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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때려버릴 거야

김하늘이 여기까지 왔다는 건 소은해와 아주 잘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니 기분이 좋아진 소은정이 부랴부랴 거실로 들어갔다.

뒤이어 소은호까지 들어오니 집사 아저씨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오랜만에 집이 북적이네요.”

“아저씨가 많이 힘드시겠어요.”

집사는 수십 년 동안 소씨 일가에서 일하며 사남매의 어린 시절부터 쭉 지켜본 사람으로 그들에게는 단순한 고용인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별말씀을요.”

소은호가 거실로 안내한 집사가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잔뜩 몰려 소호랑도 기분이 좋은지 소찬식의 무릎에 자리를 잡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소찬식도 흐뭇한 표정으로 호랑의 털을 어루만졌다.

“아빠, 제가 이 세상에서 아빠 제일 사랑하는 거 알죠?”

소은해의 애교에 김하늘이 어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오빠도 참... 저 나이 먹고 주책이라니까...

“아빠, 이 세상에서 아빠 성격을 가장 잘 건드리는 사람이 누구죠? 그것도 은해 오빠죠?”

이때 마침 거실로 들어온 소은정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목소리에 소은해가 고개를 홱 돌리더니 그녀를 노려보았다.

“야, 소은정. 너 지금 오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소은해의 공격에 우습다는 듯 헛웃음을 짓던 소은정이 자연스레 소찬식 옆에 앉았다.

“은해 씨, 여자친구 절친한테 지금 무슨 말버릇이시죠?”

아니, 저 계집애가...! 입만 살아서는

소은해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껄껄 웃던 소찬식이 막내딸의 손을 토닥였다.

“오늘은 너희 오빠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 하늘이 앞에서 센 척하고 싶은 것 같은데.”

소찬식의 말에 김하늘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소은정의 친구로서 워낙 자주 드나들던 곳이라 그녀도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아버님, 은정이 지금 충분히 오빠 봐주고 있는 거예요...”

소은정도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요. 오빠는 좀 기를 눌러줄 필요가 있어요. 아니면 자기가 정말 잘난 줄 안다니까요.”

이에 소은해가 다시 발끈했다.

“야, 소은정. 너 두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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