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퍽!유진우는 손을 번쩍 들고 소현무를 향해 따귀를 날렸다. 따귀 한 번에 이 귀족 자제는 수 미터나 멀리 날려 벽에 심하게 부딪혔고 생사가 불분명했다.나머지 귀족 자제들은 안색이 많이 변했고 화를 내지도 말하지도 못했다.유진우의 실력은 그들이 보기에도 절대적으로 강한 무도 고수였다.사내대장부는 눈앞의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길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잠시 화를 참아야 했다.물론 눈치 빠른 사람들은 이미 몰래 사람을 부르기 시작했다.그들의 지원군이 도착하면 유진우는 죽은 목숨이었다.“개자식!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너 죽었어! 너의 가족 모두 죽었어!’소현무는 얼굴이 일그러지며 으르렁거렸다.“손만 부러뜨리는 게 아니라 다리도 부러뜨릴 거야.”유진우는 사양하지 않고 발을 번쩍 들어 소현무의 무릎을 세게 밟았다.캭!또 낭랑한 소리가 났다.소현무의 무릎은 바로 반대 방향으로 구부러져 불가사의한 각도로 뒤틀렸다.아-!소현무는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드러누워 뒹굴었다.“유희주는 어디 있지? 사람을 내놔.”유진우는 소현무의 머리카락을 잡고 상반신을 들어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생각할 시간을 3초 줄 테니, 만약 네가 사람을 내놓지 않는다면 난 현장에서 너를 죽일 거야.”“너, 감히!”소현무는 이를 악물며 안색이 엄하게 소리쳤다.“뭐라고?”유진우는 냉소를 흘리며 과도를 집어 들고 소현무의 가랑이에 대고 갑자기 조사했다.“하지 마, 하지 마! 내가 다 말할게!”소현무는 놀라서 실색하고 말았다. 그는 마침내 겁을 집어먹고 연신 용서를 빌었다.“형, 그냥 여자 아닙니까?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 필요가 있습니까? 마음에 드시면 제가 양보하면 됩니다.”“어디 있지?”유진우는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했고 과도는 소현무의 목숨에 좌우지하고 있었다.“저는 모르겠어요.”소현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짓가랑이 주위가 더욱 싸늘해지는 것을 보고 그는 즉시 말을 바꾸었다.“비록 유희주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제 동생은 분명히 알고 있을
“화승! 날 살려줘!”지원군이 오자 소현무는 즉시 목청을 돋우어 한마디 외쳤다.“어?”화승은 눈을 똑바로 뜨고 보더니 깜짝 놀라며 물었다.“도련님? 왜 이렇게 다쳤어요?”“젠장! 다 이놈의 짓이야!”소현무는 손가락을 뻗어 유진우를 향해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 개자식은 담이 아주 단단히 부어서 감히 내 손발을 부러뜨렸다. 오늘 너는 어떻게 해서든 나를 도와 복수해야 한다!”“도련님은 안심하십시오. 누구든지 당신을 다치게 하면 오늘 이 문을 나설 수 없습니다!”화승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개자식! 우리 소가의 원병이 이미 도착했으니 설령 네가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늘은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소현무는 험상궂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물론 죽고 싶지 않다면 기회를 줄 수 있다. 네가 무릎을 꿇고 나에게 절을 하고 용서를 빌면 살려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유진우의 행동은 그를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유진우를 죽이기 전에 소현수는 그를 모욕해야 한을 풀 수 있었다.“내가 원하는 사람은?”유진우는 소현무를 상대하지 않고 화승을 바라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사람?”"이놈아,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남의 일에 신경 쓸 마음이 있는 게냐?”“사람을 내놓지 못하면 소현무만 죽는 것이 아니라 소가 포함하여 너희 모두를 죽어야 한다.”그의 눈빛은 싸늘했다.“흥! 입심이 대단하네! 소가를 멸망시킬 수 있는 그럴 능력이 있어?”화승은 코웃음을 쳤다.“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너희들이 당해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유진우가 답했다.“건방진 아이! 내가 보기에 관을 보기 전까지 네가 정신을 차리지 않을 것 같구나. 여봐라! 죽여라!”화승은 손을 들어 앞으로 휘둘러 바로 격살령을 내렸다.죽여라!그 후 소가의 호위병 수십 명이 잇달아 칼을 빼 들고 유진우를 향해 돌진했다.그리고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유진우는 검을 뻗어 번쩍 들어 올렸다.모든 호위병이 들고 있던 칼은 마치 보이지 않는 힘으로
