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젠장, 큰일 났어! 멀쩡하게 있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사라져?”구진은 두 손으로 머리를 잡았다.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구진과 백진은 침대와 옷장이 엉망으로 된 것을 보자 순간 알아채고 발코니로 달려갔다. 두 형제는 놀라서 숨을 들이마셨다. 난간에 묶인 밧줄은 수십 개의 긴 드레스로 연결되어 밖으로 곧장 이어진 것이다.“형, 아림이 미쳤어, 여긴 5층이야!”백진은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지며 목소리도 떨렸다.“구아람, 이 계집애! 정말 겁도 없이 일을 저질러?”커다란 두려움에 구윤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이를 악물었다.“드레스가 하나라도 끊어지면, 바로 떨어져 죽었을 거야!”“형, 그만 말해. 나 심장이 안 좋아!”구진은 가슴을 잡으며 눈앞이 캄캄했다. 기 비서도 겁에 질려 정신을 잃으며 조마조마했다.“아가씨, 제발 별일 없어야 해요! 아니면 제가 죽어도 갚지 못해요!”“아버지는 알고 있으세요?”구윤은 급히 물었다. “구 회장님께서 지금 아린 아가씨의 일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세요. 제가 말씀드릴 용기가 없어요.”구윤은 초조하여 아파 나는 가슴을 움켜쥐었다.“일단 식구들을 놀라게 하지 말아요. 제가 바로 사람을 모집할게요!”“밖에 비바람이 불어요. 아가씨가 핸드폰도 없고 돈도 없어요. 나가면 어떡해요!”기 비서는 마음이 급하여 발을 동동 굴렀다.“다 제 탓이에요. 제가 한 치도 움직이지 밖을 지키고 있어야 했어요!”“핸드폰도 없고 돈도 없으니 멀리 가지 못했을 거예요. 지금 찾으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구윤은 창밖을 내다보았다.“신경주가 아직 밖에 있어요?”“신 사장님은 이미 떠나셨어요. 떠난 지 한참 지났어요.”기 비서는 솔직하게 말했다. 구진은 참지 못해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이 나쁜 자식 정말 안 좋은 타이밍에 갔네. 아람이 분명 신경주를 찾으러 갔을 거야. 이제 둘이 엇갈리는 거 아니야?”백진의 가슴이 심하게 떨렸다. 이 순간, 너무 후회가 되었
누군가 들어오자 사람들의 시선은 문으로 향했다. 아람을 한 번 본 순간 그들의 눈은 반짝였고 영혼이 날아갈 듯했다.‘오늘 정말 좋은 날이네. 천둥번개가 치는데 미녀가 직접 찾아와? 우리한테 재미를 주러 왔나?’“예쁘니, 무슨 일로 오빠들을 찾아온 거야?”그중 한 남자는 음란하게 아람의 몸을 훑어보았다. 이 순간, 흠뻑 젖은 아람은 그들의 유혹이었다.“방해해서 죄송해요.”아람은 숨을 헐떡이며 몸에서 한기를 뿜었다.“핸드폰 좀 빌려주실 수 있어요? 제가 꼭 보답할게요.”“보답? 하하, 예쁘니, 어떻게 보답할 생각이야?”네 남자는 입술을 핥으며 음란한 미소를 지으며 아람에게 점점 다가갔다.“이러자, 오빠들이 만져보게 하고, 뽀뽀하고, 하룻밤 같이 보내면 핸드폰을 마음껏 쓰게 해줄게. 하하하.”아람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순간 가슴에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하, 오늘 하루 답답해 죽겠네. 걸어오느라 목숨까지 걸었는데 변태들을 만나?’변태 중 한 명은 참을 수 없어 두 손은 이미 아람의 가슴을 향했다. 그러자 아람은 재빨리 나서서 남자의 팔을 잡고 뒤로 꺾었다. 그리고 발차기로 다리를 차버리자 남자는 순간 아람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파서 소리를 마구 질렀다.“아아아! 아파, 너무 아파!”“같이 지내자며, 어디 해 봐.”뿌드득-아람은 직접 남자의 팔을 비틀어 버렸다. 초롱초롱하고 분노에 섞인 눈을 부릅떴다.“너희들 죽여버릴 거야!”...신남준은 이번에도 오래된 중풍으로 입원했다. 다행히 서 비서가 제대 발견하여 큰 문제는 없었다. 지난 이틀 동안 신남준은 아람의 일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잘 먹지 못했다. 피곤함에 얼굴이 초췌해지고 정신이 쇠약해졌다. 신광구는 성주에 있지 않았다. 일이 갑작스러워 오늘 밤 신남준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오직 경주와 서 비서였다. 경주는 죽 한 그릇을 들고 한 숟가락을 떠서 신남준에게 먹여주었다. 하지만 신남준은 입맛이 없었다. 경주의 얼굴이 상처투성이고 넋을 잃은 모습을 보자 짐작이
