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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작가: 강로이
봉황루에 들어간 뒤에도 장 비서는 여전히 화가 나 씩씩거리고 있었다.

“흥! 저 여자 외모는 봐줄 만한 것 같은데 눈은 정말 삐엇나봐요. 유진우 같은 쓰레기를 마음에 들어 하다니요.”

“그러니까 말이야. 그 얼굴과 몸매가 아까워!”

양의성도 탄식을 내뱉으며 말을 보탰다.

외모와, 재력, 그리고 능력까지 모두 구비한 그는 대체 왜 그런 완벽한 여자를 얻지 못한단 말인가?

“됐어요. 그 얘긴 이제 하지 말아요. 우린 오늘 일하러 온 거예요.”

이청아가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장 비서, 가서 오늘 밤 조씨 가문의 파티를 누가 진행하는지 알아봐.”

“제 친구가 마침 이곳에서 일하는데 전화를 걸어 물어볼게요.”

장 비서가 대답을 마친 후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얼마 후 그녀가 돌아와 말했다.

“대표님, 알아 왔습니다. 오늘 밤 자선 파티는 조 회장님이 직접 진행하신다고 합니다. 누가 그분을 도와 함께 일하는지는 회장님의 마음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

“조 회장님? 설마 그 비지니스계 여왕?”

순간 이청아의 눈빛이 반짝였다.

조 여왕의 명성에 대해 이청아는 익히 알고 있었다. 여자의 몸으로 오직 실력으로 강능 모든 남자들을 발아래에 두고 강림했다. 그러한 존재를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아직까지 조 여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장 비서, 친구한테 다시 물어봐. 우리와 조 회장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추진해줄 수 있는지 말이야.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이청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말해볼게요. 하지만 될 거란 보장은 없어요.”

장 비서가 말했다.

“그래! 그럼 부탁해. 일이 잘되면 장 비서의 친구에게 톡톡히 보상해줄게!”

이청아의 마음속에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조씨 가문과 협력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건 그녀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

만약 사전에 조 회장과 만남을 갖는다면 그녀는 반드시 상대를 설득해 인정받을 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

시간이 지남에 따라 봉황루는 점점 더 많은 사람로 북적였다.

파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조선미는 이미 바삐 돌아치기 시작했다.

“유진우 씨, 전 가봐야 하니까 일단 혼자 구경해요. 필요한 게 있으면 직원들에게 수시로 얘기하고요.”

“그래요. 고마워요.”

“홍아, 진우 씨를 잘 부탁해.”

짧은 인사를 마친 뒤 조선미는 천자 1번 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거긴 그녀의 개인 사무실이었다.

“큰 아가씨...”

방에 들어가자마자 중년 남자가 서류를 갖고 들어왔다.

“요청하신 자료입니다. 몇 단계의 선별을 거친 결과 우리가 원하는 협력 기업의 조건에 도달할 수 있는 건 4곳입니다. 더 보충할 것이 있나 살펴보세요.”

“그래.”

조선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별다른 말 없이 서류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얼마 후 그녀의 눈썹이 흥미롭다는 듯 솟아올랐다.

“응? 이런 우연이?”

조선미가 입꼬리를 슥 올리자 장난기 어린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번졌다.

그녀의 눈에 들어왔던 건 청성 그룹의 자료와 이청아의 개인 이력서였다. 그녀는 호기심에 자료들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한 번에 정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점이 그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이청아는 이름 모를 사업가에 불과했고 청성 그룹 또한 사람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먼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결혼 후 이청아는 신의 도움이라도 받은 듯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고작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가치 2억 남짓하던 회사가 2000억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급부상했다.

그 시간 동안 회사는 수많은 투자를 받았고 각종 프로젝트도 끊임없이 진행했다. 분명 누군가 어딘가에서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 듯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청아는 그럴 만한 가문과 뒷배를 갖고 있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그녀를 도왔단 말인가?

“설마... 그 사람?”

조선미의 머릿속에 유진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유진우 외에 아무 조건 없이 이청아를 도울 사람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하여 그녀의 호기심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유진우는 대체 누구인가?

3년 사이에 청성 그룹을 이 정도 높이까지 성장시켰다면 그 인물은 필시 예사롭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유진우, 유진우 씨, 당신은 도대체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는 건가요?”

