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람이 임수해를 향해 눈짓했다.임수해가 다가가 문을 열었다.“구 사장님! 구 사장님!”어제 사고를 친 부사장 고명이 임수해가 반응하기도 전에 사무실로 뛰어들어왔다.구아람은 불쑥 나타난 고명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고 선생님, 왜 아직도 여기 계시는거죠? 선생님의 사직서는 제가 이미 수리한 상태에요. 다른 일자리 알아보셔야 할 겁니다.”“구 사장, 당신 나한테 이렇게 하면 안돼! 내가 이 호텔에서 일한지가 20년이야, 난 내 몸이 병들어가면서도 이 호텔을 위해 일했어. 구회장도 날 쉽게 대하지 못하는데 당신이 날 해고해?”고명이 얼굴을 붉히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다.“제가 호텔의 모든 인사 자료를 읽어봤는데, 확실히 많이 아프시더라구요. 지방간에, 담낭염에 공짜를 아주 많이 드셨나 봐요.”구아람이 피씩 웃으며 말했다.고명은 구아람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애리, 애리스가 저질 침구를 판매한 건 전 정말 몰랐던 사실이에요. 3년동안 쭉 애리스와 합작을 해왔고 또 가격도 마침 적당했고 중요한 건 성주에서 아주 유명한 브랜드인지라…….”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아람은 서류를 고명한테 던졌다.“3년동안 당신이 애리스와 거래했던 모든 내역이에요, 지금껏 재무관리하시면서 이 재무제표가 문제 있는 건 보이지 않았다는 거에요?”고명은 서류를 집어 들어 부리나케 펼쳐 댔다.“심지어 저한테 익명의 제보까지 들어왔어요.”구아람이 커피잔을 들어 홀짝이며 말했다.“누군가가 요즘 들어 당신이 애리스와 부쩍 가깝게 지내면서 거액의 돈을 빼돌려 저질 침구를 사드렸다는 제보를 들었어요.”화들짝 놀란 고명이 휘청거렸다.“전 증거 없이 사람을 해고하지 않아요. 하지만 저에게 증거가 쥐여진 이상 모른 척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고 선생님, 의의 있으시면 우리 법적 수단으로 해결보도록 하시죠.”“구 사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제발…….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이 일 소문나기라도 하면 저 성주에서 쫓겨나요!”고명
“은주?”신경주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었다.“경주 오빠, 나 좀 도와줘.”김은주가 울먹이며 말했다.“나 지금 신씨 그룹 아래에 와있는데……. 기자들이 쫙 깔려있어, 나 너무 무서워.”“지금 내려갈게.”신경주는 외투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안돼요, 신사장님.”한설희가 앞을 막아나섰다.“사장님 경호원들한테 시키시면 되세요, 혼자 내려가셨다간 사장님도 갇히게 될거에요.”신경주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밖으로 뛰쳐나갔다.“김은주 아가씨, 혼인날자 정하신건가요?”“언론에서 아가씨랑 신사장님 어릴적부터 같이 자란 사이라고 하던데, 예전부터 알던 사이 맞아요?”“신사장님 전 와이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와이프가 두 분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기자들이 속사포마냥 김은주한테 질문을 던졌다. 경호원들이 막아섰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아주 혼란스러웠다.김은주는 가련한척 연기하고 있었지만 사실 기분이 날것만 같았다.결혼소식은 김은주가 매체에 뿌린것이고 백소아가 외간녀라는 찌라시도 김은주가 퍼뜨린거였다.김은주는 백소아가 자신의 팔찌를 빼앗은것도 모자라 많은 사람들앞에서 모욕을 준데 대해 꼭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 마음먹었다.“신사장님과 저한테 좋은 소식이 생기면 꼭 제일 먼저 기자님들한테 말씀드릴게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김은주는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이며 말했다.“그리고 신사장님 전 와이프 백소아 씨에 대해선 저도 아는바가 없기에 다들 공격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백소아 씨와 신사장님은 현재 아무 사이도 아니므로 각자의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김은주의 말에 기자들이 더 달려들었다.김은주가 뒤로 밀려나고 있을때 누군가가 나타나 김은주의 어깨를 잡아주었다.“왔어? 경주 오빠.”김은주는 울것만 같은 표정으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신경주는 얼어붙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경주는 갑자기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듯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신경주는 백소아가 주위에서 이 모든걸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하
