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하는 소은정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으며 그녀가 아픈 건 더 싫었다.하여 조그마한 위험도 쉽게 보아서는 안 된다. 소은정은 전동하와 함께 있을 때 모든 게 정상이고 예전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하지만 전동하가 두려운 것은 소은정의 옆에 없을 때, 그녀에게 위험한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특히 매번 팔에 상처를 볼 때마다 전동하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 아파졌다. 그는 늘 가슴을 졸이며 자기 자신에게 방심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전동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했고 두 사람은 모두 우울증이 불러오는 위험성을 최대한 무시하는 척했다.전동하는 정말 무시하는 게 아니다.소은정은 고집을 부리지 않고 온수를 가져왔다. 전동하는 약을 찾아 소은정에게 주었고 그녀가 먹는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되었다.마지막으로 전동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었다.“착해요.”전동하는 몸을 돌려 컵을 내갔다.전동하가 돌아왔을 때, 그는 소은정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윤이한이 알려준 사실을 말했다.소은정은 아주 놀라웠다.“인터뷰요? 어떤 인터뷰? 만약 엔터 쪽이면 됐어요.”전동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아마도 경제 뉴스 인터뷰일 거에요. 하지만 자극성을 위해 우리 사생활도 묻겠죠. 그래서 일단은 미뤘어요.”“그걸 왜 미뤄요? 컴백하고 아직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 이번 기회에 인터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성강희가 촬영한 사진뿐이잖아요. 직접 나서지 않으면 사람들 마음속의 동하 씨는 이미 죽었을 거예요.”소은정은 인터뷰에 꽤 관심을 보였다. 전동하는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그래요, 그러면 같이할까요?”“그때 다시 얘기해요.”소은정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 SC그룹의 이번 시즌 신상이 곧 출시하니 같이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다음 날 오후,병원.이한석은 병상에 누워있는 남유주를 지키고 있었다. 드디어 그녀가 깨어났다.의사는 환자가 깨어나기만 하면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도리가 없는 이한석이 스스로 말을 걸었다.“남유주 씨, 오후부터는 메이드가 돌봐 드릴 거예요. 이건 제 연락처니까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남유주는 이한석의 명함을 빤히 쳐다보더니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비서님한테 얘기해도 소용없을 테니 박수혁 씨 연락처 주세요.”이한석은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죄송하지만 대표님의 연락처는 함부로 드릴 수 없어요.”“좋아요, 그렇다면 경찰서에 연락해서 어떻게 양형할지 여쭤볼게요.”남유주의 한 마디는 이한석의 정곡을 찔렀다.이한석은 소름이 돋았다.그는 이제야 남유주가 보통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도대체 얼마를 원하려고 저러는 거지?’이한석은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대표님은 왜 하필이면 이 여자를…’다행히 남유주는 이미 가정을 이루었다. 아니면 혹시라도 박수혁에게 빠지면 큰일이다.이한석은 박수혁이 한동안 실패한 사랑의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어쩌면 이한석이 너무 복잡하게 생각한 것인지도 모른다.이한석은 결국 박수혁의 명함을 건네주었다.“여기 우리 대표님 명함이에요. 평소에 많이 바쁘시다 보니 전화를 제때 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이한석은 그녀에게 예방주사를 놓았다.남유주는 피식 웃더니 두 사람의 명함을 함께 두었다.이한석은 점점 남유주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메이드는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메이드가 도착하니 이한석은 더는 이곳에 머무를 필요가 없게 되었다.‘이 기회에 대표님한테서 크게 받아내려는 게 분명해. 그러니까 여러 번 생각해 봐야겠지.’이한석은 메이드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 병실을 떠났다.태한그룹.병원에서 나온 이한석은 집에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바로 회사로 나왔다.이한석은 SC그룹의 우연준이 휴게실에 있을 줄 생각도 못 했다.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다급히 우연준에게 다가갔다.“우 비서님?”우연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었다.“오랜만입니다, 이 사장님.”이한석은 쑥스러운
