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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반지 내가 버렸어

소은정과 김하늘은 다시 파티장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소은정의 신분이 밝혀지자 다들 그저 가식적인 인사를 건넬 뿐 그 누구도 그녀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지 않았다.

왠지 피곤해진 소은정은 발코니로 다가갔다. 조용하고 우아하게 발코니 창문 너머로 반짝반짝 빛나는 호수가 보였고 은은한 꽃향기가 소은정의 코끝을 자극했다.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던 그때, 발걸음 소리가 다가왔다.

“은정 씨, 여긴 어떻게 왔어요?”

강서진이었다.

여유롭던 소은정의 얼굴에 불만이 비치고 그녀는 차가운 눈으로 강서진을 노려보았다.

“내가 어디를 가든 강서진 씨 허락까지 받아야 합니까?”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고 어서 꺼지라는 뜻이었다. 소은정의 태도에 머쓱해진 강서진이었지만 그래도 친구인 박수혁의 편을 들어주고 싶었다.

“아 그건 아니지만... 은정 씨, 그 시계 형 선물로 준비한 거 아니었어요? 생일날에도 형이 밤새 은정 씨를 기다렸는데 결국 오지도 않고...”

박수혁이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다.

반면 소은정은 강서진의 말에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 시계가 박수혁을 위한 선물이라고 말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김칫국부터 마시긴.

“강서진 씨, 내가 왜 나랑 상관도 없는 사람 파티에 가야 하죠? 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생일선물까지 준비해야 하냐고요?”

뻔뻔하긴.

망설이던 강서진이 입을 열려던 순간, 커튼 뒤의 그림자가 살짝 흔들렸다. 익숙한 그림자였다...

이런, 하필 이때...

깜짝 놀란 강서진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

“넌 정말 내가 싫어?”

남자의 질문에 소은정의 몸이 흠칫 떨리더니 뒤를 돌아보았다. 언제 다가왔는지 박수혁은 바로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긴 커튼이 그의 모습을 가려주었나 보다.

복잡미묘한 눈빛과 달리 박수혁의 목소리만은 아주 덤덤했다.

소은정은 시선을 피하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 동안 티는 충분히 낸 것 같은데. 정말 몰라서 물어?”

이왕 엿들었으니 더 이상 숨길 생각도 없었다. 이참에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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