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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Author: 강로이
흑곰파가 전멸했다는 소식은 빈민구 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고 전에 유진우를 먹잇감 취급하던 다른 조직원들은 마치 괴물이라도 본 양 유진우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졌다.

빈민구 내에서 꽤나 큰 조직에 속하던 흑곰파의 엘리트들을 30분 만에 죽인 사람이니 생각이란 게 있다면 유진우에게 덤벼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유진우는 당당히 자신의 차를 끌고 빈민구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이 전쟁의 신의 이야기는 밖으로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30분 뒤, 유진우의 차는 은도의 개인 별장 앞에서 멈춰 섰다.

“진우 씨, 같이 들어갈래요?”

차에서 내리던 은도는 유진우를 보고 웃으며 자신의 집으로 그를 초대했다.

옷은 이미 너덜너덜해져 있어 하얀 다리와 예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지금의 은도는 매혹적이기 그지없었지만 유진우는 그녀의 요청을 거절했다.

“아니에요, 시간도 늦었는데 은도 씨 푹 쉬어요.”

“근데 나 혼자서는 좀 무서운데... 같이 좀 있어 주면 안돼요? 혹시 나쁜 놈들이 또 찾아와도 진우 씨가 바로 나 지켜줄 수 있잖아요.”

“무서우면 사람 보내서 집 앞 지키고 있으라고 할게요.”

“모르는 사람들은 믿음이 안 가요.”

자신의 핑계가 먹히지 않자 은도는 불쌍한 척을 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집안이 저렇게 어두운데 나쁜 놈들이 숨어 있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같이 들어가서 봐주면 안 돼요? 저같이 연약한 여자가 설마 진우 씨를 어떻게 할까 봐 피하는 거예요 지금?”

“아...”

은도의 말에 잠시 난감해하던 유진우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들어가서 확인해 줄게요.”

“진작 그랬어야죠, 얼른 와요!”

은도는 해맑게 웃으며 집 문을 열었고 유진우도 그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화사한 인테리어가 주된 은도의 별장에는 핑크색이 유독 많이 보여서 한결 더 소녀다워 보였다.

곳곳에 인형들이 가득했고 한쪽 벽에는 피규어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이 유진우에게는 꽤나 의외였다.

평소에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모습만 보여줘서 몰랐는데 집 인테리어를 보니 마음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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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장군님 생각은 어떠십니까?”고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망설임이 담겨 있었다.고원은 유태범의 편에 서긴 했지만 서경왕 유만수에 대한 존경심은 대단했다.유만수가 정말 죽었다면 그는 주저 없이 유태범을 따르며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유만수가 살아있으니 상황은 전혀 달라졌고 그는 그 결과를 신중히 고려해야 했다.제갈영군의 말처럼 자신을 고려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더 신중해야 했다.“고원 장군,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어요. 유장혁의 싸움에서는 저는 대장군 쪽을 더 믿습니다. 대장군이 이길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조군영의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맞아요. 맞습니다! 대장군의 실력은 세상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어요. 유장혁 따위가 대장군의 상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고원이 맞장구를 쳤다.“무릉 제후, 이제 군심을 흔들지 마십시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승패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예상 밖의 일이 생기면 당신도 혼자 살아남을 수 없을 겁니다.”조군영이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그저 좋은 마음에 일깨워드렸을 뿐입니다. 두 분께서 제 충고를 듣지 않으신다면 저도 어쩔 수 없지요.”제갈영군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는 더 이상 두 사람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었고 그다음이 권력과 부였다. 그 외의 것은 모두 버릴 수 있었다.세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전장에서의 형세가 급변했다.유태범의 공격은 눈에 띄게 둔화하였고 유진우는 여전히 활기찬 모습으로 아무 영향도 받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사실 그는 전력을 다하지 않고 유태범이 공격하도록 내버려두고 있었다.한편으로는 그를 시험하고 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조심하고 있었다.만약 유태범이 정말 호룡각과 관련이 있다면 그의 주변에는 분명 호룡각 사람들이 숨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호룡각의 고수들이 주변에 매복해 있을 가능성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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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없죠.”은성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실 경천 랭킹에는 불문율이 있어요. 황실 고위 관료는 랭킹에 오를 수 없습니다.”“그러면 유태범은 경천 랭킹에 오를 수 없는 건가요? 아니면 실력 부족인가요?”장범규가 물었다.“둘 다입니다. 올라갈 수도 없고 실력도 부족합니다.”“그럼 안심되네요.”장범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경천 랭킹이 틀리지 않았다면 전하의 실력은 분명 유태범보다 강할 겁니다. 적어도 방심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이길 수 있을 거예요.”주한휘가 분석했다.“그렇긴 해도 여전히 조심해야 합니다.”이의진이 중얼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유장혁의 뛰어남에 대해 마음이 복잡했다.한편으로는 유장혁이 이겨서 왕부의 체면을 세우길 바랐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생겼다. 만약 유장혁이 왕이 된다면 유태범처럼 그녀의 아들에게도 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유천우는 유장혁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의지까지 하고 있었다.만약 유장혁이 마음만 먹는다면 유천우는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모르고 죽을 것이었다.그 시각 유진우와 유태범은 점점 더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두 사람의 속도는 너무 빨라 보통의 장교들은 두 개의 흐릿한 그림자가 서로 교차하는 모습을 겨우 볼 수 있을 뿐이었고 때때로 나는 폭발적인 소리를 듣고 강한 충격파를 느낄 수 있었다.“벌써 이렇게 오랫동안 싸웠는데, 대장군의 실력으로는 벌써 이겨야 하는데 왜 아직도 승패가 나지 않는 걸까요?”제갈영군은 눈을 좁히며 전황을 조용히 살폈다.표면상으로는 유태범이 계속해서 공격을 주도하고 유장혁은 방어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유태범의 공세로 3분 안에 상대를 처리할 수 있어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여유롭게 차 한 잔 마실 정도로 시간이 지났음에도 승패가 나지 않아 정말 이상했다.“유장혁도 대 마스터 급 강자니까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죠. 대장군님도 이기려면 아마 전력을 다해야 할 겁니다.”조군영이 말했다.“지금 상황에서 전력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52화