직접 코디한 주얼리 세트도 그녀가 신중하게 고른 것이다.전동하도 같은 시리즈의 손목시계로 포인트를 강조했다. 두 사람은 언뜻 보기에도 티키타카가 잘 맞아 보였다.전동하의 정장은 한 치의 구김도 없었지만 상태는 아주 평온했다. 그는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렸다.전동하의 고급스러운 외모에서는 차가움이 풍겼지만 눈빛은 온화했다.옆에 놓인 지팡이가 아니었다면 그는 예전과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전동하는 손목시계를 힐끗 보며 만지작거리더니 소은정의 귓가에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귓속말했다.“왜 인터뷰하겠다고 했는지 알겠어요. 그 투철한 직업정신은 아무도 못 따라올걸요!”소은정은 입꼬리를 올리고 살며시 웃었다. 그녀의 모습은 아주 생기발랄해 보였다. 검은색의 긴 생머리를 찰랑이며 환하게 웃는 그녀는 너무나도 눈부셨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면 됐어요. 이번 시즌 주얼리는 반드시 대박 날 거라 모델도 따로 필요 없어요. 집에 가면 맛있는 거 해 줄게요.”전동하는 눈썹을 치켜뜨더니 눈빛이 사악하게 변하며 손가락을 비볐다. 그는 이 순간 마이크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미소를 지으며 봄비같이 촉촉한 목소리로 그녀의 귀를 간지럽혔다.“내가 생각하는 맛있는 거?”전동하의 말은 백스테이지의 모든 사람에게 이어폰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다들 순식간에 어리둥절해졌다.어디 그것뿐일까? 모두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시선을 소은정에게 돌렸다.소은정은 손을 뻗어 가만히 전동하의 허리를 꼬집었다. 전동하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견한 듯 옆구리에 힘을 가득 주었다.소은정과 전동하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두 사람의 꽁냥거리는 모습에 사람들은 갑자기 부러움을 느꼈다.그것은 가식이 아니고 연기가 아닌 정말로 아무도 끼어들 자리가 없는 진짜 사랑이다.전동하는 문뜩 마이크가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소은정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소은정은 이내 안색이 변하며 미소를 거두었다.진행자도 뻘쭘한 표
이한석은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폭행이요?”‘예리하고 날카로운 말투로 봐서는 전혀 맞으면서 살 것 같지 않았는데!’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몸도 성치 않은 그녀가 맞서 싸울 힘이 어디 있겠는가?이한석은 이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했다.“그래요, 알겠어요.”이한석은 바로 차를 돌려 병원으로 향했다.박수혁에게 전화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중에 마침 박수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우리 엄마가 아프시대. 나 가봐야 하니까 큰일 없으면 전화하지 마.”사실 박수혁은 핑계를 대고 도망가고 싶었다.하지만 이민혜가 아프다는 말도 사실이다.박수혁은 사람을 보내 이민혜를 단속했다. 처음에는 소란을 피웠지만 박수혁이 전혀 물러서지 않으니 이민혜는 소란을 피울 힘도 사라졌다.박대한은 사망하고 박예리도 어디에 던져졌는지 알 수 없다.그녀는 박봉원과의 사이도 좋지 않았고, 게다가 지금은 박봉원이 침대에 누워 움직일 수도 없으니 굳이 보모가 되어 시중을 들려고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민혜는 너무 외롭다. 또 전처럼 멋대로인 삶을 살지 못하니 괴롭기도 했다.메이드들은 박수혁이 직접 갈 줄 몰랐다.이한석은 가볍게 대답하고 남유주에 관해 말하려고 했다.“대표님, 병원에 계시는 남유주 씨……”하지만 이한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수혁은 전화를 끊어버렸다.남유주는 박수혁에게 아무것도 아니다.하여 굳이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이한석은 다시 전화하지 않았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만약 남유주에게 큰일이 생기면 박수혁도 연루될 수밖에 없기에 이한석은 진심으로 남유주가 빨리 회복하길 바랐다.그런데 남편에게 폭행을?‘이형욱, 쯧……’이한석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남유주는 이미 응급실에서 나왔다.VIP 관찰 병실 입구, 메이드는 손에 땀을 쥐고 병실 안을 힐끔힐끔 들여다보았다.이한석을 발견하자 그제야 메이드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급히 말했다.“비서님, 오셨어요.”이한석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어떻게 된 일이죠?”메이드는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전동하는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당신만 좋다면 나도 좋아요.”