”“그래도 같이 나가야 해, 걱정하게 만드네.”구진은 주먹을 쥐고 문별을 잡고 있는 두 외국인을 향해 돌진했다. 이때 모든 경호원들도 달려들었다.“안 돼!”구진이 순식간에 표적이 된 것을 본 문별은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고 심장이 뚫고 나올 것 같았다. 구진은 가슴이 떨렸지만, 문별을 구하기 위해 주먹을 더욱 굳게 움켜쥐었다. 평생 동안 아람을 제외하고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건 적은 없었다.구진은 민첩하고 속도가
쿵-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아!”뒤에서 비참한 비명 소리가 들렸고, 구진을 공격하려던 경호원은 갑자기 날아온 쓰레기통에 머리를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이 장면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놀랍게도 그들은 무기를 거두고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구진! 왜 이렇게 반응이 느려!”구진은 격렬하게 돌아보니 주머니에 손을 여유롭게 집어놓고 고개를 흔들거리며 다가오는 백신우를 보았다. 백신우가 차버린 쓰레기통에 깜짝 놀랐다. 문별은 두 손으로 구진의 슈트 옷깃을 잡고 충혈된 눈을 천천히 뜨며 창백한 얼굴로 구진을 깊게 바라보았다.“괜, 괜찮아?”구진은 눈을 내리깔고 문별의 뜨거운 시선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드럼처럼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괜찮아. 여기서 나가자.”“나간다고? 우리 사장님을 때렸는데, 아무도 여기서 못 나가!”경호원들이 다시 그들을 에워쌌다.“야, 야.”백신우는 무심코 훑어보았다.“상확 파악을 해. 우리 형수님이 두 외국인에게 성희롱을 당했는데, 때린 것도 가벼운 거야. 머리를 찢어 쓰레기처럼 차버려도 과하지 않아. 무슨 할 말이 있어?”‘형, 형수?’문별은 눈을 점점 크게 떴다. 부끄러워 입술을 꽉 깨물고 뺨도 붉어졌어. 구진도 멍해졌지만 잠시 생각했다.‘형수님은 그렇다 쳐도, 신우가 돌려서 날 형이라고 부른 거잖아? 대박이네!’“구진, 먼저 형수를 데리고 가, 내가 수습할게.”백신우는 눈빛이 반짝이며 목을 흔들고 손을 꺾으며 싸움을 할 준비를 했다. 성주로 돌아온 며칠 동안 너무 한가했다. 좋아하는 여가 활동을 마주하자 흥분했다.“네가 할 수 있어?”구진의 말투는 의심에 가득 차 있었다.“남자는 못한다고 할 수 없어.”백신우는 턱을 살짝 치켜들고 휘파람을 불며 구진의 품에서 떨고 있는 문별을 장난스럽게 바라보았다.“못 믿겠으면 네가 남아, 내가 형수님을 데리고 나갈게.”“안녕!”구진은 아무 말도 없이 문별을 안고 달렸다.“하, 여자가 생기니 인간성이 사라졌네. 돌아가서 큰형과 아람한테 말할 거야
“엄마의 맏이들은 네쌍둥이야. 그중 난 둘째였어. 난 큰형을 닮았고 셋째는 넷째와 닮았다. 둘 다 엄마를 닮았어.”구진은 평소 사람들한테 가족 얘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문별이 궁금해하자 대답해 주고 싶었다. 마침 너무 겁에 질린 문별에게 이런 식으로 주의를 돌려주고 싶었다.“아, 그렇다면 우리 사부님은 반은 어머니를 닮고 반은 구 회장님을 닮았네.”문별의 눈에 빛이 나며 감탄했다.“사부님의 얼굴이 대단해. 부모님의 좋은 부분만 닮았어.”구진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울렸다. 갑자기 문별이 아람보다 더 마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예쁜 직각 어깨에 튀어나온 뼈는 옷걸이처럼 보이게 했지만, 살이 있어야 할 곳은 다 있고 전혀 모호하지 않았다.구진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문별의 어깨에 놓인 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방금 널 괴롭힌 두 사람은 누구야? 왜 같이 있어?”문별은 갑자기 어깨를 떨며 몸을 뒤로 피했다. 눈도 고의적으로 구진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피했다.“비즈니스에서 만난 사람이야. 많이 만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무례한 사람일 줄은 몰랐어.”“비즈니스? 아람이 패션 디자이너라고 했었는데, 보통 스튜디오에 있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재봉틀이나 밟지 않아? 이런 자리에 굳이 어울릴 필요가 있어?”구진의 말투는 조금 급했다.문별은 냉정하게 눈썹을 치켜 올렸다.“허, 구 도련님의 눈에 우리 디자이너들은 그저 재봉틀을 밟는 사람이야? 우리 브랜드를 홍보하고 확장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그래서 외국인 두 명과 함께 술을 취할 정도로 마셔? 그들의 나쁜 마음을 눈치채지 못했어?”구진은 더욱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히며 문별을 쳐다보았다.“여자아이가 왜 경계심도 없어? 아니면 브랜드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응, 의지할 사람도 없는데, 나 자신 만 의지해야지.”문별의 마음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아예 얼굴을 돌리고 구진을 보지 않았다. 구진은 무관심한 태도를 취한 문별을 보자
