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에서, 백정인은 자신의 람보르기니를 향해 빠르게 걷고 있었고, 안색은 무척 싸늘했다.“정인 오빠!”구아람은 숨을 헐떡이며 쫓아와 그를 잡아당겼다.“어디 가요?!”“당연히 저 멀리로 떠나야지, 평생 돌아오지 않으면 더 좋고.”백정인은 고개를 돌려 서늘하게 웃었고, 얼굴에는 빨갛게 부은 손바닥 자국이 나타났다.“오빠, 전에 말했잖아요, 오빠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세 오빠와 나라고. 우리가 여기에 있으면 여기가 오빠 집인데, 어떻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어요?”구아람은 그의 손을 꼭 잡고 마음이 무척 아팠다.백정인은 검은 눈동자로 여동생을 응시하며 손을 들어 그녀의 부드러운 뺨을 만졌다.“내 마음속에 너희들이 있으니 어디에 있든 다 집인 셈이지.아람아, 내가 너에게 약속한 일을 완성했으니 너도 이제 화 좀 풀렸지?”구아람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좀 울고 싶었다.“구 회장에게 정말 효도하고 싶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앞으로 내가 다시는 그 사람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는 거야. 이 오빠는 아직 공무가 있으니 먼저 갈게. 다음에 또 보자.”“넷째 도련님.”유민지는 황급히 다가왔고 손에 가방 하나를 들고 있었다.백정인은 멈칫하더니 곧 “민지 이모”라고 가볍게 불렀다.유민지는 눈시울을 붉히며 용기를 내어 손에 든 물건을 건넸다.“도련님, 이 안에…… 안에 우리 유씨가 새로 개발한 몇 가지 약이 있는데 내복 외용하는 약 모두 있어. 네가 필요할 거 같아서 말이야.그리고 또 간식이 들어있는데, 유진이 만든 거야. 그녀는 네가 먼 길 떠나서 가는 길에 배가 고플까 봐 걱정돼서, 이걸로 배 좀 채우라고.”말이 끝나자 유민지는 쑥스럽게 웃었다.“모두 작은 성의이니 싫어하지 말고.”백정인은 가늘고 긴 속눈썹을 떨더니 말투는 모처럼 온화했다.“감사합니다, 그쪽에는 무엇이든 다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갈게요.”말이 떨어지자 그는 구아람을 안아주고는 몸을 돌려 멋지게 떠났다.람보르기니는 어둠을 헤치고 사라졌다.구아람과 유민
한무는 전전긍긍하며 땀을 닦았다.“저는 단지, 단지 사장님께서 여전히 작은 사모님을 내려놓을 수 없는 이상, 왜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았는지를 생각했을 뿐입니다. 작은 사모님이 사장님의 마음을 알게 하는 것은 좋은 일 아닙니까?”“마음? 흥…….”남자는 냉소를 하더니 이를 악물었다.“나의 마음은 이미 결정되었어. 난 절대 백소아와 재혼하지 않을 거야!”“그럼 왜 오늘 밤…….”“운전이나 해!”신경주는 목이 쉰 채 호통을 쳤고, 한무는 하마터면 놀라 자빠져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그는 뒷좌석에 힘없이 앉아있었고, 손바닥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전해오는 것을 느꼈다.그리고 그는 그제야 자신의 손에 그 자옥 팔찌 조각을 쥐고 있단 것을 기억했다.이때 깨진 옥은 그의 살결을 베었고, 새빨간 피가 천천히 흘러 나와 무척 끔찍했다.신경주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몰랐다. 그는 오늘 밤 오직 백소아를 데려가고 싶었고 어떻게든 그녀를 구윤과 갈라놓으며 단지 그들이 헤어지기를 원했다.*백정인을 배웅하고, 구아람은 또 돌아가서 큰 오빠, 둘째 오빠와 함께 아버지를 위로하고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서재에서 나왔다.그녀는 복도에 서서 혼자 한참 생각에 잠긴 후에야 휴대전화를 꺼내 유민지와 차유진, 그리고 강소라에게 각각 문자를 보냈다.[뒤뜰로 오세요. 할 말이 있거든요.]15분 후, 세 부인은 제시간에 뒤뜰에 도착했다.평소에 함께 모이면 늘 재잘거리는 세 여자는 지금 구아람 앞에서 무척 조용했다.“저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요?”구아람은 정자에 앉아 두 팔을 가슴에 안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고, 학생 주임이 장난꾸러기 학생들을 훈계할 준비를 하고 있는 기세를 보였다.유민지는 말을 하지 않았다.차유진도 말을 하지 않았다.이때 강소라가 시원시원하게 입을 열었다.“아람아, 네가 할 말이 있는 거잖아? 왜 우리에게 물어보는 거야?”구아람은 우울해하며 이마를 짚었다. ‘소라 이모는 정말 너무 단순하다니까!’오늘 저녁에 민지 이모와 신경주를 훈계한 일에
