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시센터 문 앞에 럭셔리한 자동차 한 대가 멈춰 섰다.아주머니와 보디가드가 준비한 선물을 한아름 안은 마이크의 입가에는 자신만만한 미소가 걸려있었다.“도련님, 제가 같이 가드릴까요?”“아니.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마이크가 바로 거절했다.마이크는 국화 꽃다발과 레드벨벳 상자를 손에 꼭 쥔 채 전시센터로 들어갔다.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똘망똘망한 남자아이의 등장에 프런트 직원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꼬마야, 누구 만나러 온 거야?”꼬마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마이크는 싱긋 미소 지었다.“예쁜 누나 만나러 왔어요.”이때 박수혁과 소은정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물론 소은정은 박수혁과 동행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어쨌든 사업 파트너이니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친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에 결국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소은정을 발견한 마이크가 부랴부랴 달려가 소은정의 다리를 끌어안았다.“예쁜 누나...”뭐야? 또 어제 그 꼬마잖아?“마이크, 여긴 어떻게 온 거야?”마이크는 긴 속눈썹을 팔랑거리며 눈을 깜박였다. 앳된 얼굴에 쑥스러운 표정이 피어오르더니 들고 있던 꽃다발을 건네주었다.“선물이에요.”흰 국화? 이게 무슨 뜻이지?소은정은 당황한 얼굴로 마이크를 바라보았다.“이게 뭐야...?”“누나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거예요. 이 꽃 이쁘죠? 예쁜 누나한테는 가장 예쁜 꽃을 선물해야 할 것 같아서요. 여자들은 다 꽃 좋아한다면서요?”참 이걸 귀엽다고 해야 할지...소은정이 침묵했다.그리고 모든 여자가 다 꽃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하지만 기대 섞인 표정으로 두 눈을 깜박이는 마이크를 차마 실망시킬 수 없었다.“고마워.”소은정이 싱긋 미소 지었다.한편, 흰 국화를 선물이랍시고 건네는 꼬맹이의 등장에 박수혁은 어이 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조각 같은 얼굴에는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꼬마라 해도 남자, 다른 남자한테 꽃다발을 받고 미소를 짓는 소은정을 보니 짜증이 치밀었다.“누구야?
772948##제368화 우리 도련님은 달라##열어보기라도 하지 그래?”조각같이 정교한 얼굴에 고급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보기 드물게 입가에 걸린 부드러운 미소까지.참, 얼굴 하나는 참 잘생겼다니까.소은정은 눈을 흘기더니 결국 상자를 열어보았다.카르티에 한정판 시계, 소은정도 잡지에서 본 제품이었다. 예약도 안 된다는 제품이라 결국 포기했었는데 박수혁 저 인간은 어떻게 산 거야?박수혁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소은정에게 차를 따라준 뒤 꼬맹이를 힐끗 바라보다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마이크의 컵에도 차를 따라주었다.박수혁이 선물한 손목시계를 본 마이크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다행이다. 내가 준비한 금팔찌가 훨씬 더 굵네.“아저씨, 여자들은 이런 거 안 좋아해요.”미간을 찌푸리는 박수혁을 바라보던 마이크가 레드벨벳 상자를 꺼냈다.“예쁜 누나, 이건 내가 준비한 선물이에요.”마이크는 직접 상자를 열어주는 젠틀함도 잊지 않았다. 엄지손가락 정도 되는 굵기의 금팔찌가 모습을 드러냈다.마이크는 소은정 옆으로 더 바싹 다가갔다.“여자들은 금을 가장 좋아한다고요. 아저씨가 뭘 알아요?”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젓는 마이크의 표정에 박수혁은 실소를 터트렸다.“그... 그래?”어이 없기는 소은정도 마찬가지였다.“네가 산 거야?”어린아이가 직접 준비하기엔 너무 비싼 선물 같은데.하지만 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누나가 좋아하는 건 내가 다 사줄게요. 나 돈 많아요!”물론 아빠 돈이지만이라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하는 마이크였다.“고맙긴 한데 이 선물은 받을 수 없어. 어린애가 이렇게 비싼 선물 사는 거 아니야.”소은정의 거절에 마이크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아빠가 선물해도 된다고 했는데...”아, 아빠가 선물하라고 한 건가? 아들 케어해 줘서 고맙다고?안도의 한숨을 내쉰 소은정은 아직도 입을 삐죽 내밀고 있는 마이크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그래. 알겠어, 알겠어. 받을게. 고마워.”마이크가 눈동자를 반짝이