조선미의 얼굴에 걸린 미소에 드리운 흥미로움이 더더욱 짙어져 갔다.

“그리고 그 이청아라는 여자...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거지? 이런 복덩이를 옆에 두고도 그 양씨 남자한테 목을 맨다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조선미는 분노까지 치밀어올랐다.

한 남자가 여자를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해줬음에도 여자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혼까지 요구했다니.

대체 무슨 말로 비난을 해야 속이 풀릴지 모를 노릇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녀 자신에겐 그리 나쁜 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그녀에겐 기회가 될 테니 말이다.

“큰 아가씨, 청성 그룹의 이청아 씨를 선택하려고요?”

옆에 있던 집사가 물었다. 아가씨가 이토록 열심히 자료를 보는 건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청아? 흥...”

조선미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우리 조씨 가문이 요구하는 파트너 자격엔 부합되지만 난 싫어.”

“알겠습니다. 제가 당장 이청아 씨를 후보 명단에서 삭제하겠습니다.”

집사가 곧바로 말했다.

“잠깐만, 나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어. 그리고 자료를 유진우 씨에게 보여주고 결정하라고 할 거야.”

조선미가 말했다.

“네.”

집사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더는 감히 질문하지 못했다.

“다른 할 말 있어?”

집사가 여전히 방에서 나가지 않자 조선미가 물었다.

“아가씨, 조금 전 대박 그룹 조천룡 씨가 오셨어요. 아가씨를 꼭 만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비서가 머리를 숙이고 대답했다.

“조천룡? 조훈의 아들? 그 사람이 왜 왔는데?”

조선미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말로는 비즈니스 때문에 왔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의도가 불순한 것 같아요. 사람을 시켜 쫓아낼까요?”

“영감이 직접 안 오고 아들을 대신 보내? 하하... 신경 쓸 필요 없어.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릴지 지켜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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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86화

    “내 실력이 백준 아저씨보다 떨어진다고 해도, 너 상대하는 데는 아무 문제 없어.”유진우가 말했다.“날 상대하겠다고? 네까짓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채원진이 가볍게 비웃었다.채원진이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유장혁은 이제 막 대 마스터에 올라선 수준이었고 다른 뾰족한 수가 있다고 해도 그의 최선은 중기 대 마스터 수준이었다.그 반면에 채원진은 대원만에 가까웠다.두 사람의 차이는 두 단계 정도였지만 그 두 단계는 감히 거스를 수 없는 심연과도 같은 차이를 보여주었다.유장혁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런 차이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직접 해봐야 아는 거잖아?”유진우는 손가락 끝으로 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 등 뒤에서 푸른 창궁검이 빠져나와 가볍게 그의 손에 내려앉았다.“좋아! 그렇게나 자신 있다고 하니, 나한테 직접 덤빌 기회는 주도록 하지.”채원진이 손을 휘두르자 빨간 불길을 머금은 창이 허공에 나타났다.그 창은 다름 아닌 이원무의 유품이자 신병 랭킹에서 3위를 차지한 용담적염창이었다.“너희는 절대 끼어들지 마. 오늘만큼은 내 실력으로 저 녀석의 콧대를 제대로 납작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창을 휘두르는 채원진의 몸에서는 엄청난 기세가 느껴졌다.그의 몸에서 나온 붉은 빛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구름 위에서 천둥이 치고 어두워진 하늘에서는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수백 미터 내에 있던 모든 생명체들이 고개를 숙이며 몸을 낮추었다.보이지 않는 기세가 천지의 이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응?”채원진의 몸에서 나오는 엄청난 기운을 느낀 유진우의 눈썹이 미세하게 찌푸려지기 시작하더니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유진우는 이때까지 무도계에서 줄곧 순조롭게 나아가며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나보지 못했다.그랬던 그가 처음으로 채원진에게서 전에 없던 압박감을 느꼈다.오늘 이 싸움이 고전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유장혁! 어서 덤벼, 네가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고 싶네!”채원진이 한 손을 내밀더니 이내 도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85화

