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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Author: 류한나
하지만 승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두 번이나 착용했다. 만약 기자들에게 사진이라도 찍힌다면 무조건 이를 비웃으며 추측성 기사를 쇄도할 것이다. 그래도 승아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번 일로 승아는 살이 많이 빠져 가냘파 보였지만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친화력 있는 미소를 지었다.

기자들은 이번에 죽을 고비를 넘긴 일에 대해 취재했다. 승아는 기자들 앞에서 불쌍한 척하며 자기가 겪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적극적인 이미지를 심는 걸 빼먹지 않았고 절대 다음은 없을 거라고 약속했다.

댓글은 모두 승아를 걱정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동감하는 글도 보였다.

기자들은 어떤 질문을 해야 화제성이 높은지 알고 있었기에 바로 드레스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승아가 대범하게 대답했다.

“다시 카메라를 마주하면서 새롭게 태어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리고 이 드레스는 제게 매우 소중한 드레스예요. 이 드레스만 입으면 살아있다는 걸 느끼죠. 모든 고난을 이겨낼 것 같은 힘도 생기고요. 이제는 아름다운 것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고 싶어요.”

기자가 또 물었다.

“선물 받은 드레스로 보이는데 혹시 누가 선물한 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혹시 약혼자인가요?”

승아는 달콤하게 웃으며 누구라고 콕 집어서 얘기하지는 않았다.

“제 삶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에요. 살아갈 용기과 동력을 준 사람이죠.”

이 말을 뒤로 승아는 매니저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갔다.

아직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기자가 쫓아가며 물었지만 승아는 이미 대답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기자와 네티즌들도 놀고먹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 드레스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걸 알고 그 드레스를 선물한 사람이 누군지 토론하고 있었다.

승아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만한 남자는 과연 누구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네티즌은 그 사람이 이현임을 알아냈고 이현은 바로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이현은 그렇게 승아의 약혼자로 굳혀졌다.

이현과 승아 중 그 누구도 얘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네티즌과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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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 입꼬리만 올라간 것이 지석훈이 그들을 비웃고 있는 게 분명했다. 임혁수의 안색이 더 일그러졌지만 강윤슬은 난감하기만 했다. 예전에 지석훈이 자신에게 어떻게 애절하게 사랑 고백했었는지 전부 지켜보았었다. 그런 지석훈이 그녀가 아닌 다른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있으니 오히려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강윤슬은 그런 그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석훈아, 말 좀 가려서 해. 사람을 존중해야 할 줄 알아야지. 우리가 언제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했다고 그래?”강윤슬도 어느새 미간을 찌푸렸다. 임혁수는 계속 강윤슬의 편을 들어주었다.“지석훈, 너 지금 윤슬이를 갖지 못했으니까 질투하고 있는 거잖아. 너 그런 모습 추해. 애초에 네가 강아지처럼 꼬리 살살 흔들며 멋대로 윤슬이 옆에 있었던 거였으면서.”임혁수의 날카로운 눈빛과 말에 지석훈은 정곡을 찔리게 되었고 틀린 말도 아니었다. 예전의 지석훈은 한 마리의 개처럼 강윤슬의 주위만 맴돌았고 비굴하고도 애절하게 사랑 고백하면서 잘해주었지만 결국 지석훈에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프러포즈를 몇 번이나 했지만 강윤슬은 단 한 번도 받아주지 않았고 임학수의 전화 한 통에 강윤슬은 바로 그의 곁을 떠나버렸다. 심지어 강윤슬은 아무런 조건도 없이 임혁수의 편을 들어주었고 자신과 혈연관계도 없는 임혁수의 딸까지 받아주었다. 그렇게 생각한 지석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래. 맞아. 내가 개처럼 꼬리를 흔들었지. 인정해. 그런데 너희들이 한 건? 너희들은 이 세상이 너희들을 둘러싸고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아니야?”“네가 질투한다고 말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이냐?”임혁수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강윤슬의 편을 들어주었다. 문지원은 더는 뻔뻔한 두 사람을 봐줄 수가 없었다.“만약 우리가 정말 그런 거라면 틀린 말도 아니겠죠. 하지만 이미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는데 뭔 이유가 필요하겠어요. 안 그래요? 두 사람은 그렇게 평생 함께 살아요. 다른 사람 해칠 궁리는 하지 말고요. 두 사람의 피해망상증이 다른 사람에게도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43화

