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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파티장으로

잔뜩 억울한 표정의 윤시라는 방금 전에 울고 나온 듯 눈시울이 빨개진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왠지 웃음이 튀어나왔지만 딱히 먼저 아는 척을 하진 않았다.

우리 사이에 서로 안부나 물을 사이는 아니지.

천한강도 반가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맞이했다.

“은정아, 왔구나. 유라는 정말 오랜만에 보네. 평생 철부지 소녀일 것 같더니 이제 숙녀가 다 됐네.”

한유라는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라 천한강과도 안면이 있는 사이였으므로 허물없이 농담을 건넸다.

“아저씨, 저희가 요즘 얼마나 바쁜데요. 얼굴 보려면 미리 예약하셔야 하는 거 알죠?”

살짝 우쭐하는 한유라의 표정에 천한강이 껄껄 웃었다.

“그래. 이제는 너희 젊은이들이 일할 차례지. 워낙 바쁘니까 서로 얼굴 볼 시간도 없을 것 같아서 아저씨가 특별히 자리 마련했다.”

천한강의 장남 천진수가 넉살좋게 말을 건넸다.

“은정아, 유라야. 앉아. 음식은 우리가 알아서 주문하긴 했는데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 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시켜.”

“아니에요, 오빠. 맛있어 보이는데요 뭐.”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

전체적인 화목한 분위기와 달리 우중충한 표정의 윤시라는 누가 봐도 어우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다 잠깐 정적이 감돌던 그때,

갑자기 윤시라가 훌쩍이기 시작했다.

쟤가 눈치없이 울긴 왜 울어.

천진아가 여동생을 흘겨보았다.

천한강과 윤시라를 번갈아 훑어보던 천진수도 살짝 고개를 저었다.

윤시라는 천씨 일가에게 결코 자랑스러운 존재가 아니었다. 게다가 온갖 사고까지 친 탓에 천진수, 천진아에게 갑자기 나타난 여동생은 골칫거리 그 자체였다.

뭐, 천한강은 여전히 윤시라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말이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처한 표정의 천한강이 술잔을 들더니 소은정을 향해 말했다.

“은정아, 아저씨가 말 한 마디 할게. 우리 시라 30년만에 되찾은 딸인 건 이미 알고 있을 테고. 그 동안 혼자 억척같이 살면서 안 좋은 것도 많이 겪은 모양이야. 그 동안 너한테도 SC그룹에게도 폐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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