두 사람은 서로를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마침 엘리베이터 앞에서 통화 중이던 성강희는 두 사람의 꽁냥거리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성강희는 기침을 한 번 하고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안 나와요?”두 사람은 멈칫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전동하는 손을 내밀었지만 성강희는 전동하를 덥석 끌어안고 어깨를 두드렸다.“살아서 돌아온 걸 환영해요, 동하 씨!”전동하도 성강희의 어깨를 두드렸다.“고마워요.”성강희는 소은정을 힐끗 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하늘이 이미 도착했어. 그리고 한 사람 더, 강열 씨도 왔어.”소은정은 잠시 멈칫했다.“아직 안 갔어?”성강희의 눈빛은 갑자기 슬퍼졌다.“곧 유라 기일이야.”소은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시 침묵을 지켰다. 전동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일단 들어가요.”룸 내부의 조명은 아주 어두컴컴했다.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침 문설아가 시원하게 삑사리를 냈고 김하늘은 영혼을 담아 박수를 치고 있었다.그들이 들어오자 룸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성강희가 먼저 축사를 들었다.“자, 다들 잔부터 드세요. 전동하 씨의 컴백을 위하여!”전동하는 다들 이렇게 열정적으로 자기를 반겨줄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는 그저 그들이 자기의 명분으로 모임을 조직한 것뿐이라고 생각했다.하여 전동하는 저도 모르게 뻘쭘해졌다.소은정은 전동하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소은정과 전동하는 와인을 들고 모두에게 잔을 부딪쳤다. 전동하는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기울여 소은정에게 귓속말을 했고, 소은정은 환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전동하도 환하게 웃었다.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그들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술도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어느새 소은정은 취기가 오른 눈으로 성강희
전동하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입을 열어 말하려고 했지만 소은정이 먼저 말했다.“그 사모님은 아주 센스가 좋았어요. 날 도와서 전화도 걸어 주셨고요. 근데 내가 동하 씨 연락처 이름을 확실하게 저장하지 않아서 조우태 선생님에게 연락을 했더라고요. 다행히도 선생님은 날 실망하게 하지 않았어요. 아니면 괜히 그 많은 술을 마시게 된 거잖아요!”소은정은 술을 마신 탓인지 마치 여린 장미꽃처럼 몸을 완전히 전동하에게 기대고 나긋나긋한 말투로 말했다.소음은 고막을 울리고 뒤편 룸에서는 귀청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가끔 어렴풋이 들려왔다.두 사람은 이곳에서 한참 동안 조용히 서로를 껴안았다.그러다 전동하는 그녀를 빤히 보았다. 이내 그들의 코끝은 서로 닿았고 따뜻한 숨결이 서로의 얼굴을 감싸주었다.전동하의 얼굴은 마치 조각같이 부드럽고 빛났다.그윽한 눈동자는 반짝이는 빛을 가득 머금었다.전동하는 가볍게 그녀의 말랑한 입술에 입을 맞췄고 두 사람의 숨결은 이내 뒤섞이기 시작했다. 전동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제 새봄이가 나한테 소원을 얘기했어요.”소은정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어떤 소원요?”“새봄이 동생이 갖고 싶대요.”말을 끝낸 전동하는 바로 그녀에게 키스했다. 따뜻한 입술은 어느새 뜨거워졌고 그들은 온몸이 타오를 것 같았다.멀리서 이 장면을 발견한 사람들은 환호를 질렀다.소은정은 쑥스러운 듯 전동하의 품에 안겼다. 그녀는 마음이 녹는 것 같았다.멀지 않은 곳에서,맨 안쪽 룸 앞에는 얼음 같은 남자가 서 있었다. 얼마나 오래 지켜보았을까, 남자는 여전히 강렬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의 눈동자에는 어둠이 가득했고 담배는 벌써 다 타버린 지 오래다.강서진이 룸에서 나와 남자의 어깨를 두드렸다.“수혁아, 너 담배 너무 오래 피는 거 아니야? 들어가자.”말을 끝낸 강서진은 박수혁의 팔을 당겨보았지만 박수혁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강서진의 시선은 박수혁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낯선 사람이라면 웃어넘겼겠지만
