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가 길을 잃은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한 소은정은 마이크를 데리고 SC그룹으로 향한 뒤 우연준에게 경찰서에 연락하라고 말했다.한편 마이크는 소은정의 손을 한시도 놓아주지 않은 채 껌딱지처럼 그녀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녔다.회사 문을 나서려던 그때 강상원, 강치훈 부자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걸어들어왔다.소은정을 발견한 두 부자는 흠칫 하더니 곧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대표님, 오늘 내내 놀이동산에 계셨다면서요?”하, 그건 또 언제 알아냈대?강상원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한발 다가갔다.“대표님, 괜히 힘빼지 마세요. 전동하 프로젝트를 따내면 저희 SC그룹의 위상이 더 올라갈 겁니다. 대표 자리에서는 내려오셔도 소씨 가문 외동딸이라는 건 변하지 안잖아요? SC그룹이 잘 되는 게 대표님한테도 더 좋지 않겠어요?”뒤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강치훈도 거들었다.“물론이죠. 회사에서는 나가도 SC그룹 최대 주주라는 신분은 변하지 않으니까요.”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그럼 승리를 미리... 축하드립니다.”말을 마친 소은정은 마이크와 함께 회사를 나섰다.“예쁜 누나, 저 사람들 별로예요.”입을 삐죽대던 마이크가 고개를 갸웃했다. 방금 그 사람들 분명 전동하라고 했지? 전동하는 우리 아빠 이름인데?“응, 누나도 저 사람들 별로야. 그래서 쫓아내려고!”“누나가 싫어하는 사람이면 나도 싫어요!”뭐든 예쁜 누나가 하는대로 다 따라해야지!오늘 처음 보는 아이지만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마이크의 모습에 소은정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힐튼 호텔 스위트룸.한 남자가 책상 앞에서 파일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보디가드 한 명과 여직원 한 명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남자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그리고 나이가 지긋한 중년 남자 한 명이 전화를 끊으며 다가왔다.“어떤 여자가 도련님을 데리고 갔다는데요?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는 당장 납치죄로 고소해야겠어요!”“그러지 마세요...
누구지?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야?아, 내가 문을 안 잠갔던가?전동하는 경계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훑어보던 소은정을 바라보다 결국 그녀의 뒤에 숨은 마이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이리 와...”마이크는 그제야 생글생글 웃으며 달려가더니 남자의 허벅지를 꼭 끌어안았다.“아빠...”아빠? 자세히 보니 이목구비가 비슷하긴 했다.하지만 아들의 애정공세 따위 통하지 않는다는 듯 전동하는 한 손으로 마이크를 들어올렸다.“사람들 따돌리고 혼자 어딜 갔나 했더니. 너 다 컸다 이거야?”마이크는 바둥거리면서도 변명을 멈추지 않았다.“예쁜 누나를 만났거든요. 난 예쁜 누나랑 사귀고 결혼까지 할 거예요! 아빠, 우리 그냥 이대로 사랑하게 해주세요!”아니, 이 무슨 막장드라마 같은 대사란 말인가.당황한 소은정이 해명하려던 그때, 전동하가 피식 웃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뮤즈 어쩌고 하더니 그새 바뀐 거야?”“예쁜 누나가 바로 제 뮤즈라고요!”마이크의 말에 흠칫하던 전동하는 소은정을 뚫어져라 관찰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사랑이니 뮤즈니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는 두 부자의 모습에 소은정은 어리둥절 할 뿐이었다.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던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정말 꼬맹이 아빠 맞으세요? 놀이동산에서 만났는데 굳이 따라오겠다고 떼를 써서...”전동하는 못 말린다는 눈빛으로 마이크를 내려다 보았다.“그랬겠죠. 이해합니다.”이때 전동하의 휴대폰이 울렸다. 번호를 확인한 남자의 얼굴이 확 어두워지고 마이크를 번쩍 든 채 성큼성큼 문을 나섰다.“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소은정 씨.”“싫어요. 예쁜 누나랑 같이 있을 거란 말이에요. 내 첫사랑인데...!”소은정은 멀어져가는 부자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보통 사람은 아닌 듯하고 그녀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데다 본가로 직접 찾아온 걸 보면 미리 조사를 해본 게 분명했다.이상하긴 했지만 소은정은 이 모든 걸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이고 어깨를 으쓱했다.물론 혼자 남겨진 소호랑
