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달리고 있는 이민혜의 마음은 갈수록 가빠져 가슴을 뚫고 나갈 것만 같다.그녀는 소은정에게 발견되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 저도 모르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나 신호등이 깜짝할 사이에 빨간색으로 변해버렸다. 그녀는 하나도 두려울 게 없었다.이때 갑자기 옆쪽에서 대형 트럭이 튀어나오면서 빠른 속도로 그녀를 들이받았다.100미터......50m......30미터......이민혜가 위험을 깨달았을 때, 대형 화물차의 클락션이 울렸다......그녀는 순간적으로 눈이 휘둥그래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급히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나 하지만 브레이크는 전혀 아무런 반응도 없다. 아무리 힘껏 밟아도 말이다.이미 늦어버린 순간, 머릿속엔 남자의 냉소가 스쳤지나갔다. 이것이 바로 그가 손을 본 결과인가?어떻게 이 차에 손을 댈 수 있지?화물차의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날카롭고 귀에 거슬렸다.찰나, 그녀는 무심코 핸들을 세게 돌렸다.차가 갑자기 옆의 울타리에 부딪히면서 옆으로 뒤집어졌다.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그녀의 몸이 관성 때문에 무심코 유리에 부딪혔다.가솔린 냄새, 피비린내, 녹내, 그리고 무디지만 심한 통증까지 촘촘히 올라왔다.그녀는 갑자기 숨이 막히면서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들었다.모든 걸 잃었네......그녀는 마음이 절망적이면서도 억울했다.이렇게 농지거리 던지는 식으로 지다니?더 생각할 새도 없이 지각마저 없어졌다......——퇴근할 즈음, 차도 점점 많아졌고 교통사고로 길 또한 막혔다.뒤에 앉은 전동하가 소은정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잡고 가볍게 쓰다듬고 있다.소은정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다.“참, 차고에 있는 내 차요, 수리하라고 사람 보냈나요?”전동하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웃으며 말했다.“그 빨간 레인지로버, 진작에 수리했죠. 다만 새 모델이 나왔던데 내가 당신한테 새 차로 바꿔줄 테니까 레인지로버는 그냥 처리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이 눈을 반짝이며 빙그레 웃더니 그의 팔을 껴안았다.“그
형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 차량은 이미 거의 폐차 수준이고요. 그러고 저희가 이미 이민혜 여사님의 이동 경로와 통화 기록을 조사했는데 타지에 있는 낯선 번호랑 연락을 취했더라고요. 다만 그 번호가 일회용 번호라서 일단은 추적을 시작했고요, 만약 혹시 단서가 있으시다면 저희한테 제공해 주십시오.”그 말에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얼굴색이 복잡해졌다. 이민혜의 조우가 가엽기도 하나 그녀가 그렇게 한 목적이 뭔지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최근에 이민혜 여사님을 뵌 적은 있나요?”형사가 물었다.소은정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그분과는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않습니다.”그 말에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당분간은 문제가 없을 듯하니 두 분께서는 돌아가셔도 됩니다.”전동하가 고마움을 표시한 후 소은정의 옆으로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놀랐어요?”그는 소은정의 이마를 쓰다듬었다.소은정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답했다.“다만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두 사람은 문을 나와 차를 탔다.전동하가 멈칫 하더니 말을 내뱉었다.“아니면 병원에 가볼까요? 혹시 박 대표가 우리보다 아는 게 많을 수도 있으니?”소은정도 별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아주 빨리 병원에 도착했다.병실은 여전히 최상의 병실이다.하지만 차갑기 그지없으며 의식을 잃고 침대에 누워있는 이민혜 외에는 그 누구도 없다.막 무언가를 말하려던 소은정이 전화를 들고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박수혁을 발견했다. 박수혁은 표정이 굳어있지만 미간 사이에 약간의 슬픈 기색이라고는 없었다.마치도 사고가 난 사람이 가족이 아닌 것처럼.입구에 있는 두 사람을 보고 박수혁은 눈살을 약간 찌푸렸으나 곧 평정을 되찾았다.“왔어요?”박수혁은 찾아온 두 사람을 보면서 조금도 놀라지 않아했다.박수혁은 두 사람을 거실로 데리고 갔다.힐끗 보던 전동하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형사님께서 차량을 훔친 사람이 이민혜 여사님이라고 하셔서오. 어찌 되었든 간에, 우리에게 설명을 해
