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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움직여

문 앞에 서 있는 경호원은 제압당한 박대한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눈치였다.

“뭘 멍하니 보고 있어! 어서 움직여! 여기서 못 나가게 하라고!”

“움직이기만 해봐!”

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에 박대한이 차갑게 웃었다.

“여기서 싸우려고? 그 몸으로?”

비록 다리가 불편하긴 했지만 의도치 않게 목발이라는 무기가 늘었으니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은정이 차가운 눈빛으로 박대한을 노려보았다.

“네, 바라시는대로 해드리죠!”

말을 마친 소은정이 목발로 의자를 밀어버리고 굉음과 함께 의자와 박대한이 바닥에 넘어졌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수모에 바닥에 누운 박대한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두 경호원이 룸 안으로 쳐들어오려던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악마처럼 무시무시한 얼굴을 한 박수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오던 오한진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충격을 받아 입을 떡 벌렸다.

호랑이 같은 회장님이... 이렇게 넘어지시다니!

한편, 목발을 짚고 서 있는 소은정은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귀밑머리를 목 뒤로 넘겼다.

두 경호원은 박수혁을 발견하고 귀신이라도 본 듯 옆으로 바로 물러났다.

거동이 불편한 소은정이 박대한에게 당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펼쳐진 광경을 보아하니 괜한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룸 안으로 들어온 박수혁은 고개를 돌려 소은정의 모습을 훑어보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빨리 나았네?”

“그쪽 집안 사람들이 걱정해 준 덕분에 빨리 나았지 뭐.”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에 바닥에 누워있던 박대한이 소리를 질렀다.

“박수혁! 이 할아비는 안 보이는 게냐!”

그 목소리에 박수혁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할아버지, 몸도 안 좋으신데 왜 외출을 하셨어요? 집사가 제 노릇을 못했나 보네요.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겠어요.”

“네가 감히!”

분노로 부들거리는 박대한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제가 정말 못할 거라 생각하세요? 할아버지?

어쨌든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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