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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사람을 잘못 끌어들였다

주치의가 검사를 할 때 수혁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았다.

1분도 안 돼 수혁은 은정에게 재촉했다.

"은정, 손 이리 줘."

그의 목소리가 안쓰럽고 불쌍하게 느껴졌다.

의사들은 대표님과 아가씨의 사이가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다들 생각했다.

대표님이 보기에는 애교가 없어 보이는데 정말 뜻밖이네!

잠시 후, 그녀는 한 손을 뻗자, 수혁은 즉시 그녀의 손목을 잡았고, 기분이 뛸 듯이 좋아졌다.

은정이 화낼까 봐 함부로 만지지도 못하였지만, 오늘 밤 그녀가 한 발짝 타협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이 사라질 것 같았다.

검진은 10분 동안 계속되었고, 수혁의 심장 역시 10분간 빨리 뛰었다.

다만 끝날 무렵 문득 밖에서 오진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정말 제비집 한 그릇만 드시겠어요? 한 그릇 더 담아드릴게요."라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안 먹어."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하지만 미세한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방 안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분명 대화 소리가 문밖에서 나는데, 그러면 방안에 있는 이 손은…

의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침대 위의 박수혁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감은 그의 눈은 순식간에 떠졌고, 음흉한 눈동자에는 짙은 한기가 서려 있었다.

옆에 있던 손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자 수혁의 온몸이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그의 손은 마치 무슨 뜨거운 불꽃이 묻은 것처럼 홱 밀쳤고, 말투는 차가워 죽을 지경이었다.

"누구냐?"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를 머금었다.

커튼이 열리었다.

성문의 얼굴은 새빨갛게 타올라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아 굳어 있으면서도 얼굴 한편에는 마치 커다란 억울함을 참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감정을 꾹 참고 침묵할 수밖에 없다.

그는 손을 홱 뿌리치며 이를 갈았다.

"대표님이 먼저 손을 댔어요."

은정 아가씨를 위해서, 그가 참았던 것이었다!

수혁의 보디가드는 정말 하기 힘든 일이다!

말을 마치자 모두의 놀란 시선 아래 그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바로 이때 은정이 웃으며 들어왔다.

"다 검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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