    왕부의 병력은 모두 정예병들이었고, 호룡각은 수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두 쪽이 치열하게 싸울수록 상황은 더욱더 참혹해져만 갔다.왕부 쪽에서는 유천우가 이끌고 있었고 호룡각 쪽은 사철수가 이끌고 있었다.유진우와 채원진은 서로를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었지만 아직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두 병력이 격렬한 혼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유진우도 포메이션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안개 포메이션과 팔괘양의진이 두 포메이션은 모두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해대는 포메이션이었기 때문이었다.주변에 설치해두었던 폭탄들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정말 궁지에 몰려 아무런 방법이 없는 게 아닌 이상, 자폭할 생각은 없었다.“천우야! 계획이 틀어졌어. 얼른 사람들 데리고 빠져나가!”잠시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던 유진우가 과감히 명령을 내렸다.왕부의 정예병들도 절대 밀리는 쪽이 아니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얻는 이득은 별로 없어 보였다.왕부의 병사 한 명이 세 명에서 다섯 명까지 상대해본다고 해도 이길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았다.호룡각의 병력은 왕부의 열 배에 달했고 이대로 계속해서 시간만 끌었다가는 체력만 고갈되어 전멸하고 말 것이다.아직 정예병들의 체력이 충분할 때 빠져나가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었다.어찌 됐든 정예병들이 이런 곳에서 헛되이 희생되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대형으로 서도록! 다 같이 여길 빠져나가는 거다!”명령을 받은 유천우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곧바로 부하들을 지휘해 대형을 만들고 상대적으로 병력이 약해 보이는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고수들로 이루어진 왕부 정예병들의 실력은 호룡각 병력보다 훨씬 뛰어났고 훈련도 잘됐던 덕에 팀워크까지 좋았다.그들은 아주 신속하게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던 포위를 뚫고 빠져나갔다.호룡각의 포위망은 순식간에 뚫려버렸다.“얼른 뒤를 쫓아! 절대 놓쳐서는 안 돼!”유태범은 마음이 급해진 건지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쫓아가!”사철수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곧바로 엄청난 병력을 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84화

    “아직 확신할 수는 없어.”유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두 가지야. 첫 번째는 유태범이 호룡각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한 거야. 그리고 채원진은 유태범을 시험해볼 생각으로 이런 부대를 보낸 거고.”“그럼 두 번째는요?”유천우가 계속해서 물었다.“두 번째는 유태범이 배신했다는 건데, 이건 분명 호룡각이 파놓은 함정일 거야. 대타들만 보내서 우릴 유인해놓고 한 번에 죽이려는 거겠지.”유진우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만약 전자라면 유태범만 위험에 빠지고 말겠지만 후자라면 우리 모두가 함정에 빠진 거나 다름없어.”“다들 똑바로 들어! 언제든 방어할 수 있도록 준비해!”유천우는 유진우의 말에 곧바로 몸을 돌려 명령을 내렸고 그와 동시에 왕부의 정예병들은 즉시 흩어져 경계태세를 갖추었다.“하하하... 지금 방어 해봤자 이미 늦었어.”갑자기 하늘에서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엄청난 병력이 사방에서 몰려왔다.눈에 보이는 곳마다 수천, 수만의 병사들이 빽빽하게 몰려 있었다.유진우가 데리고 온 정예병은 천 명가량이었지만 호룡각에서 파견된 인력은 열 배가 넘어 보였다.사방에서 몰려온 병력을 보아하니 갑자기 등장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큰일이에요! 아무래도 저희가 당한 것 같습니다!”유천우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곧장 친위대를 지휘해 방어 포메이션을 구축했다.그들은 자신들이 호룡각을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호랑이가 집 앞까지 찾아온 격이나 다름없었다.“포위해!”수천 명이 넘는 호룡각의 병력은 곧바로 왕부의 정예병들을 완전히 포위했다.왕부와 호룡각 모두 정예병 중의 엘리트만 선별해서 출동시켰다.다만 호룡각 쪽이 수적으로 훨씬 우세할 뿐이었다.“이런 망할! 유태범 이 개자식이 감히 배신을 해!”유천우는 분노에 가득 찬 채 이를 악물었다.그들의 이번 작전은 호룡각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적은 병력의 최정예병들만 데려왔다.하지만 유태범이 감히 왕부를 배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83화