    문지원은 반드시 회사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회사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방법이 단 하나뿐이었다. 바로 돈을 많이 버는 것.그녀는 프로젝트를 더 많이 받으려고 나온 것이지만 강윤슬과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 강윤슬은 연분홍색 정장을 입고 있어 청순하고 아름다운 매력이 있었다. 비록 강윤슬과 친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난번 강윤슬이 했던 말을 지금도 잊지 않았다.이번에 우연히 만나도 문지원은 당연히 먼저 인사할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강윤슬은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강윤슬의 두 눈엔 여전히 그녀를 깔보는 듯한 거만함이 담겨 있었다.“오늘은 석훈이랑 같이 있지 않네요?”다른 사람이 듣기엔 별다른 의미가 없지만 문지원이 듣기엔 이상하게도 말 속에 가시가 느껴져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치고 말았다.“저희 인사할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지 않나요?”설령 강윤슬과 지석훈이 친한 사이라고 해도 그건 두 사람의 사이에서만 통할 뿐 그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강윤슬의 모습은 꼭... 일부러 그녀를 골탕 먹이려고 먼저 찾아온 것이 분명했다. 강윤슬은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그렇죠. 우리가 친한 사이는 아니죠. 하지만 석훈이 봐서라도 인사를 해주는 거예요. 석훈이 도움으로 문정 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하고 있잖아요. 확실히 좋은 방법이긴 하죠.”문정 그룹의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도 지석훈의 공로였다. 만약 지석훈이 여이현을 소개해주지 않았더라면 여이현은 아마 끝까지 그녀가 누구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녀는 알고서도 지석훈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고 강윤슬의 말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 말을 강윤슬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맞아요. 아주 좋은 방법이죠. 그런데 그쪽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 강윤슬 씨, 혹시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예요?”문지원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강윤슬이 대꾸하기도 전에 누군가 끼어들며 강윤슬의 편을 들어주었다. 목소리를 들은 문지원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42화

    이 말은 손기영만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직원들이 하고 싶은 말을 그가 해준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문지원이 없을 때 젊은 나이에 큰일을 하고 있는 문지원을 칭찬하고 있었고 몇 년만 더 지나면 아주 문용석을 뛰어넘는 훌륭한 사장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문지원이 자기 사무실로 돌아가려던 때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라 다시 몸을 돌렸다.“공장장님, 직원들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거예요? 다들 도시락이라도 준비해오는 거예요?”“어떤 사람은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해오고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근처에서 간단히 사 먹고 있어. 어차피 우린 힘 쓰는 일을 해야 하니까 배만 든든하게 채우면 되거든.”“그렇군요. 알겠어요. 전 이만 돌아가 볼게요.”문지원은 이미 무언가를 생각해두고 있었다.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게 해주려면 사장으로서 직원 복지 정도는 만들어 줘야 했다. 예시를 들면 점심 식사 같은 것을 챙겨주는 직원 복지 말이다.물론 지금 공장의 상황으로는 직원들을 위해 식당을 만들어줄 정도의 돈도 없고 그럴 가치도 없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근처 식당과 협력해 점심마다 대량의 도시락을 주문하는 것이 더 나았다. 대량으로 도시락을 주문하니 가격도 협상할 수 있었다.직원들도 매일 따듯한 도시락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기와 채소를 곁들여 영양도 챙길 수 있으니 분명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문지원은 행동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던지라 사무실에 앉아 한참 고민한 후 공장의 이틀간 생산량을 훑어보았다. 그러고 나서 직접 운전해 공장 근처를 둘러보았다. 아무리 직원을 위해 도시락을 주문한다고 해도 문지원은 대충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깨끗한 식당에서 주문해 직원들에게 점심을 주고 싶었던 그녀는 결국 어느 한 식당 앞에서 멈춰 섰다.“사장님, 도시락 하나에 얼마씩 해요?”“도시락마다 다 다르죠. 고기반찬 둘에 나물 반찬 하나 들어간 건 2400원 정도 하고 고기반찬 하나와 나물 하나면 2000원 정도 해요. 두 가지 모두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41화

