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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명심

“박 대표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성강희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억지로 방해하는 박수혁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어차피 이혼한 사이, 이제 성강희는 절대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박수혁은 성강희의 말은 깔끔하게 무시한 채 소은정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들고 있는 시계에서 반짝이는 빛이 유난히 박수혁의 눈에 거슬렸다. 파텍 필립은 박수혁의 가장 좋아하는 시계 브랜드였지만 지금 이 순간, 그가 소장하고 있는 시계에 전부 불태워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박수혁의 큰 손을 뿌리쳤다.

“뭔데?”

박수혁의 꾹 다문 입술이 열리려는 순간, 소은정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할 말 있으면 다음에 해. 오늘 강희 생일이야. 다른 사람 생일파티에서 이게 무슨 추태야?”

말을 마친 소은정은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성강희에게 다가가 준비한 시계를 직접 해주었다. 이리저리 훑어보던 소은정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강희야, 생일 축하해.”

성강희는 손목을 들더니 일부러 박수혁에게 보여주었다.

“고마워. 내가 받은 최고의 생일선물이야. 평생... 평생 간직할게...”

성강희가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성강희의 따뜻하고도 열렬한 눈빛에 소은정의 마음도 벅차올랐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 박수혁의 눈빛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박수혁에게는 생일파티를 해준 적도 선물을 준 적도 바이올린 연주를 보여준 적도 없다. 그런데 성강희가 무슨 자격으로...!

생일 파티에서 보여준 소은정의 모습은 예리한 비수처럼 박수혁의 가슴을 난도질했다. 결혼생활 동안 두 사람이 쌓은 추억 하나 없다는 게 허무하면서도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소은정은 싱긋 웃더니 장난스레 말했다.

“그래. 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은 더 올라갈 거야. 재테크한다고 생각해.”

한편, 김하늘은 두 남자 사이에 어색하게 끼어있는 소은정과 면박을 받고도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박수혁을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일부러 핑계를 대며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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