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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9화 실망

전동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소은정도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눈치를 살폈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한 말인데 더 악화시킬 줄은 몰랐다.

“아빠….”

“닥쳐!”

소찬식은 고함을 지르며 소은해에게 삿대질했다.

“뭘 꾸물거리고 있어? 당장 이놈을 끌어내!”

소은해는 난감한 표정으로 전동하를 바라보고는 다가가서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일단은 나가죠.”

전동하는 자신이 너무 쉽게 접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소은정에 대한 소씨 가문의 사랑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다.

소찬식 눈에 그는 그저 개자식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다.

어렵게 따냈던 좋은 점수가 순식간에 무너진 것이다.

전동하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소찬식을 바라보다가 다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만약 이번 사건으로 그녀가 마음의 상처라도 입게 된다면 그건 모두 자신의 탓일 것이다.

소은정은 괜찮다는 의미로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

하지만 전동하는 그게 더 미안했다.

그는 방에 남아서 소찬식을 설득하고 싶었지만 소찬식은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다.

미래의 장인어른에게 하나라도 잘 보여야 하는데 스스로 기회를 걷어차버린 상황이었다.

소은해는 밖으로 나오며 문을 닫았다.

소은정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화났어요?”

소찬식 역시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소은정은 다가가서 그의 손을 잡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아빠, 수술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화를 내면 어떡해요. 아빠가 싫다고 하면 당장 아이 포기할게요.”

소찬식은 안쓰러운 눈으로 딸을 바라보다가 주먹을 불끈 쥐고 길게 심호흡했다. 분노를 가라앉힌 그가 한결 풀어진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저놈이 그렇게 좋아?”

소은정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찬식은 그런 딸을 잠시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면 아이 포기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마. 비록 우리가 너를 시집 보낼 준비가 덜 된 건 맞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 전동하 저놈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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