이 일은 구아람이 마음속에 억누르고 있는 가장 마음 아픈 일이었다.2년 전, 아이를 잃은 후, 그녀는 오랜 시간 동안 신생아 용품을 파는 가게를 지나갈 수 없었고, 남이 아이를 언급하는 것을 들을 수 없었으며, 심지어 텔레비전에 아기가 있는 화면까지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들어 그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그녀는 2년 전 눈이 내리던 그 크리스마스 이브를 영원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혼자 차를 몰고 할아버지를 모시고 해변에 가서 눈구경을 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구아람은 재빨리 할아버지를 구급하기 위해 자신의 상처를 돌보지 않고 할아버지를 업고 차에 올라 가장 빠른 시간내에 병원에 달려가 제때에 할아버지를 살렸다.그때 신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Y나라로 휴가를 갔고, 신경주는 김은주와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M나라로 갔다.구아람은 복부의 심한 통증을 참으며 서 비서가 달려올 때까지 간신히 버티다가 결국 힘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작은 사모님! 지금, 피를 흘리고 계십니다!”희미한 가운데 그녀는 자신의 하체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고, 따뜻하고 끈적끈적한 피는 그녀의 기억 속에서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었다.구아람도 그 순간에야 자신이 임신했고, 아이가 이미 두 개월이란 것을 알았다.그러나 그녀는 어머니로서의 기쁨을 하루도 채 누리지 못하고 이 아이를 영원히 잃어버렸다.그녀와 신경주의 아이를.“작은 사모님! 제가 즉시 둘째 도련님께 연락하겠습니다!”서 비서는 당황한 가운데 부들부들 떨며 휴대전화를 꺼냈지만 구아람의 핏기가 없는 손은 그를 막았다.“아니요…… 제발…….”그녀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무서워서 눈에 눈물을 머금고 애걸복걸했다.“경주 씨는…… 이 일을 모르고 있어요. 그가 알면 슬퍼할 거고 또 나한테 화를 낼 거예요…….제발…… 나를 위해 이 비밀을 지켜줘요…… 네?”구아람는 두 눈을 꼭 감고 무의식중에 배를 만졌는데, 슬픔으로 가득 찬 목은 심하게 멨다.그녀가 다시 침통한 어
“참, 에헴…… 사실, 나도 확실히 두 분께 부탁할 일이 좀 있어요.”“우리한테 그렇게 공손하게 굴지마!”“그게요…….”구아람은 가볍게 기침을 했다.“난 지난번 경매에서 구 회장이 민지 이모를 파견하여 찍은 그 노란 황리 의자를 원하거든요.”유민지와 강소라는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너 정말 사양하지 않는 구나!”구만복이라는 사람에 대해 말하자면, 남들이 그에게 집을 달라고 하든, 돈을 달라고 하든, 고급차를 달라고 하든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바로 주는 사람이었다.그러나, 만약 그에게 골동품이나 서예를 달라고 한다면, 고려 시기의 아주 작은 옥 반지라도 그는 꺼내기 아까울 정도였다. 100억이나 하는 골동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구 회장은 안 주려고 할 텐데, 너 가져가서 뭐 하려고? 내가 가능한 한 이유를 찾아 설득해볼게.” 유민지는 난처하게 물었다.“어, 내가 이유를 말하면, 그는 아예 나한테 주지 않을 걸요.”“걱정하지 마, 아람아, 나한테 맡겨!”강소라는 자신 있게 가슴을 두드렸다.“구 회장이 주지 않으면, 내가 훔쳐다 줄게!”구아람은 피식 웃었다.‘집 도둑이 가장 큰 도둑이지!’*신경주는 해문에서 성주로 돌아온 뒤, 집에서 하룻밤 대충 잔 다음, 이튿날 지친 몸을 이끌고 그룹으로 달려갔다.그 사이 김은주에게 전화가 두 번이나 걸려왔고, 그는 받았지만 정신을 딴 데 팔았다.김은주는 수다스럽게 결혼 전 준비를 말하고 있었고, 고급 웨딩드레스 제작, 한정판 보석, 환상적인 동화 스타일의 결혼식장…… 다음 주말이 신남준의 팔순 잔치였으니, 그녀와 신경주의 결혼식은 마침내 정식으로 결정난 셈이었다.“경주 오빠, 내 아이디어 어때? 이건 다 내가 팀을 찾아서 한 달 넘게 생각해낸 거야!”김은주는 남자에게 아양을 떨며 자신의 총명하고 유능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응, 네가 좋아하면 돼.”신경주는 대충 대답을 했고, 눈을 드리우며 앞의 장신구 상자 안에 놓인 깨진 자옥 팔찌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머릿속은 온통 백소아
