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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작가: 류한나
온지유는 소미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몰랐다. 그랬기에 종류별로 접시에 담아주었다.

“먹어 봐, 입에 맞는 거 있으면 더 가지러 오면 되니까. 하지만 낭비하면 안 돼. 먹을 만큼 가져가야 해. 알았지?”

“아주머니가 골라준 거라면 소미는 전부 좋아요.”

소미는 정말로 음식을 낭비하지 않았다.

온지유가 담아준 음식은 전부 먹어치웠고 수프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전부 마셨다.

배를 채운 후 여이현은 그들을 데리고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소미는 처음에 어색해하면서 편히 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몇 개의 놀이기구를 타고 난 뒤 신나게 놀았다.

“오빠, 난 회전목마가 좋아. 우리 한 번 더 타면 안 돼?”

“아까 내가 큰 말에 탔으니까 이번엔 네가 큰 말에 타. 내가 작은 말에 탈게.”

별이는 소미의 손을 잡았다.

두 아이는 아직 어렸기에 위험한 놀이기구는 탈 수 없었다. 어린아이들이 타도 위험하지 않은 놀이기구를 전부 타본 뒤 마지막엔 온지유와 여이현과 함께 관람차를 탔다.

관람차가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갔을 때 소미는 두 손을 꼭 모아 말았다.

“관람차가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들었어요. 전 오빠랑 오빠 가족이랑 평생 같이 살고 싶어요.”

“그럴 거야.”

온지유는 아이를 보며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

가족 구성원이 넷이면 아주 좋았다. 다섯이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놀이공원에서 나온 뒤 여이현은 호텔로 운전했다. 돌아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지나서 온하윤을 태우려고 했다.

온하윤은 이틀 동안 아빠와 엄마, 오빠를 보지 못해 반가웠는지 작은 손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아주 좋아했다.

“소미야, 봐봐. 하윤이는 내 여동생이야. 귀엽지?”

별이는 소미를 데리고 온지유 옆에 서 있었다. 두 아이는 온지유가 안고 있는 온하윤을 보았다.

소미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온하윤의 입가로 가져다 댔다. 온하윤은 먹을 것인 줄 알고 혀를 내밀며 소미의 손을 깨물려고 했다.

여이현은 얼른 소미를 안아 올렸다.