“네 놈이 무물술을 쓴다고? 대체 정체가 뭐야?” 화승이 눈살을 찌푸리며 경계의 기운을 뿜어냈다. ‘무물술’은 기문팔술 중 하나로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술법이다. 결코 평범한 무사들이 수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물술에 능숙한 사람이라 해도 고작 한두 자루의 무기만을 다룰 수 있었다. 하지만 유진우는 수십 자루의 칼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었다. 이 자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다. 이로써 상대가 절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네놈 따위가 내 이름을 물을 자격은 없어.” 유진우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흑용군의 군장이었던 네놈이 여기서 호랑이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니! 정말 흑용군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구나!” “닥쳐라! 네놈이 뭐라고 감히 내게 이래라저래라 해? 네가 무물술에 능숙하다 한들 뭐 어쩌란 말이냐? 내 칼 밑에 쓰러진 기인들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오늘 네놈도 예외 없이 죽게 될 거고. 죽어라!” 화승은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지며 칼을 뽑아 들었다. 그는 앞으로 두 걸음 빠르게 달리더니 곧바로 몸을 솟구쳐 유진우의 머리를 향해 강력한 일격을 내렸다. 소씨 가문의 자원으로 훈련을 받은 그는 이제 반보 마스터 경지에 도달했다. 그의 검술이 제대로 펼쳐지고 무도 마스터일지라도 맞설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미련한 놈.” 유진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손가락으로 허공을 한 번 가리켰다. “쌩!” 하얀 빛줄기가 순간적으로 날아가 화승의 몸을 관통했다. “악!” 화승은 비명을 질렀다. 그는 마치 총에 맞은 새처럼 공중에서 머리부터 떨어져 내리며 휘청거렸다. 그의 가슴과 배 사이에 주먹만 한 크기의 혈구멍이 뚫려 있었고 피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앗!” 사람들이 다시 한번 떠들썩해졌다. 화승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강자로 전투력도 뛰어나며 한때 흑용군의 군장이었고 소씨 가문의 골든 무사
성북 영웅방 본부. 이른바 영웅방은 사실 서경의 일부 방탕한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하나의 동맹에 불과하다. 이들은 평소 서로 이익을 주고받으며 문제가 생기면 서로 돕기도 하고 영향력이 제법 있어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존재들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에 모두가 움직이는 분위기다. 그 시각 영웅방 모임 홀 안. 여러 명의 방탕한 젊은이들이 여자를 안고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있다. 각 테이블 위에는 묘사할 수 없는 흰 가루가 놓여 있었다. 흥이 오르면 누군가는 몸을 숙여 테이블 위의 흰 가루를 급하게 한 번 들이킨다. 그 순간 몸이 떨리며 눈동자가 확장되고 얼굴엔 도취한 표정이 떠오르며 입가에 멍한 미소를 띤다. 마치 환상의 세계에 빠져든 듯 빠져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주위를 둘러보면 남녀 할 것 없이 흰 가루를 흡입하거나 추잡한 짓을 벌이고 있었다. 이곳은 모임 홀이 아니라 도적들의 아지트나 다를 게 없었다. “준... 준석 도련님! 큰일 났어요!” 이때 흰옷을 입은 방탕한 젊은이가 급히 뛰어 들어와 긴박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몇 번이나 말했니? 회장이라 부르라고!” 소파에는 온몸에 군살이 잔뜩 붙은 남자가 게으르게 누워 여인의 서비스를 즐기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안준석. 영웅방의 회장이자 방탕한 젊은이들의 우두머리였다. “회장! 큰일 났어요! 정말 큰 일이에요!” 흰옷의 방탕한 젊은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누군가 영웅방에 쳐들어왔어요. 현무 도련님까지 묶으시고 지금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라고?” 안준석은 눈살을 찌푸리며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누가 감히 영웅방을 쳐들어 와? 죽고 싶어서 날뛴 거냐?” “저도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아주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아요. 우리 영웅방의 호위들이 전혀 막을 수 없었어요.” 흰옷의 방탕한 젊은이는 목구멍을 꿀꺽 삼켰다. 아까 만약 빨리 도망치지 않았다면 호위들처럼 다리가 끊어지고 손이