소은정의 질문에 박수혁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거야 나도 초대장을 받았으니까.”하, 왜? 왜 SC그룹은 못 받은 초대장을 태한그룹은 받은 건데! 시가나 규모나 단 한 번도 태한그룹에 뒤처진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왜...설마 전동하랑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인 거야?소은정의 표정이 어두워진 걸 발견한 마이크가 그녀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예쁜 누나도 가고 싶어요? 내가 초대할게요...”어차피 아빠가 주최하는 파티, 사람 하나 데리고 가는 거야 식은 죽 먹기지.하지만 소은정은 마이크가 아무 의미 없이 하는 위로라 생각하고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그래서? 뭐 하자는 거야? 자랑이라도 하러 왔어?”의자에 기대 앉은 소은정이 팔짱을 끼며 물었다.“그런 건 아니고. 파트너가 없어서 너랑...”탁.소은정이 들고 있던 찻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됐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지금 상황에서는 박수혁의 파트너 자격으로 참석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긴 했지만 태한그룹에게, 박수혁에게 끌려다니고 싶지 않았다.듣고 싶은 말도 다 들었겠다 소은정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마이크도 질세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예쁜 누나, 오늘도 누나 집에 가서 놀아도 돼요?”“그럼.”소은정은 마이크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찻집을 나섰다.손을 꼭 잡고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수혁의 주먹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차라리, 이 초대장을 은정이한테 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이때, 마이크의 귀에 착용한 소형 수신기에서 보디가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련님, 식사하러 가자고 유도해 보십시오. 여자는 배가 고프면 성격이 사나워진답니다.”마이크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소은정의 손을 잡았다.“예쁜 누나, 우리 밖에서 밥 먹고 집에 갈까요?”“집에 밥해 주시는 아주머니 있는데 맛있는 거 해달라고 할까?”“아니요. 난...”커다란 눈동자를 돌리던 마이크가 말했다.“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풉, 아이스크림부터 찾는 걸 보면 아
마이크가 아무 생각없이 대답하려던 그때, 귀에 장착된 이어폰에서 아주머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안 됩니다. 도련님! 대표님 이름을 말씀하시면 대표님한테 누나를 뺏길 수도 있어요!”아주머니의 말에 마이크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하긴, 좀 젊은 것 말고는 아빠한테 내가 여러 모로 많이 밀리긴 하지. 그러다가 예쁜 누나가 아빠한테 반하기라도 하면! 안 돼! 절대 안 돼!마이크는 고개를 젓더니 묘한 미소로 대답했다.“그냥 부자라는 것만 알면 돼요! 그런데 우리 아빠 돈 전부 내 꺼거든요? 그러니까 누나는 나만 좋아하면 된다고요!”아빠가 꽤 유명한 사람이긴 한가 보네.소은정은 별 생각없이 마이크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소은정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마이크를 발견하고 가장 기뻐한 건 바로 소호랑이었다. 마이크의 주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던 소호랑이 소리쳤다.“엄마, 나 마이크가 좋아요!”마이크는 소호랑을 품에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나도 네가 좋아, 냥이야.”“난 호랑이라니까!”소호랑이 언짢은 표정으로 꼬리를 바닥에 탕탕 내리쳤다.소은정이 주방으로 물을 마시러 간 사이 마이크는 소호랑의 목덜미를 잡더니 귓가에 속삭였다.“나 예쁜 누나 남자친구다? 넌 예쁜 누나를 엄마라고 부르니까 앞으로 난 아빠라고 불러야겠지?”하지만 목덜미가 잡혀 사지를 바둥거리는 와중에도 소호랑은 단호하게 반박했다.“안돼! 아빠는 박수혁,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 박수혁이라고!”호랑이씩이나 되어서 이리저리 휘둘릴 수야 없지.하, 이 고양이를 어쩌면 좋다...힘으로 누를까 싶다가도 소호랑이 소은정에게 고자질이라도 하면 낭패란 생각에 결국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됐어. 냥이랑 싸워서 뭐 해. 네가 인정하든 안 하든 누나는 내 꺼야!”이때, 마이크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아빠가 왜...잠시 고민하던 마이크가 느릿느릿 수락 버튼을 눌렀다.“아빠.”“어디야?”익숙한 전동하의 중저음이 흘러나왔다.“예쁜 누나 집이요. 아빠, 아빠 여긴 절대 오지 마세
