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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4화 닮은 사람

소은정은 어쩐지 이 사람 앞에서는 털어놓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에게도 하소연한 적 없던 말이었다.

낯선 사람과 바다를 마주하고 같이 앉아 있어서 감성적으로 변해버린 걸까?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라서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그녀의 상황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일까?

어쨌든 앞으로 다시 만날 일 없는 사람이었다.

그냥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말해버리자.

제니퍼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반응을 보였다.

“어디가 닮았나요? 외모요?”

소은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요. 외모는 전혀 다른데 분위기가 많이 닮았어요.”

그녀 역시 곤혹스러웠다. 왜 외모는 다른데 전동하 느낌이 나는 걸까?

제니퍼는 긴장을 풀고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듣고 보니 참 신기하네요. 기회만 된다면 그분 한번 직접 뵙고 싶어요.”

소은정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고 가슴은 날카로운 것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

“아마 그럴 기회는 없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제니퍼는 즉각 자신이 했던 말을 후회했다.

전동하의 부재가 소은정에게 어떤 상처였는지 잠시 잊고 있었다.

제니퍼 본인이 이렇게 힘든데 소은정이라고 편할까?

그는 이를 악물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가벼운 말투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요? 왜죠?”

스스로 말하고도 정말 잔인한 질문이었다.

소은정은 부드럽고 애잔한 목소리로 잔인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운이 좋으면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테고 운이 나빴으면 이세상 사람이 아니겠죠.”

그 얘기가 끝나자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바닷바람이 차가웠다.

두 사람은 그들만의 공간에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 같았다.

제니퍼는 날카로운 것에 심장을 찔린 느낌이었다.

고통스럽고 잔인한 무게가 그를 짓눌렀다.

그는 지금 매일 밤낮을 그리워하던 이와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진짜 신분을 이 사람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소은정은 완벽한 여자였고 더 완벽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녀의 옆을 지키는 사람은 평판과 인품이 훌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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