손발이 부러지고 얼굴엔 유리 조각이 박혀 피가 줄줄 흐르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준석 도련님! 긴말할 시간 없어요! 당장 이 자식부터 잡으세요!” 소현무가 외쳤다. “이 자식아! 당장 현무 도련님을 놓아주지 않으면 내가 한 방에 너를 날려 버릴 거야!” 안준석은 험악한 표정으로 위협했다. “유희주는 어디 있지?” 유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물었다. “뭐? 유희주? 그런 사람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다. 명령한다! 지금 당장 놓아주지 않으면 너를 쏴 죽일 것이다!” 안준석은 총을 뒤로 당기며 장전했고 ‘딸깍’하는 소리가 두 번 들렸다. “준석 도련님! 그거 화력이 너무 강하니 실수로 저한테 맞추시면 안 됩니다!” 소현무는 두려움에 눈꺼풀이 떨렸다. 이건 산탄총이었다. 속칭 엽총으로 흔히 평등의 상징으로 불리는 무기였다. 한 방만 쏴도 수백 개의 강철 구슬이 흩뿌려지며 엄청난 위력과 공격 범위를 자랑했다. 그는 유진우와 이렇게 가까이 서 있으니 김준석이 방아쇠를 당기면 열에 아홉은 오발로 다칠 게 분명했다. “현무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 사격 실력은 정확해요. 절대 당신을 다치게 안 할 거예요.” 안준석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사격 실력?” 소현무는 입꼬리가 살짝 경련을 일으키며 할 말을 잃었다. ‘총도 제대로 못 들면서 무슨 얼어 죽을 사격 실력이야?’‘겨우 맞출 수 있을지 없을지 순전히 운에 달린 거겠지.’ ‘하긴 이 거리에서 산탄총으로 못 맞춘다면 그냥 눈을 뽑아야지.’ “마지막으로 묻는다. 유희주는 어디에 있냐?” 유진우는 소현무의 목을 한 손으로 움켜잡으며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지하실에... 지하실에 있어요.” 소현무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며 손을 아래로 가리켰다. “지하실 문을 열고 사람을 풀 거라!” 유진우가 냉정하게 말했다. “젠장! 네가 열라고 하면 그냥 열어야 하냐? 네가 뭔데!” 안준석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시끄러워!”
현재 유진우는 마치 침범할 수 없는 신처럼 보였다. 몇몇 방탕한 젊은이들이 아무리 총을 쏘고 공격을 해도 한 점의 상처도 입지 않았다. 양쪽은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그들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큰 간극이 있었다. “뭐야?”바닥에 가득 쌓인 탄피를 보고 다시 한번 아무 일도 없는 듯 서 있는 유진우를 본 모든 방탕한 젊은이들은 충격에 빠졌다. 총을 들고 움직이지 않은 채 멍하니 서 있는 그들의 얼굴에는 경악의 표정이 가득했다. 그들은 이런 장면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들의 화력으로는 코끼리 한 마리도 쉽게 제압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걸까? “어떻게 된 거야? 그 빛의 보호막은 도대체 뭐야?”“세상에! 총알이 통하지 않는다니. 이 사람 대체 인간이야 귀신이야?”모두가 당황하고 놀라고 두려워했다. 몇몇은 몸까지 떨려서 들고 있던 총조차 떨어뜨렸다. 그들은 많은 고수를 봐왔다. 일부는 강한 훈련을 통해 칼과 총을 막을 수 있었지만 반드시 중요한 부위를 보호하면서 방어해야 했다. 하지만 유진우처럼 한 발작도 움직이지 않고 반투명한 빛의 보호막 하나로 모든 공격을 막는 상황은 전혀 본 적이 없었다. 이 사람은 대체 얼마나 강한 걸까?“젠장! 죽어라!”그때 안준석은 밀실에서 반 탱크 로켓 발사기를 꺼내 유진우를 향해 발사 버튼을 눌렀다.“휘이이!”로켓은 즉시 발사되어 긴 불길을 내뿜으며 유진우를 향해 날아갔다. 유진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갑자기 손을 뻗어 로켓의 탄두를 붙잡았고 힘껏 쥐었다. “펑!” 강력한 폭발 소리와 함께 로켓은 그대로 터져버렸다. 연기와 먼지가 사라진 뒤 유진우는 온몸에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게 서 있었다. “이게 뭐야?”안준석은 두 눈을 부릅뜨고 멍하니 서 있었으며 마치 귀신을 본 듯한 표정으로 굳어 있었다. 그가 들고 있던 로켓 발사기도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그 순간 안준석의 마음속은 공포로 가득 찼고 몸은 떨리고 있었다.