신경주는 그룹 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뚫고 김은주를 사장실로 데려갔다.문을 닫자마자 김은주는 눈물을 머금고, 그의 품에 푹 안겨서는 그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오빠가 데리러 와줘서 다행이에요. 아까는 정말 놀랐는데……”신경주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편 김은주의 어깨에 올려놓았던 손으로 천천히 그녀를 밀어냈다.“경주 오빠……?”은주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너 왜 그랬어?”경주는 냉랭하고 싸늘한 말투로 얘기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사람을 짓누르듯 느껴졌다.“뭐가요?”“를 찾아서 결혼 스캔들 터뜨린 거 말이야, 왜 그랬냐고?”은주는 안도의 한숨을 후- 내쉬고는 경주를 안으려 했다.“나는 오빠랑 하루빨리 결혼하고 싶은데, 오빠는 아니에요?”“나도 그러고 싶어, 근데 이러는 건 아닌 것 같아.”경주의 표정이 싹 굳어지면서 예전의 따뜻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왜? 뭐가 아닌데요? 오빠는 백소아랑 이미 이혼한 사이잖아요!”“아직 완전히 끝을 본 사이가 아니야. 그리고 우린 할아버지 80세 생신이 지나고 정식으로 이혼하기로 할아버지와 합의를 봤다고…….”경주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발을 빼기 시작했다.“그전까지, 소아는 명의상으로는 아직 내 와이프고, 네가 오늘 터뜨리는 결혼 스캔들 때문에 세명 모두 영향을 받을 거야. 물론 할아버지도 자연스레 너를 더 탐탁지 않아 할 거고.”그는 너무 솔직했다. 모든 일을 처리할 때 이득과 손실부터 저울 재기 일쑤였다. 어릴 적부터 채워지지 않은 마음속 사랑을 뒤로하고, 유일하게 은주에게만은 부드럽고 따뜻하게 대해 왔었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는 말들은 한결같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는 그들이 소꿉친구이기에, 김은주는 자신이 이러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 여인은 주제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너무 화난 경주는 눈언저리까지 붉어졌다.“세 명이나 영향을 받아요? 경주 오빠,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백소아가 상간녀라고 말하는 걸 보니까 기분
서쪽 하늘에 노을이 지기 시작하고 금빛 구름들이 유난히 눈부시는 저녁, 경주는 피곤한 기색으로 차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사장님, 사모님의 가짜뉴스를 터뜨린 마케팅계정은 제가 이미 다 처리했습니다. 계정정지와 함께 고소장을 보냈고, 아마 그쪽에서도 성가셔 할 겁니다. 다만 결혼 스캔들은…… 실시간 검색어에서 아무리 내리려고 해도 쉽게 내려가진 않습니다. 꽤…… 어려울 듯합니다.”한준희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경주는 어둡고 음울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이 길에 들어설 때까지 그는 여러 번 소아에게 충동적으로 전화를 할 뻔했다. 하지만 저번의 마지막 만남에서 좋게 헤어지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 결국 행동을 멈췄다. 역시나 이번에도 구윤을 통해야만 연락이 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다소 부담스러웠다.만약 전화를 걸어서 그녀가 받았다면, 뭐라고 입을 떼야 할가?오늘의 일을 사과해야 하나?말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또 마음이 바위에 짓 눌린 듯 무거워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롤스로이스가 공원부근에 막 도착했을 때, 경주는 한 곳에 눈길이 쏠렸다.“차 세워.”기사가 차를 멈춰 세웠다.한준희는 아무 말 묻지 않았지만, 경주는 이미 문을 열고 발을 내딛었다.그는 길을 건너고 곧장 복고풍의 한 양복점으로 향했다.환한 창문밖으로 잘 제작된 양복이 걸려있었다. 머리위 간판에는 ‘구념’이라는 붓글씨가 고풍스럽게 쓰여 있었다.경주는 문득 백소아가 전에 자신한테 선물해줬던 선물박스에도 이 두 글자가 써져 있었다는 것이 생각났다.그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문을 열고 가게를 들어섰다. 풍경이 하늘하늘 소리를 냄과 동시에 한 늙은 재봉사가 마중 나왔다.“옷을 찾으실 건가요, 만드실 건가요?”경주는 멍하니 서있다가 한참을 머뭇거리고 서야 입을 떼였다.“아마 약 한달전에 스무 살 정도 되는 여인이 이 가게에서 남자 양복을 만든 적이 있지 않았나요?”“아! 맞아요. 그 아가씨! 아이구, 손재주가 너무 좋아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재봉사는