“안 돼. 하윤이한테 손가락 물리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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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미는 얼른 약병을 숨기며 가방에 넣고는 태연하게 다시 바닥에 앉았다.“소미야, 나 왔어. 방금 뭐 하고 있었어?”별이는 소미의 곁으로 다가갔다. 소미와 함께 놀고 싶었기 때문이다.여하간에 소미는 6살 즈음 되는 어린아이였기에 표정 숨기는 것에 능하지 않았고 별이의 맑은 두 눈을 똑바로 볼 엄두가 나지 않아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아무것도 안 했어. 그냥 조금 졸려. 자고 싶어.”“그럼 좀 자. 이모님은?”“내가 배고파서 타르트 만들어 달라고 했어. 근데 지금은 너무 졸리니까 일단 좀 잘게. 이따가 말해.”소미는 소파에서 담요를 끌어당기며 얼굴까지 푹 뒤집어썼다.별이가 온하윤을 엄청나게 좋아했으니 만약 자신이 약을 먹였다는 사실을 별이가 알게 된다면 별이는 더는 자신과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영원히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게 된다.여하간에 별이의 부모님을 해치지 않았고 별이한테도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별이 동생은...아직 어리고 말도 못 하니 여이현과 온지유가 또 한 명 낳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빠르게 김명자가 갓 구운 타르트를 들고 돌아왔다.“소미가 방금 막 잠들었어요. 타르트는 여기에 놔주세요. 이따가 소미가 깨면 먹을 거예요.”별이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행여나 소미가 깰까 봐 말이다.김명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별이는 혼자 책을 읽었다. 소미는 처음에 자는 척했지만, 나중엔 정말 자게 되었다.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져버렸다. 김명자는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온하윤을 보며 이상하게 생각했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를 본 순간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세상에! 하윤이가 열이 나고 있잖아?”“네? 제 동생이 아파요?!”별이는 고개를 확 들었다.다급했던 별이는 옆에 누가 잠들어있다는 사실조차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일어나 온하윤의 상황을 살펴보려 했다.“도련님, 일단 여기서 지켜보고 있어요. 내가 얼른 사장님이랑 사모님한테 가서 말하고 올게요.”김명자는 별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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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 다 아니에요. 최근에 구한 베이비 시터 이모님이 대신 돌봐주고 있었어요.”이렇게 말하니 온지유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의사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다음으로 의사는 들고 있던 검사 결과를 그녀에게 건넸다.“하윤이는 중독으로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거예요. 다행히 제때 병원으로 데려와 치료할 수 있게 된 거고요. 만약 한 시간이라도 더 늦게 찾아왔다면 아마 정말로 다시는 못 보게 될 수도 있었을 거예요.”그 순간 온지유는 자신이 잘못 듣기를 바랐다.옆에 있던 여이현이 대신 검사 결과를 받았다. 하얀 종이엔 까만 글씨로 분명하게 적혀 있었다. 온하윤의 혈액에서 대량의 독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말이다.“전에 우리 병원에서 베이비 시터가 아기한테 약을 먹이고 찾아온 사례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이모님은 수면제를 먹인 거죠. 아기가 자꾸 우니까 수면제를 먹여서 온 하루 자게 만든 거예요. 그런데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요. 아기한테 독을 먹이다니. 이건 두 분 아기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계획한 거나 마찬가지예요.”의사는 너무도 황당했다.이렇게나 어린 아기를 죽여서 무슨 이득을 손에 넣을 수 있단 말인가.물론 다른 가능성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복수.“선생님, 얼른 제 딸 좀 치료해 주세요. 전 어떻게 된 일인지 가서 알아봐야겠어요.”온지유는 여이현을 보았다.두 사람은 함께 보낸 시간이 아주 길었기에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뜻을 알아챌 수 있었다.“넌 하윤이 곁에 있어 줘. 내가 가서 알아보고 올게.”여이현은 그렇게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온지유는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작고 작은 몸에 가득 연결된 주삿바늘을 보며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그녀에게 대신 아파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정말이지 지금 당장 목숨이라도 바꿔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녀는 누군가 이 독을 어린 딸에게 아닌 자신에게 먹인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자신이 고통을 받는 건 얼마든지 괜찮았지만 어린 딸이 고통을 받으며 병원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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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하윤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온지유는 피를 너무 많이 뽑은 탓에 안색이 창백했고 입술에는 혈색이 없었다.그녀는 힘겹게 의자의 손잡이에 의지하며 일어났다. 몸이 잠깐 휘청였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병실 쪽으로 비틀대며 걸어가려 했다.“앉아서 쉬고 있어요. 저희가 다시 수혈해드릴게요. 지금 이 모습으로는 병실을 돌아가기는커녕 몇 발자국도 못가서 쓰러지게 되실 거예요.”간호사가 얼른 온지유의 팔을 잡으며 부축했다.온지유는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무리하지 않았다. 다시 의자에 앉아 쉬면서 따듯한 차를 마셨다. 어리럼증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는 딸의 병실로 갈 수 있었다.온하윤의 상태는 처음 병원으로 찾아왔을 때보다 마노이 나아져 있었다. 더는 고열에 시달리지 않았지만 열은 있었다.“아마 세 시간쯤 지나야 정상 체온으로 돌아올 거예요. 만약 그동안 체온이 다시 올라간다면 바로 절 불러주세요.”의사가 세심하게 말해주었다.온지유는 주현도의 말을 전부 머릿속에 새겨듣고 있었다.의사가 나간 후 그녀는 딸 옆에 앉아 손을 뻗어 이마를 쓸어주었다.“아가야, 얼른 나아야 해.”한편 여이현 쪽.시동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는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당장 김명자 씨 가정 상황까지 전부 조사해서 나한테 보내요.”집안에 사람이라곤 몇 없었다. 별이는 친동생을 해칠 리가 없었기에 남은 가능성은 김명자였다.소미는 아직 어렸고 별이와 비슷한 또래였기에 절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여이현이든 온지유든 누구든 소미가 그랬을 거라곤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빠르게 차는 집 앞에 세워졌다. 여이현은 문을 열고 내렸다. 그가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별이가 초조한 얼굴로 맞이했다.“아빠, 하윤이는 어때요?”“괜찮아. 열이 내렸으니까 곧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야. 별이 먼저 들어가서 자. 아빠는 이모님이랑 할 얘기가 있으니까.”여이현은 별이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그리고 그는 김명자를 뒷마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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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지어 밤에도 편히 눈을 감지 못했다. 두 시간에 한 번씩 잠자리에서 일어나 온하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그녀는 아주 열심히 아기를 돌봤다. 온하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아기에게 분유를 제외한 다른 음식을 먹일 생각도 하지 않았다.“알겠어요. 일단 들어가 보세요.”여이현은 증거가 없는 상태였다. 그랬기에 김명자를 붙들고 모든 책임을 돌릴 수 없었다.만약 전부터 집 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두었다면 아마 누가 온하윤을 해친 것인지 바로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김명자는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비서가 그에게 연락했다.“대표님, 이미 찾아낸 자료를 전부 전송해 드리겠습니다.”비서가 찾은 자료엔 김명자의 가족 관계는 아주 단일했다.김명자에겐 딸이 한 명 있었다. 몇 년 전에 결혼해 남편과 함께 작은 마트를 운영하고 있었고 아이도 낳았다. 그녀에겐 빚도 없었을 뿐 아니라 통장에 거액의 돈이 오간 흔적도 없었다.업계에서 김명자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았다. 그녀를 베이비 시터로 고용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기에게 정성을 다한다고 말했고 친할머니 같다는 평가도 있었다.자료만 봐도 여이현은 김명자가 아주 좋은 베이비 시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온하윤은 대체 왜 갑자기 중독된 것일까?여이현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러다 그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온지유가 그에게 전화한 것이다. 그가 병원을 나서기 전보다 온지유의 목소리는 많이 평온해졌다.“이현 씨, 하윤이는 제때 치료받아서 지금 열도 내리고 있어. 많이 괜찮아졌어.”“응, 괜찮아졌다면 다행이야. 내가 지금 갈게.”여이현은 원래 병원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조금 전 별이의 모습이 떠올라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별이를 데리고 가기로.“소미야, 나랑 같이 하윤이 보러 가지 않을래?”집을 나서기 전 별이는 고개를 돌려 소미에게 물었다.소미는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지금 여이현의 두 눈을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다만 같은 공간에 있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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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열이 내렸다고 하지 않았어?”소미는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온하윤을 보며 순간 또 나쁜 마음을 먹게 되었다.‘온하윤은 이미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잖아. 그런데 왜 나한테서 별이 오빠를 빼앗아 가는 거야?'분명 별이와 함께 놀고 싶었으나 별이는 그녀의 작은 요구도 들어주지 않았다.“응, 열은 내렸는데 그래도 좀 걱정돼서.”별이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을 보이었다. 어느새 소미를 보는 시선엔 짜증이 조금 섞여 있었다.“일단 혼자 놀고 있으라니까. 나 좀 그만 찾아와. 하윤이는 내 동생이니까 내가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별이는 전처럼 소미가 귀엽게 느껴지지 않았다.그의 친동생은 온하윤이지 소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소미를 가족처럼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려고 했다.그런데 지금 온하윤은 아팠다. 언니로서 소미도 자신처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소미는 계속 자신을 찾아오며 놀아달라고 칭얼대고 있었다.“오빠?”소미는 당황하고 말았다.방금 별이는 있는 힘껏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처음이었다. 별이가 이렇게까지 짜증을 낸 적은.순식간에 눈에 눈물이 맺혔다.“미안해. 내가 오빠를 방해하고 있었어. 오빠한테 자꾸 놀아달라고 칭얼거리면 안 되는 건데. 그럼 오빠랑 같이 하윤이를 돌봐도 돼?”“그래. 나도 미안해. 일부러 짜증을 내려던 건 아니었어. 그냥 난 지금 놀 기분이 아니었을 뿐이야.”별이는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온하윤은 아기였기에 아무것도 몰랐다. 그랬기에 소미의 행동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 행동임을 몰랐다.하지만 아기들의 감은 정확했다.소미가 다가온 순산 조용하던 온하윤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소미가 다가갈수록 더 크게 울어댔다.“하윤아, 뚝. 괜찮아. 오빠가 옆에 있잖아.”별이가 얼른 온하윤을 토닥여주며 달랬다.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소미가 이 자리에 있는 한 온하윤은 울음을 그칠 생각이 없었다.빠르게 집 안의 사람들도 아기의 울음소리에 모여들었다. 소미는 덩그러니 서서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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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은 다 가까이 다가가도 되는데 왜 나만 안 돼? 지금 날 따돌리고 있는 거잖아. 그런데 어떻게 가족처럼 지내? 애초에 날 진짜 가족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던 거잖아!”소미는 말을 하면 할수록 괴로웠다.만약 온하윤이 세상에서 완벽하게 사라진다면 별이에게 남은 동생은 자신 한 명뿐이라고 생각했다.앞으로 그녀에게만 잘해줄 것이고 모든 사람들의 관심도 그녀에게만 쏟아질 것이니 온하윤 때문에 누군가 자신에게 짜증을 낼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약을 더 먹이는 거였는데.'‘그래, 어차피 약병은 내 가방에 있어. 그 나쁜 사람들이 그 약의 효과가 엄청나다고 했었어. 반병만 먹어도 어른 한 명은 거뜬히 죽일 수 있다고 했으니까 아기한테는 그 절반을 먹이면 되겠지.'‘기회를 봐서 조금만 더 먹이면 돼. 그러면 온하윤은 이 세상에서 완벽히 사라질 수 있어.'‘그렇게 되면 엄마도 볼 수 있고 별이 오빠도 온전히 내게만 잘해줄 거야.'“이상한 생각하지 마. 우린 가족이 맞아. 우리가 가족이니까 동생을 챙겨야 하는 거고 엄마도 배려해 줘야 하는 거야.”별이는 계속 설명했다.그러나 아무리 설명해도 소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이였다.그들은 한 가족이 되었다곤 하지만 온하윤은 유독 그녀만을 보면 울기 시작했다.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온하윤에게 다가가는 것은 괜찮았지만 유독 그녀만 다가갈 수 없었다. 가족이라면 차별하지 않는가.“어쨌든 지금은 혼자 놀고 있어. 난 엄마를 도와서 하윤이를 돌봐야 하니까. 하윤이가 나아지면 그때 같이 놀아줄게. 그때 가서 우리 같이 아쿠아리움도 가자.”“그럼 그때 가서 하윤이도 데리고 갈 거야?”소미가 물었다.별이는 곰곰이 생각했다.“아마 당연히 데리고 갈 것 같아.”“그럼 그때 오빠 동생이 방금처럼 울면서 칭얼대면?”“그럼 다음에 가면 되지.”그녀가 한 질문에 별이는 빠르게 대답했다.어쨌든 그들에겐 시간이 많았으니 급할 건 없었다.오늘 갈 수 없다면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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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요. 그럼 내가 가서 작은 케이크라도 만들어올게요. 저녁이니까 간단한 거로 먹을까요?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건 내일 만들어 줄게요.”김명자는 결국 승낙하고 말았다.소미는 아주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온하윤에게 약을 먹이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1, 2분이면 충분했다.김명자가 주방으로 간 뒤 소미는 이내 별이에게 찰싹 붙었다.“오빠, 하윤이 애착 인형이 있는 거 기억해? 그 고양이 인형 있잖아. 하윤이는 그 인형을 아주 좋아했었어.”“응, 기억해.”별이는 그 인형을 알고 있었다.그 인형은 별이가 부모님과 함께 외출했을 때 우연히 들어간 장난감 가게에서 직접 고른 온하윤의 선물이었다.그때 그도 온하윤이 그 인형을 아주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온하윤은 그 인형을 끌어안은 후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 인형이 지금 2층 테라스에 걸려 있어. 오빠가 가져다주면 안 돼? 하윤이가 그 인형 없으면 잘 자지 않잖아.”소미는 계속 머리를 굴렸다.지금 소미의 모습은 완전히 동생을 지극히도 생각하는 모습이었다.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런 순진한 얼굴 뒤에 어떤 검은 속마음이 숨겨져 있을지.별이는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 동생이 위험해지리라는 것을 몰랐고 순진하게 소미의 말을 믿었다.“그럼 내가 가서 가져올게.”별이가 몸을 돌려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 소미는 소파 위에 있던 쿠션을 치웠다. 그 틈 사이에서 찾은 가방에서 약병을 꺼냈다.약병의 마개를 뽑은 소미는 천천히 온하윤에게 다가갔다.온하윤은 원래 잠들어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들리는 인기척에 바로 놀라 크게 울기 시작했다. 소미는 빠르게 손으로 온하윤의 입을 막아버렸다.“울지 마! 네가 울면 모두가 모일 거라고!”소미는 온하윤이 보면 볼수록 싫었다.들고 있던 약을 어떻게든 빨리 온하윤의 입에 털어 넣으려고 했다.하지만 온지유의 행동이 더 빨랐다. 바로 소미의 팔을 잡으며 차갑게 따져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저, 전 아무것도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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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이현이 추천해 주겠다는 의사는 인명진이었다.인명진의 능력은 상당히 좋았다.당시 그와 지석훈이 하민에게 수술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하민은 지금처럼 이렇게 빨리 낫지 않았을 것이다.“난 병이 없거든.”나도현이 자신의 심병을 인정하지 않자 여이현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지난 4년 동안 치료해 온 걸 아니까 너의 이런 심리는 이해는 할 수 있어. 근데 넌 배 비서가 말했듯이 양시은 씨의 우수함을 부정하면 안 돼. 그녀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도 있을 텐데 네 옆에만 가둬 두고 있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게다가 네가 뭐 사랑을 강제로 시키는 대표도 아니고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사소한 일로 다투지 마.”나도현은 여이현의 말을 다 알아들었지만 자신의 답답하고 복잡한 이 심정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그는 양시은이 모두에게 존중받는 것도 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앞에서만 이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마시다 보니 나도현은 술에 잔뜩 취해 있었다.양시은은 오늘 저녁에야 출장에서 돌아왔고 여이현이 만취한 나도현을 데려온 것을 보고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여이현 씨, 저의 남편 데려다줘서 고마워요.”“별말씀을요. 둘이 잘 소통해 봐요.”여이현의 한마디에 양시은은 바로 눈치채고 나도현이 열일곱 살 난 아이 같아 유치하다고 생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양시은은 도우미를 불러 나도현을 위층으로 옮기고 침대에 눕혀 신발을 벗기고 넥타이를 풀어줬다.금방 출장 다녀온 탓에 힘들었지만 인내성 있게 나도현을 돌보았고 혹시라도 토할까봐 곁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그런데 뜻밖에도 나도현은 갑자기 양시은을 품에 안더니 그녀에게 입을 맞추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양시은, 나 정말 널 너무 사랑해. 그래서 또 잃을까 봐 두려워.”“너의 마음을 나도 다 알고 있어.”“니가 너무 우수해서 다른 사람들이 눈여겨볼까 봐 겁이 나, 그리고...”양시은은 그의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바보야, 너는 내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남자이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2화