지하실에 들어선 순간 유진우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지하실 안에는 수십 개의 철창이 놓여 있었다. 그 철창 안에는 한 명 또는 두 명의 소녀가 갇혀 있었다. 이 소녀들은 옷을 입지 않은 채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 대부분은 온몸에 상처가 가득해 여러 차례 구타를 당했음을 알 수 있었고 보기만 해도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그중 두 구의 시체가 철창 안에 웅크린 채로 굳어 있었다. 오랫동안 방치된 그 시체는 악취를 풍겼고 몇 마리의 쥐들이 몰래 먹고 있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유진우는 분노로 가슴이 타는 듯했다. “이 사람들 다 네가 잡아 온 거야?” 유진우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분노의 눈빛을 번뜩이며 소현무를 쏘아보았다. “아... 아니요. 저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소현무는 겁에 질려 손을 저으며 급하게 대답했다. “이 소녀들은 안준석이 키운 노예들이에요. 안준석은 특별한 취향이 있어서 어린 소녀들을 괴롭히는 걸 즐겼어요. 거의 매달 한두 명씩은 잡아 와서 지하실에 가뒀어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많은 소녀가 쌓였죠.” “사람을 노예 취급하다니 너희 같은 짐승은 정말 죽어 마땅해!” 유진우는 이를 악물며 온몸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정말로 저는 아무 죄 없어요! 전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소현무는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유희주는 어디 있어?” 유진우는 긴말하지 않고 바로 물었다. “저... 저기요.” 소현무는 벌벌 떨며 손으로 한 구석을 가리켰다. 유진우는 자연스럽게 눈길을 돌렸다. 그가 바라본 구석의 철창 안에는 한 소녀가 움츠린 채 몸을 떨고 있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에 온몸은 상처투성이였다. 소녀의 목에는 개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고 눈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하반신은 피로 흥건하고 명백히 강제로 폭행당한 흔적이 보였다. “이런 짐승 같은 놈들!” 유희주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유진우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바로 소현무의 목을 움켜잡고 벽에 붙여 세웠다. 두
유진우는 분노로 가득 찬 얼굴로 지하실을 나섰다. 모임 홀의 방탕한 자식들이 모두 땅에 쓰러져 울부짖고 있었다. 유일하게 이청성만이 문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이 녀석들이 반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조금 전까지 나를 기습하려 했어요. 그래서 그냥 가볍게 대가를 치르게 해줬어요.” 이청성은 담담하게 말했다. “너무 약하게 처벌했네요.” 유진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탕한 자식들이 모두 한 쪽 다리가 잘린 채로 쓰러져 있었다.그들이 지은 죄에 비하면 이 정도의 처벌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됐어요? 유희주는 찾았어요?” 이청성이 물었다. “찾았어요. 역시 지하실에 있었어요.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수십 명의 무고한 소녀들이 더 있어요.” 유진우의 표정은 어두웠다. “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청성은 놀라며 물었다. “지하실에 가면 알게 될 거예요.” 유진우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지하실로 향했다. 그 사이 유진우는 핸드폰을 꺼내 한 번호를 눌렀다. 잠시 후 손도운과 몇 명의 여성 첩자가 급하게 들어왔다. 몇 명의 여성 첩자는 각자 두 개의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다. 지난 호룡각의 암살 사건을 통해 손도운의 능력과 충성도는 유진우의 인정을 받았다. 이번에 서경으로 돌아오면서 손도운을 곁에 두기로 했다. “전하, 요청하신 물건은 준비되었습니다. 확인해 주세요.” 손도운은 먼저 인사를 하고 여성 첩자들에게 가방을 열어보라고 손짓했다. 가방 속에는 다양한 여성 의류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지하실에 많은 소녀들이 갇혀 있어요. 이 옷들을 그들에게 입히고 안전한 장소를 마련해줘요.” 유진우가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손도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때 이청성이 지하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의 표정은 심각해 보였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얼굴에 서렸다. “이 양심도 없는 짐승들! 사람을 노예로 취급하다니. 죽