“확실해?” 신경주는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이건…… 사장님, 이 일은 전혀 알아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는 어제 애나 황의 매니저에게 연락했는데, 그녀는 KS WORLD의 구 사장님이 저희보다 한 걸음 일찍 그들에게 연락했고, 저희와 공개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생각을 단도직입적으로 표명했다고 말했습니다…….”한무는 말할수록 목소리가 작아졌다. 왜냐하면 신경주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기 때문이다.“또?”“매니저는 또…… 우리 신씨 호텔은 국내에서 명성이 자자하지만 KS WORLD도 요즘 한창 잘나고 있기 때문에……그녀는 저희가 KS와 각자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싶답니다. 누구의 방안이 좋고, 누가 제시하는 조건이 좋으면, 애나 황은 누구와 합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신경주는 탁자를 탁 치더니 피가 솟구쳤다.백소아 하나만으로도 그는 짜증이 죽겠는데, 또 구아람이 나타나서 그와 프로젝트를 경쟁하다니, 이 두 여자는 하느님이 그에게 내린 벌일지도 모른다!“내일 오전, 호텔의 모든 고위층을 소집하여 회의를 열고, 반드시 가능한 한 빨리 최고 규격의 결혼식 기획안을 내놓아 애나 황이 우리와 합작할 수 있도록 해!”남자의 눈빛은 어둡고 수많은 감정이 용솟음쳤다.“만약 이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구아람이 이겼다면, 이 일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은 짐 쌀 준비해!”한무는 혀를 내두르며 바삐 고개를 끄덕였다.‘보아하니, 보스는 애초에 10층까지 걸어서 올라간 원수를 갚으려는 거구나!’*오후에 마이바흐는 성주 북구의 6층 높이의 유럽식 저택 입구에 멈춰 섰다.“디자이너를 만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신경주는 장미꽃이 가득한 대문을 보고 영문을 몰랐다.“디자이너는 바로 안에 있어. 이 집이 바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한국 디자이너 문장미의 작업실이야.”김은주는 흥분해서 눈에서 빛을 발산했다.“전 세계의 많은 백화점에 그녀가 설립한 브랜드 로자벨라의 오프라인 매장이 있지만 그 기성복들은 우리의 결혼식에 나타날 자격이 없어.문 여사가
김은주의 손에 있는 그 두 개의 초청장은 진주에게 며칠 동안 애걸복걸하여 얻은 것인데, 원래 마음속으로 좀 억울했지만 지금은 정말 득의양양해졌다.“왜 미리 말 안 했어? 내가 이런 자리 싫어한다는 거 잘 알잖아.” 신경주는 차갑게 말하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경주 오빠, 난 지위가 부족해서 문 여사에게 옷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오빠를 찾은 거야. 오빠가 나서면 문 여사는 틀림없이 승낙할 거야…….”김은주는 남자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얼른 설명했다.“미안…… 내가 사고쳤지?”“앞으로 이런 일 있으면 나한테 직접 말해. 내가 사람을 보내서 해결하면 되니까 직접 올 필요 없어.”신경주의 말투는 부드러워졌다.“알았어, 경주 오빠…….”이때 뒤에서 익숙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깔끔하고 세련되며 우아하고 또 차분했다.신경주는 검은 눈동자가 맹렬하게 흔들리더니 몸을 돌렸다.오후의 찬란한 햇살 속, 향기로운 장미꽃 향기와 함께 초록색 슬림핏 원피스를 입고, 같은 색깔의 양복을 어깨에 걸친 구아람은 도도하게 걸으며 그의 놀란 시야에 들어왔다.오늘의 그녀는 검은 머리를 높이 말아, 길고 하얀 목을 드러냈는데, 화려한 붉은 립스틱을 바르지 않았지만, 여전히 사람들로 하여금 숨죽일 정도로 기세가 강했다.어떤 여자들은 짙은 화장을 할 필요가 없었고, 권력을 잡는 것도 왕관의 덕이 아니었다.김은주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그녀는 자신이 빨간색을 입으면 틀림없이 가장 눈길을 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여자가 초록색을 입어 오히려 그녀의 시선을 다 빼앗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김은주은 완패했다!신경주는 침을 가볍게 삼키며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에 구아람은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며 그를 무시했다!신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마음속으로 화가 났다.“어머, 백소아 씨, 여기에 몰래 들어올 줄은 몰랐네요. 쉽지 않았겠죠?” 김은주는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럼요, 당연히