    ‘말로는 못 하지만 행동으로는 가능한 거니까, 진짜 임신 되였다면 양시은이 지우지는 않을 거잖아?’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던 나도현은 진짜 행동으로 옮기려 했지만, 뜻밖에도 양시은이 출장을 가게 되어 그는 매우 우울했고 회사에서도 정신을 다른 곳에만 두고 있었다.차준기는 하루 종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나도현이 걱정되어 물었다.“대표님, 안되면 제가 부인님한테 연락해 회사로 나오시라고 할까요?”차준기는 양시은이 비서직을 그만두고 본인의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부터 매일 혼이 나간 사람처럼 지내는 나도현을 보고 분명 그녀를 그리워하는 행동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출장 갔는데 어떻게 불러.”나도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니면 대표님이 갑자기 어디 아프시다고 할까요?”차준기의 건의는 좋은 방법이 맞지만 문제는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가 자주 아프다고 밖에 소문이라도 나면 안 좋을 것 같았고 게다가 나진 그룹에는 나도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됐어, 그 방법은 안 통해.”“그럼...”차준기가 머리를 짜내면서 나도현을 위해 방법을 찾고 있었지만 나도현 본인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짜증 내며 말했다.“됐어, 이제 나가봐. 내가 혼자서 생각해 볼게.”하지만 나도현 혼자서는 절대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없었다.그때 갑자기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각난 나도현은 여이현과 당시 온지유는 매일 함께 있었으니 그는 틀림없이 많은 방법을 가르쳐줄 거라 믿고 즉시 전화를 걸어 팀을 만들려고 했다.그들 팀은 합치면 제갈량을 능가할 정도였다.지석훈과 최주하는 일이 있다고 하면서 지금까지도 일을 처리 못 하여 오지 않았고 여이현과 그의 비서 배진호만 왔다.그들은 나도현의 우거지상을 보자 배진호가 먼저 조롱하면서 입을 열었다.“나 대표님께서 지금 무슨 걱정이 있으시겠습니까. 들어보니 양시은 씨도 이제 자신의 노력으로 사업을 더욱 잘하고 계신다던데 더 이상 바랄 것이 있나요?”나도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말해줘 봐요. 어떻게 하면 아내를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1화

