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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바람

순간, 회의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임상희의 얼굴 또한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회사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었다.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디서 굴러먹다 온 건지도 모르는 소은정을 위해 그녀를 버리다니.

소은호의 단호한 태도에 다른 임원들도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입사와 동시에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돌릴 생각은 없었다. 그녀가 상황을 중재하려던 순간, 임상희가 잔뜩 빨개진 얼굴로 일어서더니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주제넘었습니다. 앞으로 소 본부장님을 잘 보좌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죠.”

말을 마친 소은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그제야 임상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소은정은 갑자기 나타난 본부장이라는 존재를 직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능력을 보여준다면 언젠가 직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다.

회의를 마치고 소은정이 사무실로 내려오자 우연준이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

“본부장님, 앞으로 업무에 관한 일은 저에게 분부하시면 됩니다.”

우연준은 오빠가 아끼는 부하였다. 우연준이 옆에서 도와준다면 여러모로 편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고마워요. 저번에 대표님께서 거성그룹 프로젝트 건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지금 당장 거성그룹에 대한 모든 자료를 조사해 주세요.”

“네.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우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연준이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유라가 성큼성큼 들어오며 말했다.

“은정아, 내 사무실 바로 네 옆이다. 우리 이제 정말 같이 일하는 거야.”

한유라와 다시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소은정도 싱긋 미소를 지었다.

“아마 쉽지는 않을 거야. 뭐 앞으로 점점 좋아질 테지만.”

한유라는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말했다.

“뭐가 무서워? 이 언니가 옆에서 다 지켜 줄 텐데. 아, 이것 좀 봐봐.”

한유라는 웃으며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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