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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화 잡생각

하지만 너무 달콤함에 취해 어느새 다가온 위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심강열은 그녀에게 자상하게 대해주고 그녀의 말괄량이 같은 성격을 포용해 주었기에 한유라는 자신이 그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한유라 역시 결혼하기 전까지는 잘 놀았고 남자들의 심리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들의 결혼 생활을 방해하는 게 싫었고 전 여자친구에게 지는 건 더 싫었다.

차 안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운전기사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모님, 소 대표님네 본가로 가실까요?”

사실 심강열은 그녀가 멀쩡하면 그쪽으로 데려오고 술을 많이 마셨으면 바로 집으로 데려가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운전기사는 한유라가 술 취한 건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의 말을 들은 한유라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안 가요. 바로 집으로 가죠!”

운전기사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없이 집으로 향했다.

심강열은 소은정네 본가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한유라가 오지 않자 운전기사에게 연락했다. 그제야 그는 한유라가 이미 집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유라에게서는 도착했다는 문자조차 오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입맛이 없어졌다.

다행히 눈치 빠른 소은정이 웃으며 그를 위로했다.

“유라 많이 취했나 봐요. 그래도 유라한테 화 내시면 안 돼요. 어차피 싸워도 못 이겨요. 짜증만 나죠.”

심강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음에 같이 올게요. 오늘 실례 많았어요. 이만 돌아가 볼게요.”

어차피 일적인 얘기는 이미 끝났고 소은호도 더는 그를 만류하지 않았다.

심강열이 돌아갈 채비를 하는데 소은호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심 대표니까 한유라 성격 다 받아주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러자 한유라의 절친인 소은정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우리 유라 성격 좋거든? 얼마나 온화하고 배려심 넘치는데! 유라랑 결혼한 심강열 씨가 복받은 거라고!”

소은호는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웃을 뿐,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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