    그 뒤로 양시은의 노력과 함께 그녀는 점점 더 바빠졌고 아침 일찍 나가면 저녁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결국 나도현과의 시간이 자주 어긋나 한집에 있으면서도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다.헤어져 있었던 시간이 있다 보니 나도현은 양시은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각별히 신경 쓰고 소중히 여겼다.하여 양시은의 바쁜 일상을 나도현은 원치 않았고 그녀를 가로막으며 물었다.“양시은, 난 그래도 전에 집, 회사, 가족 모두 잘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넌 나랑 아들만 집에 두고 일만 하네? 이젠 우리도 널 만나려면 예약하고 만나야 하는 거 아니야?”양시은은 나도현이 이런 말까지 할 줄은 몰라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난 단지 최근에 좀 바빴을 뿐이야. 이 시기가 지나면 매일 너랑 함께 있을 수 있는거잖아.”양시은은 나도현의 발걸음을 맞추려고 재빨리 걸었다.이렇게 해야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엔 항상 나도현에게 의지만 했던 양시은이 아닌 어깨를 나란히 걷고 있는 부인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나도현은 불만 있는 어조로 말했다.“한번 이런 일이 생기면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겠지. 내가 일을 못 해본 사람도 아니고,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거야?”나도현의 말에 양시은은 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나도현, 내가 언제 얼렁뚱땅 넘어갔다고 그래? 전에는 나보고 열심히 일하라고 해놓고 지금은 내가 바빠지니 또 그게 싫은 거야? 마음이 바뀐 거야?”나도현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양시은은 그의 침묵이 바로 인정이라고 생각되었다.이 순간, 나도현은 어머니가 그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아 키우라던 말이 머리를 스쳐지나가자 바로 양시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양시은, 한 나이라도 젊을 때 우리 아이 몇 명 더 낳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도현은 바로 양시은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를 들어 올려 안았다.양시은은 나도현의 품에서 허우적대며 말했다.“나도현, 너 미친 거 아니야? 너 저번에 나한테 아이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10화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협박으로 인해 현장에는 의견이 있어도 감히 먼저 나서서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이 연회를 빌어 나도현은 양시은이 자신의 아내라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뜻밖에도 그와 여이현의 스캔들로 마무리가 되dj 여이현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말했다.“이현아, 미안해. 사람들이 우리 사이를 이 정도로 생각할 거라 생각 못 했어.”“괜찮아. 전에도 이런 일들이 많았잖아. 이런 사소한 일로 내가 화를 내면 나중에 더 큰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할 거야. 그냥 잘 지내면 돼, 그럼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지 않을 거야.”여이현은 그 사람들을 무대 위에 세워놓고 위협하고 당사자들한테 사과하게 할뿐더러 다른 계획까지 세우고 나성원을 시켜 사적으로 헛소문을 퍼뜨렸던 사람들을 다시 찾게 했다.연회가 끝나고 여이현이랑 함께 나온 온지유는 그를 조롱하며 말했다.“너랑 나도현 사이에 부적절한 스캔들은 한두 번이 아니잖아? 그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이젠 결혼도 하고 아이까지 있는 사람들인데 너희 둘을 그렇게 생각하다니.”“여론을 만드는 사람들 따로 있나 봐. 이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 남들은 몰라도 넌 잘 알잖아.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지 여자를 좋아하는지, 너의 발언권이 제일 효력 있는 거 아니야?”여이현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온지유는 그런 여이현의 뜻을 알아채고 즉시 여이현을 노려보며 말했다.“나이가 몇인데 유치하게 아직도 그런 말이 나와?”여이현은 웃으며 말했다.“내 아내하고 말하는데 또 뭐가 어때서? 근데 나 지금 급하게 할 일이 생겼어, 우리 빨리 집에 가야 돼.”“갑자기 무슨 급한 일인데?”온지유는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나도현이 애가 한 명이라 지금 둘째도 계획하고 있을 거란 말이야. 그럼 나도 빨리 움직여 걔보다 앞서야지, 안 그래?”여이현은 온지유의 귀에 대고 속삭여 말했다.온지유는 미간을 찌푸리며 여이현의 가슴을 살짝 두드리며 말했다.“전에 누가 나한테 다시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9화