“걱정하지 마라. 그냥 정기적인 심문일 뿐이다. 난 너희들을 먹지는 않으니까.” 홍복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물론 너희들이 반항한다면 내가 마음 놓고 처리를 할 수밖에 없겠지. 데려가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유만군들이 즉시 나타나 곤룡띠를 꺼내 제갈영군 일행을 결박했다. 곤룡띠는 무도 고수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것으로 무도 마스터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특수한 장치였다. 물론 제갈영군이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아무런 반항을 할 수 없었다.홍복의 실력은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을 압도할 정도로 강했다. 만약 그를 자극한다면 그들의 결과는 더욱 참담할 것이다. 그들은 홍복이 약속을 지키고 그들에게 고문을 가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현장 정리하고 사방을 경계해라. 의심스러운 사람은 하나도 놓치지 말고 감시해.”홍복은 또 다른 명령을 내린 후 제갈영군 일행을 호위하며 수감차로 이동시켜 곧바로 감옥으로 향했다.이 시각 왕부의 중추당 안.유만수는 가운데 자리에 앉아 뜨거운 차를 손에 들고 얼굴은 차분하고 평온했다. 그의 옆에는 이의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금갑을 입은 유천우는 문 앞에서 지키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 유진우와 유태범은 서로 마주 앉았고 테이블 위에는 차와 다과가 놓여 있었다. “삼촌, 이제 조용해졌습니다. 말할 준비가 되셨나요?” 유진우는 차 한 잔을 유태범 앞에 놓으며 겸손하고도 단호하게 물었다. 유태범은 헛기침을 두 번 한 후 차를 들고 한 모금에 다 마셨다.“장혁아, 10년 만에 다시 보니 네 실력이 이렇게 무시무시할 줄은 몰랐어. 아까 그 두 검은 삼촌이 목숨을 하나 차이로 건졌다.”유태범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삼촌, 이제 더 이상 돌려 말하지 말고 할 말 있으면 빨리하세요.”유진우는 변함없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장혁아, 네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난 이번 기회에 내 죄를 갚고 싶다.”유태범의 얼굴은 진지해졌다.“어떻게 갚
유태범이 말을 마친 뒤 유진우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삼촌, 당신 이야기는 이제 알겠어요. 당신은 누군가에 의해 미혹되어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한 거고 지금은 그것보다 더 알고 싶은 게 있어요. 채원진은 어디에 있어요? 호룡각의 잔여 세력은 또 어디에 숨어 있어요?” 이렇게 많은 말을 했지만 중요한 건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내가 그와 협력했던 건 맞지만 어디에 있는지 나도 몰라.” 유태범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른다고요?” 유진우는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결국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셈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 내가 채원진의 행방을 모르는 것은 맞지만 그와 연락할 방법은 있어.”유태범은 갑자기 화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사실 나랑 채원진은 약속했었어. 일이 끝난 후 특정한 장소에서 만나서 함께 의논하기로 했어.” “그렇다면 그 약소 장소는 어디예요?” 유진우는 눈을 똑바로 뜨고 물었다. “내가 지금 말해도 되는 건가?” 유태범은 주위를 둘러보며 의도적으로 말을 흐렸다. “이봐라. 삼촌을 왕부로 모셔라.” 유진우는 큰소리로 명령했고 바로 몇 명의 호위병들이 다가와 중상을 입은 유태범을 왕부로 실어 갔다. “홍복아, 밖의 일들은 네가 처리해라. 목숨만은 건들지 않도록 해라.” 유만수가 낮은 목소리로 당부한 뒤 함께 왕부로 향했다.“왕의 명령이다. 흑용군 장병들은 즉시 부대로 복귀하여 요새를 지켜라!” 홍복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흑용군 장병들은 일제히 크게 응답했다. 이 순간 그들 사이엔 망설임이 없었다. 즉시 대오를 정비하며 각자 맡은 곳으로 흩어졌다. 이번에 유태범을 따라나선 것도 사령관의 영패 때문이었다. 하지만 왕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왕의 명령이 최우선이 되었다.“멈추시오!” 그때 홍복의 시선이 몰래 빠져나가려는 제갈영군을 정확히 붙들었다. “제갈영군, 누가 당신을 보내줬
“유태범 저 자식 거짓말하고 있는 거 아냐?”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심지어 유만수조차 놀란 표정을 지었다. 송원호는 흑용군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통했다. 한때 그들은 형제처럼 지냈고 함께 적을 처치하며 함께 나라를 지키고 공을 세운 사이였다.10년 전 자금성의 변고 이후 송원호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화재 현장에서 송원호의 탄 시체와 그 몸에 달린 영패를 발견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후 그는 송원호를 위해 묘지에 의관 무덤을 세웠다. 수년이 지난 지금 이 익숙한 이름을 다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어때? 놀랍지 않아?”유태범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처음 송원호를 만났을 때 나도 너희들처럼 깜짝 놀랐어. 10년 전에 죽은 사람이 이렇게 살아서 내 앞에 서 있는 걸 보고 호기심에 한참 얘기를 나눴지. 