    “문 사장, 내가 며칠 동안 지켜봤는데 다들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더라고. 농땡이 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다들 어렵게 찾아온 일할 기회를 소중히 하고 있는 것 같아.”손기영은 문지원의 옆에 서서 말했다. 그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고 직원들을 위해 감싸주는 말이 아니었다. 비록 그도 일하러 온 것이지만 공장장이었던지라 공과 사는 확실하게 구분했다. 문지원도 그런 그를 믿고 있었다.“공장에 아저씨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아저씨는 이 공장의 원로급 임원이나 다름이 없잖아요. 예전에 우리 아빠랑 일하셨을 때도 아빠가 항상 아저씨 일 잘한다고 하셨거든요. 아저씨는 언제든 잘하실 거예요.”그녀의 말을 들은 손기영은 미소를 지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뒤 손기영은 문을 꼭 닫았다.“문 사장, 내가 문 사장한테 보고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 전에 우리 공장 직원 중 진태준이라는 직원을 기억해?”“네. 기억해요. 그 사람이 왜요?”문지원은 어렴풋이 진태준이라는 직원을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그가 손기영에게 연락을 부탁했을 때 진태준은 다시 돌아와 일해달라는 부탁을 거절했기에 직원 리스트 중에 그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진태준은 문지원에게 이미 지나간 사람이 되었다. 그러나 손기영은 한숨을 내쉬었다.“진태준 생활 형편도 아주 좋지 않아. 자식이 네 명이나 있는데 그동안 변변한 일자리도 없었나 보더라고. 막내아들이 학원도 다녀야 하는데, 형편이 좋지 않아 망설이는 듯한 눈치였어. 전에 내가 연락했을 때 다시 일하기 싫다면서 거절했잖아. 아마 한번 망하고 월급이 밀리니까 불안했나 봐. 우리가 다시 전처럼 출퇴근하고 있으니까 돌아오고 싶은지 얘기를 꺼내더라고. 문 사장은 어떻게 생각해?”문지원은 미간을 구겼다. 손기영의 말을 들으니 진태준의 형편도 확실히 좋지 않고 이 일도 그에게 아주 중요한 일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애당초 이 기회를 거절한 것은 진태준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이 일을 이미 포기했다는 것이었던지라 만약 불쌍하다고 해서 받아준다면 다른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40화

    문지원은 자기 입술을 찰싹찰싹 때리며 원망했다.‘왜 야밤에 배가 고픈 거냐고! 배고픈 건 그렇다고 쳐도 이 차림으로 석훈 씨 앞에 서 있었다니! 정말 창피해 죽겠어!'“잠깐.”지석훈이 그녀를 불러세웠다.“나도 조금 허기진 것 같네. 야식 만들려고 하는데 먹고 싶으면 옷 갈아입고 나와. 아니면 내가 만들어서 방 앞에 놓고 갈 테니까 들고 가서 먹어.”“아니요. 얼른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문지원은 당연히 집주인에게 야식을 만들어 문 앞까지 가져다 달라고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아주 빠른 속도로 옷을 갈아입은 후 거울에 이리저리 비추어보더니 이내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로 세수했다. 덕분에 얼굴의 붉기는 조금 전보다 가라앉은 상태였고 그제야 방에서 나와 거실로 향했다.지석훈은 이미 야식을 만들어 놓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대찌개를 본 그녀는 저도 모르게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석훈 씨 요리를 아주 잘하나 봐요.”“전에 사둔 밀키트가 있어서 쉽게 만든 거야. 그냥 안에 있는 재료를 다 때려 넣고 끓이면 되는 거거든. 얼른 와. 내가 냉장고에 있는 치킨도 데워줄게.”지석훈은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가 다시 나왔을 때 잊지 않고 문지원에게 앞치마를 챙겨주었다.“이거 하고 있어. 그래야 먹을 때 양념이 튀어도 네 옷에 튀지 않을 테니까.”문지원은 갑작스럽게 그의 집에서 지내게 된 것이라 가져온 옷이라곤 없었다. 입고 온 것이 전부였던지라 더러워지면 골치 아팠다.“석훈 씨도 얼른 먹어요. 저 혼자 먹기엔 눈치가 보이네요.”문지원은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가 앉을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문용석이 병원에 입원한 뒤로 집안에 자꾸만 안 좋은 일이 일어났던지라 이렇게 야식으로 부대찌개를 먹는 것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어느 새부터인가 그녀는 살기 위해 음식을 먹을 뿐이었지만 이렇게 지석훈과 함께 야식을 먹으니 이상하리만큼 행복했다.아마도 점점 나아지는 집안의 상황에 이런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생각했다. 회사의 상황도 나아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39화

