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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8화 할 말 있으면 해

정신을 차린 심강열은 미간을 마사지하며 말했다.

“기분 좀 나아졌어?”

한유라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오랜만에 공들여서 피부관리를 했더니 아까보다는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

하지만 굳이 야심한 밤에 대화를 나누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가 뒤돌아서는데 심강열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무릎에 앉혔다.

한유라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당신은 피곤하지도 않아?”

심강열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치켜올리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책임질 자신 없으면 자극하지 마.”

한유라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물었다.

“나랑 무슨 대화를 하고 싶은 거야?”

심강열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는 그녀의 옆구리를 살짝 꼬집었다.

“오늘 기분 나쁜 일 있었어?”

한유라는 눈을 깜빡이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니. 그런 거 없는데?”

“거짓말하지 마. 우리 사이에 숨기는 거 없기로 했잖아. 할 얘기 있으면 솔직하게 얘기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화가 난 말투는 아니었다.

많이 피곤하지만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한유라는 시선을 떨구고 잠시 침묵하다가 진지한 눈빛으로 그와 시선을 맞췄다.

“조희찬 씨도 본사를 떠났는데 나는 언제 본사에서 내보내 줄 거야?”

그 말에 심강열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약간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로 가고 싶은데?”

한유라는 그의 무릎에서 일어나 그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심해그룹 안주인이 평생 당신 비서로 살 수는 없잖아? 본사에 출근하기로 결정한 것도 일개 비서에 만족하려고 온 게 아니야. 어떻게 생각해?”

심강열은 잠시 침묵하며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녀의 생각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비서 일이 지겨워?”

“지겨운 건 아니야. 그냥 지금 위치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게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내가 이 자리에서 배운 경험으로 내가 유한그룹을 물려받기에는 부족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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