고개를 숙인 박수혁은 어깨가 무너진 것만 같다.“보상으로 조건은 마음대로 제시해.”그러는 박수혁을 보면서 소은정은 잠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그가 기어이 다투겠다면 그녀는 체면을 구기는 것을 개의치 않겠지만 의외로 그가 쉽게 타협할 줄이야.소은정은 입술을 오므렸다.비록 이 일은 이민혜가 사서 고생한 것이고 쌤통이기는 하나 어쨌든 이민혜 또한 이미 최종적인 벌을 받았고 박수혁은 이 일을 결코 몰랐던 게 아닌가.소은정은 한참 생각하다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이렇게 해. 이 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도 되지만 경찰에는 반드시 알려야 해. 왜냐면 여사님이 깨어나신 후에도 계속 나를 귀찮게 할지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경찰에서 처리하도록 해야겠어.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것. 물론 인터넷에 이 일에 관한 어떠한 언급이 있을 경우 네가 스스로 처리해야 해. 우린 협조하지 않을 거니까.”그녀가 한 발짝 물러선 것은 이미 최선이다. 그리고 그를 도와 경찰에 숨길 수는 없었다.이민혜가 죽지 않았고,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고 해도 나중에 사람을 찾아 다시 자신을 귀찮게 하면 어찌한단 말인가? 그때 가서 다시 교통사고를 추궁한다면 박수혁이 증거를 없애버린 뒤일 것이고 그러면 모든 게 늦어버리게 될 터인데.그래서 그녀는 이민혜가 한 짓들을 반드시 경찰에 알려야만 했다.그녀 또한 경찰측에서 하반신 마비인 사람을 감옥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하지만 감시만은 확실하다.그녀는 이민혜가 법률의 징벌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었다.말이 끝나자 공기 속에서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바깥의 광선이 창문을 통해 스며들어와 공기 속은 상쾌한 바람으로 가득 차 있다.가을이 왔던 것이다. 박수혁은 침묵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오므렸다.“그래, 너희측에서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한, 다른 일은 내가 처리할게.”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전동하를 힐끗 보자 전동
전동하는 작은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열심히 할게!”그는 환히 웃으며 전새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가자. 들어가서 너 공부 어떻게 하는지 확인 좀 해봐야겠어.”전새봄은 한숨을 내쉬더니 머리를 흔들며 앞으로 걸어갔다.소은정은 소지율을 품에 안고 즐겁게 웃었다.소지율은 깔깔거리며 손을 뻗어 소은정의 얼굴도 꼬집어 보고 머리카락도 잡아 보더니 옷도 당겨보았다.전동하는 혀를 차더니 전새봄을 놓아주고 소지율을 안아 들었다.소지율은 아주 활기차게 생겼다. 막 퇴원했을 때보다 훨씬 멋있어졌다.맑고 진한 눈매에 보드라운 피부, 그리고 보석처럼 반짝이는 큰 눈과 진한 쌍꺼풀.보기만 해도 마음이 가게 된다.소은정은 웃으며 옆에 앉았다.“씩씩이보다 더 익살스러워요. 씩씩이는 어릴 적에 엄청 얌전했는데.”전동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시끌벅적한 것도 좋아요. 아니면 형님이 얼마나 심심하겠어요!”“그러게요.”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때,소찬식이 물통을 들고 들어왔다.전동하는 다급히 일어나 소찬식에게 다가갔다.하지만 소찬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저었다.“셋째가 곧 도착한대. 마침 마주쳤으니 점심은 생선이나 먹자고!”소은정은 괴로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또 생선 먹어요? 아빠, 애들이 이렇게 뛰어다니는데 물고기가 잡혀요?”소찬식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집사한테 연못에서 건져 오라고 했지. 낚을 필요 없어!”전동하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역시 아버님 방법이 최고네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바람에 물고기들이 다 도망갔어요.”“이 집안에서는 동하 네 말이 제일 듣기 좋아!”소찬식은 만족한 듯 엄지를 내밀었다.메이드는 생선을 가지고 주방으로 들어갔고 소찬식은 손을 씻고 거실로 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은해가 혼자 도착했다.차 키를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건방지게 걸어오는 모습에 소찬식은 보기만 해도 화가 났다.소은해는 소은정의 배를 훑어보더니 환히 웃었다.“새봄이가 친구들에게 곧 동생이 생긴다고 자랑하고 다닌다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은 두 사람의 모습에 전동하는 미간을 문지르더니 소은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그만해요. 가는 김에 같이 가죠, 뭐. 하늘 씨 오래 못 봤죠? 