    “왕비님 말씀이 맞습니다. 비록 세자 전하께서 뛰어나다고는 하시지만 너무 젊으셔서 유태범과 같은 노련한 상대에게는 승산이 낮죠.”한참을 생각하던 장범규가 말했다.유장혁은 천재 중의 천재였지만 유태범도 단순한 인물이 아니었다.20여 년간 더 수련했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더 컸다.그래서 누가 승기를 거머쥘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저는 다른 의견이네요.”은성종이 다시 입을 열었다.“은 제후는 세자 전하 승산이 더 높다고 생각하시나요?”주한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맞습니다.”은성종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왕께서는 함부로 내기하실 분이 아니십니다. 이 상황을 예상하시고 대비를 하신 분인데 100%의 확률이 없다면 내기도 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그러니 저희는 왕의 판단을 믿어야 합니다.”“그렇다고는 해도 무력 대결에서는 변수가 많습니다. 특히 동급의 강자들 사이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로도 전세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는 누구도 승패를 예측할 수 없죠.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그것까지는 예상하실 수 없을 것입니다.”장범규가 반박했다.“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단순히 왕 때문만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은성종이 말했다.“그렇습니까? 어떤 이유가 있죠?”장범규가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혹시 경천 랭킹에 대하여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은성종이 갑자기 되물었다.“못 들어봤네요.”장범규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장범규는 비록 군사 경험은 풍부했지만 무림인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알고 있습니다.”주한휘가 갑자기 끼어들었다.“경천 랭킹은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제일 권위 있는 랭킹이잖아요. 거기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모두 최강의 무공을 지닌 인물들이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경천 랭킹 상위 3명은 용호산 장선기, 용각 각주 이원무 그리고 서경 검선 백준이라고 알고 있어요.”“뭐라고요? 검선 백준이 겨우 3위에요?”장범규가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그의 눈에 백준은 단지 서경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51화

    “건방지구나!”유태범이 눈을 치켜떴다.“같은 대 마스터 급의 강자인데 내가 몇십 년간 쌓아온 것이 젊은 네 놈에게 비길 수 없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삼촌께서 이렇게 고집을 부리시니 저도 더 이상 예의를 차릴 수 없겠네요. 그럼 시작하시죠.”유진우는 한 손을 내밀며 초대하는 듯한 제스처를 했다.“받아라!”유태범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발을 구르며 몸을 날려 강력한 공격을 시작했다.유태범의 칼법은 빠르고 강력했다. 그의 모든 칼은 치명적이며 모두 주요 부위를 겨누고 있었다.비록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실용적이고 빈틈이 없었다.유태범은 타고난 천재성을 바탕으로 오랜 전장의 경험과 여러 가지 정교한 칼법을 융합했다.지금의 그는 수많은 기법을 받아들여 단점을 극복해 가며 자신의 독창적인 칼법을 창조했다.그 칼법으로 그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람을 공격했다.속도는 빨랐고 공격은 정확했으며 흉포하고 당할 수 없는 기세를 내뿜었다.유태범의 강력한 공세에 유진우는 빠르게 피하며 움직였다.그는 마치 바람에 날리는 낙엽처럼 불규칙하게 이동하며 상대를 뚫을 기회를 엿봤다.두 사람은 공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주위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그들의 싸움을 놀라운 시선으로 지켜봤다.전투가 너무 치열하여 사람들은 다치지 않기 위해 모두 거리를 두고 넓은 공간을 남겨두었다.두 사람은 모두 대 마스터 급의 강자였으니 한 번의 타격으로도 산을 깎거나 바위를 쪼갤 수 있었다.정면으로 맞서 싸우는 건 고사하고라도 싸움의 여파만으로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다.“유태범의 실력이 이렇게 강한 줄은 몰랐네요. 대 마스터의 수준에 도달하고 전투 경험도 풍부하니 진우도 어려운 싸움이 되겠어요.”이의진은 눈을 좁히며 전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했다.그녀는 자신의 실력으로 겨우 두 사람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두 사람의 움직임은 너무 빨라서 따라잡기가 거의 불가능했다.“유태범 저 개자식, 정말 실력을 숨겨 놓고 있었네. 10년 전만 해도 우리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50화

