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왔다.남궁해수의 이 공격은 아무런 조짐도 없이 남궁무원의 가슴을 그대로 찔렀다. 시뻘건 피가 칼끝을 따라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으악...”남궁무원은 넋이 나간 얼굴로 가슴팍을 찌른 칼을 내려다보았다. 늘 중요시하고 예뻐했던 막냇동생이 자신을 찌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것도 아주 과감하고 잔인하게.그 순간 모든 사람이 충격에 빠졌다. 조금 전까지 점잖고 미소를 잃지 않던 남궁해수가 갑자기 친형에게 칼을 휘두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전에는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거라고 설명해도 되었지만 이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너... 너 감히...”남궁무원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뭔가 얘기하고 싶었지만 시뻘건 피를 잔뜩 토했다. 결국 몸을 비틀거리면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형, 긴장할 거 없어. 심장 비껴가서 당장은 죽지 않으니까 얌전히 누워있어. 알짱거리지 말고.”남궁해수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더니 손수건을 꺼내 손가락 끝에 묻은 피를 닦았다. 마치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한 듯 차분하기 그지없었다.“짐승만도 못한 놈! 간덩이가 부었구나!”그때 남궁을용이 노발대발했다.“좋은 말로 타이르는 네 형을 찔러?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 여봐라, 저 불효자식을 잡아들여!”“네!”남궁을용의 명이 떨어지자 한 무리 무장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남궁해수는 전혀 겁이라곤 없는 얼굴로 손수건을 바닥에 던졌다.곧이어 벽 쪽에 두 줄로 섰던 경호원들이 동시에 움직였는데 하나같이 맹호처럼 달려들었다. 실력이 아주 뛰어났고 속도도 빨랐다. 게다가 진작 예상이라도 한 듯 움직이자마자 압도적이었다. 방금 들어온 무장 병사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바닥에 줄줄이 쓰러졌고 반항할 기회조차 없었다. 순식간에 대반전이 일어났다.“뭐야?”갑작스러운 상황에 남궁을용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연회장 안에 자객이 이렇게나 많이 들어왔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다시 말해 이 자리에 있는 일부 하객들이 매수당했다는 뜻이었다.“해수
장군 저택의 천명에 달하는 무장 병사들로 현장을 진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이 또한 그동안 왜 아무도 장군 저택에서 행패를 부리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다 어디 갔어? 빨리 지원 와야지.”큰소리쳤는데도 밖에 아무런 반응이 없자 남궁보성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작은형, 부르지 마. 우리 애들이 진작 장군 저택에 들어와서 이 집 병사들 싹 다 처리했어.”남궁해수가 히죽 웃었다.“말도 안 돼. 거짓말하지 마!”남궁보성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병사 천명 모두 훈련을 거친 고수들인데 이렇게 쉽게 해결됐다는 게 말이 되는가?“5년이나 계획했는데 이런 작은 일도 해결하지 못하면 오늘 이렇게 찾아오지도 않았어.”남궁해수가 덤덤하게 말했다.“진작 준비하고 있었구나.”남궁보성의 낯빛이 굳어지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날카롭게 말했다.“해수야, 네가 용기도 있고 머리도 좋은 건 인정이야.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어.”“뭔데?”남궁해수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바로 나.”남궁보성이 외투를 천천히 벗자 탄탄한 근육이 드러났다.“난 어릴 적부터 무공을 수련해서 이젠 반보 마스터 경지에 이르렀어. 네 부하들로는 턱도 없다고.”“반보 마스터?”그의 말에 현장이 또 소란스러워졌다. 본투비 레벨 고수가 되는 것도 아주 어려운 일인데 반보 마스터가 되려면 더 뛰어난 천부적인 재능과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이 경지에 이르면 혼자서도 천명 정도는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해수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하지만 계속 정신 못 차린다면 나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남궁보성이 발을 구르자 쿵 하는 폭발음이 들려오면서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엄청난 기운이 순식간에 폭발했다.남궁해수의 몇몇 부하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피를 토하면서 날아가 중상을 입었다.그 모습에 사람들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겁에 질린 얼굴로 연신 뒷걸음질 치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반보 마스터급 강자가 사람 하나 죽이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
