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야! 너, 너 이게 무슨 뜻이야? 설마 우리를 가두려고 하는 거야? 너 지금 우리를 용의자로 삼은 거냐고?!” 진주는 이러다 모든 일이 드러날까 봐 화를 내며 극력 반대했다.“아주머니, 용의자란 말은 너무 심하죠. 난 단지 당신들이 협조하여 집에 숨어 있는 이 범인을 잡는데 도왔으면 해서요.”신경주의 검은 눈동자는 새까맸고, 신광구라는 가주보다 더 카리스마가 있었다.“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죠. 만약 마음이 찔리지 않는다면 없다면 이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없을 텐데.”“맞아!”신남준은 정신을 차리고 노발대발했다.“이렇게 창피한 일이 생겼으니 우리 신씨 집안은 절대로 이렇게 넘어갈 순 없어!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 하지! 소아와 구 대표한테 사실을 알려야 해!”신효린은 당황하여 이가 떨렸고 진주도 할 말이 없었다.“신 사장님!”이때 한무는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그 하녀를 끌고 왔다.그가 손을 뿌리치자 하녀는 두 다리가 나른해지더니 여러 사람들 앞에서 넘어졌다.“다행히 제때에 명령을 내리셨어요. 저는 사람을 데리고 CCTV를 찾아 앞뒤 문을 봉쇄했고, 얼마 후 이 여자가 뒤쪽 화원의 구멍에서 기어나가려 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바로잡았고요!”구아람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이 남자는 언제 일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동작이 너무 빠르잖아!’“쳇, 이건 자백하는 것과 같지.”이유희는 하녀를 흘겨보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뭘 심문해, 누가 쓸데없이 구멍으로 도망을 간다고.”“아니.”신경주는 눈빛이 빙하처럼 차가웠다.“내가 잡으려는 사람은 그 미끼를 던지는 사람이야.”“신, 신 사장님…… 제가 집에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요. 앞뒤 문이 잠겨 있었으니 정원에서 기어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몰라요!”하녀는 부들부들 떨며 변명을 했다.“우리에게 술을 가져다준 사람은 바로 너야.”이유희가 말했다.“나더러 방에 가서 오빠를 돌보라고
모두의 날카로운 시선에 신효린은 질식할 것만 같았다!“효린아, 정말 네가 한 거야?!” 신남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유희는 고운 눈을 가늘게 뜨고 으스스 하게 놀라는 신효린을 바라보았다.만약 신효주가 그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이유희는 지금 이미 이 음험한 여자에게 당했을 것이다!오직 구아람 만이 눈을 드리우며 붉은 입술을 가볍게 들어올리더니 모든 음모를 꿰뚫어본 듯 나른하게 말했다.“이 나쁜 년이! 감히 나를 모함해?!”신효린은 큰 소리로 외치며 화가 나서 달려들려고 하다가 진주가 한사코 붙잡았다.“난 신씨 집안의 아가씨야! 네가 내 명예를 더럽히면 어떤 결과 가져올지 잘 생각해 봐!”비록 입으로는 강경했지만, 신효린은 정말 두려워 죽을 지경이었다.하필이면 그녀는 김은주를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자신이 약을 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신효린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더니 그제야 반응했다. 그녀는 김은주에게 제대로 당한 것이었다!“너란 여자 어떻게 심보가 이렇게 악랄하지? 우리 집안은 모든 하인을 잘 대했는데, 넌 뜻밖에도 약을 써서 두 도련님을 꼬시려고 하다니! 악행이 발각되었는데도 내 딸에게 뒤집어씌워! 정말 고약하군!지난번 효린은 단지 몇 마디 나무랐을 뿐인데, 넌 한을 품고, 이 기회를 잡아 내 딸을 물에 빠뜨리려고 하는 거야?! 꿈도 꾸지 마!”말하면서 진주는 신광구의 팔을 힘껏 잡아당기며 초조해했다.“여보! 빨리 경찰을 불러서 이 악독한 마음을 가진 여자를 잡아요! 그녀는 우리 딸을 모함하고 있잖아요!”신광구도 자연히 자신의 딸이 이런 비열한 행위를 하리라고는 믿지 않고 엄하게 소리쳤다.“여봐라! 즉시 그녀를 통제하고 경찰에 신고해라!”“아니에요, 셋째 아가씨가 시켜서 그랬어요! 일이 성사되면 큰 돈을 주겠다고 했고요! 저도 더 이상 하인을 할 필요가 없단 말이에요!신효린! 넌 어떻게 인정하지 않을 수 있지?! 분명히 이유희 도련님을 꼬시려는 사람은 너 자신이잖아! 말해봐! 신효린!”하녀는 붉어진 눈
