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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5화 거슬려

그렇게 매정하게 버려진 지채영은 어떻게든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고 민하준은 그저 그런 그녀를 지켜볼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를 지탱하던 엘리트 직원들까지 전부 민하준과 함께 떠나버리고 이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하면 한달 안에 파산 신청을 해야 할 정도로 그룹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었다.

다들 그래도 부부로 살았던 정이 있으니 그녀가 이렇게 무너지는 걸 보고 있지만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지채영은 알고 있었다.

‘민하준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야. 오히려 쌤통이라며 박수나 안 치면 다행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이 위기속에서 지채영을 지탱하기 위해선 증오의 상대가 필요했고 그 화살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한유라에게로 향했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헤어졌을 줄이야.

그녀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그 두 사람이 헤어지면 속이라도 시원할 줄 알았는데 통쾌하긴커녕 기분은 더 더럽기만 했다.

설령 두 사람이 헤어졌다 해도 민하준과의 사이는 다시 돌이킬 수 없을 테니까.

독립하고 승승장구하는 민하준과 달리 그녀는 점점 구렁텅이에 빠져가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을 이어줄 아이 하나 없이 헤어졌으니 이제 그녀는 민하준에게 아무런 이용가치 없는 전 와이프, 겨우 이 정도라는 걸 다시 뼛속깊이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금 전 한유라가 파일을 건넸을 때, 지채영은 너무나 비참했다.

도움을 줘야 할 상대로 비춰졌다는 사실이 비참했고 그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더 비참했다.

하지만 또 우습게도 한유라에게 고맙기도 했다.

‘인정하긴 싫지만... 당신... 민하준보다 훨씬 더 근사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더 좋은 남자 만나.’

한편, 인사를 마치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던 소은정은 이 광경을 전부 목격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신의 차에 탄 소은정이 한유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후회 안 하겠어? 이 프로젝트 단기적으로 보면 이익 공간이 크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충분히 괜찮은 프로젝트야. 아줌마가 아시면 또 한바탕 하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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