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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8화 끝장

성미려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

"남유주!"

남유주는 미간을 살짝 피고 희미하게 웃었다.

"녹음본을 공개하려고 했다고요? 내가 상처받는 게 걱정되는 게 아니라, 수혁씨랑 은정씨한테 보복을 당하는 게 두려워서는 아니고요?"

성미려의 얼굴이 순간 차갑게 변했다. 성미려는 매서운 눈길로 남유주를 노려보았다.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남유주는 훨씬 똑똑했다.

"내가 그쪽을 왜 도와요? 그러면 수혁씨가 날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미려씨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도 아니고, 미려씨 말대로 난 실패한 결혼으로 다른 사람보다 더 이성적이어야 하는 건 맞지만, 수혁씨와 만나기로 약속한 이상, 돈보다는 감정이 더 중요해요. 그리고 그가 나한테 준 카드를 안 쓸 이유가 없는데..."

남유주는 한숨을 길게 내쉰 뒤 자리에서 일어나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인 성미려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려씨, 나도 미려씨 생각해서 좋은 방법 하나 알려줄게요, 얼른 수혁씨한테 가서 용서를 빌어요."

성미려는 눈을 치켜뜨고 울먹이는듯한 눈으로 남유주를 째려보았다. 그녀는 굴복하지 않았다.

"얼른 가서 자수해요, 그럼 가문은 무사할 거예요. 수혁씨도 분명 봐줄 거예요, 그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니깐."

성미려가 소리쳤다. "내가 왜!"

말을 마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뭐가 떠올랐는지 유주를 바라보았다.

"당신...."

그녀가 알고 있는 거로 보아 박수혁도 알고 있으리라고 결정을 내렸다. 교통사고는 성미려가 한 짓이다.

성미려는 등 뒤에서 갑자기 싸늘한 한기를 느꼈다. 몸이 자신도 모르게 움츠려 들었다.

남유주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입구에 서 있는 남유주에게 햇살이 비춰졌다. 따스하게 그녀를 품에 감싸 안았다.

하지만 그녀는 얼음창고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뼛속까지 차가웠다. 아무리 뜨거운 햇살도 그녀의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순 없었다.

맞은편에 태한그룹의 빌딩이 보였다. 고층 빌딩은 하늘을 찌를 기세로 높게 솟아 있었다. 그녀는 숨 막히는듯한 위화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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