    양시은은 그런 나도현을 꼭 안아주며 말했다.“나도 알아, 너의 마음도 다 이해해. 이젠 내가 옆에 있잖아.”“그래, 영원히 내 옆에 있어 줘.”나도현은 중얼거리며 반복해 말했다.4년 동안의 헤어짐은 항상 나도현을 불안에 떨게 했고 매일 먼저 눈을 뜨면 양시은이 곁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그녀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안심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나도현은 시도 때도 없이 항상 양시은을 곁에 두고 싶었고 그녀가 더 우수해지기를 원했으며 물론 어머니가 말씀하신 네 명의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고려하고 있었다.그 뒤로 나도현은 여이현의 명성을 빌어 연회를 열었고 경성의 부권 사람들이 다 오게끔 하여 자신에게 양시은 같은 훌륭한 아내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려고 했다.연회를 여는 일에는 아무런 막힘이 없었고 친구로서 여이현도 당연히 참석했지만, 나도현은 그날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의혹만 받았다.“변호사 직업을 버리고 대표 자리를 차지하더니, 이제 그것도 모자라 가업을 논하고 있어요? 근데 옆에 있는 아내라는 분은 비서 아니에요?”“다들 잊었어요? 여대표님의 아내도 비서였었잖아요.”“저 두 사람 진짜 사랑하는 사이 맞아요?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결혼하고 이건 그냥 여대표님의 사랑 이야기를 전부 복사하는 거 아니에요?”“그러니까요. 나도현은 모든 걸 여이현을 따라 하는 듯해요. 이렇게 여이현의 관심을 끌려는 거잖아요. 너무 무서운 사람이네요.”한가하게 앉아 헛소문을 토론하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던 나도현은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하려 했지만 한발 빠른 여이현이 먼저 나서며 나성원을 불러 뒤에서 험담하는 사람들을 전부 끄집어 데려오라고 하고 그들을 앞에 세우고 말했다.“당신들 잘 들어요. 저랑 나도현은 형제 같은 친구이고 우리의 감정 경력을 보면 당신들은 비슷하다고 말하지만 전혀 다르거든요. 저는 처음에 온지유가 저 사람인 줄 모르고 만났고 그 뒤로 오 년 동안 헤어졌지만, 지금은 다시 만나 애도 낳고 살고 있어요. 하지만 나도현은 완전 어머님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8화

