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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8화 쓰레기 음식

소은정은 헛기침을 하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시준이 오랜만에 보는데 같이 가자. 이 호텔 레스토랑 괜찮다고 들었어. 애들도 좋아한대. 시준이는 어떤 게 맛있나 먹어보고 이모한테 알려줘. 그럼 돌아갈 때 새봄이 몫도 좀 싸가게.”

박시준은 기죽은 눈빛으로 박수혁의 눈치를 살폈다.

아이는 물론 예쁜 이모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새봄이에게 맛있는 요리를 추천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박수혁이 더 무서웠다.

박수혁은 복잡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힐끗 바라보고는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겠지만 앞으로 또 이딴 쓰레기 음식 먹다가 들키면 그날은 밥 없어.”

박시준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박수혁은 표정을 펴고 소은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자.”

소은정은 손을 내밀어 아이의 손을 잡았다.

잔뜩 기죽었던 박시준의 표정이 천천히 풀어지더니 고개를 들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들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타려던 박수혁에게 운전기사가 다가왔다.

박수혁은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소은정에게 말했다.

“자리 예약했으니까 먼저 올라가 있어. 난 얘기 좀 하고 올라갈게.”

소은정은 그와 좁은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안도했다.

박수혁은 운전기사에게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무슨 일이지?”

운전기사는 긴장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대표님, 도련님 배탈은 안 나겠죠?”

박수혁은 인상을 쓰며 그를 노려보았다.

운전기사는 그제야 사실을 토로했다.

“도련님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거든요. 너무 배가 고프다고 하길래 어차피 저도 밖에 햄버거 사러 나가는 길이라서 같이 나가서 하나 사줬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도련님 같은 신분에 패스트푸드가 가당키나 한가요? 안 먹던 음식을 갑자기 먹어서 혹시라도 탈이 날까 봐 걱정이네요.”

박수혁은 착잡한 표정으로 운전기사를 바라보았다.

조금전까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치 무책임한 그를 비난하는 것만 같은 그런 표정이었다.

온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으니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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