“뭐야?”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남궁보성이 반보 마스터급 강자라며? 그럼 현장을 휩쓸어야 정상인데. 왜 주먹 한 방에 피 흘리면서 쓰러졌지?“여보!”“아빠!”화들짝 놀란 도란영과 남궁은설이 재빨리 달려가 남궁보성을 부축했다.“콜록콜록...”남궁보성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시뻘건 피를 연신 토해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얼굴에도 충격과 경악이 가득했다.서혼공을 수련한 후로 그는 자신만만해졌다. 천하무적까진 아니더라도 상대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정도였다.그런데 왜? 왜 오늘 나서자마자 진압당한 걸까? 그가 너무 약한 탓일까, 아니면 적이 너무 강한 걸까?“너... 너 대체 누구야?”남궁보성이 내키지 않는 듯 이를 악물었다.“천축국의 로샬이다.”검은 옷 남자가 망토를 벗자 외국인의 얼굴이 나타났다. 마른 얼굴에 눈이 움푹 패어 들어갔는데 차가운 느낌이 느껴졌다.“뭐? 로샬? 천축국의 무도 마스터 아니야? 저자가 여긴 왜 왔어?”“남궁해수가 큰마음 먹었나 봐. 천축국의 마스터 강자까지 데려온 걸 보면. 이러니 남궁보성이 상대가 안 되지.”“망했어! 장군 저택의 무장 군대도 쓰지 못하고 남궁보성까지 패했어. 오늘 장군 저택이 망하는 건가?”“...”로샬의 신분을 알게 된 후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무도 마스터급 강자는 만 명이 상대하기도 버거운 존재였다. 그런 존재가 갑자기 나타났으니 장군 저택이 과연 버틸 수 있을까?“로샬?”남궁보성의 얼굴에 겁먹은 기색이 드러났다.“해수 너 진작 만반의 준비를 했을 줄은 몰랐어. 그 먼 천축국의 사람을 부르다니. 장군 저택을 쑥대밭으로 만들 작정이구나.”“형, 믿는 구석이 없었으면 나도 이렇게 대놓고 쳐들어오지 않았어.”남궁해수의 입가에 담담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수년간 준비하는 동안 할 수 있는 방법은 전부 다 썼다.“해수야, 네가 우리 세 형제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는 건 인정해. 하지만 아쉽게도 넌 장군 저택을 너무 얕잡아봤어. 무도 마스터 한 명으로
로샬이 강하긴 했지만 선조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선조? 허허... 오랜만에 듣네. 하지만 선조도 당신들 못 도와줘.”남궁해수의 표정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선조님 나타나 주세요!”한참을 기다려도 반응이 없자 남궁보성이 더 높은 목소리로 뒷산을 향해 소리쳤다.“형, 부르지 마. 선조 여기 있어.”남궁해수는 어디서 종이 박스를 꺼냈는지 바닥에 툭 던졌다. 종이 박스가 튕겨 나가면서 피범벅인 사람 머리가 굴러 나왔다.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었는데 삐쩍 마른 얼굴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고 경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선... 선조님?”그 모습에 남궁보성은 혼비백산하며 연신 뒷걸음질 쳤다. 다른 이들도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말... 말도 안 돼. 선조님이 죽었어?”“선조님은 실력이 엄청난 무도 마스터인데 왜 갑자기 죽었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망했어, 망했어. 선조님까지 죽었으니 장군 저택 위기야!”“...”남궁 가문 사람들은 도무지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장군 저택의 비장의 카드가 이렇게 맥도 쓰지 못하고 죽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머리가 잘린 채로 죽었다. 그들에게는 정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선조님이 강한 건 인정이야. 미리 잠복하지 않았더라면 못 죽였을 수도 있어.”남궁해수가 덤덤하게 웃었다.지금 이 순간 사람들의 눈에 비친 그의 웃음은 악마처럼 무서웠다. 별로 힘도 들이지 않고 장군 저택 전체를 함정에 빠뜨렸다. 실로 무서운 인간이 아닐 수 없었다.“말도 안 돼!”남궁보성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어 연신 고개를 저었다.“선조님이 얼마나 강하신데 천축국 로샬 혼자서 어떻게 선조님을 죽일 수 있어?”“난 로샬 혼자라고 말한 적 없는데.”남궁해수가 여유롭게 말했다.“천축국의 로샬과 야샤가 항상 붙어 다닌다는 거 몰랐어? 로샬이 여기 있으면 야샤는 어디 있겠어?”“야샤?”남궁보성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야샤도 왔어?”야샤는 로샬과 같은 급