소은정이 가장 좋아하는 가게의 디저트였다.반짝이는 눈빛으로 디저트를 받아든 소은정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고마워. 그럼 조심해서 가.”마이크도 웬일로 떼를 쓰지 않고 조그마한 손을 흔들었다.“예쁜 누나 안녕!”소호랑도 쪼르르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다.“마이크 안녕!”...차에 탄 마이크가 자랑스러운 듯 고개를 들었다.“우리 누나 예쁘죠?”여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예쁘시네요. 대표님에게 접근하려는 여자들보다 훨씬 예쁜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대표님한테 뺏기지 않게 조심하셔야 해요.”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마이크의 푸른 눈동자가 반짝였다.당연히 그래야지! 아무리 아빠라도 예쁜 누나는 안 돼!조수석에 앉은 보디가드가 시무룩한 말투로 말했다.“제가 가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얼굴 한번 보고 싶은데...”“정태 씨가 가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그러니까!”마이크도 고개를 끄덕였다.참,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보디가드는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한편, 마이크는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은 고민에 잠겼다.“똑같은 선물은 안 통할 테고 다음에 만날 때 무슨 선물을 주면 좋을지 고민해 봐야겠어!”보디가드는 이라는 제목의 책을 뒤적거리며 구시렁댔다.“오늘 선물도 제 아이디어였는데. 도련님은 제 마음도 모르시고.”호텔로 돌아온 마이크가 바로 침대에 누우려던 그때 전동하가 마이크를 번쩍 안아들었다.“영어 선생님 내준 숙제는? 했어?”마이크는 전동하의 다리를 안은 채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아빠 지금 숙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요. 얼른 예쁜 누나부터 꼬셔야죠!”“어떻게 꼬실 건데?”“그거야 당연히 선물공세죠...”마이크는 오늘 소은정과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읊어주었다.흰 국화 꽃다발과 커다란 금팔찌를 선물로 주었다며 자랑스럽게 웃는 마이크를 바라보던 전동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럼 열심히 해봐!”마이크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던 전동하가 생각했다.아주 난리를 쳐놨구만
착잡한 마음으로 회사를 나선 소은정은 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이크를 발견했다.이국적인 외모, 어린아이답지 않은 정교한 이목구비, 그리고 오버스러운 포즈까지 혹시 잡지 촬영 중인가 싶어 구경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이제 크면 여자들 꽤 많이 울리겠네.소은정을 발견한 박수혁이 쪼르르르 달려와 소은정에게 안겼다.“예쁜 누나, 보고 싶었어요...”우리 어제도 봤잖아, 이 자식아...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어느 날 갑자기 그녀의 삶에 나타난 마이크, 평소라면 귀찮음이 더 컸겠지만 거부감보다는 익숙함이 더 컸다. 이런 게 인연이라는 걸까?“누나도 우리 마이크 보고 싶었어...”허리를 숙인 채 마이크와 시선을 마주한 소은정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때 마이크가 무거운 상자 하나를 끌고 오더니 소은정에게 건넸다.“예쁜 누나, 오늘 저랑 파티하러 가요.”“파티?”소은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냥 가볍게 밥 먹는 자리예요. 아빠도 허락했다고요.”“아빠도 계시는 자리야?”소은정이 흠칫했다. 비록 딱 한 번 만나 대화도 몇 마디 나눈 게 다였지만 왠지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남자였다.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큰 눈동자를 굴리며 싱긋 웃었다.“그리고 친구들도 많이 올 거예요. 예쁜 누나한테 친구들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요!”사람들한테 예쁜 누나는 내 꺼라고 알려줘야지!잠깐 망설이던 소은정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별로 할일도 없으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었다. 뭐 기껏해야 애들끼리 모이는 자리겠지. 게다가 두 눈을 반짝이며 물어보는 마이크의 요청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그래. 그럼 누나 옷 좀 갈아입고 올게.”이때 마이크가 상자를 가리켰다.“그럴 줄 알고 옷도 챙겨왔어요! 제가 직접 고른 거라고요!”마이크의 안목과 아주머니와 보디가드의 지혜까지 더해져 겨우 고른 드레스다.고개를 갸웃하던 소은정이 상자를 연 순간, 두 눈이 커다래진다.