    “이런 미친! 이 새끼들 대체 뭐야? 왜 이렇게 많은 거야?”“이대론 끝이 없겠어! 아무리 죽여도 끝이 안 보인다고! 한 무리 죽이면 또 한 무리 몰려오고, 끝이 안 나.”“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 안 그러면 계속 싸우기만 하다가 다 죽을 거야!”“다 안개로 덮여 있어서 방향도 제대로 안 보이고, 그림자들도 계속 공격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뚫어?”호룡각 일원들은 이미 갈피를 잃어가고 있었다.초반에는 얕잡아봤던 그림자들이었지만 이내 그림자들은 점점 쇼크와 공포로 변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던 탓에 사람들은 서서히 절망 속에 빠져들어 갔다.그림자들을 이길 수는 있었지만 그림자들을 처리한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 리는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림자 하나를 죽이면 둘이 되고, 둘을 죽이면 넷이 되었다.그들이 얼마나 죽이던 그림자의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많아지기만 했다.그 반면에 호룡각 일원들은 그림자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목숨을 잃어갔고 그럴수록 아군의 수는 줄어만 갔다.이런 상황에 계속해서 소모전을 벌인다면 결국 전멸하고 말 것이다.지금 이 순간, 그들에게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한시라도 더 오래 살기 위한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어르신,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검은 옷의 남자가 노인의 옆에서 그림자를 해치우며 조언을 구했다.그들은 그림자의 공격뿐만 아니라 발밑의 늪도 경계해야 했다.자칫했다간 늪에 빠져 땅속에서부터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움직임이 제한될 것이 뻔했고, 그렇게 되면 그림자들에게 속수무책으로 죽어야 했기 때문이다.이전에 죽은 동료들도 대부분은 이것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그걸 나한테 물으면, 난 누구한테 물어야 하냐?”노인은 화난 듯한 목소리로 되물었다.단순한 안개 포메이션뿐이었다면 그의 통술로 파괴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안개 포메이션 위에 그보다 더 강력한 포메이션이 추가되어 두 포메이션이 하나로 합쳐진 상태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82화

    “슈욱!”빨간 신호탄이 긴 불꽃을 그리며 하늘로 솟구쳤다.하지만 중간쯤 올라가자 팔괘양의진의 반투명한 장막이 갑자기 밝아지더니 밖으로 나가려던 신호탄을 그대로 막아냈다.“펑!”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신호탄이 터져버렸지만 장막에 흡수된 불빛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포메이션 안에 있던 노인과 그 일행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스쳐 지나가는 빨간 빛뿐이었다.그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신호도 못 보낸다는 건, 이 포메이션이 우릴 완전히 이곳에 가둬버렸다는 뜻이 되겠구나.”노인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의 뛰어난 시력으로도 지금 이 포메이션의 약점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알 수 없는 포메이션이 안개 포메이션보다 훨씬 정교하고 강력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두 포메이션이 겹쳐져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준 덕에 그 위력은 배가 되었다.“큰일이다! 공격이 들어오고 있어!”노인이 포메이션을 분석하고 있던 그때, 갑작스러운 경고 소리가 들려왔다.사방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그 그림자들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긴 했지만 실체는 보이지 않아 마치 연기처럼 느껴졌다.실체가 없는 그림자들의 움직임은 신비롭기 그지없었다.가까이 다가온 그림자의 손은 곧장 칼날로 변해 호룡각의 멤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죽여!”더 생각할 틈도 없이 호룡각 일행들은 곧장 칼을 빼 들어 싸움에 나섰다.늪으로 변해버린 땅 때문에 행동이 제약을 받고 있었지만, 지금 그들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그림자들의 실력이 후천 무사 수준이었고 그중 일부만이 선천 초기 단계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반면, 호룡각 멤버들은 거의 모두가 선천 고수들이었던 데다가 훈련까지 잘되어 있던 덕에 호흡까지 완벽했다.그들은 빠른 속도로 그림자들을 하나둘씩 처리하며 전세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결국, 두 명이 목숨을 잃고 몇 명이 중상을 입는 정도의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호룡각의 엘리트 멤버들은 그림자를 완전히 해치울 수 있었다.“하하하... 대단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81화

