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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이현이 나가고 나서도 안에서는 처참한 비명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지유는 길고 긴 꿈을 꿨다. 꿈에서 어떤 악마가 그녀를 쫓아오고 있었다.

달리고 싶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고 그로 인한 거대한 공포에 숨이 턱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지유는 울먹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를 본 이현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했다.

지유는 지금 고열을 앓고 있었다.

윤정은 옆에서 계속 울기만 했다.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러 나가는데 문 앞에서 마침 이현을 만나게 되었다. 다행히 이현이 제때 도착해 지유를 구해줬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윤정은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온 비서님 잘 못 챙겼어요. 온 비서님 지금 열나고 있으니 병원에 데려갈까요?”

이현은 지금 차가운 얼음처럼 전혀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에요. 배 비서, 온 비서 집으로 가요.”

이현은 이렇게 말하며 지유를 안고 차에 올랐다.

윤정은 아직도 자책하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그만 울어요. 어서 집에 돌아가요. 대표님이 있으니 온 비서님 괜찮을 거예요.”

진호가 이렇게 타일렀다.

윤정은 다리까지 부들부들 떨며 흐느꼈다.

“온 비서님 이렇게 되니까 대표님 마치 딴사람이 된 것 같았어요. 그렇게 살기등등한 모습은 처음이에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진호는 말해줄 수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진호도 이를 이상하게 여겼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진호는 윤정에게 당부했다.

“지금은 상황이 정리됐잖아요. 그래도 앞으로 조심해야 해요. 온 비서님 대표님께 특별한 존재예요.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요.”

윤정은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두운 침실, 지유가 꿈속에서 놀라 깨어났다.

“안돼!”

잠에서 덜 깬 상태였지만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아직 시야가 또렷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누군가 자기를 만지는 걸 강력하게 거부했다.

“이거 놔!”

“나야, 지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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