상자 속에 담긴 건 한복 스타일의 드레스였다. 한복이라니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던 마이크는 소은정의 손을 끌고 파티장 앞에 도착했다.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분위기, 그녀가 생각했던 평범한 파티가 아니었다.그리고 아까 박수혁도 본 것 같은데...이때 자리에 우뚝 선 소은정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갑자기 걸음을 멈춘 소은정을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보던 마이크가 물었다.“왜 안 들어가요? 우리 아빠도 안에 있어요.”순간 소은정의 미간과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너희 아버지... 성함이 뭐라고?”마이크가 대답하려던 그때, 나이가 지긋한 중년남자가 다가왔다.“당신 누구야?”남자는 소은정이 입은 드레스를 훑어보더니 다짜고짜 화부터 내기 시작했다.“아니, 이 옷은 어디서 구한 거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당장 여기서 나가!”갑자기 다가와서는 나가라고 호통을 치는 남자의 모습에 소은정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게다가 낯선 남자 뒤에 서 있는 두 남자의 정체는 바로 강상원, 강치훈 부자였다.소은정을 발견한 두 사람 역시 못 볼 꼴이라도 본 듯 표정이 싸하게 변했다.하...이 파티, 평범한 파티는 아닌 것 같고... 설마...이때 마이크가 소은정의 앞을 막아서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중년 남자를 노려보았다.“누나는 내 손님이에요! 무례하게 굴지 마시죠!”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화내는 모습은 아버지 전동하와 꼭 닮아있었다.뭔가 고민하던 집사가 마이크를 달래기 시작했다.“도련님, 이런 자리에 함부로 손님을 초대하시면 어떡합니까? 여긴 개나 소나 다 올 수 있는 데가 아니라고요.”“개나 소나라뇨? 지금 저한테 하는 말씀입니가?”소은정이 남자를 노려보았다.이 계집앤 뭔데 끼어들어.중년 남자가 다시 호통을 치려던 그때, 강상원이 남자의 팔목을 잡았다.“이분은 저희 SC그룹의 소은정 대표님이십니다.”강상원의 말에 중년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반면 담담한 눈빛으로 집사를 훑어보던 소은정이 말했다.“보아하니 집사인 것 같은데 도련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도 괜찮은 건가요?”소은정의 비아냥거림에 어색하게
뒤에서 마이크의 말을 듣고 있던 집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잠깐 흥분한 탓에 마이크가 보통 어린애가 아니라는 걸 깜박한 것이다.이때 강상원이 입을 열었다.“일단 들어가시죠. 소은정 대표가 먼저 대표님을 만나면 곤란해지니까요. 그런데 소은정 대표는 어떻게 여기로 온 거죠?”말없이 입술을 깨물던 집사는 강씨 부자를 이끌고 파티장으로 향했다.직원들 중 집사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는 터라 그 누구도 세 사람의 앞을 막지 않았다.이때 한 직원이 집사 앞으로 다가왔다.“집사님, 아까 대표님께서... 도련님과 소은정 대표를 제외한 다른 분은 들이지 말라고...”순간 집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뭐? 내가 누군지 몰라서 그래? 무슨 일 생겨도 내가 책임질 거니까 비켜.”한편 역시 호텔에 도착한 박수혁은 파티장을 둘러보았다.누가 봐도 공들여 배치한 것으로 보이는 럭셔리한 파티장, 이번 프라이빗 파티에 꽤나 신경을 쓴 모양이었다.그때, 파티장에 나타난 소은정과 꼬맹이의 모습에 박수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초대장도 없었을 텐데 여긴 어떻게 온 거지?사실 소은정과 함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기사까지 따로 보낸 박수혁이었다.역시, 소은정... 대단하다니까.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소은정 역시 박수혁을 발견한 듯했으나 곧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아빠, 예쁜 누나 왔어요!”먼저 자리에 앉아있던 네 사람 모두 소은정을 발견한 순간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워낙 파티에 자주 참석하긴 하지만 그때마다 소은정은 항상 화려한 드레스를 고집했다. 하지만 오늘 입은 한복 드레스 자체의 고풍스러움과 단아함이 청순한 소은정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치 한떨기 수련과도 같은 모습이었다.소은정이 입은 옷을 본 순간, 살짝 놀란 듯한 전동하는 곧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일어서 먼저 악수를 청했다.“환영합니다. 소은정 씨는 제가 특별히 초대한 손님입니다.”다른 회사 대표들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었다.SC그룹은 타깃이 아닌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