남궁해수의 간단한 한마디에 엄청난 위압감이 담겨있었다. 사람들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면서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남궁을용에게 향했다. 여기서 지위가 가장 높고 권력이 가장 센 장군의 태도가 가족의 생사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불효자식 같으니라고! 가문을 망치고 가족을 해친 네가 무슨 낯짝으로 설명을 요구해? 정말 네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거야?”남궁을용이 어두운 목소리로 호통쳤다.그는 줄곧 남궁해수를 가장 적합한 후계자로 염두에 두었었다. 용기도 있고 머리도 좋아서 가문을 이끌 능력이 충분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가장 훌륭했던 아들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서 가문과 등을 돌렸다. 남궁을용은 화가 나는 동시에 마음이 더 아팠다.“아버지, 전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한 거예요. 아버지가 제 집사람을 죽음으로 몰지 않았더라면 오늘 같은 이 길을 선택했을 리가 없죠.”남궁해수가 덤덤하게 말했다.“그 여자 죽음이 나랑 상관있다고? 상관있다면 뭐? 걔는 죽어도 싸!”남궁을용의 표정이 차갑기 그지없었다.“죽어도 싸다고요?”남궁해수가 자신을 비웃었다.“아버지 며느리인데 죽어도 싸다는 게 말이 돼요?”“내 며느리이긴 하지만 적대국의 간첩이고 우리 용국의 적이야!”남궁을용이 매섭게 호통쳤다.“그런 간첩들 때문에 우리 용국의 젊은 청년들이 전쟁터에서 얼마나 많이 억울하게 죽었는지 알아?”“제 집사람 이미 잘못을 뉘우쳤잖아요. 그리고 남을 해친 적도 없고요. 그런데 왜? 왜 기회도 안 준 건데요?”남궁해수가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걔가 남을 해친 게 아니라 널 해쳤지.”남궁을용이 상을 탁 쳤다.“넌 원래 앞날이 창창한 애였어. 그런데 지금 어떤 꼴인지 봐봐. 넌 장군 저택의 수치야!”그는 남궁해수가 사랑을 좇는 걸 응원했고 심지어 가정 형편 차이가 심해도 상관없었다. 상대가 거지라고 해도 아들만 좋다면 허락할 수 있었지만 간첩만은 죽어도 안 되었다.“전 앞날 같은 거 신경 쓰지 않아요. 제 집사람만 옆에 살아있
“네!”그 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즉시 무기를 뽑아 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다가갔다.당황한 남궁 가문의 사람들은 속히 한데 모였다. 어릴 적부터 곱게 커온 그들은 어디를 가든 병사들의 보호를 받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쉬익, 쉬익, 쉬익...”위급한 상황에서 은침 한 줄이 갑자기 발사되었다. 그러자 앞에서 달려들던 십여 명의 사람들은 그 자리에 굳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손에 든 무기는 공중에 떠 있었지만 결국 떨어지지 않았다.“누구야? 누군데 비밀스럽게 침을 쏘는 거야?”어두운 안색의 남궁해수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방을 살펴보았다.“접니다.”유진우가 천천히 일어서자 순식간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몰렸다.장군의 저택은 이미 망해가고 있었고 현장에 있는 손님들은 모두 위험에 처해 있어 감히 오지랖을 부릴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나서는 이가 있을 줄이야.“그쪽은 누구시죠?”남궁해수가 유진우를 위아래로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조금 의심스러워하는 듯한 눈빛이었다.“장군 저택의 손님이죠.”유진우는 차분하게 말했다.“이 일은 그쪽과 상관없는 일이니 손을 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남궁해수가 경고했다.“저는 장군님께 은혜를 받았습니다. 때문에 오늘 이 일을 그저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유진우는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젊은이, 은혜를 갚는 건 좋은 일이지만 자기 능력을 잘 가늠해보는 게 좋아. 능력 없는 사람이 굳이 강한 척을 해보는 것은 자멸을 선택하는 것과 다름없거든!”남궁해수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천축국 로샬과 야샤의 이름은 오랫동안 익히 들어왔습니다. 전 오늘 한 번 시험해 보고 싶어요.”유진우는 천천히 인사를 하며 승부를 겨룰 준비를 했다.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이런! 이놈 정신이 나갔나? 감히 무도 마스터와 겨뤄보려 하다니, 정말 죽고 싶은 거야?”유연지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흥, 어리석은 놈