밖에서 만취한 이형욱이 병원이 제집 안방인 것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그는 원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성격이 아니었다.그가 살아온 세상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고 돈 많은 사람이 갑이었다.남유주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누워서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밖에서는 이형욱의 고함이 들리고 고용인이 이한석에게 전화하는 소리도 들렸다.그가 매번 주먹으로 병실 문을 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병원 소동은 결국 경찰 신고까지 이어졌다.이형욱이 문을 거의 박살내다시피 했으나 남유주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이한석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이미 정리되어 있었다.그는 박수혁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기분이 안 좋아 술을 마신 박수혁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이한석은 무거운 표정으로 파손된 문을 바라보았다.고용인이 긴장한 표정으로 안에서 나왔다.“이 비서님, 남유주 씨는 이형욱 씨의 구속을 원치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병원에 적당한 손해배상만 한다면 남편의 책임을 추궁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남편.이한석을 포함한 모두가 놀랐다.반면 형사의 태도는 차분했다.“그럼 정당한 이유를 설명해 주셔야 할겁니다. 남유주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아예 안 받는 건 아니거든요.”“남유주 씨는 태도가 확고합니다.”고용인이 말했다.사실 그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술 취해서 난동을 부리고 쩍하면 가정폭력에 밖에서 바람까지 피우는 남자를 이렇게 쉽게 용서하다니.이한석이 말했다.“남유주 씨 한번 만나볼 수 있을까요?”고용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한석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남유주는 잠든 건지 눈을 감고 가냘픈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언제 숨이 멎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이한석은 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남유주 씨, 정신이 들었다면 우리 얘기 좀 할까요?”남유주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잠든 게 아니었다.“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가족들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겠네요.
남자는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이한석을 바라보았다.정말 능구렁이가 따로 없었다. 알면서 일부러 시비를 걸어도 이한석은 대답해 줄 말이 없었다.박수혁이 왜 매번 그에게 패배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자신의 상사가 조금 안쓰러웠다.이한석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작별인사를 고했다.“다른 일 없으면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전동하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래요. 다리가 불편해서 마중은 못 나갑니다. 다음에 저한테 선물할 거면 제 사무실로 직접 보내달라고 전해주세요.”이한석은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왔다.그래도 선물을 무사히 전달했으니 임무는 완성이었다.한편, 소은정은 소은호의 사무실에 있다가 이한석이 나간 뒤에야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왔다.그녀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남자에게 말했다.“이제 가죠?”전동하가 웃으며 물었다.“휴가 신청은 통과된 거죠?”소은정은 여유롭게 고개를 끄덕였다.소은호는 힘들었던 그녀의 처지를 이해하기에 흔쾌히 휴가에 동의했다.전동하가 그녀에게 손짓하며 물었다.“이거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소은정은 인상을 쓰며 다가가서 물었다.“이게 뭐예요? 이렇게 큰 다이아가 어디서 났어요?”그녀는 보석을 집어들고 찬찬히 살피고는 다시 내려놓았다.“누가 선물했어요?”“이한석 씨가 다녀갔어요. 박 대표가 내가 돌아온 걸 축하한다면서 선물까지 보냈다네요?”소은정은 순간 기분이 나빠졌다.‘박수혁 이 자식은 또 무슨 생각으로 남자에게 보석을 선물했지?’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잘 보관해요. 나중에 그 집에 무슨 축하할 일이 생기면 다시 돌려보내죠.”전동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당신이 원한다면야.”두 사람은 간단히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우연준이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했다.“두분 잘 놀다 오세요!”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럼 수고하세요.”우연준은 요즘 안색이 많이 바뀐 소은정을 보고 못내 기뻤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