    지석훈의 상처를 치료해줄 때 문지원은 아주 열심이었다. 지석훈은 저도 모르게 그런 그녀를 빤히 보게 되었고 은은한 조명 아래에 있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예뻤다. 연고가 상처에 닿은 순간 지석훈은 저도 모르게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아, 미안해요. 혹시 방금 아프게 했어요?”문지원은 고개를 숙인 채 그의 상처에 대고 후후 바람을 불었다.“이러면 조금 나을 거예요. 최대한 살살 발라볼 테니까 조금만 참아줘요.”“문지원, 난 어린애가 아니야. 이런 통증쯤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그러니까 애 취급하지 마.”지석훈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문지원이 말했다.“석훈 씨가 아이가 아니라는 거 당연히 알고 있죠. 하지만 아이만 다치면 아픈 게 아니잖아요. 어른도 다치면 똑같이 아파요. 그리고 이런 통증은 줄일 수 있는 거예요. 제가 최대한 살살 바르면요.”최대한 살살 약 발라주겠다고 하면서 대체 왜 자꾸만 그에게 참으라고 하는 것일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석훈은 더 말하지 않았다. 팔을 치료한 뒤 문지원은 그의 다리를 치료해주었다. 전부 치료해주고 나니 어느새 반 시간이 훌쩍 지났다.“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씻고 쉬어. 내일 공장으로 갈 거면 내가 데려다줄게.”지석훈은 소파에서 일어나며 손님방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저 방에 새 이불도 있으니까 그냥 덮으면 돼.”“고마워요. 이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문지원은 농담을 반쯤 담아 그에게 말했다. 그녀는 현재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이었다. 집안에 들이닥친 일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던지라 지석훈에게 보답할 여력은 없었기에 정말로 보답할 수 있을지 몰랐다.지석훈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우린 친구잖아. 친구 사이에 그런 부담은 가질 필요 없으니까 얼른 들어가서 쉬어. 넌 피곤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내가 피곤해.”“그럼 쉬는 데 방해하지 않게 전 이만 먼저 방으로 들어가 볼게요.”문지원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손님방으로 들어온 그녀는 먼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38화

