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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1화 착각일 뿐

한유라가 취했을 때 심강열은 남자로서의 마지막 매너로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며칠 전 갓 결혼한 한유라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유라는 이미 정신을 차렸고 두 사람은 이미 부부다. 그에겐 이 감정을 참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

잠시 후, 침대에 멍하니 누운 한유라는 방금 전 있었던 일을 다시 되새겨 보았다.

‘심강열... 그렇게 거친 면도 있는 사람이었어? 내가 아직 술이 덜 깬 건가? 우리 지금 한 거 맞지?’

이때 아직도 직성이 덜 풀린 건지 심강열의 손이 다시 스멀스멀 다가와 그녀의 탄탄한 허리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하... 뭐야? 늦게 배운 도둑질 뭐 이런 거야? 부처처럼 생겨선 완전... 변태잖아.’

“우웅우웅...”

이때 때마침 휴대폰 진동이 울리고 한유라는 있는 힘껏 심강열을 밀어냈다.

“전화... 오잖아.’

두 사람만의 시간이 방해받았다는 생각에 잔뜩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심강열이 일어섰다.

“... 네, 알겠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통화를 마친 심강열이 고개를 돌리고 침대에 누운 채 잠이 든 한유라의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살짝 붉은 뺨과 아슬아슬하게 한유라를 덮은 이불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백옥 같은 몸.

순간 심강열은 다시 피가 한쪽으로 쏠리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까지 여자와 관계를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이성을 잃은 건 처음이라 심강열도 나름 당황스러웠다.

자신만은 남들과 다르다며, 성욕 따위 이성으로 충분히 누를 수 있다고 자신했던 과거는 그저 진정한 쾌락을 맛보지 못한 자의 편협한 생각일 뿐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미 곱게 잠 든 한유라를 깨우고 싶지 않았던 심강열이 조심스레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얼굴을 가린 잔머리를 넘겨준 심강열이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오늘은 진짜 출장가야 해. 3일 뒤에 봐.”

한편 잠결에 그 목소리를 들은 한유라는 눈을 더 질끈 감았다.

‘알겠으니까 얼른 가라. 나도 지금 혼란스러워 죽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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