    임다혜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몰라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나 대표님이라면... 나도현의 아버지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나도현?’나도현이 임다혜를 약혼녀로 받아들이기 싫어 그녀에게 손을 쓴 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일일 텐데 이렇게 쉽게 풀어주는 것이 이해가 안 된 임다혜는 확인하고 싶어서 되물었다.“어느 나 대표님을 말씀하시는 거죠?”눈앞의 남자는 그녀의 물음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건드린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서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틀림없이 나도현일 거로 생각한 임다혜는 그가 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를 찾아갔다.그때 나도현과 양시은은 서로 웃고 떠들며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멀리서 다가오는 임다혜를 보자 양시은이 먼저 앞에 나섰다.변화된 양시은의 모습을 본 임다혜는 이제 겨우 얼마나 지났다고 사람이 이 정도로 개변되였을가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당신이 나도현 씨한테 절 풀어주라고 한 거예요?”임다혜는 나도현이 어떤 원한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갚는 사람이고 이미 결정한 일이면 쉽게 사람을 풀어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 틀림없이 양시은의 뜻일 거로 생각했다.“저랑 나도현은 지금 너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임다혜 씨를 풀어주지 않으면 그냥 행인일 뿐인 사람을 우리가 여전히 신경 쓰고 있다는 것밖에 안 되기에 그렇게 한 거예요.”갑자기 훅 들어온 행인이란 단어가 임다혜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임다혜는 그렇게 오랫동안 나도현을 쫓아다니면서 사랑했지만, 나도현은 한 번도 그녀를 돌아본 적 없었고 이제 와보니 결국 혼자 마음고생한 것이었다.“이런 말을 해주셔서 고마워요. 양시은 씨,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임다혜는 목이 메여 말도 잘하지 못했다.양시은이 아니었으면 임다혜는 아직도 갇혀 있었을 것이니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었다.“당신 가족도 더 이상 피해 볼 일 없을 거예요. 그러니 앞으로는 자신의 사업을 잘 이어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7화