그런데 그 결과가 뭔지 알아?” 여기서 멈추고 유태범은 주위를 살피며 말끝을 흐리더니 궁금증을 유발한 채로 이어갔다. “10년이 지난 송원호는 더 이상 송원호라고 불리지 않았어. 그는 이름을 바꿨고 지금은 채원진이라고 불리며 호룡각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 나타났어.” “뭐? 송원호가 흑룡각의 새로운 주인이라고?”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충격에 빠졌다.십 년 전 자금성 사건은 명확한 증거는 없었지만 많은 단서가 황권 뒤에 숨겨진 신비로운 조직 호룡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흑룡각은 너무 거대했고 세력이 온 천하에 퍼져 있었다. 당시 한창 기세를 떨친 서경왕 육만수도 공공연히 전쟁을 일으킬 수 없었고 결국 참아야만 했다. 한때 흑용군의 대장군이었던 인물이 흑룡각의 주인으로 변했을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이 신분 변화는 정말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었다.“계속 하세요.” 유진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말했다.송원호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다 알
“휭!”강렬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위력이 놀라운 창궁검은 결국 유태범의 머리 위에 멈췄다. 사람과 검의 거리는 불과 몇 센티미터.유태범은 그 검에서 퍼져 나오는 서늘한 기운을 뚜렷이 느끼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등 뒤에는 차가운 땀이 흘렀다. “이리 와!” 유진우는 검을 다시 당겼고 날아간 창궁검이 ‘훅’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검은 빛으로 변해 그의 손에 돌아왔다. “삼촌이 졌어요.” 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태범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깊은 상실감이 떠올랐다.그는 어릴 때부터 무공을 익혔고 날마다 꾸준히 노력해 왔다.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게다가 그는 수련에 대한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미 마스터 경지에 이르렀다. 서경 전역을 보더라도 그의 실력은 으뜸가는 존재였다.그는 자신이 깊은 내공과 풍부한 전투 경험으로 충분히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조금 전 유장혁의 세 번의 검을 보고 그는 두 사람 간의 실력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비록 그는 목숨을 걸고 유씨 가문의 술법을 사용했지만 유장혁에게 한 점의 상처도 입힐 수 없었고 오히려 상대에게 손쉽게 무너졌다. 이 충격은 그에게 너무나 큰 타격이었다. 그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천부적인 재능이 유장혁 앞에서는 그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삼촌의 실력은 이미 대단하셔요. 서경뿐만 아니라 용국 전체를 봐도 삼촌을 이길 사람은 많지 않아요.”유진우가 조용히 말했다. “위로는 필요 없다. 졌으면 졌다고 인정하는 수밖에. 아직 지면 안 되는 정도까지는 안 왔어.” 유태범은 씁쓸하게 웃으며 답했다. “삼촌, 우리 사이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해요. 그저 저한테 진신을 말해 주시고 호룡각의 잔존 세력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주시면 더 이상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요.”유진우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유태범은 아무 말 없이 유
유진우는 천천히 창궁검을 들어 검끝을 바로 앞에 있는 유태범을 향해 겨눴다. “두 번째 검, 파군!” 말이 끝나자마자 유진우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검은 빛의 일격으로 변하며 유태범에게로 급격하게 돌진했다. 이번 검은 천지를 흔들지도 사람의 마음을 얼어붙게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지도 않았다. 다만 유일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바로 빠르다는 것. 극단적인 속도였다. 눈 깜짝할 사이 검은빛은 수십 미터의 거리를 단숨에 가로질러 유태범의 가슴 바로 앞에 나타났다. “뭐지?” 유태범은 순간적으로 눈이 커지며 반응할 새도 없이 본능적으로 호체 강기를 일으켰다.“펑!” 폭발적인 소리가 울려 퍼지며 검은빛은 유태범의 방호막에 강하게 부딪혔다. 그 속에 숨어 있던 무시무시한 에너지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원래는 무적 같았던 방호막이 지금은 유리처럼 순식간에 터지며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다.방호막이 산산조각 나고 검은빛은 그 세력을 멈추지 않고 유태범의 금갑에 강하게 충격을 가했다. 현금으로 만들어진 갑옷은 그 충격에 의해 깊게 움푹 들어갔다. 엄청난 충격에 유태범은 마치 폭탄처럼 하늘로 튕겨 나가며 백 미터 이상 날아가 왕부 입구의 석사자와 강하게 부딪혔다. 