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순간, 유지운은 몸을 앞으로 숙이더니 가느다란 손이 구윤의 넓은 어깨를 잡고 온몸이 구윤의 단단한 품에 안겼다. 구윤도 유지운이 넘어질까 봐 재빠르게 큰 손으로 허리를 잡았다. 두 남자의 자세는 막장 드라마의 장면과 같았다. 옆에 있던 백신우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죄, 죄송합니다.”유지운의 얼굴이 빨개졌다. 원래 화가 났지만, 구윤의 품에 안기자 신기하게 살아졌다.“그런 말 하지 마세요. 죄송하다고 말해야 할 사람은 저희들이에요.”구윤은 아무 말 없이 유지운을 가로 껴안았다. 그러자 유지운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인생을 놀이 삼아 살고 남성의 정욕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잘생긴 남자를 볼 때마다 꼬시고 싶고 술을 먹으면 더욱 통제가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백신우에게 속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구윤을 대하는 마음이 완전히 달랐다. 유지운은 저도 모르게 팔을 들어 구윤의 목을 껴안았다.“응? 무슨 상황이야!”바로 이때, 아람은 구진, 임수해와 함께 도착했다. 눈앞의 장면을 보자 멍해졌다.“구 사장님이 안은 사람이 남자예요, 여자예요?”임수해는 어안이 벙벙했다. 구진은 흥분해서 소리 질렀다.“와! 미래의 형수님이야?”아람도 의아하더니 어이없다는 듯 그들을 보았다.“시간 있으면 눈을 검사해 봐. 분명 남자잖아!”구진과 임수해는 깜짝 놀랐다.“남자?”자세히 보니 큰 남자가 맞았다. 몸매가 매우 가늘고 얼굴도 여성스러웠다.“참, 괜히 좋아했네. 우리 구씨 가문 남자가 드디어 연애를 하는 줄 알았어.”구진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형이 남자를 왜 안고 있는 거야?”“유지운 씨, 오느라 고생했어요.”아람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그들에게 다가갔다.“넷째 오빠가 대접을 잘 하지 못해서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당신이 바로 고모가 말하던 구아람 씨예요?”유지운의 말투는 츤데레 같았다. 구윤의 품에 있어 공주와 같았다.“네, 제가 구아람입니다.”아람은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유지운 씨가 오느라 배가 고프고 피곤
거실에서 아람은 백신우와 꼭 껴안고 있었다. 두 사람이 남매가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사랑이 넘치는 신혼부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넷째 오빠, 정말 고생했어.”아람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아니야, 납치일 뿐인데, 고생도 아니야.”백신우는 아람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눈에는 그리움과 다정함이 담겼다.“네가 행복하다면 죽여줄 수도 있어.”임수해는 식은땀을 흘리며 무서워했고, 구진은 차를 뿜을 뻔했다. 이때, 구윤이 계단에서 내려왔다.“잠들었어.”“엄청 피곤할 거야. 푹 쉬게 해.”아람은 한숨을 쉬었다.“마음이 급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유지운을 건드려서 도움을 거부할 수 있어. 목에 칼을 대고 강요할 수 없잖아.”“아람아, 괜찮아.”구윤은 아람의 곁에 앉아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우리가 있잖아.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네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주기 위해서야.”“맞아, 아람아.”구진도 옆에서 아람을 위로해 주었다.“제발 우리한테 부탁을 해, 우리의 존재감이 없어지잖아!”아람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리며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 잘 대해주는 사람은 친형제들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이 마땅하고 생각하지 않고 묵묵히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었다.“재밌는 얘기해줄게.”백신우의 눈이 갑자기 밝아졌다.“아람아, M 국에 있을 때 너랑 닮은 여자를 만났어. 내가 잘못 봤어. 참지 못하고 다가가서 툭 쳤는데, 뒤돌아서 날 째려봤어. 그제야 네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 정말 어색했어. 그 여자가 감히 날 째려봤어. 30년 동안 아람 외에 나를 째려보는 여자는 없었어!”“쯧, 째려봐도 안 돼? 네가 그렇게 대단해?”구진은 차를 마시며 비아냥거렸다.“그리고 장난치지 않으면 안 돼? 우리 아람은 국민 여신이야. 어떻게 아람을 닮은 여자가 있을 수 있어? 뻥치지 마.”“너 이 자식, 죽고 싶어?”백신우는 턱을 들고 구진을 노려보았다.“오빠, 그 사람이 나랑 많이 닮았어?”“많이 닮았어. 내가 시력이 좋아서 사람을 잘못 보지 않을 거
