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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3화 행복한 하루

소은정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소은정은 이 친척은 없는 셈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최성문은 박수혁도 따라 나오는 걸 보고 약간 놀랐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박시준이 소은정의 차에 탔다는 사실이었다. 다행히 박수혁은 차에 타지 않았다. 아니었으면 그 분위기가 얼마나 어색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어르신도 안 계시는 마당에 박수혁에게 기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가 소은정과 가까이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뻔한 목적을 소은정이 눈치 못 챘을까?

“햄버거 가게로 가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차 안에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넘쳐났다. 소은정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박수혁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같이 따라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햄버거 가게에 도착했을 땐 이미 먼저 가게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가게를 통째로 빌린 것 같았다. 이 시간대면 한창 가게에 사람이 많을 텐데 아무도 없었다. 소은정은 놀랐지만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기만 했다.

“엄마, 나 쇼핑도 하고 싶어.”

가게 옆에 바로 대형 쇼핑몰이 있었다.

“일단 밥부터 먹자.”

새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은정은 소지혁과 함께 주문을 하러 갔고 새봄이와 문준서 그리고 박시준은 같이 놀고 있었다. 박수혁은 밖에 나가 통화를 하고 들어오는 듯했다. 그는 소은정의 뒷모습을 보자 저도 몰래 미소를 지었다. 새봄이와 문준서는 피규어 가게 앞에서 피규어에 푹 빠져있었다. 박수혁이 그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가지고 싶어?”

새봄이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골라, 아저씨가 사줄 게.”

새봄이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빠가 사줄 거예요.”

박수혁이 침묵했다.

“아저씨가 시준이 대신 사주는 거야. 오늘 새봄이 기분 나쁘게 한 건 시준이 잘못이니까. 그러니까 골라.”

새봄이는 그제야 기뻐하며 문준서를 데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울트라맨 피규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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