선생님?!모두들 깜짝 놀랐고, 김은주는 놀라서 입을 쩍 벌렸으며 표정 관리하는 것도 잊어버렸다!‘말도 안 돼!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백소아는 올해 스물넷이고, 문장미는 그녀보다 4살 위인 데다 패션계에서 10년 동안 이름을 날리며 파리 패션위크에 여러 차례 참가해 수많은 국제적인 대상을 거머쥐었다.백소아는 시골 출신의 간병인으로서 또 어떻게 문장미의 선생님일 수 있겠는가! 장난도 아니고?!“선생님이라 부르면 그만이지만 목소리는 왜 또 그 모양이야. 난 스물네 살밖에 안 되니까, 어른들 앞에서 떠는 그런 애교, 나한테 부리지 마.”구아람은 두 팔을 가슴에 안고 앙증맞게 콧방귀를 뀌었다.“난, 영원히 젊은 여자거든.”“그야 당연히 선생님이 내 마음속에서 아주 중요한 지위가 있기 때문에, 존중을 드러내기 위해 이렇게 말한 거죠!”문장미는 구아람의 가는 허리를 다정하게 껴안고 원망을 했다.“왜 여기에 오신다고 말하지 않으셨어요? 나 아무 준비도 안 했는데!”“오늘 원래 올 수 없었는데, 갑자기 접대가 하나 취소되어서, 그제야 시간을 낼 수 있었어.”“아, 접대가 취소돼서…… 난 선생님의 마음속에서 아무것도 아니죠!”“어머, 너 감히 나한테 대들어? 이제 버릇도 없는 거야!”두 여자는 절친처럼 수다를 떨었고, 모든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신경주는 숨이 멎더니 어두컴컴한 눈동자에 감정이 용솟음쳤다.그는 그녀가 그에게 준 양복이 생각났다. 어쩐지 솜씨가 그렇게 좋아서 재봉사조차도 자신의 실력이 못하다고 감탄했더라니. 알고 보니 그녀는 이런 신분을 숨겼던 것이다.처음에 신경주는 그냥 백소아의 손재주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그는 그녀를 얕본 것 같았다.국제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의 선생님이라니, 이것은 정말 대단한 호칭이었다. 성주 심지어 전국에서 이런 사람이 또 얼마나 있을까?신경주는 씁쓸함을 느끼며 마음속은 혼란해졌다.백소아가 그의 곁에 있는 그 3년은 이미 단순하게 자신의 실력을 숨긴 게 아니었다. 그녀는 이렇게
뭐라고?!구아람은 온힘을 다해 문장미에게 눈짓을 했지만, 그녀는 전혀 자신을 보지 않았고, 마치 황제에게 첩을 찾아주는 것처럼 신경주를 쳐다보았다.‘그 찌질한 남자를 많이 보면 눈이 다 멀어질 걸!’“고마워요.”신경주가 한숨을 돌리자마자 문장미는 계속 말했다.“사장님은 남으셔도 되지만 이 아가씨는 반드시 떠나야 해요.”김은주는 어안이 벙벙했고, 화가 나서 물었다.“왜 날 쫓아내는 거죠?! 난 신 사장님 약혼녀라고요!”주위의 손님들은 이 큰 목소리에 놀라 혐오스럽게 곁눈질했다.“쯧쯧.” 문장미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나는 조금도 몰랐네요.”“당신!” 김은주는 화가 나서 눈앞이 아찔했다.“내가 신 사장님을 남긴 이유는 그가 잘생기고 옷차림도 좋아서 오늘 우리의 연회 스타일에 비교적 부합하기 때문이죠.”문장미는 김은주를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그러나 미스 김이 입고 있는 옷은, 내가 정말 보고 싶지 않네요. 우리 이곳의 품위와 어울리지 않으니 얼른 떠나요.”구아람은 어이가 없었고, 그제야 생각이 났다.그녀의 이 제자는 아주 훌륭했지만 훈남만 보면 침을 흘리는 얼빠였다!‘못난 놈! 네 선생님인 내가 정말 창피해서!’“문 여사님, 우리는 비록 실례를 했지만, 결코 악의는 없었으니 이 말은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요!” 신경주는 목소리가 무거워지자 미간에 화난 기색이 솟아올랐다.“지나치다고요? 신 사장님의 약혼녀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선생님을 비꼬았는데, 내가 몽둥이로 그녀를 좇아내지 않은 것은 이미 신씨 그룹의 체면을 봐준 셈이죠.” 문장미는 바로 표정을 바꾸며 웃음기가 사라졌다.주위는 조용해지더니 분위기가 무척 싸늘해졌다!구아람은 의아해하며 문장미를 바라보았다. 알고 보니 방금 그녀와 김은주의 대화를 문장미는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다!순간, 마음속에서 따뜻한 감정이 밀려왔다.“나…… 난…….” 김은주는 말문이 막혀 식은땀을 흘리며 남자에게 달라붙었다.방금 기세가 등등했지만, 지금은 바로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