“아람아, 무슨 생각을 해? 멍해졌네.”백신우는 아람이 멍해진 것을 보자 손을 뻗어 눈앞에서 흔들었다.“넷째 오빠, 나.”아람은 자신과 매우 닮은 여자를 생각하자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다.“왜 그래, 아람아. 넌 항상 직설적이었는데, 왜 머뭇거려?”백신우는 의아하며 물었다.“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우연히 만난 여자가 먼 M 국에 있다. 의심이 들어도 그 여자를 조사할 수 없어 이소희 쪽으로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하지만 조사해도 무슨 소용이 있어? 그날 신경주가 할아버지 앞에서 말했잖아. 우리 사이는 끝나서 아무런 가능성이 없다고. 난 왜 망설이고 서운해하는 거지?’아람은 피식 웃으며 손에 든 식은 차를 집어 마셨다. 얼마나 비천하면 자신을 두 번 버린 남자에게 미련이 있는지 몰랐다. 지금 이 순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람 곁에 앉은 구윤은 아람의 복잡한 감정을 눈치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따뜻한 손으로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오빠, 유지운의 일을 민지 이모와 아빠한테 말했어?”아람은 가볍게 물었다. 구만복은 초연서의 우울함을 떨쳐주기 위해 해외에 있는 별장으로 휴가를 떠났다. 유민지와 강소아도 함께 같지만 같은 별장이 아닌 다른 별장을 마련해 주었다. 큰 구씨 가문의 별장에는 어르신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고 그들만 남아 있었다.“민지 이모에게 전화했어.”구윤은 미소를 지었다.“민지 이모가 유지운을 손님 취급하지 말라고 했어. 아람이 필요하고 아람이만 즐겁다면 조카가 없는 척할 수 있다고 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세 사모님의 사랑을 잘 알고 있다.“이건 대의멸친이라고 해야 해, 아니면 야쿠자식이라고 해야 해?”구진은 깜짝 놀랐다. 백신우는 트렌치코트 속으로 담배를 꺼내 입술에 물었다. 그 모슴은 잘생기고 건달 같았다.“흥,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 대의멸친이라고 해, 신경주 그 자식을 도와주는 건 야쿠자식이라고 하는 거야.”사람들은
구진은 눈을 부릅떴다. 동생 백신우를 발로 차고 싶었다.“난 그저 이렇게 에쁜 남자를 봐서 궁금한 거야, 만약 성전환자이면 어떡해?”아람은 어이없어서 이마를 잡았다.‘상상력이 참 풍부해!’“정삭적인 남자가 왜 다른 남자를 궁금해하겠어?”“내가 젊다는 뜻이야, 나이 든 사람들 만이 호기심을 잃거든!”형제는 말다툼을 벌였고 그날 밤은 끝이 났다....다음 날.유지운은 시차 때문에 점심까지 자고 일어났다. 졸린 눈을 뜨자마자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원래 문을 열고 싶지도 않았지만 예기치 않게 밖에 있는 사람이 계속 노크를 했다.“뭐야, 목어를 두드려? 짜증 나!”유지운은 벌떡 일어나서 화를 내며 문을 열었다. 정장을 입고 서 있는 구윤을 보자 멍해졌다.구윤은 아무런 표정 없이 무의식적으로 유지운의 예쁜 가슴 근육에서부터 복근까지 보더니 시선이 결국 남자의 속옷에 착륙했다.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살짝 흔들렸다.“저기요, 제가 예뻐요?”유지운은 문틀에 기대어 여우 눈을 지그시 감고 하품했다. 풍류스럽고 개방적인 유지운은 팬티는 물론 나체로 있어도 부끄럽지 않다. 그저 자신의 이상형에 부합되는 잘생기고 매혹적인 정장을 입은 구윤을 보자 살짝 긴장하며 가슴이 두근거렸다.“팬티가 귀엽네요.”구윤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유지운 씨, 잘 주무셨어요?”구윤의 눈썹에는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괜찮아요. 같이 누울 사람이 없어서 외롭긴 했어요.”유지운의 말은 개방적이고 납치된 것에 대한 억울함을 토해냈다.“들어가도 돼요?”유지운은 입술을 꼭 다물더니 여전히 비켜주었다. 두 사람은 거실로 걸어갔다. 유지운은 마치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것처럼 소파에 앉더니 하얀 다리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단정하게 앉은 구윤을 바라보았다.“아침부터 무슨 일이에요?”그때 유지운은 테이블에 놓여 있는 약 상자를 발견했다. 그러자 구윤은 갑자기 한쪽 무릎을 꿇고 유지운의 발목을 잡았다. 유지운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지며 다리를 움츠렸다.“뭐, 뭐해요?”“발목에
