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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그 질문에 지유가 어리둥절해졌다.

하루빨리 찾아내라고 한 건 그이지 않나?

아니면 이건 혹시 그녀를 떠보는 것일까?

지유는 잠깐 멈칫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맡기신 일은 꼭 해내야 하는 게 제 일이라서요. 이것 역시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 정도 대답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비서로서 상관의 말을 따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

지유의 얼굴에는 슬퍼하거나 속상해하는 기색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여자를 찾아내겠다며 눈을 반짝이고 있다.

이현은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더니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

“온 비서는 참 훌륭한 비서네요. 내가 아주 손을 놓지를 못하겠어.”

아까까지만 해도 긴장했던 지유는 그의 칭찬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비서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입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매우 비서 같은 대답이었다.

운전석에 있던 진호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분명히 부부인데 전혀 부부 같지가 않았다.

그는 눈치 없는 지유의 모습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현은 부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잠자리 상대를 기꺼이 찾아주려는 지유가, 질투를 전혀 하지 않고 마음이 태평양보다 넓은 지유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진호는 이현의 마음을 아주 정확하게 캐치하고 있었다.

옆에서 뭐라고 얘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괜히 말을 잘못 놀렸다가 쓸데없이 화만 살 것 같아 진호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뭘 또 최선까지야. 그냥 평소대로 하세요.”

이현의 이 말을 끝으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진호는 억압된 분위기 속에서 숨소리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묵묵히 차를 몰았다.

길었던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다.

마침 민우의 차도 뒤이어서 도착했다.

서승만은 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활짝 웃으며 이현 쪽으로 다가갔다.

반면 민우는 지유 쪽을 바라보더니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둘러주었다.

“저녁은 쌀쌀하니까 감기 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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