“참, 저 예쁜 아가씨 옆에 앉은 남자, 혹시 해문 KS그룹의 구윤 회장 아니야?”이유희의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썹은 흥미진진한 스캔들이라도 발견한듯 위로 들썩이고 있었다.“듣자니…… 구윤은 향락을 좋아하지 않는 깨끗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오늘밤은 어찌하여 속세로 내려오셨을까?”이유희와 신경주 모두 인상의 착오가 생긴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애초 구아람의 오빠 넷은 네 쌍둥이였고, 그중 첫째 구윤과 둘째 구진은 외모가 너무나도 닮아 가족들조차도 구분하기 어려웠다.“젠장, 질투 나네, 저렇게 예쁜 여자는 내 애인으로 삼았어야 했는데…… 저 여자도 그래, 뭐 얻을 것이 있다고 구윤 옆에 딱 붙어있어?” 이유희는 말할수록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아래층에 위치한 구아람은 달콤한 미소로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신경주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졌다.한때, 그 웃음은 그만의 단독 소유였다.더욱 화가 나는 것은 온갖 구설수가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그녀는 지금, 속 편하게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반면 그는 하루 종일 팽이처럼 돌아가며 여러가지 이슈들을 수습하기 바빴고, 또 어떻게 그녀에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생각하기 바빴다.“에잇, 차라리 오늘 밤 내가 그녀를 갖는 게 좋겠어, 구윤의 여자인 게 마음에 걸리긴 하나,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지. 골키퍼가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이유희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그녀를 건드릴 생각 마, 저 여잔 내 아내니까.”이유희의 두 눈은 놀라움으로 크게 휘둥그레졌다.“아니, 이젠 전처인가?”신경주는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 말을 내뱉은 신경주는 목구멍에 날카로운 가시라도 박힌 듯 따끔해졌다.“엥? 저 사람이 바로 그 목석 같다던 형 전처라고? 눈이 삐었어? 아니면 머리가 고장 난거야? 저렇게 예쁜 여자를 마다 하다니……. 내가 보기엔 그 무슨 김은주보다 백배천배 예쁜 거 같은데……?”신경주가 싸늘한 눈빛으로 이유희를 힐끗 쳐다봤다. 깜짝 놀란 이유희는 황급히 변명했다
“이 미친 년이, 감히 나한테 술을 퍼부어? 너 내가 누군지 알아?”김인후는 얼굴에 묻은 술을 거칠게 닦고는 구아람을 향해 윽박질렀다.“네가 누구던 그런 건 상관 안해, 감히 여자한테 약 탄 술을 줄 생각을 하다니, 짐승만도 못한 새끼…….”구아람은 긴 머리를 뒤로 살짝 넘기며 말했다.여유로운 얼굴로 자신을 조롱하는 모습을 본 김인후는 더욱 열이 받아 씩씩거렸다.주위에 사람들만 없었다면 무조건 눈 앞의 저 여자에게 손찌검을 했을 것이다.소란스러운 상황에 바깥을 지키고 있던 김씨 가문의 보디가드 두 명이 자리로 달려왔다.김인후는 그들을 향해 그녀를 끌어내리라고 슬쩍 눈치를 주었다.이렇게 무례하게 군 여자는 매가 답이다. 그러나 그 매도 침대에서 맞으면 더 그 값어치를 할 것이다.키가 큰 경호원 두 명이 구아람을 둘러쌌다. 비록 취하긴 하였으나 그녀는 흐트러진 정신을 다잡고 그들의 공격을 슬쩍 피했다. 그 바람에 건장한 남자 두 명은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이렇게 느려서야…….”구아람은 지루한 듯 하품을 했다.“빨리 저년 잡아!”김인후는 얼굴을 닦으며 남성들을 향해 소리쳤다.김인후의 재촉에 보디가드 중 한 명이 잽싸게 일어나 구아람의 어깨를 세게 잡아당겼다.순간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구아람의 어깨에 올린 그 남자의 팔을 꺾어 뒤로 넘겼다.180센치가 넘는 거구의 그 남자는 눈 깜박할 사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날렵한 움직임이군……. 딸꾹!”구아람은 딸꾹질을 한 후 몸을 뒤로 젖혔다.순간 한 남자의 강인한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뜨거운 숨소리가 그녀의 귀 부근에 맴돌았다.“우…… 누구야? 감히 나한테 손을 대다니!”구아람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다.“백소아, 눈 뜨고 자세히 봐봐, 내가 누군지…….”익숙한 목소리.냉담하고 침착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엔 충분한 매혹적인 목소리.구아람은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후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신경주의 무심하지만 매력적인 두 눈을 바라보았다.어쩐지
