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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그런데 선물 박스를 열어보던 남궁을용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박스 안에 귀한 물건이나 성의가 담긴 물건은 없었고 흰 천이 담겨있었다.

“준비했다던 선물이 이거야?”

남궁을용이 눈살을 찌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물었다.

“왜요? 마음에 안 드세요?”

남궁해수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여전히 굽신거렸다.

“마음에 안 드냐고?”

남궁을용의 표정이 확 굳어지더니 선물 박스를 그대로 바닥에 던지면서 호통쳤다.

“네가 뭘 선물했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봐.”

콰당!

선물 박스가 깨지면서 안에 담겨있던 흰 천이 드러났다.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사람들은 순간 멍해졌다.

“어떻게 된 거야? 생신에 흰 천을 선물했다는 건 무슨 뜻이야?”

“저건 그냥 흰 천이 아니고 목을 맬 때 쓰는 백릉이야.”

“뭐? 백릉? 말도 안 돼. 저걸 왜...”

“이러니까 장군님께서 화나셨지. 누구라도 절대 못 참았을 거야. 남궁해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랬대?”

“...”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조금 전까지 뜨거워졌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냉랭해졌다.

“해수야, 이걸 왜 준비했어? 잘못 가져온 거 아니야?”

남궁무원이 눈살을 찌푸렸다.

“해수야, 당장 치워. 남들이 보면 웃어.”

남궁보성이 낮은 목소리로 호통쳤다. 생일에 이런 불길한 물건을 선물하는 건 잘못되기를 바란다는 건가?

“제가 준비한 선물 마음에 안 드시나 봐요.”

남궁해수는 주변의 이상한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백릉을 주워 먼지를 툭툭 털면서 웃었다.

“이 백릉은 저희 아내가 썼던 물건입니다. 족히 5년 동안 버리지 않고 간직했어요. 언젠가 아버지께 드리려고요...”

그의 말에 현장이 떠들썩해졌다. 특히 남궁 가문 가족들의 표정이 급변했고 두려움에 떨었다.

그해 그 일은 알게 모르게 금기가 되어 지금까지 아무도 감히 꺼내지 못했다.

남궁해수가 과거를 잊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돌아온 줄 알았는데 그 일을 다시 꺼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해수야,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갑자기 그 얘기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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