    대신 일을 해줄 사람이 넘쳐나는데 뭐하러 본인이 고생하냐는 식으로 말하는 박은희에 나도현은 그저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어머니, 시은이 몸 상태도 고려해주셔야죠. 시은이가 최근 4년간 하민이를 위해서 밤낮없이 일만 해온 거 어머니도 잘 아시잖아요. 저랑 같이 살게 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여유를 즐길 틈도 없이 또 덜컥 아이를 가져서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도 여자니까 임신과 출산의 고생을 누구보다도 잘 아실 거 아니에요.”나도현의 그 한마디에 박은희도 할 말이 없었다.나도현은 박은희가 조금 망설이는 것 같아 냉큼 말을 이어갔다.“만약 하민이가 혼자라서 외롭다고 하면 당연히 둘째든 셋째든 낳을 테니까 그 점은 시름 놓으세요. 하지만 시은이와 저의 계획을 물으신다면 그건 그냥 순리에 맡기고 싶어요.”“알겠어, 그럼 너희 뜻대로 해.”박은희는 나도현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더 밀어붙였다간 양시은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일까 봐 더 말하지 않기로 했다.그제야 박은희는 은근히 걱정됐다.“내가 이렇게 급해 했다고 시은이가 또 오해하진 않겠지?”“그럴리가요. 시은이는 어머니 마음을 이해할 거예요. 그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을 거예요.”나도현이 박은희의 어깨를 토닥이며 별다른 말도 하지 않았을 때 양시은이 박은희를 향해 걸어왔다.양시은이 자신에게 미소를 짓는 것을 보자 박은희는 그제야 무겁게 가라앉았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박은희는 나도현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넌 시은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서 바람을 좀 쐬고 들어와. 회사 일은 절대 걱정하지 말고 둘만의 시간을 좀 보내. 네가 그랬잖니, 그동안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고. 그러니까 이제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현재를 즐겨.”“알겠어요.”나도현은 대답과 함께 양시은에게 다가갔고 둘은 알게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함께 올라갔다.양시은이 단미주와 합작한 프로젝트로 인해 업계의 많은 사람은 양시은을 다시 볼 것이다.양시은은 그 결과에 대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706화