그 말을 들은 김인후는 놀라서 뒤로 자빠질 뻔했다.신 회장의 숨겨진 전처가 바로 이 여자라니!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여동생인 김은주조차 감히 비비지도 못할 만큼 뛰어난 미모를 소유하고 있었다.어릴 때부터 신경주와 돈독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김은주는 이 여자의 상대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신 회장님의 전처라 하더라도, 제가 먼저 사과할 이유는 없는데요!”김인후는 체면을 지킬지 언정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만약 저 여자가 먼저 제게 사과를 한다면, 저 또한 없었던 일로 해드리죠!”“내가 한 걸음라도 늦게 왔다면 너희 쪽 사람들이 이 여자한테 무슨 짓을 했을지도 몰라.”신경주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하여 네 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야. 그러니 어서 사과해.”김인후는 속으론 두려움에 벌벌 떨었으나, 그 놈의 자존심이 무엇인지 여전히 사과하지 않고 버티고 서 있었다.서서히 취기가 올라온 듯 구아람의 작고 하얀 얼굴엔 붉게 홍조가 물들었다.전처가 어떻고 또 사과가 어떻다는 거야…… 혹시 나보고 머리 숙이고 저년한테 사과하라는 거야?저년의 목을 비틀어버려도 시원찮을 판에!이유희는 잘생긴 얼굴에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부하들을 이끌고 걸어왔다.“나를 왜 때려? 이 나라엔 법도 없는 거야?”이유희의 모습을 본 김인후는 두려움에 목소리까지 덜덜 떨려왔다.이유희가 손가락을 까딱하자, 아까 김인후와 같이 술을 마시던 여자가 주춤주춤 다가오더니 이유희 뒤에 몸을 숨겼다.“첫번째, 내 가게에서 여자들은 술을 마시고 춤을 출순 있으나 접대행위는 할 수 없다. 너희들이 돌아가며 이 여자한테 술을 먹인 건 이미 여기 룰을 깨뜨린 거야.”“두번째, 여기선 일체 마약을 금지하고 있어. 내가 평생 제일 혐오하는 것이 내 가게에서 범죄가 발생하는 거야. 누가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고, 감히 이런 일을 저지른다면 난 필시 담궈버릴 테니까.”“넌 여기 있는 아가씨한테 고마워해야 할 거다. 이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죽사발이 되어서
술에 취해 정신이 몽롱해진 구아람은 옆에 있는 남자를 오빠인 구진으로 착각하고 주저앉아 흐느꼈다 .“신경주는 왜 날 싫어하지……대체 왜…….”그녀의 입에서 자신이 이름이 나오자 신경주는 순간 가슴이 철렁하였으나 입을 꽉 깨문채 아무말도 하지않고 그녀의 하소연을 들어주었다.“난 정말 노력했어…… 난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어……. 근데 내가 노력을 하면 할수록 그는 더욱 나를 매몰차게 대해…… 대체 왜 그러는거지…… 제발 말해줘!”흐느끼며 울고 있던 구아람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남자의 품에 확 안겼다.그리고 그의 품안에서 눈물 코물 다 흘리며 훌쩍이고 있었다.그의 깔끔한 티셔츠가 구아람의 눈물과 화장으로 인해 얼룩져 버렸다.갑작스러운 포옹에 신경주는 그대로 자리에 굳어버렸다.그에게 안긴 구아람이 눈물 흘릴때마다 그 역시 그 눈물이 심장에라도 박힌듯 마음이 아파왔다.한참을 그렇게 있은 후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구아람에게 물었다.“너 정말 신경주를 좋아해?”구아람은 울어서 발그스레 해진 얼굴을 들어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그녀의 앵두같이 빨갛고 도톰한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그 매혹적인 모습에 신경주는 침을 꿀꺽 삼키며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 가까스로 자신을 절제시켰다.심지어 그는 이 질문을 한걸 굉장히 후회했다.그녀가 그를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이혼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였고 그의 평생의 동반자는 앞으로 김은주가 될것이다.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화장실문이 활짝 열렸다.“신경주!이 파렴치한 놈,김은주로도 모자라 또다시 얘를 꼬시려고?!”구진은 두눈을 부릅뜨고 달려와 구아람을 도로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평소 성품이 온화하고 너그러운 구회장이 이렇게 화난 얼굴로 자신을 나무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전처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각별한지 느낄수 있었다.알수없는 답답함에 신경주는 숨이 가빠져오기 시작했다.“구회장님,그녀가 주량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바람에 여기로 데려오게 되었습니다,만약 당신이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신다면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