한편, 백신우는 이미 두 외국인을 해결했다. 나약한 경호원들도 두들겨 맞은 채 룸 화장실에 채워 넣고 문을 잠갔다. 그리고 룸 밖에 방해 금지 표지판을 걸었다. 그들이 너무 나약해 몸풀기도 부족하다. 하지만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 빠르게 해결했다. 결국 지금은 해외가 아닌 성주에 있어 조심해야 했다. 백신우의 신분으로 겸손하게 있는 게 좋았다.백신우는 클럽을 떠나자 구진의 전화를 받았다.“다 해결했어. 마음 편하게 여자친구와 데이트해. 그들이 찾아가지 않을 거야.”백신우는 지루한 듯 하품을 하며 말했다.“여자 친구가 아니야, 헛소리하지 마!”구진은 분명 기분이 좋지 않은 듯 징징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쯧, 내가 멍청한 줄 알아? 항상 차분하던 놈이 여자를 구했다고? 그 여자도 네 이름을 알고, 네 품에 안겼는데, 분명 무슨 사이야.”백신우는 휘파람을 불었다.“왜 인정하지 않아? 사랑에 빠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네가 40세까지 모태솔로가 되고 싶어? 그럼 노총각이라 불러야지!”“신우야, 부탁 하나만 들어줘.”구진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오늘 밤 문별을 괴롭힌 두 외국인을 알아봐 줘. 지금 절반밖에 해결해서, 며칠 뒤에도 문별을 노릴까 봐 두려워.”“나도 그 생각이 들어서 조사했어. 사실 이 두 사람은 성주에서 큰 인물이 아니야. 외국 건설 회사의 고위층이야.”“건설 회사?”“그래, 네 여자친구가 꽤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네.”백신우는 장난스럽게 웃었다.“오늘 밤 돌아가서 아람과 수다나 떨어야겠어!”“아람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면 오늘 밤의 사건을 한 마디도 말하지 마.”구진은 나지막하게 말했다.“문별은 아람의 가장 친한 친구야. 네가 말하면 아람이 걱정돼서 잠도 잘 수 없을 거야.”백신우는 깜짝 놀랐다.“대박, 겹사돈이야!”“꺼져, 끊을게!”말을 마치자 구진은 전화를 끊었다.백신우는 피식 웃더니 품에서 손바닥 크기의 노트북을 꺼냈다. 이 최첨단 하이테크는 고위 요원들에게 하나씩 있다. 국내에서 거의 구할
문별은 이 말을 듣자 마음이 편해졌다. 수년간 함께 지낸 아람은 오랫동안 역경 속에서 희망의 빛을 주는 사람뿐만 아니다. 이제는 친구고, 가족이다. 그래서 아람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고,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이때, 문별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지며 핸드폰을 힘껏 쥐었다.구진은 문별의 기분이 다운된 것을 눈치채고 일부러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 하지만 바로 떠나지 않고 방안을 엿듣고 있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쁘다는 걸 알지만,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클럽에서 돌아오는 내내 문별은 구진의 질문을 솔직하게 대답해 주지 않은 것 같았다. 구진은 오랫동안 검사로 일해왔고 이미 횃불 같은 눈이 있어 문별의 속마음을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었다.방 안에서 문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아버지.”“오늘 밤, 어떻게 된 거야?”전화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문별의 아버지인 문사훈의 목소리에는 온도도 감정도 없이 분노만 가득했다.“무슨 일이 있어서 술자리가 일찍 끝났어요.”문별은 나지막하게 말했다.“일? 뭐가 중요한 일인지도 구분 못해?”이때 한 여자의 비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상훈의 부인 표지애였다.“허, 내가 말했잖아. 얌전히 도와주겠어? 당신 딸이 집안을 망치지 않는 것도 다행이야.”문별은 주먹을 꽉 쥐고 얼굴이 종이처럼 창백해졌다.사람들이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심지어 아람조차도 모르고 있다. 문별은 문씨 그룹 회장님의 사생아다. 그저 문씨 가문에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문별은 열여섯 살 때 문상훈의 친구에게 강간을 당했다. 분노한 문별의 어머니는 그 남자를 수십 차례 찔러 즉사시켰다. 문씨 가문은 스캔들이 두려워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해 문별의 어머니의 소송을 했다. 문별 어머니는 정신 병원에 수감되었지만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문씨 가문은 수년 동안 이 약점으로 문별을 협박했다. 현재 디자인 업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더라도 문씨 가문의 말 한마디면 여전히 돌아가서 일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