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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없애버릴 거야

서재,

전동하는 소찬식이 새 옷으로 갈아입을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공손한 태도로 서 있는 전동하를 힐끗 바라보던 소찬식이 소파에 앉았다.

“앉게.”

잠깐 고민하던 전동하가 결국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소은정에게 말했던 일들을 다시 소찬식에게 전해 주었다.

뭐든 처음이 어렵고 두 번째는 쉽다고 했던가.

저번에는 가슴이 꽉 막힌 듯 먹먹했다면 지금은 다른 사람 이야기를 얘기하는 듯 홀가분했다.

고통이라는 게... 정말 나누면 줄어드는 거구나.

말을 마친 전동하가 조용히 소찬식과 눈을 마주쳤다.

분위기가 천천히 식어갔다.

사실, 소찬식의 인내와 인자함은 어디까지나 가족 한정일 뿐, 다른 사람에게 소찬식은 아주 진지하고 무서운 사람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침묵의 시간이 길어지고 전동하의 마음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콩닥콩닥...

마치 염라대왕의 마지막 심판을 기다리는 죄인마냥 심장이 옥죄어 왔다.

한참 뒤에야 소찬식이 입을 열었다.

“전 대표, 자네는 우리 은정이를 여러 번이나 구해 줬지. 자네는 영원한 우리 집안의 은인이야. 하지만... 그 답례를 내 딸로 하고 싶진 않네. 내 말 이해하겠나?”

입을 꾹 다문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동하도 한 아이의 아버지다.

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두 사람이 사귀는 거 난 딱히 좋게 보지 않아. 은정이한테는 좀 더 단순한 사람이 어울리거든. 예전에는 강희가 마음에 들었어. 능력도 떨어지고 허당이지만... 한눈에 우리 은정이를 많이 좋아하는 게 보이거든.”

한숨을 내쉰 소찬식이 말을 이어갔다.

“뭐, 은정이가 싫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전동하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성강희...? 은정 씨가 별똥별을 보러 갔다가 조난되었을 때 성강희 씨도 있었지...

은정 씨를 좋아했던 건가?

“나도 알아. 자네는 아주 훌륭한 사람이야. 뭐 아들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아주 완벽해 보이지. 하지만 내 이 바닥에서 수십 년 동안 구르며 알게 된 게 있네. 이 세상에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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