경주는 핸드폰에 나온 낯선 번호를 멍하니 쳐다보며 잠시 멍해졌다. 경주의 개인 번호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평소 모르는 전화가 걸려 와도 경주는 절대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고 참을 수 없었다. 경주는 전화를 받고 귀에 가까이 댔다.“여보세요?”반대편에서는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쳐 소란스러웠다.“여보세요, 누구세요?”평소 같았으면 경주는 이미 전화를 끊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드물게 인내심을 갖고 전화 반대편에서 응답이 오기를 기다렸다.[경주야, 나야.]아람의 허약한 목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몰아치는 비바람에 의해 부서진 듯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칼처럼 경주의 가슴을 뚫고 들어왔다.“아람아?”경주의 눈빛이 별빛처럼 밝아지며 놀라며 기뻐했다. 벌떡 일어서서 숨까지 뜨거워지며 부들부들 떨었다. 심지어 아람의 전화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감히 믿지 못했다.[경주야, 너무 보고 싶어. 너무 힘들어.]아람의 떨리는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고, 거의 공허하게 들렸다. “아람아, 어디야? 바로 찾으러 갈게!”경주는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가슴 깊은 곳에서 격렬하게 휘몰아쳤다.“나, 나도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전화기 너머의 아람은 마침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낮은 목소리로 흐느꼈다.“엄청 멀리 걸었어.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한잠 자고 싶어.”“아람아, 자지 마. 말 들어, 자지 마!”경주는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전화 끊지 마, 내가 바로 위치 추적해 볼게! 바로 찾으러 갈게!”옆에서 그 말을 듣던 신남준도 표정이 굳어지고 걱정되어 가슴이 쿵쾅거렸다.“할아버지, 죄송해요. 저.”“경주야, 말하지 않아도 돼.”신남준은 경주를 이해해 주었다.“빨리 가 봐, 지금 소아를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어!”경주는 핸드폰을 꼭 쥐고 재빨리 병실 바깥으로 달려 나갔다. “꼭 소아를 찾아! 꼭 소아를 지켜
경주의 부하들도 뒤늦게 도착했다. 모두 손전등을 들고 흩어져 수색을 시작했다. 경주는 빗속으로 돌진했다. 구두와 바짓가랑이는 모두 진흙투성이가 되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걱정하며 부리나케 찾았다.“신 사장님, 천천히 가세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한무도 한발한발 힘겹게 따라가며 멍해졌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사모님은 왜 이런 이상한 곳에 혼자 있는 거야!’...아람은 그 네 명의 변태를 처리해 버렸다. 아람한테 맞은 남자들은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러나 그 결과 아람은 마지막 힘을 다 써버렸다. 강한 의지력이 있어 쓰러지지 않은 것이다. 아람은 그 중 한 사람의 핸드폰을 뺏고 다시 빗속으로 달려가 어둠 속에서 천천히 나아갔다. 그들이 화가 나서 따라올까 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아람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걸었다. 더 이상 위험에 맞설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람의 정신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며 억지로 걸었고, 힘이 다 빠져 다리가 느껴지지 않았다.마침내 아람은 더 이상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어 중간 기슭의 낡은 정자에 쓰러졌다. 조금 진정이 된 후에야 경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모든 것은 그저 경주가 아람을 찾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갔다. 아람은 무릎을 안고 웅크린 채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지만 손에는 여전히 핸드폰을 꼭 잡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아람은 3년 전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다. 교통사고 때, 피는 줄줄 흘렸다. 아람은 의사의 팔을 잡아당기며 울면서 애원했다. ‘살려줘요. 우리 아이를 살려주세요.’“아람아!”무아지경에 빠진 아람은 경주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 대답할 힘이 없었다. 순간, 추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몸이 뜨거운 품에 감싸졌다. 훤칠하고 든든한 몸이 아람을 완전히 감쌌다. “경주야, 경주 맞아?”아람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반짝이는 눈빛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아람은 눈을 살짝 감고 땀에 젖은 경주의 손을 힘없이 잡았다.