“사촌 형.”유지운은 눈썹을 사악하게 치켜들며 갑자기 구윤에게 다가갔다.“혹시 이유 없이 아부하지 않는다는 말을 알아요?”구윤은 눈을 떴다. 유지운의 빛나고 맑은 눈이 순식간에 구윤의 영혼에 부딪혔다. 두 사람은 매우 가까워서 코끝에 닿을 것만 같다. 구윤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 눈이 마주쳤다.“무슨 말을 하고 싶어요?”“아람의 명령을 받고 아부를 하는 거예요, 아니면 정말 제 상처를 걱정하는 거예요?”유지운의 목소리는 얼굴보다 덜 여성스러웠다. 하지만 여전히 매혹적이었다.“아람이 모셔온 손님이고 민지 이모의 조카예요. 제가 이렇게 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구윤은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허, 정말 사장님이네요. 말을 참 잘해요.”유지운은 이런 대답을 싫어해서 몸을 돌려 구윤을 보지 않았다.“가요. 그리고 지금 당장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서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게요.”“삐졌어요?”구윤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곁에 앉았다.“그럼요?”“어떻게 하면 화가 풀려요?””그 망할 넷째 동생이 와서 내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요. 그럼 생각해 볼게요!”유지운은 외국에서 기절하고 납치당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너무 창피했다.‘내가 쌀 한 포대야?’“다른 걸로 바꿔요.”“이걸로 할래요!”“제가 말해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미 갔을 수도 있어요. 어디 가는지는 저도 몰라요.”구윤은 여전히 미소 지었다.“다른 거로 해요. 뭐든 다 돼요.”유지운은 마음이 흔들렸다. 갑자기 입꼬리를 올렸다.“아무것도 다 된다는 말을 하지 마세요.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창피하잖아요.”“일단 말해봐요. 제가 할 수 있는지 볼게요.”구윤은 진지하게 대답했다.“오늘 밤 같이 있자고 해도 할 수 있어요?”유지운은 턱을 괴고 구윤의 잘생긴 얼굴을 보았다.“어떻게 있어요?”구윤은 갑자기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넥타이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유지운은 마른침을 삼키며 상상을 했다. 주동적으로 다가온 먹이는 항상 거침없이 먹어치웠다. 하지만 이번에
구윤은 서재에 와서 책상 앞에 앉았다.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목을 뒤로 젖히고 넥타이를 풀고 옷깃의 단추를 몇 개 더 풀고 나서야 숨이 통했다. 은색 십자가가 옷깃에서 튀어나오며 차가운 빛을 반짝였다. 구윤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이 순간 구윤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유지운의 중성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라 다른 남자였다.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잊을 수 없는 남자 그의 오래된 사랑이었다. 구윤은 책장 위쪽으로 가더니 책 두 권을 꺼냈다. 책장에서 딸깍 소리가 나며 숨겨진 칸이 튀어나왔다. 그것은 정교한 금고였다.그 남자의 생일과 자신의 생일을 입력하자 금고가 열렸다. 그 안에는 사진 몇 장과 봉인된 문서, 그리고 검은 벨벳 보석 상자가 들어있었다. 구윤은 보석 상자를 꺼내 열었다. 안에는 커플 모델인 다이아몬드 반지 한 쌍이 들어있었다.구윤은 반지를 들어 왼손 약지를 끼고 오래된 사진을 집어 들었다. 사진 속에는 호쾌한 남자가 구윤을 백허그하고 있었다. 다정하고 달콤한 미소는 누가 봐도 두 사람의 관계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연인이었다.그 남자는 유지운과 비슷한 여우 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고, 좁고 다정했다. 어젯밤 그 눈동자를 처음 보았을 때 저도 모르게 빠지게 되었다. 마음속 깊이 숨긴 달콤하고 아픈 기억들이 눈앞에 생생했다. 구윤은 숨을 내쉬며 눈시울을 붉히고 사진을 뒤집자 글귀가 적혀있었다.‘윤아, 언젠가 세상이 우리를 용서해 주길 바란다.’“하지만 그날을 기다리지 않고 날 떠났네.”구윤은 눈을 감고 사진 속 인물에게 키스를 했다.죽음은 무섭지 않다. 무서운 건 그 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생활이다....아람은 유지운을 위해 직접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다. 오랜만에 요리를 하지만 요리 솜씨가 너무 좋아 요리사조차도 아람에게 배우고 싶었다. 진수성찬을 보자 유지운의 배가 고파서 침을 삼켰다.“대충 했어요. 유 선생님, 꺼려 하지 마세요.”아람을 턱을 괴고 웃으며 유지운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심지어 일촉즉발의 형세였다. 