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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5화 단 한 치의 신뢰

흠칫하던 민하준이 곧 아무렇지 않다는 듯 샌드위치 하나를 집어들었다.

“괜찮아.”

그리고 잠깐 고민하던 민하준은 샌드위치 대신 우유와 정교한 비주얼의 디저트를 집어 쟁반에 올린 뒤 2층으로 올라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방혁재가 고개를 저었다.

“형님은 왜 인질한테 저렇게 잘해 주는 거지?”

“전 여친이거든.”

이에 곽현이 아무 감정 없는 목소리로 툭 대꾸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방 안에는 샤워를 마치고 창가에 앉아있는 한유라의 모습이 보였다.

마치 인형처럼 눈 한 번 깜박하지 않는 한유라의 머릿결에서 샴푸의 산뜻한 향기가 풍겨왔다.

쟁반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민하준이 물었다.

“깼으면 내려오지 그랬어. 셰프 한 명을 새로 구했는데 솜씨가 꽤 좋더라고.”

어차피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다. 아직도 화가 잔뜩 난 상태일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고개를 돌린 한유라는 미소마저 짓고 있었다.

“입맛이 없어서.”

예상과 다른 반응에 민하준이 어떠한 리액션도 하지 못하던 그때, 한유라의 말이 이어졌다.

“나, 토스트 먹고 싶어.”

그리고 다음 순간, 민하준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가만히 있을 땐 고독한 늑대 같은 차가운 인상이지만 미소를 지을 때면 날카로운 이목구비가 전부 가려질 정도로 찬란한 웃음을 가진 남자, 한때 한유라가 가장 사랑했던 모습이기도 했다.

적어도 무언가를 요구했다는 건 어제 일에 대한 책임을 더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생각한 민하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올라갈 때와 그대로인 쟁반을 바라보던 노경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안 드신답니까?”

“토스트가 먹고 싶다네.”

“예?”

그리고 민하준은 대답 대신 소매를 걷은 채 주방으로 향했다.

“내가 직접 만들 거야.”

‘세상에나...’

노경우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입을 떡 벌렸다.

음식 냄새라면 질색하는 사람이 직접 요리라니.

힐끗 곽현을 바라보니 역시 적잖게 놀란 표정이다.

다행히 식자재와 주방도구들을 두루 갖춘 덕에 한참을 뚝딱대던 민하준은 곧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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