몇 톤이나 되는 석사자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유태범은 입과 코에서 피를 쏟으며 얼굴은 창백해지고 전신이 부서진 것처럼 땅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다. 이 장면을 본 모든 이들은 모두 놀라움에 휩싸였다. 진지해진 유진우가 이렇게나 강력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술법을 쓰는 유태범조차 그에게 맞설 수 없었고 단 두 방에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두 사람 사이의 실력 차이는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다. “세자 전하께서 이렇게 강하셨나요? 표기대장군조차 상대가 안 된다니.” “유씨 가문의 천재라더니 정말 말 그대로군요. 이런 천재야말로 세상을 제패할 자격이 있는 것 같네요.” “대장군도 참 운이 없으셨네요. 이렇게 괴
이 순간 폭발로 생겨난 구덩이 속에서 유태범은 여전히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방호막은 점점 불안정해지며 희미하게 깜빡였고 여기저기 수많은 균열이 생겨 빠르게 번져 나갔다. 그의 머리 위로 떠 있는 거대 검은 미세하게 진동하며 계속해서 아래로 눌러대고 있었다.유태범은 마치 거대한 산이 자신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그 엄청난 힘에 그의 두 손은 떨렸고 두 무릎은 점점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버티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 위의 거대한 검이 내려오기만 하면 그는 분명 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제야 그는 유진우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깨닫게 되었다. 알고 보니 상대는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었다. 상대가 이제 제대로 나서기 시작하자 그는 그 힘을 감당하기조차 버거웠다.“악!” 죽음의 위협을 느낀 유태범이 귀를 찢는 듯한 분노의 외침을 내질렀다. 그의 몸속에서 강기가 파도처럼 뿜어져 나와 끊임없이 방호막을 강화하려 했지만 아무리 힘을 쏟아부어도 방호막의 균열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 “젠장! 죽기 살기로 해보자.”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깨달은 유태범은 묵직한 소리로 외치더니 곧바로 유씨 가문의 술법을 사용했다. 순간 그의 두 눈이 새빨갛게 변했고 온몸의 근육이 순식간에 한층 더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사방팔방에서 폭발하듯 거대한 에너지가 사정없이 뿜어져 나왔다. 유씨 가문의 술법은 짧은 시간 안에 신체의 잠재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전투력을 강화하고 심지어 경계를 돌파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생사를 가르는 위기 상황에서 목숨을 구하고 적을 섬멸할 수 있는 신묘한 기술이라 불린다.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술법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효과가 사라진 뒤 신체가 극도로 허약해진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이 술법을 사용하는 자가 제한된 시간 안에 적을 쓰러뜨리지 못한다면 남아 있는 건 단 하나 오직 죽음의 길뿐이었다. 유태범은
“삼촌, 제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요. 도대체 언제 대답할 건가요?”유진우의 얼굴이 점점 차가워졌다.“네 조건을 받아들일 수는 있어. 하지만 너는 나를 정당하게 이겨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유태범이 호통쳤다.서경에서 시체와 피바다를 뚫고 성장해 온 대장군으로서 그는 실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강자가 존경받으려면 실력이 강해야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수 있었다.약자는 논리를 논할 자격조차 없었다.“좋아요. 삼촌이 승부를 꼭 내자고 하시니 들어드리죠.”유진우가 오만한 어조로 말했다.“세 번만 휘두르겠습니다. 삼촌이 모두 막아낸다면 제가 진 걸로 하죠!”“오만한 놈! 큰코다칠 것이다!”유태범은 자신이 무시당한 듯한 기분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더욱 맹렬한 공격을 쏘아부었다.하늘을 가르는 칼 빛은 마치 폭풍과 비처럼 유진우를 향해 맹렬히 몰아쳤다.유진우는 한 발 내딛고 바로 땅을 박차며 100미터 상공으로 뛰어올랐다.“첫 번째 검, 칠살!”공중에서 잠시 멈춘 유진우는 방향을 돌리며 한 손으로 검을 쥐고 머리를 아래로 발을 위로 하고 검을 강하게 내리찍었다.순식간에 창궁검에서 거대한 검은 빛이 폭발하며 쏟아져 나왔다.검은빛은 빠르게 퍼지며 금세 1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을 형성했다.그 검은 차가운 살기를 내뿜으며 마치 모든 것을 삼킬 듯이 땅에 있는 유태범을 향해 내리쳤다.“응?”거대한 검에서 나오는 끔찍한 기운을 느낀 유태범의 얼굴이 굳어졌다.생각할 틈도 없이 그는 즉시 양손으로 칼을 쥐고 온몸에 강기를 두른 채 검은 하늘로 향해 맞서 쳐냈다.슉!한 줄기 금빛 검광이 번개처럼 빠르게 튕겨 나가며 거대한 검은 검광과 강하게 부딪쳤다.쾅!굉음이 울렸다.유태범의 검광은 거대한 검광에 닿자마자 폭발하며 충격파를 일으켜 사방으로 흩어졌다.반면 검은 검광은 여전히 기세가 꺾이지 않고 유태범을 향해 무겁게 내리쳤다.“뭐라고?”깜짝 놀란 유태범이 바로 검을 들고 강기를 둘러 몸에 두꺼운 방어막을 형성해 유
