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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9화 긴장과 기대

"내가 이따가 시간 맞춰서 사람 보낼 테니까 그거 타고 와요. 근데 차는 어쩌고, 혼자 갔어요?"

"네?"

"차가 우리 회사 아래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데, 그래서 근처에 있는 줄 알았거든요. 차는 어쩌고, 거길 그냥 갔어요?"

박수혁의 질문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남유주는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고요한 침묵이 몇초간 흘렀고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누구 만나러 나갔다가 깜빡하고 그냥 돌아왔어요."

박수혁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나른한 목소리로 온화하게 말했다.

"누굴 만났기에 차 끌고 간 것도 까먹고 그냥 가요?"

"성미려 씨요."

순간, 조용해졌다. 박수혁은 웃음기를 감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는 왜 만났어요? 그 여자가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죠?"

"물론이죠. 그냥 나더러 스파이가 되어달라고 하더라고요. 프로젝트 원본 계약서를 훔쳐와 달라고, 그렇게 해주면 성안그룹의 주식을 나한테 넘기겠다고 하던데... 게다가 카드까지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남유주는 성미려가 한 말을 그에게 거짓 없이 다 말했다.

박수혁은 일분 간 침묵을 유지했다. 그의 숨소리가 휴대폰을 타고 들려왔다. 그는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대범하기도 해라, 당장 부도가 날 판에 주식을 준다고 했다고요?"

"그러니까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거절했어요."

"당신 생각보다 그리 멍청한 사람은 아니었네요." 박수혁은 만족스러운 듯 그녀를 칭찬했다. "잘했어요."

남유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어떻게 보상할 건데요?"

"아, 잘했으니까 선물을 달라고요?"

"네, 설마 안 줄 거예요?"

"저녁에 경매회가 있는데, 거기에 마음에 드는 물건 있으면 말해요, 선물할게요. 이러면 되겠죠?"

박수혁의 목소리에 따뜻한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남유주가 밝게 말했다. "통장 탈탈 털릴 준비 해요!"

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박수혁은 끊겨버린 휴대폰을 쳐다보며 짜릿한 성취감을 느꼈다. 오늘 밤에 있을 경매회가 기대되었다.

전화를 끊은 남유주는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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