“병원에 가면 오빠들이 바로 찾아올 거야. 그럼 나를 다시 데려갈 거야. 경주야, 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너와 함께 있고 싶어.”경주는 가슴이 아파서 울컥했다.“하지만 지금 열이 나고 있어. 너 이러다 쓰러질 수 있어.”“괜찮아, 약 먹으면 돼.”말을 마친 후 아람은 다시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이른 아침, 별장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효정은 침대에서 푹 자고 있었다. 문 사이로 유희는 서재에 가지 않고 침실로 가서 서류를 처리했다. 이러면 일을 지체하지 않고 효정을 지켜줄 수 있기도 했다. 이제 유희는 이씨 그룹의 핵심에 들어가 바쁘게 지냈다. 이준상의 손에 있던 프로젝트도 유희에게로 돌렸다. 부귀하고 한가하던 유희는 순간 다사다망한 사람이 되었다. 예전에 경주가 힘들다고 할 때 유희는 이해하지 못했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는 일들이 왜 피곤한지 몰랐다. 이제 유희는 아픈 이마를 잡으며 한숨을 쉬었다.‘경주를 이해해 주지 못해서 복수 당한 거야?’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정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잠시만 나와 보세요.”유희는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러자 정연은 불안에 가득 찬 눈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도련님, 신 사장님이 오셨어요!”“누구? 경주? 이 시간에?”유희는 믿을 수 없어 눈을 부릅떴다.“신 사장님뿐만 아니라 구아람 씨도 계세요!”유희는 갑자기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아래층으로 뛰어내렸다. 거실에서 경주는 의식을 잃은 아람을 안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안색이 창백한 경주는 자고 있는 아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경주야, 무슨 일이야!”유희는 깜짝 놀라 달려왔다. 아람이 의식을 잃은 채 경주의 품에 나른하게 안긴 모습을 보자 순간 긴장하여 가슴이 조여왔다.“아람이 왜 그래?”“유희야, 늦은 시간에 찾아와서 미안해.”경주는 얇은 입술을 어렵게 열었다. “아람을 어디로 데려가
‘애정 도피.’경주는 아람의 창백하고 초췌한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한없이 아팠다.“나도 아람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어. 하지만 유희야, 난 그렇게 이기적일 수 없어. 아람의 가족은 나와는 달라. 난 아람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지만, 아람이 나를 위해 가족에게 등을 돌린다면, 내 마음이 편하겠어? 가족들의 축복을 받지 못하고 곁에 있을 수도 없으면 아람이 정말 즐겁게 살고, 행복할 수 있겠어?”경주는 고통스럽게 고개를 흔들며 쉰 목소리고 말을 이어갔다.“나는 이미 아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갔어. 심지어 아람을 망칠 뻔했어. 유희야, 더는 아람을 해칠 수 없어. 더는 아람을 잃게 할 수 없어. 절대 안 돼.”“이 모든 건 네 생각이야. 아람이 원하는 게 뭔지 물어보지 않아?”유희는 아람의 모습을 보자 짐작이 가서 눈썹을 찌푸렸다.“오늘 밤 밖에 비바람이 휘몰아쳤어. 아람은 너 찾으러 가겠다고 도망쳐서 엄청 많은 고생을 했을 거고 많이 힘들었을 거야. 물론 가족은 중요해. 하지만 지금 아림이는 너를 더 소중히 생각하고 너와 함께하고 싶어 해.”“하지만 네가 아람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손을 놓아버리면, 오늘 밤보다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경주, 그때 가서 후회하지 마.”한 마디 한 마디가 정곡을 찌르며 경주의 가슴을 내리쳤다. 경주는 아람이 아이를 언급하며 구해달라고 부탁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열이 나서 횡설수설한 것이지만 그것은 아람이 마음속에 억눌린 것이다. 해맑은 미소 속에 숨겨져 있고, 살짝만 건드려도 아픈 상처이다.‘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구아람. 도대체 어떻게 매일 증오스러운 나의 얼굴을 보며 웃음이 나올 수 있어? 어떻게 여전히 나한테 잘해줄 수 있어?’절친인 유희 앞에서 경주는 마침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악의적으로 자신의 뺨을 때렸다.“경주야, 뭐 하는 거야!”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손을 붙잡았다.“제발 남자답게 정신 차려! 자해가 소용 있다면 지금 당장