생일잔치는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시작했지만 결국 집안 망신으로 마무리를 지었다.이렇게 징그러운 일이 일어났으니 신남준도 더는 생일을 쇨 마음이 없었고, 구씨 부녀도 더는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았다.신씨 집안 사람들은 구아람와 구만복을 배웅하였는데, 신경주는 줄곧 묵묵히 구아람의 곁에서 걸으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몇 번이나 말하고 싶었지만 멈추었다.구만복은 줄곧 곁눈질로 신경주를 훑어보았다. 만약 그의 눈이 기관총이라면 신경주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 녀석은 전생에 무엇을 구했길래 뜻밖에도 내가 가장 아끼는 딸과 결혼한 거야! 아주 로또 1등에 당첨한 것보다 더 말이 안 돼!’‘생긴 것만 잘 생겼지, 아무런 쓸모가 없어. 퉤!’“구 회장님!”김은주는 얼른 쫓아왔다.“오늘 밤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했어요. 저는 백소아가 구 회장님의 딸인 줄 정말 몰랐어요…… 저는 백소아와 구 대표님과의 관계를 오해했고요.”구만복은 화가 잔뜩 나서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이 말은 즉 아람이가 내 딸이 아니라면, 넌 불난 집에 부채질하면서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이건가?”“그, 그런 뜻이 아니에요.”김은주는 놀라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신경주는 김은주가 구 회장과 할아버지 앞에서 구아람와 구윤이 침대를 뒹굴고 있다고 고발할 때의 그 표정을 떠올렸다. 그 눈빛은 음험하여 그를 한없이 낯설게 했다.그는 얇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큰 실망이 밀려왔다.“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입 좀 다물고 있길 바라는군. 혀에는 뼈가 없지만, 사람을 가장 아프게 할 구 있거든.만약 오늘 아람이가 아니라 다른 아가씨였다면, 넌 그녀로 하여금 어떻게 자신을 위해 설명하라는 거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남을 해치는 거 아닌가.”구만복은 고개를 저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김은주는 한을 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신경주도 멈추지 않은 것을 보고, 김은주는 찬물을 맞은 것처럼 몸을 벌벌 떨었다.문밖에는 4
계약 결혼?!구만복은 눈이 어두워지더니 화가 나서 신경주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하지만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역시 자신의 딸이었다.구만복은 자신의 그 마왕 같은 딸이, 전쟁터에 가서 폭탄에 산산조각이 날 위험을 무릅쓰고 부상자를 구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과장된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사라진 지 3년, 구아람은 뜻밖에도 자신 몰래 결혼을 했다니! 결혼 상대는 심지어 라이벌의 아들이었다. 그것도 계약결혼!지금, 구만복은 정말 구아람의 머리를 파내어 그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신경주는 눈시울을 붉혔고, 가슴은 철판에 눌린 듯 숨을 쉴 수 없었다.일이 지금까지 이르러 구아람은 이미 철저히 자신을 떠나려 했다. 3년간의 속박은 할아버지의 뜻대로 되지 않은 생일잔치와 함께 바람처럼 사라졌다.그러나 신경주는 얼떨결에 결혼하고 또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답을 원했다.“만약 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3년 전에 우리는 처음 만났어. 그때 할아버지가 나와 결혼하라고 하셨을 때, 너는 왜 거절하지 않았지? 왜?”구아람은 맑은 눈을 길게 뜨더니 이렇게 매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이미 이혼하려는 이상, 이런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따질 필요가 있을까요?3년 전 내가 배불리 먹고 심심해서 남자 하나 찾아 결혼생활을 체험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마침 할아버지가 이 기회를 주셨고요.”“구아람!”신경주는 잠긴 목소리로 그녀의 본명을 부르며 눈동자를 붉혔다.“나는 단지 대답을 원해. 솔직한 대답!”“신 사장님, 지나간 일은 그냥 지나간 대로 내버려둬요. 우리 모두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앞을 봅시다.”말하면서 구아람은 대범하게 신경주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앞으로 다시 만나면 우리도 라이벌일지 모르겠네요. 나는 당신의 사정을 봐주지 않을 것이고, 신 사장도…… 우리의 관계를 고려하여 자신의 실력을 감추지 마요.”그녀는 원래 옛정을 고려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었고,