    두 사람이 서로를 알게 된 후 지석훈은 이미 문지원에게 충분히 많은 것을 도와주었다. 그에게 진 빚도 갚지 못할 정도였던지라 만약 그가 그녀를 구해주다가 다치게 된다면 그녀는 정말로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몰랐다.눈 앞에 펼쳐진 위험한 상황을 지석훈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이대로 가버린다면 문지원 혼자서 그 위험을 감당해야 했기에 그는 그녀를 두고 절대 혼자 도망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두 남자에게 달려들어 싸웠다.문지원이 초조해하고 있던 때 마침 그녀가 신고했던 경찰들이 도착했다. 경찰들은 차에서 내려 그들에게 총을 겨눴다.“움직이지 마! 두 손 들어!”두 남자는 빠르게 도망치려고 했지만 자신들의 차로 문지원의 차를 쳤던지라 더는 시동을 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도망칠 수 없었던 그들은 이내 경찰에게 제압당했다. 문지원과 지석훈도 경찰서로 따라가 진술서를 작성했다.진술서를 작성하고 나니 어느새 밤이 되었고 피로 물든 그의 셔츠를 보던 문지원은 눈가가 붉어졌다.“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이런 일에 휘말리게 했어요. 만약 제가 아니었다면 석훈 씨가 다칠 일도 없었을 텐데...”“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뭘. 괜찮아.”지석훈은 애초에 자기 상처에 신경 쓰지 않았다.“오늘 밤은 우리 집에서 지내. 거기가 더 안전할 거야.”그러나 문지원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누구 집이 더 안전한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친 사람이 있으니 당연히 병원부터 가야 한다.“다쳤잖아요. 그러면 병원 가서 치료부터 받아야죠. 온몸에 이상 없나 확인해야 저도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지석훈도 그녀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고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자꾸만 올라갔다.“문지원,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잊은 거야? 내가 의사야. 이 정도 상처는 별거 아니니까 병원까지 갈 필요 없어.”“아무리 별거 아닌 상처라고 해도 치료는 해야죠. 그렇게 내버려 두면 안 되는 거잖아요.”문지원은 여전히 그가 걱정되었다. 그러자 지석훈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더 짙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937화

    그 순간 두 남자는 문지원을 향해 빠르게 달려왔다. 문지원은 급하게 차에 올라탄 뒤 사람이 많은 시내로 향했다. 시내엔 사람이 많았던지라 아무리 두 사람이 그녀에게 범죄를 저지르려고 해도 수많은 시선이 느껴지는 앞에서는 대놓고 하지 못할 것이었으니까.다행히 차가 옆에 있어 그녀는 바로 문을 열어 차에 올라탔다. 안전벨트를 할 새도 없이 시동을 걸었고 멈춰선 두 남자는 서로 마주 보았다.“도망치고 있어요!” “뭘 멍청하게 서 있어! 얼른 차 시동 걸어! 쫓아가야지!”옆에 있던 남자가 그의 머리를 내리치며 말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두 사람은 애초에 돈을 받고 무엇이든 해주는 흥신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만약 이대로 문지원을 놓친다면 의뢰인이 난리를 피우며 돈을 달라고 할 것이 뻔했다.두 사람의 차도 근처에 주차되어 있었던지라 남자는 빠르게 차를 몰고 다른 남자가 있는 곳으로 와서 태웠다. 차에 올라탄 남자는 이내 지휘했다.“속도 올려서 일부러 부딪쳐.”“네!”남자는 눈을 가늘게 접으며 속도를 꾹 울린 후 문지원의 차를 쫓아갔다.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두 차는 서로 부딪치게 되었다. 문지원의 몸이 그 충격에 앞으로 확 나갔고 다행히 제때 펴진 에어백 덕에 다치지 않을 수 있었다.그녀는 두 남자가 돈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두 남자는 차에서 내린 후 그녀가 있는 운전석으로 달려와 끊임없이 창문을 두드렸다. 문지원은 당연히 열어줄 생각이 없었다. 두 남자도 그녀의 생각을 알고 있었던지라 한 사람은 계속 밖에서 그녀를 협박하고 다른 한 사람은 차로 돌아가 망치를 들고 왔다.“문지원 씨, 우린 문지원 씨랑 싸우려고 온 게 아니에요. 일단 내려서 평화롭게 잘 얘기를 나눈다면 우리도 조용히 물러갈 거예요. 굳이 이렇게까진 할 필요 없잖아요. 안 그래?”문지원은 당연히 남자의 말을 믿지 않았다. 흉흉한 두 남자의 얼굴만 봐도 신뢰도가 떨어졌다. 만약 남자의 말을 믿고 문을 열었다면 그들에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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