이 기회에 수다도 떨고 그래요!”“역시 전 서방. 그럼 난 집에 가서 기다린다, 은정아!”소은해는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들어 김하늘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바로 떠났다.소은해는 갔지만 문준서의 게임은 끝나지 않았고 문준서는 이 기회를 잡아서 자기가 이겼다고 소리를 질렀다.문준서는 제자리에서 퐁퐁 뛰며 좋아했다.그 모습에 전동하는 엄숙하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올라가서 쉬어.”문준서는 감히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흥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이겼으니 그걸로 된 거다.소은정은 서재에서 나오는 소찬식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빠, 우리 먼저 가요?”“늦었는데 자고 갈래?”“게으름뱅이 셋째 오빠가 우리더러 하늘이 데려오라고 했으니 늦으면 안 돼요.”“그 자식이!”소찬식은 한 마디 욕설을 내뱉고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조심해서 가.”“그래요, 아빠도 일찍 주무세요.”전동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은정의 손을 잡고 나갔다.전새봄은 두 사람과 함께 가지 않았다. 고택에는 같은 또래 아이가 많았기에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소은해의 차는 이미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토끼보다 더 빨리 튀었다.김하늘이 있는 클럽 입구에 도착한 소은정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김하늘은 휴대폰을 보지 못했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들은 십여 분을 기다렸다.이때 안에서 일행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전동하는 입구를 바라보았고 소은정은 전동하에게 어서 차창을 내리고 그녀를 부르라고 했지만 전동하는 밖에서 누군가를 높은 소리로 부르는 행동을 할 수 없었다.그는 그저 차창을 내리고 어쩔 줄 몰라하며 밖을 내다보더니 다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이때 눈치 빠른 기사가 차창을 내리고 손을 흔들며 외쳤다.“여기요, 여기 있어요…”기사의 목소리는
그들은 방금까지도 자연스럽게 최나영이 차창에 매달린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그런데 김하늘이 먼저 말을 꺼냈으니 소은정이 대답했다.전동하는 입꼬리를 올리며 두 여자의 대화를 진지하게 들었다.“예전에 해외에서 모델로 활동했다고 그러더라고. 이번에 누가 다리를 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델 역으로 캐스팅됐어. 너 알지. 조연이라고 해도 분량이 많아. 그런 재질도 아닌데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 역할을 따냈어…내가 그 많은 돈을 이런 사람을 위해 써야 되겠어?정말 웃겨!”김하늘은 이마를 문지르며 쌀쌀하게 말했다.전동하는 어두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한 번 쳐다보았다.소은정은 전동하의 눈빛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김하늘에게 바싹 붙어 물었다.“배우가 되고 싶대?”김하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렇다고 해도 누가 그 여자한테 큰 투자를 하겠어.”이 식사가 아마도 상대방의 최선일 것이다.그리고 그 다음은 없다.그러던 중 두 사람의 화제는 배우로부터 성형과 가슴 수술로 이어졌다.하지만 결국 두려움으로 끝냈다.전동하는 점점 졸음이 몰려와 그녀들의 대화에 녹아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사실 끼어들려고 해도 끼어들 공간이 없다.그러다가 김하늘이 차에서 내린 뒤에야 전동하는 눈을 떴다.그런데 이번에는 소은정이 하품을 했다.전동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자기 어깨에 얹었다.집에 가는 길은 따뜻하고 시끌벅적했다.그들은 아까 발생했던 해프닝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이민혜의 사건은 얼마 안 되어 대충 마무리를 지었다.보름째 되는 날 이민혜는 살인 미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비공개로 선고받았다.즉 수감될 필요는 없지만 죄명은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하지만 이번 사건은 공개 재판을 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 교통사고 사건에 관한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사건이 지나고 한 달 후에 소은정은 새 차를 받았다.그녀는 보지도 않고 우연준에게 결혼 선물로 주었고 우연준은 아주 기뻐