“잘못 걸었다고? 그럼 누구랑 데이트를 하려고 했는데?”박수혁이 농담 조로 물었다.“어쨌든 당신은 아니야.”소은정은 화를 식히기 위해 연신 손부채질을 멈추지 않았다. 반면 소호랑은 왜 소은정이 이렇게 화를 내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수화기 저편, 한참 침묵하던 박수혁이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예전엔 내가 좋다고 하지 않았었나?”당돌하게 사랑한다고, 결혼하자고 말하던 소은정의 얼굴이 떠올랐다.하, 예전. 그래 예전이 맞긴 하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과거기도 하고.“그래, 좋아했었지.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당신이랑 난 안 어울려.”“은정아...”박수혁의 말을 끊어버린 소은정은 소호랑의 꼬리를 잡은 채 협박하기 시작했다.“어서 통화 종료해!”소호랑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만 같은 표정으로 통화를 종료했다. 주인에게 혼난 아기고양이 같은 눈망울을 보니 다시 마음이 약해진 소은정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소호랑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너 이 자식, 엄마가 박수혁 싫어하는 거 몰라? 누가 시킨 거야?”“데이트하고 싶다고... 전화 걸어보라고 한 건 엄마잖아요...”소호랑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하, 박수혁 그 남자 돌싱이잖아. 돌싱도 당연히 배제했어야지!”“돌싱이긴 하지만 그 결혼 엄마랑 한 거잖아요. 그리고 아빠가 얼마나 훌륭한데요. 돌싱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고요.”“아니, 절대 안 돼!”소은정의 단호한 말투에 소호랑은 말없이 소은정의 품에 안긴 채 풀 죽은 얼굴로 꼬리를 살랑거렸다.마스크 팩을 떼어내고 침대에 누우려던 그때, 문자메시지 알림이 울렸다.“다른 사람이랑 데이트 하지 마!”박수혁이 보낸 메시지였다.하, 하여간 은근 오지랖도 넓다니까?소은정은 코웃음을 날려준 뒤 눈을 감았다.......힐튼 호텔 스위트 룸.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밖으로 도망치려는 마이크를 건장한 체격의 보디가드가 번쩍 안아들었다.“난 예쁜 누나랑 잘 거라고! 여기 있고 싶지 않다고!”보디가드에게
국제전시센터 문 앞에 럭셔리한 자동차 한 대가 멈춰 섰다.아주머니와 보디가드가 준비한 선물을 한아름 안은 마이크의 입가에는 자신만만한 미소가 걸려있었다.“도련님, 제가 같이 가드릴까요?”“아니.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마이크가 바로 거절했다.마이크는 국화 꽃다발과 레드벨벳 상자를 손에 꼭 쥔 채 전시센터로 들어갔다.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똘망똘망한 남자아이의 등장에 프런트 직원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꼬마야, 누구 만나러 온 거야?”꼬마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마이크는 싱긋 미소 지었다.“예쁜 누나 만나러 왔어요.”이때 박수혁과 소은정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물론 소은정은 박수혁과 동행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어쨌든 사업 파트너이니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친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에 결국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소은정을 발견한 마이크가 부랴부랴 달려가 소은정의 다리를 끌어안았다.“예쁜 누나...”뭐야? 또 어제 그 꼬마잖아?“마이크, 여긴 어떻게 온 거야?”마이크는 긴 속눈썹을 팔랑거리며 눈을 깜박였다. 앳된 얼굴에 쑥스러운 표정이 피어오르더니 들고 있던 꽃다발을 건네주었다.“선물이에요.”흰 국화? 이게 무슨 뜻이지?소은정은 당황한 얼굴로 마이크를 바라보았다.“이게 뭐야...?”“누나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거예요. 이 꽃 이쁘죠? 예쁜 누나한테는 가장 예쁜 꽃을 선물해야 할 것 같아서요. 여자들은 다 꽃 좋아한다면서요?”참 이걸 귀엽다고 해야 할지...소은정이 침묵했다.그리고 모든 여자가 다 꽃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하지만 기대 섞인 표정으로 두 눈을 깜박이는 마이크를 차마 실망시킬 수 없었다.“고마워.”소은정이 싱긋 미소 지었다.한편, 흰 국화를 선물이랍시고 건네는 꼬맹이의 등장에 박수혁은 어이 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조각 같은 얼굴에는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꼬마라 해도 남자, 다른 남자한테 꽃다발을 받고 미소를 짓는 소은정을 보니 짜증이 치밀었다.“누구야?