    “나쁜 놈! 돌아왔으면서 계속 숨어 있다니. 내가 이렇게 너를 끌어내 오지 않았다면 네가 모습이나 드러냈겠어?”유만수가 툴툴거리며 말했다.“됐어요.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시고 죽은 척한 것도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지금은 먼저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하죠.”유진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유태범을 빠르게 스쳤다.유만수는 호룡각의 잔당에게 암살을 당했고 유태범은 즉시 반란을 일으켜 왕위를 빼앗으려 했었다. 그래서 그는 유태범이 호룡각의 잔당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반란이든 호룡각 잔당과의 결탁이든 그의 눈에는 모두 큰 죄였다.“유장혁!”충격을 받은 유태범의 얼굴은 곧 음침하게 변했다.그는 갑자기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았다.유만수는 분명히 유장혁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아까 그렇게 쉽게 승낙한 이유도 유장혁의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유태범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비록 10년 만에 다시 만나지만 유장혁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뛰어난 존재로 성장했다.제갈영군을 물리친 것만 봐도 그의 실력이 평범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제갈영군의 실력은 이미 대 마스터에 근접해 있었고 전체 서경을 놓고 보더라도 손에 꼽히는 실력자였다.하여 그가 제갈영군을 물리친 것만 봐도 그의 실력이 대 마스터 수준에 가까운 것을 알 수 있었다.‘20대의 나이에 대 마스터라니... 정말 무서운 재능이야.’‘오늘 유장혁을 처리하지 않으면 계속 성장할 거야. 내가 서경왕이 되어도 매일 두려움에 떨며 살게 되겠지.’대 마스터 급의 강자는 살해에 실패하더라도 쉽게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삼촌,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습니까?”유진우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니 네가 이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다. 그냥 봤으면 못 알아볼 뻔했어.”유태범은 눈매를 좁히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삼촌, 그만두세요.”유진우가 담담히 말했다.“삼촌께서 정말 뉘우치신다면 어른인 점을 고려해서 유만수에게 부탁해서 죽음만은 면하게 해드릴 수 있어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49화

    ‘굳이 죽으러 나설 필요는 없지.’“흥! 그래도 분수는 제대로 아는 모양이야!”유태범이 냉소를 띠며 말했다.“유만수, 네 막내아들은 이미 물러섰어. 그렇다면 네 장남은 어디 있단 말이야?”“장혁아, 그동안 숨어있느라 고생 많았다. 이제 모습을 드러낼 때가 되지 않았느냐?”유만수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그는 장남 유장혁을 한 번도 본 적 없었지만 그 존재는 알고 있었다.지난번 소현무의 사건 역시 유장혁의 제보 덕분에 해결할 수 있었다.지금처럼 왕부에 큰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의 성격상 방관만 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누가 늙은 여우 아니랄까봐... 유태범만 속인 게 아니라 모두를 속였네요. 이제 와서 저를 방패막이로 세우겠다니. 이대로 되는 거예요?”잠시 망설이던 유진우는 결국 얼굴에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 던졌다.유만수가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왕부의 대세는 아직 굳건했다.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나서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었다.억지로 몰린 기분이긴 했지만 유진우도 유만수가 자신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오늘이 바로 권위를 세울 최고의 기회였기 때문이다.흑룡군 장교들이 모두 지켜보는 자리에서 표기대장군 유태범을 쓰러뜨린다면 이후 자신이 왕위에 오르는 길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었다.“뭐라고? 저 사람이 유장혁이라고?”유진우의 정체를 본 이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조금 전 제갈영군을 쓰러뜨린 신비로운 고수가 바로 10년간 자취를 감췄던 유장혁이었다.그가 나타난 충격은 죽었던 유만수가 다시 돌아온 사실 못지않았다.‘누가 부자 사이 아니랄까 봐... 하나같이 교활해.’“너라고? 어떻게 된 일이야!”유태범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는 유장혁이 사라진 줄로만 알았지 바로 곁에서 숨어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그의 강력한 실력은 자신조차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만들었다.“여러분, 죄송합니다. 신분을 숨긴 건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정체를 드러낸 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48화