    유진우의 지휘 아래, 팔괘양의진이 빠른 속도로 펼쳐졌다.짙은 안개가 감도는 구역의 가장자리인 건, 감, 간, 진, 손, 이, 곤, 태의 여덟 방향에서부터 하얀빛들이 솟아올랐다.하늘로 높이 치솟은 그 하얀 빛은 마침내 하늘에서 모여 거대한 빛의 장막으로 안개 전체를 덮어버렸다.반투명한 빛의 장막은 겉보기엔 거대한 달걀 껍데기처럼 느껴졌다.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계속 달리던 호룡각 일행들은 갑자기 발밑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걸음을 멈추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단단하던 땅이 갑자기 부드러워지더니 이내 늪 같은 땅으로 변해버린 것이다.게다가 땅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엄청난 힘이 그들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앞으로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늪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에 차마 걸음을 뗄 수 없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땅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해버린 거지?”갑작스러운 변화에 호룡각 일행은 당황한 나머지 우왕좌왕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실력으로 따지자면 그들 역시 어디 가서 뒤처지는 사람들이 아니었지만 이런 상황은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어딜 밟아도 이미 늪으로 변해버린 땅은 그들은 아래로 강하게 끌어내렸다.발버둥 칠수록 끌어당기는 힘은 더욱 강해지기만 했다.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온몸의 진기를 모두 끌어내 이 끔찍할 정도로 강한 중력에 저항해야 했다.하지만 그럴수록 체력 소모만 커질 뿐, 별 소용은 없었다.일정한 시간 안에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그들의 진기는 모두 소진될 게 뻔했고,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속수무책으로 늪 속에 빨려 들어가 질식사하고 말 것이다.“어르신, 설마 안개 포메이션이 땅까지 바꿀 수 있는 겁니까?”검은 옷의 남자가 물었다,“당연히 안개 포메이션만으로는 못 바꾸지. 이건 또 다른 포메이션일 거야.”빨간 옷의 노인이 얼굴을 찌푸리며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예상이 맞다면 우리는 지금 포메이션 속에 있는 또 다른 포메이션에 갇힌 거야. 안개 포메이션 위에 더 강력하고 기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80화

    문제는 그들은 지금까지 쭉 앞으로 직진만 했고 방향을 틀거나 뒤돌아가지 않았다는 점이다.그렇다면 답은 하나, 그들은 이미 갇힌 상태에서 계속 제자리에 있었다는 걸 설명해 준다.“알았다. 이건 덫이야.”오선우는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흥분해서 말을 이었다.“들은 바에 의하면 일단 혼미 덫에 걸린 사람들은 머리가 어지럽고 방향감을 잃는대.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전투력을 잃고 그냥 죽게 된다고 했어.”“이런 덫을 사용 안 한지가 꽤 오래된 거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쓰는 걸 보면 분명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아.”선두에 서 있던 윤종수가 엄숙하게 말했다.“윤 대장, 이제 우리 어떡하죠?”이때, 한현오가 물었다.“당연히 기회를 봐서 이곳을 빠져나가야지. 이대로 갇히게 되면 죽는 길밖에 없어.”윤종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순간 눈에서 빛이 번쩍거렸다.호룡각의 베테랑 임원중 한 명으로서 그는 무술도 무술이지만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동공술이었다.이 기술은 주로 사람을 통제할 때 많이 사용했는데 최면술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보조 역할은 시력이 좋고 세심함을 통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하여 일단 이 기술을 발휘하기만 하면 주변의 세부 사항이나 이상한 점은 모두 그의 눈을 피할 수 없게 된다.“찾았다!”유심히 주위를 둘러보던 윤종수는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곧바로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가 출구야. 날 따라 와!”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즉시 사람들을 데리고 동쪽으로 달려갔다.달리면서도 그의 눈빛은 마치 전구처럼 유난히 밝게 빛났다.아까까지도 짙게 피어오르던 안개는 순간 능력을 잃은 것 같아 보였다.이 시각, 유진우는 손에 나침반을 들고 있었는데 나침반 한가운데 노란빛이 발사되면서 순식간에 그 위로 빛과 그림자가 형성되었다.이 빛과 그림자는 혼미 덫을 의미했고 빛과 그림자 속의 수십 개의 작은 빛은 호룡각 사람들을 대표했는데 유진우는 이 빛의 움직임을 통해 사람들의 구체적인 위치를 판단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79화