비록 그들 신씨도 성주에서 명성이 자자한 명문이지만, 만약 구씨와 혼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그 주가는 얼마나 올라갈지 모른다!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어두운 밤, 구아람은 차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은 실의에 빠졌고, 가슴은 서늘했다.구아람은 신경주의 그 질문을 할 때의 그 눈빛을 되새겼다. 애틋함, 답답함, 불쾌감에 휩싸인 그 눈빛은 마치 그녀가 그를 버린 것 같았다.구아람은 열 손가락을 꽉 쥐고 고개를 힘껏 흔들었다.‘남자를 동정해서는 안 돼. 남자를 동정하는 것은 비극의 시작이야.’신경주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다. 만약 그녀를 사랑할 수 있었다면 3년의 시간이 부족했을까? 지금 그런 표정을 지은 것도 아마 구만복이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매정하고 의리가 없는 그 자신에게 핑계를 찾고 싶었을 것이다.“그래서, 왜 그와 결혼했어?” 구만복은 이를 악물고 딸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구아람은 눈을 부라렸다.“됐어요, 구 회장, 꼬치꼬치 캐묻지 마요, 다 지나갔어요.”“지나가긴 개뿔!”구만복은 소리를 지르며 기사와 조수석의 임수해를 깜짝 놀라게 했다.“나 구만복의 가장 귀한 딸이 소리도 없이 신씨 집란 그 녀석에게 3년이나 시집갔는데, 지금은 이혼까지 했어! 넌 내가 만약 이 생일잔치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날 평생 속일 작정이냐?!”“그래서 왜 오셨어요? 신 회장님이 초청장 보냈어요?” 구아람은 화제를 돌렸다.“말 돌리지 마!”“아…….”구아람의 물오른 손끝이 아랫입술에 닿았다.“잘생겼잖아요.”“잘생기긴 뭐가 잘생겨! 내 아들들 중 어느 아들이 그 자식보다 잘생기지 않았니?!”“근데 아빠 아들들 중 어느 누구도 나와 결혼할 수 없잖아요.”구만복은 말문이 막혀 계속 분개했다.“그 집 예물은 얼마 줬어? 주얼리는? 주식 그리고 고급차는 얼마나 준 거야?!그들 신씨 그룹 대표님이 결혼하는 이런 큰 일을, 나는 어째서 기사 하나도 보지 못했을까? 신광구 그 자식의 성질이라면, 너처럼
생일잔치가 끝난 후, 신남준은 신효주가 걱정되어 자신의 개인의사를 찾았는데 별일이 없다고 확인한 후에야 마음이 안정되었다.복도에서 아름다운 두 남자가 창턱에 기대어 서 있었다.신경주는 이유희에게 담배를 달라고 했고, 불을 붙인 다음 세게 빨아들이며 담배연기가 피어올랐다.“소아의 본명이 구아람이고 구만복의 그 전설속의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딸이라고?!” 이유희는 지금까지도 꿈처럼 느껴졌는데 이는 너무 환상적이었다.“음.” 신경주는 담뱃재를 튕긴 손가락을 가볍게 떨었다.“이야, 경주야, 너 정말 로또라도 맞았네! 왜 이렇게 큰 기회가 네 머리 위에 떨어졌어?!”이유희는 큰 손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렸고 고운 눈동자가 반짝였다.“너는 뜻밖에도 구만복의 전 사위로 되었다니. 너 만약 그녀와 이혼하지 않았다면 지금 더 대박나는 거 아니니?해문 구씨 집안의 힘이 있다면, 네 아버지와 네 그 앙심을 품은 계모도 앞으로 네 눈치를 살펴야 할 거 아니야? 신씨 그룹은 아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겠지?”“구아람이 없어도 신씨 그룹은 이미 내 손에 있었어.”신경주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이유희를 힐끗 보았다.“설마 네 눈에, 난 여자에 의지하여 올라가는 등처가란 말인가?”“그건 아니야, 너는 등처가가 될 운명이 아니야. 일 중독이었으니 고생하는 운병이지.”“너무 아쉽네. 구씨 집안의 힘으로 너는 10년은 적게 고생할 수 있었을 텐데!”이유희는 손목을 잡고 길게 탄식했다.신경주는 담배꽁초를 끈 다음, 마음이 텅 비어 아쉬운 느낌이 들었지만, 이유희와 말하는 느낌과 달랐다.“나는 그녀가 그 당시 왜 나와 결혼했는지 모르겠어.”“나도 모르겠어. 너처럼 성질이 고약하고 인정사정도 모르고 마음에 다른 사람까지 있는 사람에게 시집갈 바에 차라리 나한테 시집가는 게 더 낫겠다.” 이유희는 속사포처럼 말했다.“이유희, 구만복이 널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니? 넌 구아람에게 어울릴 만하니?”신경주는 눈빛이 무거워지더니 사람을 꼬집고 싶은 충동이