772948##제368화 우리 도련님은 달라##열어보기라도 하지 그래?”조각같이 정교한 얼굴에 고급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보기 드물게 입가에 걸린 부드러운 미소까지.참, 얼굴 하나는 참 잘생겼다니까.소은정은 눈을 흘기더니 결국 상자를 열어보았다.카르티에 한정판 시계, 소은정도 잡지에서 본 제품이었다. 예약도 안 된다는 제품이라 결국 포기했었는데 박수혁 저 인간은 어떻게 산 거야?박수혁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소은정에게 차를 따라준 뒤 꼬맹이를 힐끗 바라보다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마이크의 컵에도 차를 따라주었다.박수혁이 선물한 손목시계를 본 마이크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다행이다. 내가 준비한 금팔찌가 훨씬 더 굵네.“아저씨, 여자들은 이런 거 안 좋아해요.”미간을 찌푸리는 박수혁을 바라보던 마이크가 레드벨벳 상자를 꺼냈다.“예쁜 누나, 이건 내가 준비한 선물이에요.”마이크는 직접 상자를 열어주는 젠틀함도 잊지 않았다. 엄지손가락 정도 되는 굵기의 금팔찌가 모습을 드러냈다.마이크는 소은정 옆으로 더 바싹 다가갔다.“여자들은 금을 가장 좋아한다고요. 아저씨가 뭘 알아요?”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젓는 마이크의 표정에 박수혁은 실소를 터트렸다.“그... 그래?”어이 없기는 소은정도 마찬가지였다.“네가 산 거야?”어린아이가 직접 준비하기엔 너무 비싼 선물 같은데.하지만 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누나가 좋아하는 건 내가 다 사줄게요. 나 돈 많아요!”물론 아빠 돈이지만이라는 말은 하지 않기로 하는 마이크였다.“고맙긴 한데 이 선물은 받을 수 없어. 어린애가 이렇게 비싼 선물 사는 거 아니야.”소은정의 거절에 마이크는 고개를 홱 돌리더니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아빠가 선물해도 된다고 했는데...”아, 아빠가 선물하라고 한 건가? 아들 케어해 줘서 고맙다고?안도의 한숨을 내쉰 소은정은 아직도 입을 삐죽 내밀고 있는 마이크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그래. 알겠어, 알겠어. 받을게. 고마워.”마이크가 눈동자를 반짝이
소은정의 질문에 박수혁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거야 나도 초대장을 받았으니까.”하, 왜? 왜 SC그룹은 못 받은 초대장을 태한그룹은 받은 건데! 시가나 규모나 단 한 번도 태한그룹에 뒤처진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왜...설마 전동하랑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인 거야?소은정의 표정이 어두워진 걸 발견한 마이크가 그녀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예쁜 누나도 가고 싶어요? 내가 초대할게요...”어차피 아빠가 주최하는 파티, 사람 하나 데리고 가는 거야 식은 죽 먹기지.하지만 소은정은 마이크가 아무 의미 없이 하는 위로라 생각하고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그래서? 뭐 하자는 거야? 자랑이라도 하러 왔어?”의자에 기대 앉은 소은정이 팔짱을 끼며 물었다.“그런 건 아니고. 파트너가 없어서 너랑...”탁.소은정이 들고 있던 찻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됐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지금 상황에서는 박수혁의 파트너 자격으로 참석하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긴 했지만 태한그룹에게, 박수혁에게 끌려다니고 싶지 않았다.듣고 싶은 말도 다 들었겠다 소은정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마이크도 질세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예쁜 누나, 오늘도 누나 집에 가서 놀아도 돼요?”“그럼.”소은정은 마이크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찻집을 나섰다.손을 꼭 잡고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수혁의 주먹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차라리, 이 초대장을 은정이한테 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이때, 마이크의 귀에 착용한 소형 수신기에서 보디가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련님, 식사하러 가자고 유도해 보십시오. 여자는 배가 고프면 성격이 사나워진답니다.”마이크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소은정의 손을 잡았다.“예쁜 누나, 우리 밖에서 밥 먹고 집에 갈까요?”“집에 밥해 주시는 아주머니 있는데 맛있는 거 해달라고 할까?”“아니요. 난...”커다란 눈동자를 돌리던 마이크가 말했다.“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풉, 아이스크림부터 찾는 걸 보면 아