유지운은 눈을 부릅떴다. 마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는 말을 들은 듯 얼굴이 붉어졌다. 멍해지더니 말을 억지로 내뱉었다.“네?”“유 선생님은 M 국에 너무 오래 머물러서 우리말이 퇴보되었어요? 제가 영어로 번역해 드릴까요?”아람의 예쁜 눈에는 날카로운 칼이 숨겨져 있고, 미소에는 보이지 않는 위압적인 힘이 있었다.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성은 거의 없다. 권력자의 카리스마가 있고 남자의 패기가 있어 유지운의 영혼을 억압하였다.“그 뜻은, 제가 신경주를 치료할 수 없어서 거절한다는 뜻이에요?”유지운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그럼 다른 이유가 있겠어요?”아람은 어깨를 으쓱했다.“허, 웃기네요.”유지운은 화를 내며 책상을 두드렸다.“구아람 씨가 외국에 나간 지 너무 오래되어서 M 국에서 내 명성이 백신보다 더 크다는 걸 몰라요? 제가 참여해서 해결한 사건이 셀 수 없이 많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살렸는지 알아요? 그런데 제 의술을 의심해요? 너무 하네요.”아람은 유지운이 화를 내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갑자기 유지운은 뭔가 깨달은 듯이 몸을 뒤로 젖히며 교활한 여우 눈을 가늘게 뜨고 장난스럽게 바라보았다.“쯧, 지금 자극하는 거예요? 구아람 씨, 확실히 소용이 있네요. 하지만 저는 체면을 중요시하는 남자가 아니라서 당하지 않을 거예요.”“아, 유 선생님이 넒은 마음을 가진 사람인 줄 알았어요. 재벌에게 치료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신 사장님은 국내의 사업가에서 유명한 인물이에요. 사장님이 되어도 자선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고, 설립한 자선 기금을 사용하여 수많은 사람을 도와주었어요. 아마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유 선생님께서 소위 원칙이라는 것을 지키고 있네요. 너무 융통성이 없다고 생각되지 않아요?”아람은 이 말을 하고 깜짝 놀랐다. 이혼 후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자연스럽게 경주를 칭찬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감정적인 측면을 제
아람은 턱을 만지며 말했다.‘응, 문제는 없지.’만약 유지운이 눈에 거슬리고, 납치 사건의 주범이자 체면을 잃게 한 여자가 백신이라는 것을 알면, 방금 헛소리를 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그 자리에서 죽고 싶을 것이다.“백신까지 나서서 구하려는 남자인데, 유 선생님이 신경주의 인성을 의심해요?”아람은 침착하게 웃었다.“그러는 건 우상의 인격까지 의심하는 거잖아요.”이 말은 다소 도덕을 어긋났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모든 수단을 써야 했다.유지운은 입을 꼭 다물고 의자를 잡아당기며 천천히 앉아서 생각에 빠졌다.“그래요, 백신의 체면을 봐서 마지못해 한 번 보러 갈게요.”아람은 매우 기뻤지만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백신을 대신하여 감사합니다.”...오랜만에 귀국한 백신우는 급히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가만있지 못하고 어렸을 때처럼 낯에 잠만 자고 밤이 되면 뛰쳐나갔다. 그래서 구진은 종종 놀렸다.“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네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줄 알겠어. 낮에 돌아오고 밤에만 나가네.”백신우는 구진, 구윤, 아람을 불러 술을 마셨다. 그러나 셋 중 두 명이 거절해 구진만이 끌려갔다. 백신우가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할 때만 동생처럼 보였다. 그러나 구진은 몰래 간을 보호하는 약을 복용하고 술 깨는 약까지 가졌다. 아니면 정말 버티지 못한다.두 사람은 바에 도착했다. 눈에 뜨지 않기 위해 잘 보이지 않는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구씨 가문 두 형제의 얼굴이 너무 눈에 띄었다. 클럽은 물론, 연예계과 비교해도 너무 잘생긴 외모이다. 두 사람은 결국 술을 많이 마시지 못했다. 여자들에게 번호만 따였다. 구진은 짜증이 났지만 백신우는 흥취를 느꼈다. 대시를 한 번 당하면 한 잔 마시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승부를 구별하기 어려었다. 결국 백신우는 더 이상 마실 수 없어 여자들에게 말했다.“여자 친구가 있어요.”“흥, 안 믿어요. 여자 친구가 있으면 왜 둘이 와서 술을 마셔요? 이건 사냥하러 온 거잖아요.”여자는 애교를 부리며 백신우에게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