    “공정한 경쟁이라고?”유만수의 말이 떨어지자 주위 사람들은 일제히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누구도 유만수가 이런 말을 꺼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미 형세가 뒤집혀 흑용군 고급 장교들에게 명령만 내리면 유태범을 체포해 이번 반란 위기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었다.그런데도 유만수는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유태범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었다.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여보...”이의진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유만수가 손을 들어 제지하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내게도 나름대로 계획이 있으니.”“유만수... 정말 네 아들과 나를 공정하게 경쟁시키겠다는 거야?”유태범은 다소 놀란 표정을 했다.방금까지만 해도 목숨을 걸 각오하고 있었는데 설마 유만수가 이렇게 공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울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대체 무슨 꿍꿍이지?’“네가 공정을 원한다면 그 기회를 주겠다. 내 결정을 납득할 수 있도록 처참하게 질 것이다.”유만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좋아! 당신이 한 말이야?”유태범은 눈을 가늘게 뜨며 기뻐했다.“우리 서경은 무위를 중요시하는 곳이지. 새로운 왕이 되려면 강한 실력이 있어야 마땅해. 그러니 군대의 규칙으로 경쟁하는 게 어때? 이긴 자가 왕이 되는 거지!”“유태범! 정말 뻔뻔하구나!”유태범의 말을 들은 이의진이 참다못해 소리쳤다.“너는 전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으며 무력 면에서 뛰어나다. 서경에서 너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도 네 강점을 내세워 경쟁한다니 이게 공정이라고 할 수 있겠어?”“이 세상은 본디 강자가 존중받는 곳이다. 특히 서경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강한 실력이 없다면 수많은 장교를 어떻게 다스릴 수 있겠어? 설마 서경의 왕이 연약한 선비일 수 있다고 생각해?”유태범이 태연히 대꾸했다.“맞아! 우리도 절대로 약자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을 거야!”제갈영군도 이에 동조했다.“누구든 실력이 강한 자가 왕이 될 수 있었다면 이 세상은 이미 혼란에 빠졌을 거야!”이의진이 반박했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47화

    “태범아, 우리는 한 가족이다. 네가 칼을 내려놓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유만수가 담담히 말했다.“왜? 왜 아직도 죽지 않은 거예요? 이미 중병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할 텐데... 왜 아직도 서경 왕 자리를 계속 차지하려고 하는 거냐고요!”유태범이 이를 악물며 외쳤다.눈에 핏줄이 선명히 드러난 유태범의 표정은 완전히 흉포해 보였다.“태범아, 네 성격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너는 문무를 겸비했고 확실히 재능도 뛰어나지. 하지만 너는 남을 품을 그릇이 못 돼. 행동 방식이 너무 잔혹해 왕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아. 그리고 왕이 될 수도 없어.”유만수가 솔직히 말했다.“닥쳐!”유태범은 갑자기 고함쳤다.“너는 수십 년 동안 왕 자리에 앉아 있었고 이제 곧 죽을 거야! 이 자리도 이제는 내가 차지해야 할 때야. 전체 서경을 둘러봐도 나보다 이 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나?”“새로운 왕은 이미 정해져 있다. 너는 아니야.”유만수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이미 정했다고? 하하하”유태범이 미친 듯이 웃으며 말했다.“유천우는 겨우 풋내기에 불과해! 재능이나 능력, 권위를 논하더라도 유천우가 나보다 나은 점이 어디 있나? 무슨 자격으로 나와 다투는 거냐!”“내가 말한 사람은 천우가 아니야.”유만수가 담담히 말했다.“천우가 아니면 또 누가 있어? 설마 십 년 동안 실종되었던 유장혁을 말하는 거야?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녀석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거야? 정말 노망이라도 든 거야?”유태범이 가차 없이 비웃었다.“건방지다!”유태범의 말을 들은 홍복홍이 화를 내려고 했으나 유만수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유태범의 고함과 광기에 비해 유만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었다.“태범아, 장혁이는 죽지 않았어. 게다가 아주 잘 지내고 있어. 장혁이는 그 나이대의 나보다 더 뛰어나고 왕으로서도 더 적합해.”유만수가 진지하게 말했다.“죽지 않았다면 어쩔 건데? 나이를 따져보면 유장혁도 유천우보다 몇 살 많지 않아. 결국 그 역시 어린 녀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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