마이크가 아무 생각없이 대답하려던 그때, 귀에 장착된 이어폰에서 아주머니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안 됩니다. 도련님! 대표님 이름을 말씀하시면 대표님한테 누나를 뺏길 수도 있어요!”아주머니의 말에 마이크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하긴, 좀 젊은 것 말고는 아빠한테 내가 여러 모로 많이 밀리긴 하지. 그러다가 예쁜 누나가 아빠한테 반하기라도 하면! 안 돼! 절대 안 돼!마이크는 고개를 젓더니 묘한 미소로 대답했다.“그냥 부자라는 것만 알면 돼요! 그런데 우리 아빠 돈 전부 내 꺼거든요? 그러니까 누나는 나만 좋아하면 된다고요!”아빠가 꽤 유명한 사람이긴 한가 보네.소은정은 별 생각없이 마이크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소은정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마이크를 발견하고 가장 기뻐한 건 바로 소호랑이었다. 마이크의 주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니던 소호랑이 소리쳤다.“엄마, 나 마이크가 좋아요!”마이크는 소호랑을 품에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나도 네가 좋아, 냥이야.”“난 호랑이라니까!”소호랑이 언짢은 표정으로 꼬리를 바닥에 탕탕 내리쳤다.소은정이 주방으로 물을 마시러 간 사이 마이크는 소호랑의 목덜미를 잡더니 귓가에 속삭였다.“나 예쁜 누나 남자친구다? 넌 예쁜 누나를 엄마라고 부르니까 앞으로 난 아빠라고 불러야겠지?”하지만 목덜미가 잡혀 사지를 바둥거리는 와중에도 소호랑은 단호하게 반박했다.“안돼! 아빠는 박수혁,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 박수혁이라고!”호랑이씩이나 되어서 이리저리 휘둘릴 수야 없지.하, 이 고양이를 어쩌면 좋다...힘으로 누를까 싶다가도 소호랑이 소은정에게 고자질이라도 하면 낭패란 생각에 결국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됐어. 냥이랑 싸워서 뭐 해. 네가 인정하든 안 하든 누나는 내 꺼야!”이때, 마이크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아빠가 왜...잠시 고민하던 마이크가 느릿느릿 수락 버튼을 눌렀다.“아빠.”“어디야?”익숙한 전동하의 중저음이 흘러나왔다.“예쁜 누나 집이요. 아빠, 아빠 여긴 절대 오지 마세
소은정이 가장 좋아하는 가게의 디저트였다.반짝이는 눈빛으로 디저트를 받아든 소은정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고마워. 그럼 조심해서 가.”마이크도 웬일로 떼를 쓰지 않고 조그마한 손을 흔들었다.“예쁜 누나 안녕!”소호랑도 쪼르르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다.“마이크 안녕!”...차에 탄 마이크가 자랑스러운 듯 고개를 들었다.“우리 누나 예쁘죠?”여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예쁘시네요. 대표님에게 접근하려는 여자들보다 훨씬 예쁜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대표님한테 뺏기지 않게 조심하셔야 해요.”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마이크의 푸른 눈동자가 반짝였다.당연히 그래야지! 아무리 아빠라도 예쁜 누나는 안 돼!조수석에 앉은 보디가드가 시무룩한 말투로 말했다.“제가 가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얼굴 한번 보고 싶은데...”“정태 씨가 가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그러니까!”마이크도 고개를 끄덕였다.참,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보디가드는 억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한편, 마이크는 미간을 찌푸린 채 깊은 고민에 잠겼다.“똑같은 선물은 안 통할 테고 다음에 만날 때 무슨 선물을 주면 좋을지 고민해 봐야겠어!”보디가드는 이라는 제목의 책을 뒤적거리며 구시렁댔다.“오늘 선물도 제 아이디어였는데. 도련님은 제 마음도 모르시고.”호텔로 돌아온 마이크가 바로 침대에 누우려던 그때 전동하가 마이크를 번쩍 안아들었다.“영어 선생님 내준 숙제는? 했어?”마이크는 전동하의 다리를 안은 채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아빠 지금 숙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요. 얼른 예쁜 누나부터 꼬셔야죠!”“어떻게 꼬실 건데?”“그거야 당연히 선물공세죠...”마이크는 오늘 소은정과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읊어주었다.흰 국화 꽃다발과 커다란 금팔찌를 선물로 주었다며 자랑스럽게 웃는 마이크를 바라보던 전동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럼 열심히 해봐!”마이크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던 전동하가 생각했다.아주 난리를 쳐놨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