그 순간, 아람의 발은 멍이 들었고 상처투성이었고 피와 마른 오물이 뒤섞여 있었다. 그것을 보자 경주의 가슴이 부서질 듯 아팠다.“아람아, 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봐, 내가 도대체 너에게 무엇을 줬어?”경주는 눈을 감고 거친 숨을 들이마셨다. 목구멍에서 억누르기 힘든 신음이 흘러나왔다. 핸드폰이 진동했다. 서 비서가 전화 왔다. 경주는 눈물을 닦고 창문으로 걸어가 전화를 받았다.“아저씨, 할아버지는 어때요?”“신 선생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저 구아람 씨를 걱정하셔서 늦게 주무셨어요. 도련님, 구아람 씨를 찾으셨어요? 신 선생은 잠들기 전에도 계속 물어보셨어요.”서 비서는 매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찾았어요. 할아버지가 깨어나시면 알려드려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아람이 곁에 계속 있을 거예요.”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몰랐다. “도련님, 죄송해요.”서 비서는 마음속 깊이 죄책감을 느끼며 씁쓸하게 말했다.“제 탓이에요. 구아람 씨가 유산한 사실을 일찍 말씀드렸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거예요.”“아저씨와 상관없어요. 오늘의 일은 모두 저 때문이에요.”경주는 침묵하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 3년 전의 크리스마스에 경주는 프로젝트 점검을 위해 M 국에 출장 중이었다. 시차가 있어 교통사고가 났을 때 M 국은 낮이어서 전화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아저씨, 전에 아람이 저한테 전화했다고 하셨죠? 하지만 전 받지 못한 것 같아요.”경주는 순간 긴장되었다.“네, 구아람 씨가 바로 도련님께 연락했어요.”서 비서는 한숨을 쉬었다.“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지금 신 선생도 괜찮으시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때 그룹에서 도련님의 지위가 불안정했어요. 수시로 출장을 다니셨고 매일 너무 바빠서 밥도 챙겨 드시지 못했어요. 일부러 전화를 안 받은 것도 아닐 거예요.”갑자기 경주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으며 어깨가 떨렸다. 기억이 났다. 그날 경주는 신씨 그룹 M국 지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김은주가 소
경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아람아.”“농담이야, 겁먹은 거 좀 봐.”아람은 경주의 얼굴을 꼬집었다. 수척해진 얼굴은 잘 잡히지도 않아 아람의 가슴이 아파 났다.“너 살이 너무 빠졌어. 일부러 가슴 아프게 하는 거야?”경주의 얼굴에는 여전히 어젯밤의 얼룩덜룩한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아람과 손깍지를 끼고 잠시 침묵했다. 생각 끝에 경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아람의 입술을 덮치며 달콤하고 깊은 키스를 했다. 그동안의 아람의 억울함과 아픔은 경주가 다 기억하고 있었다. 남은 인생 몸을 산산조각 내어 빚을 갚을 것이다....잠에서 깨어난 효정은 경주와 아람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 예쁘고 청순한 얼굴에는 설레는 미소가 가득했다. 아람을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유희가 뒤에서 껴안았다.“우리 예쁜 와이프, 새언니와 둘째 오빠에게 둘만의 시간을 좀 주자. 둘이 힘들게 만나잖아.”“음, 근데 새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효정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기대했다.“나는 안 보고 싶어?”유희는 효정을 자신과 마주 보고 돌려놓으며 억울한 표정으로 효정을 바라보았다.“남편이 어젯밤 한숨도 자지 못했어. 나는 안 보고 싶어?”“음, 여보는 매일 볼 수 있잖아.”효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유희는 씁쓸하게 입을 삐죽 내밀며 속상해했다.‘큰일 났어, 큰일 났어. 난 아직 좋아서 너무 설레는데, 여보는 날 너무 편하게 생각해!’그러자 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큰 손으로 효정의 허리를 잡고 올라탔다. 사납게 효정의 입술에 키스하며 따뜻하게 혀를 얽혔다. 강력한 키스에 효정은 유희의 품에서 녹아내릴 듯했다. 한참 지난 후, 효정의 눈물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두 사람의 입술은 서서히 서로를 떠났다.“말 들어. 나중에 오빠와 새언니를 만나자, 응?”유희는 손끝으로 키스하여 촉촉해진 효정의 입술을 만지며 효정의 수줍어하는 모습과 열정적인 반응에 만족스러워했다.“그, 그래.”키스에 효정은 머리가 어지러웠고 몸이 나른해지며 얌전해졌다.“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