“조 장군님 생각은 어떠십니까?”고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망설임이 담겨 있었다.고원은 유태범의 편에 서긴 했지만 서경왕 유만수에 대한 존경심은 대단했다.유만수가 정말 죽었다면 그는 주저 없이 유태범을 따르며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유만수가 살아있으니 상황은 전혀 달라졌고 그는 그 결과를 신중히 고려해야 했다.제갈영군의 말처럼 자신을 고려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더 신중해야 했다.“고원 장군,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어요. 유장혁의 싸움에서는 저는 대장군 쪽을 더 믿습니다. 대장군이 이길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조군영의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맞아요. 맞습니다! 대장군의 실력은 세상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어요. 유장혁 따위가 대장군의 상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고원이 맞장구를 쳤다.“무릉 제후, 이제 군심을 흔들지 마십시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승패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예상 밖의 일이 생기면 당신도 혼자 살아남을 수 없을 겁니다.”조군영이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그저 좋은 마음에 일깨워드렸을 뿐입니다. 두 분께서 제 충고를 듣지 않으신다면 저도 어쩔 수 없지요.”제갈영군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는 더 이상 두 사람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었고 그다음이 권력과 부였다. 그 외의 것은 모두 버릴 수 있었다.세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전장에서의 형세가 급변했다.유태범의 공격은 눈에 띄게 둔화하였고 유진우는 여전히 활기찬 모습으로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사실 그는 전력을 다하지 않고 유태범이 공격하도록 내버려두고 있었다.한편으로는 그를 시험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조심하고 있었다.만약 유태범이 정말 호룡각과 관련이 있다면 그의 주변에는 분명 호룡각 사람들이 숨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호룡각의 고수들이 주변에 매복해 있을 가능성도 있었고
“당연히 없죠.”은성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실 경천 랭킹에는 불문율이 있어요. 황실 고위 관료는 랭킹에 오를 수 없습니다.”“그러면 유태범은 경천 랭킹에 오를 수 없는 건가요? 아니면 실력 부족인가요?”장범규가 물었다.“둘 다입니다. 올라갈 수도 없고 실력도 부족합니다.”“그럼 안심되네요.”장범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경천 랭킹이 틀리지 않았다면 전하의 실력은 분명 유태범보다 강할 겁니다. 적어도 방심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이길 수 있을 거예요.”주한휘가 분석했다.“그렇긴 해도 여전히 조심해야 합니다.”이의진이 중얼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유장혁의 뛰어남에 대해 마음이 복잡했다.한편으로는 유장혁이 이겨서 왕부의 체면을 세우길 바랐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생겼다. 만약 유장혁이 왕이 된다면 유태범처럼 그녀의 아들에게도 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유천우는 유장혁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의지까지 하고 있었다.만약 유장혁이 마음만 먹는다면 유천우는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모르고 죽을 것이었다.그 시각 유진우와 유태범은 점점 더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두 사람의 속도는 너무 빨라 보통의 장교들은 두 개의 흐릿한 그림자가 서로 교차하는 모습을 겨우 볼 수 있을 뿐이었고 때때로 나는 폭발적인 소리를 듣고 강한 충격파를 느낄 수 있었다.“벌써 이렇게 오랫동안 싸웠는데, 대장군의 실력으로는 벌써 이겨야 하는데 왜 아직도 승패가 나지 않는 걸까요?”제갈영군은 눈을 좁히며 전황을 조용히 살폈다.표면상으로는 유태범이 계속해서 공격을 주도하고 유장혁은 방어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유태범의 공세로 3분 안에 상대를 처리할 수 있어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여유롭게 차 한 잔 마실 정도로 시간이 지났음에도 승패가 나지 않아 정말 이상했다.“유장혁도 대 마스터 급 강자니까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죠. 대장군님도 이기려면 아마 전력을 다해야 할 겁니다.”조군영이 말했다.“지금 상황에서 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