    하민은 박은희와 함께 지낸 지 3년이나 되었고 이 집에서 제일 친한 사람이었다.하지만 하민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갈망했다.그래서 양시은과 나도현은 퇴근하는 대로 집으로 돌아와 하민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가끔 학부모의 참여가 필요한 활동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하지만 너희들도 보다시피 하민이도 나를 잘 따르고 나도 시연이 널 도와서 아이를 잘 돌봐주잖니. 지금 너랑 도현이도 시간이 있고 하민이도 학교에 다니니까 내가 돌봐줄 수 있을 때 딱 둘만 더 낳는 건 어떠니? 그럼 우리 집안도 더 복작거리고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양시은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나도현이 말을 가로챘다.“싫다는 게 아니에요. 다만 저랑 시은이는 아직은 하민이만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 일은 나중에 더 말하는 거로 해요.”나도현은 하민이 한 명에게도 제대로 된 사랑을 못 주고 있는데 둘째까지 낳아버리면 하민이가 원래도 부족했던 사랑을 나눠줘야 할 것처럼 느낄까 봐 걱정됐다.“왜? 너희 둘 중에 누가 아프기라도 한 거야?”박은희는 말은 그렇게 해도 눈길은 이미 나도현에게 향해있었다.양시은은 이미 하민이를 낳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박은희의 시선을 느낀 나도현은 어쩔 수 없이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맞아요, 제 몸에 문제가 생겼어요. 최근 4년간 병원에 다니고 있었고 일도 바빠서 제 정자 생존율이 엄청나게 낮아졌어요.”그 말을 들은 박은희가 침착할 리 없었다.박은희는 당장 나용민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당신이 기를 쓰고 도현이에게 회사를 물려주려고 부담을 주니까 도현이 몸이 망가졌잖아요. 지금 당장 회사 업무를 이어받아서 책임지고 도현이 좀 푹 쉬게 해줘요. 국가 정책도 개방된 마당에 애가 하나밖에 없는 게 말이 돼요?”박은희에게는 나도현이 유일했다. 애당초 박은희는 나도현이 양시은과 사귈까 봐 온갖 방법을 다 대며 노력을 했지만 결국 나도현은 그런 박은희의 노력을 무시하듯 박은희의 뜻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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