    “타겟 발견. 행동 개시!”호룡각 사람을 발견한 유천우는 정신이 번쩍 들더니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재빨리 뽑았다.“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저 사람들이 포위망에 들어올 때가지 기다려보자.”유진우는 유천우의 등을 두드려주며 그를 진정시켰다.전방 100미터 지점에 두 개의 덫을 파뒀는데 일단 호룡각 쪽의 사람들이 들어가면 바로 갇히게 된다.첫 번째 덫은 일명 혼미 덫이라고 불리는데 공격 범위가 몇 킬로미터로서 가장 넓었고 일단 진입하면 현기증이 나면서 방향감을 잃게 된다.두 번째 덫은 음양 덫이라고 서로 다른 모드로 되어있는데 하나는 공격 모드이고 다른 하나는 방어 모드라 공격과 방어를 마음대로 전환할 수 있는 곳이었다.유진우는 공격모드로 바꾼 뒤 여덟 명의 무술 고수들을 곳곳에 배치해 뒀다.이 여덟 명은 이 안에서 끊임없이 환영으로 변해 일단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을 전부 환영으로 공격할 수 있다.이 상태로 만약 적을 계속 찾지 못하면 그 사람은 이곳에 갇혀 공격 한 번을 못 하고 그대로 죽게 된다.두 개 덫 외에 유진우는 또 근처에 많은 폭탄을 설치하라고 시켰다.아무리 호룡각 사람들이 운 좋게 덫에서 빠져나와 그곳을 탈출한다고 해도 결국 폭탄으로 전부 죽일 심산이었다.이렇게 되면 실제로 그들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상대방은 이미 절반 정도가 죽게 될 것이다.“포위망 안에 들어왔어. 작전 개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유진우는 재빨리 아랫사람들에게 명령했다.“작전 개시!”유천우도 따라 외치자 왕부 쪽의 사람들이 잇달아 움직이기 시작했다.첫째 덫이 개장되자 갑자기 하얀 연기가 바닥에서 피어오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수백 미터 반경을 뒤덮으면서 범위를 넓혀갔다.“왜 이래? 뜬금없이 웬 안개야?”“산속에서 아침 안개가 끼는 게 정상이지. 호들갑 떨지 마.”“아니야. 안개가 왠지 이상하니까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갑자기 피어오르는 안개를 보고 호룡각 사람들은 곧 경계심을 가지고 저마다 무기를 꺼내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그러나 한참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78화

    유진우는 유태범과 다시 한번 계획을 짠 뒤 호룡각 기지에서 떠났다.그의 말대로 오래 머물면 위험한 곳이었고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굳이 이런 모험은 할 필요가 없다.역시나 바람처럼 왔다가 갈 때도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졌다.그러나 유진우가 떠나자마자 유태범은 테이블 위의 유선 전화를 들더니 곧바로 통제실 번호를 눌렀다.5분 뒤.채원진이 몇 명의 병사를 데리고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유 장군, 급하게 저를 찾았다면서요?”“채 각주, 방금 호룡각 기지에 서경왕부 쪽의 사람이 몰래 들어왔다던데요?”유태범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 진짜요?”채원진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며 되물었다.“유 장군, 확실한가요?”“당연하죠. 방금까지 제 눈앞에 있었는데요.”“누구예요? 왜 유 장군을 만나러 왔대요?”“그 사람이 바로 서경왕부의 세자, 유장혁입니다!”유태범은 숨김없이 모든 사실을 말하기 시작했다.“몰래 여기에 온 목적도 저랑 손을 잡고 채 각주를 살해하기 위함이었고요.”“유장혁?”채원진은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만약 그 사람이라면 우리 쪽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것도 이해가 가네요.”필경 경천 랭킹 10위의 고수라면 당연히 발견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채원진조차도 100미터 이내에 있어야만 느낄 수 있다.“채 각주, 유장혁은 아직 제가 호룡각에 합류한 사실을 모르고 저랑 작전을 논의하고 갔어요.”유태범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래서 내일, 채 각주께서 기지를 떠나 왕성으로 갈 계획이니 사람들을 데리고 도중에 잠복해 있으라고 했는데 진짜 제 말을 믿더라고요. 게다가 저랑 같이 채 각주를 살해하자고 제안했어요.”“이렇게 직접 저를 죽이러 온 걸 보면 이제 제가 진짜로 서경왕부의 눈엣가시가 된 것 같네요. ”채원진이 어이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채 각주, 우리는 이번 기회에 작전을 잘 짜서 한 방에 유장혁을 없애야 합니다. 유만수는 이제 이빨 빠진 호랑이고 오래 살지도 못할 겁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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