정적이 흘렀다.연회장 전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로샬이 한 방에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멍해진 것이다.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로샬이 누구인가?그는 천축국의 유명한 고수이자 진정한 무도 마스터였다.그런 존재가 유진우의 한 방에 쓰러졌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젠장! 저 녀석 저렇게 강한 사람이었어? 진짜야?”“말라 보이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힘이 있네.”“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없구나.”짧은 정적 후, 연회장은 이내 소란스러워졌다.처음에는 모두가 유진우가 죽으려고 하는 줄 알았지만, 이제야 그가 숨겨진 실력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말도 안 돼! 이 녀석도 무도 마스터인가?”남궁보성은 충격에 빠졌다.로샬이 얼마나 강한 실력자인지 그는 이미 직접 체험해 본 적이 있었다.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로샬에게 패배했었다.그런데 유진우가 그런 로샬을 이겼으니, 그 말인즉슨 유진우가 최소한 마스터의 경지의 수준이라는 말이다!왜냐하면 오직 무도 마스터만이 무도 마스터를 이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말은 이렇게 해도 결과는 여전히 놀라운 일이었다.‘20대에 무도 마스터라니... 말 그대로 천재 중의 천재 아니야? 강남을 통틀어도 독보적인 존재 같은데.’곧이어 이전에 유진우를 경멸하고 무시했던 일이 떠오르자 남궁보성은 머리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오늘 위기만 넘길 수 있다면 저자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군.’“흥! 뭐가 대단하다고? 고작해야 비겁한 수법일 뿐이야! 방금 기습하지 않았다면 유진우는 로샬을 이길 수 없었을걸?”잠시 멍해 있다 정신을 차린 후, 한솔은 다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맞아! 상대가 준비도 안 됐는데 기습한 거잖아, 완전히 예의가 없는 거지, 정말 비겁해!”유연지도 의문을 제기했다.그들은 유진우가 기습을 통해 상대방이 방심한 틈을 타서 로샬을 이겼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런 행동은 비열하고 부끄러운 짓이며 전
유진우는 곧 상황을 파악하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무도 마스터를 묶어둘 수 있는 도구는 극히 드물었는데 그 중 ‘결박령'은 대표적인 것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결박령은 매우 단단하여 칼이나 검으로도 끊을 수 없고 물과 불에도 견딜 수 있어 무도 마스터조차도 묶이면 꼼짝없이 갇혀버린다고 한다. 그런데 이 물건은 진무사에서 관리하여 보통 사람은 손에 넣을 수 없었다.“맞아, 이 그물은 결박령으로 짜여진 것이야. 너 같은 무도 고수를 상대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지.”남궁해수는 솔직하게 인정했다.“원래 이 카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준비했는데, 실제로 쓸 일이 생길 줄은 몰랐군. 이제, 누가 이길 것 같은가?”대 마스터 이하의 인물이라면, 결박령에 묶였을 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췄어도 소용이 없었다.“큰일이다! 유진우가 결박령에 묶여버렸어. 이제 야샤를 막을 사람이 없어!”남궁보성이 어두워진 안색으로 외쳤다. 유진우의 갑작스러운 폭발력 덕에 한 가닥 희망이 보였지만, 남궁해수가 아직 숨겨둔 카드가 있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결국 역부족이군...”남궁 가문 사람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방금 피어올랐던 희망이 다시 절망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아버지, 이제 아버지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남궁해수는 시선을 돌려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이제 두 가지 선택권을 드리죠. 제 죽은 아내에게 사죄하시든가, 아니면 제가 장군 저택을 통째로 없애는 것을 지켜보시든가!”“이 악마! 너는 자멸의 길을 걷고 있어!”남궁을용 장군은 단호하게 외쳤다.“난 잘못한 것이 없다. 설령 정말 잘못이 있다 해도, 난 절대로 간첩에게 사죄하지 않을 것이야!”“제 화를 돋우지 마세요!”남궁해수는 이를 악물며 한 자 한 자 내뱉었다.“너야말로 그러지 말거라!”남궁을용 장군은 철이 없어 성과를 이루지 못한 자식의 모습에 한탄을 금치 못했다.“그 하찮은 여자 하나 때문에 온 가족과 맞서 싸우려 하다니, 너 완전히 미쳤구나?!”“그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