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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5화 데이트

소은정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씁쓸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나쁜 생각을 품으면 안 되죠. 가족들이 슬퍼할 테니까요. 아무리 아파도 남편을 잃었다고 그 사람 뒤를 따라갈 수는 없겠죠.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야겠죠.”

깊은 슬픔이 담긴 애잔한 목소리가 바람 타고 사라졌다.

그녀의 매 한마디가 그의 가슴에 들어와서 깊게 박혔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심장에서 저릿한 통증이 전해졌지만 여자는 여전히 단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그는 살면서 세 번째로 무기력감을 느꼈다.

첫 번째는 그의 출생이었다. 가족을 선택할 수 없었다는 무기력감.

그리고 두 번째는 지진이 났을 당시였다. 산기슭에서 추락할 때, 자연의 재앙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세 번째가 지금이었다.

거센 파도소리가 그의 복잡한 마음을 대변하듯이 거칠게 휘몰아쳤다.

아무도 그의 마음 속의 비명을 듣지 못했다.

그는 울고 싶었고 저주스러운 운명이 한탄스러웠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억지로 생각을 가다듬었다.

나는 제시퍼다.

나는 전동하가 아니다.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그는 방관자일 뿐,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는 않으리라.

그는 단 한마디 위로도 꺼낼 수 없었다. 그의 가슴은 애달프게 울고 있었지만.

다행히 슬픔에 잠긴 소은정은 그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읽지는 못했다.

한참이 지난 뒤,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소은해가 걸어온 화상통화였다.

소은정은 바로 통화를 수락했다.

“엄마, 자고 깼는데 엄마가 없어서 놀랐어. 언제 와?”

새봄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애교스럽게 말했다.

옆에 있던 소은해가 기죽은 표정으로 말했다.

“새봄이가 우유를 마시기 싫다잖아. 네가 준 거 아니면 안 먹겠다고.”

소은정은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딸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짓던 표정과는 완전히 상반된 표정이었다.

“새봄이 착하지. 우유 마셔야 키가 쑥쑥 클 수 있어. 그래야 몬스터 때려잡지.”

새봄이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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