박수혁은 휴대폰을 한 번 보더니 발을 들어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고맙다는 말을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다고 했을 텐데요? 제가 뭐 자선가도 아니고, 그쪽 마음이 편하자고 하는 인사 말은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닌가요?”남유주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박수혁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부족한 거 없으시잖아요. 그러니까 굳이 뭘 드릴지 생각이 안 나는데 힌트라도 주실래요?”박수혁은 그녀를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는 왠지 그녀가 흥미로웠다.박수혁은 잠시 멈칫하더니 뭔가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생각해 볼 게요. 전 재산 내놓을 준비는 됐어요?”남유주는 깜짝 놀랐다.‘전 재산을 내놓아야 할 일이야?’남유주는 순간 냉정해지면서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심지어 아래층에 도착한 뒤에도 그녀는 박수혁과 함께 나가고 싶지 않았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박수혁은 남유주의 중얼거림을 들을 수 있었다.“박 악마……”박수혁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물었다.“뭐라고요?”남유주는 활짝 웃으며 말을 바꿨다.“박 천사 씨!”박수혁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만족스러운 듯 떠나갔다.욕을 하더라도 등 뒤에서 하면 안 된다!남유주의 미소는 점차 사라졌다.결국 그녀는 찌푸린 얼굴로 이한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이한석은 그나마 박수혁보다 많이 쉬웠다.“유주 씨, 어쩐 일로 전화 주셨어요?”“이 비서님. 박수혁 씨가 저한테 말로만 하는 인사는 하지 말라고… 혹시 박수혁 씨 뭐 필요해요? 힌트 좀 주세요. 전 재산을 내 놓아야 할 그런 거 말이예요.”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녀에게는 재산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거라고는 고작 작은 규모의 술집 뿐이다.이한석은 멈칫하더니 가볍게 웃었다.“정 안되면 몸으로 떼우라는 말도 있잖아요! 누가 누구의 전 재산을 얻을 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죠!”남유주는 치를 떨며 말했다.“그런 장난은 하지 마세요. 저 박수혁 씨한테 관심 없어요. 이혼을 얼
남유주는 바싹 마른 입술을 오므리고 말했다.“해외에서도 이런 걸 본 적 없어요. 티켓에 적혀 있지 않아서 저도 이런 전시회인 줄 몰랐어요.”박수혁은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중단시키고 엄숙하게 말했다.“유주 씨의 목적이 뭔 지 모르겠지만 선을 넘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이런 서프라이즈 성의는 마음만 받는 거로 하죠. 유주 씨 취향이 독특하다고 누구나 다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서요.”박수혁의 말에 남유주의 빨갛던 얼굴이 창백해졌다.‘내가 과분한 생각이라도 한다는 건가? 그래서 여길 데려왔다고? 그래,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지!’하지만 지금 무슨 말을 해도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박수혁은 비록 불쾌했지만 매너가 있는 사람이라 바로 떠나지 않았다.그들이 떠날 때는 역시 책임자가 직접 와서 그들을 배웅했다.남유주는 정말 할 말이 없었다.설명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한석을 팔아 넘길 수도 없는 일이었다.기사는 이미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박수혁은 바로 차에 올라타 떠나버렸다.얼마 지나지 않아,이한석은 남유주에게 연락했고 위치를 물었다.남유주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이 비서님, 그 티켓 말인데요…… 저 진짜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박수혁 씨가 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이젠 어떡해요.”이한석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워낙 견식이 넓으셔서 그냥 말씀만 그렇게 하실 뿐 마음에 두지 않을 거예요.아, 맞다. 대표님이 뭐 좀 전해주시라고 하셨는데, 아직 갤러리에 계시죠?”“네 입구 맞은 켠 차 안에 있어요.”“잠시만요.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그녀는 의아했다.‘나한테 전해줄 게 있다고? 보나마나 좋은 건 아닐테고. 경고인가? 아니면 협박인가? 하, 무엇이든 받아드려야지. 내가 할 말이 없기는 해.”한참 뒤,이한석이 도착했다.그는 남유주에게 케이스를 내밀었다.“대표님이 특별히 유주 씨한테 드리는 선물이예요. 오늘 고생 많으셨으니 사양하지 말고 받아주세요.”남유주는 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