신경주는 이 세상에 우연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그러나 김은주를 생각하면, 그는 본능적으로 이 모든 것이 정말 우연이길 바랐다.“신 사장님!”한무는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핸드폰을 신경주에게 건네주었다.“이것은 저에게 조사하라고 한 오늘 밤 모든 부인들, 셋째 아가씨 그리고 김은주 아가씨의 행동 노선 모니터링이에요. 모두 정리했으니까 한번 보세요!”“이야! 참 빠르구나!” 이유희는 듣자마자 가지 않고 다가가 보았다.신경주는 눈을 드리우며 자세히 보았고, 숨조차 멎었다.“동영상에서 김은주 아가씨는 오늘 밤 부인뿐만 아니라 셋째 아가씨와도 사적으로 접촉했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한무는 눈빛이 무거워졌다.“저는 구 대표와 구아람 아가씨의 방에 들어가기 전후의 CCTV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김은주 아가씨는 그 근처에 전혀 나타난 적이 없었습니다.”“허, 이거 정말 재미있구나.”이유희는 입술을 구부리고 비웃었다.“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 구 대표가 아람이와 함께 있다는 일을 누구한테서 들었을까?”신경주는 가슴이 떨리더니 마치 정면으로 몽둥이를 맞은 것 같았다.……다른 한편, 신씨 집안 일가족은 김은주를 포함해 모두 거실에 모였다.신효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몸이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오늘 밤 일에 놀랐다.다행히 신광구는 무조건 그녀를 지지해주었고 진주도 그녀의 편을 들었기에 신효린은 혐의에서 벗어났다.지금 신효린은 애꿎은 표정을 하고 있는 김은주를 째려보았고, 이 위선적인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허, 정말 뜻밖에도 우리 집안에 사기꾼이 들어왔다니.”진주는 신효린의 어깨를 껴안고 소파에 앉았다. 오늘 밤 위세를 떨친 구아람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러게요, 정체를 숨기고 경주 오빠와 3년 동안 부부로 지냈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이거 사기결혼이라고 할 수 없어요?” 김은주는 일부러 걱정스럽게 물었다.“허허, 잘들 하네. 내 생일에 왜 이렇게 장기자랑을 하지 않는 게야?
몇 마디 말은 담담하면서도 평온했다.그러나 김은주를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다. 그녀는 멍해지더니, 얼굴이 화끈거렸고, 마치 여러 대 뺨을 맞은 것 같았다!신광구와 진주도 멍해졌다. 신효린 만이 음험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오늘 밤의 일을 통해 신효린은 김은주의 사람 됨됨이를 철저히 간파한 셈이었다. 자신을 이용하면서 스스로 총명하다고 여기는 이런 여자는 신씨 집안 사람이 될 자격이 없었다!‘뭘 또 다시 얘기해? 차라리 영원히 신세 고치지 못하게 해야지!’“경주 오빠, 나 버리는 거야, 경주 오빠?!”김은주는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그녀는 신경주의 팔뚝을 한사코 잡아당기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백소아가 구씨 집안 아가씨라서? 그래서 날 버릴 거야? 후회한 거야?!”“그녀가 백소아든 구아람이든 모두 우리의 결혼과 상관없어.”신경주는 느리지만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아름답고 놀라운 눈은 싸늘했다.“애초에 내가 그녀를 더 이상 귀찮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 넌 뭘했지?누차 그녀를 모함하고, 매번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일을 일으켜 그녀를 해쳤지. 나는 네가 왜 이렇게 그녀를 미워하는지 모르겠어.”“아니야! 오빠! 나는 단지 너에게 백소아란 사람이 어떤지 알려주고 싶어서 그래, 더 이상 그녀에게 현혹되지 말라고!”김은주는 허겁지겁 달려들었고 경주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서더니, 그녀는 허탕을 치고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널 속였잖아! 그렇게 앙큼한 나쁜 여자를 위해 우리 십여 년 동안 우리의 감정을 끊어야 하다니. 양심이 있긴 한 거야?!”“그녀는 나를 속였지만, 나를 해친 적이 없고, 그 누구도 해친 적이 없어.”신경주에게만 찬란하고 밝게 웃었던 얼굴을 떠올리며 그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차가운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했다.“이렇게 하자, 너와 나 모두 헤어지고, 진정 좀 헤. 우리가 도대체 함께 있는 게 적합한지 아닌지.”김은주는 남자가 떠나는 것을 빤히 보면서 보이지 않는 큰 손에 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