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은 이번 휴가가 매우 간절했기에 거의 이진에게 딱 달라붙었다.케빈은 눈을 깜박거리지도 않고 이진만을 쳐다보고 있어서 뒤에 있는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이진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힐끗 보았는데 온 사람은 윤이건이 었다.“보스, 저한테 관심을 가져 주세요. 착한 보스가 저에게 휴가를 얼마 정도 주실 건가요. 전 정말…….”이때 케빈은 두 손을 맞잡고 숭배하는 얼굴로 이진을 쳐다보았다.이진은 케빈의 모습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한편 케빈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뒤에서 차가운 시선이 느껴진 것을 느껴 등골이 싸늘했다.케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뒤를 보았다.결국 그는 마침 윤이건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들 사이의 거리는 상당히 가까웠다.“윤, 윤 대표님…….”케빈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너무 놀란 마음에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케빈은 이진의 곁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기에 눈치는 엄청나게 빨랐다.윤이건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만으로도 질투심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케빈은 얼른 눈치를 채고는 뒤돌아 이진을 쳐다보며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그러나 이진은 팔짱을 낀 채 매우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었다.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리자 케빈은 울고 싶었다.케빈은 이진과 늘 이렇게 대화를 나눴을 뿐이지 다른 의미는 없었다.그리고 윤이건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케빈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억지로 짜낸 웃음으로 입을 열 준비를 했다.그러나 그가 말을 하기도 전에 윤이건은 케빈의 뒤쪽 옷깃을 잡았다.윤이건은 별로 힘을 쓰지 않고 거의 한 손으로 케빈을 밖으로 내쫓으려고 했다.눈앞의 상황을 본 이진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웃긴 화면이네.’“그래, 그래. 일주일 동안 휴가를 보내 줄게.”“정말이에요?”이 말을 들은 케빈은 갑자기 눈을 크게 떴는데 다시 활기를 찾은 듯했다.윤이건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이진을 보았는데 그녀가 고개를 젓는
송 비서의 어색한 모습을 보자 이진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비록 이진은 해외의 지점에 자주 오진 않지만 회사 내부의 직원들은 모두 믿을 수 있었다.송 비서의 이런 관심도 그녀는 좋았지만 아직 쉴 때가 되진 않았다.사실 송 비서가 건넨 자료는 이진이 국내에 있을 때 이미 봤던 자료지만 이진은 다시 한번 대조해 보았다.이번에 AMC는 해외 최고의 의료기기를 인수하기로 했다.그것들은 모두 최고급 기기들인데 수량도 어마어마했다.바로 이런 큰 프로젝트이기에 이진이 직접 온 것이다.“그쪽과는 이미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어?”“네, 오늘 오후 1시에 만나기로 했어요.”이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송 비서를 향해 칭찬하는 눈빛을 보냈다.그 후 이진은 반년 동안 회사의 일부 큰 장부들을 점검하고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휴게실로 갔다.“그럼 이만 쉬러 갈게.”송 비서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오후 1시가 되자 이진은 약속한 목적지에 도착했다.그러나 만나기로 했던 사람은 족히 1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이 대표님, 안녕하세요.”이진은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차갑게 쳐다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전 이번 프로젝트 협상을 맡게 된 루이스라고 해요.”“다른 것은 둘째 치고 먼저 쓰고 계신 시계의 시간부터 제대로 맞추시죠.”이진은 농담 섞인 말투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는데 반면 눈빛은 엄청 차가워졌다.이진은 회사 대표로 협상하러 나오면서 상대방이 늦은 것은 본 적이 없었다.루이스는 이진의 말을 못 들은 척하고는 두 번 가볍게 웃고 나서 손을 들어 한 방향을 가리켰다.“이건 무슨 뜻이지? 공장이 뒤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이진은 옆에 있던 송 비서에게 물었다.그러나 루이스는 또 한 번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을 했다.“사실 며칠 전에 기기들을 다른 공장으로 옮겼거든요. 절 따라오시면 됩니다.”그러자 이진의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다.이진의 원래 성격대로라면 바로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을 것이다.그러나 그녀가 12시간이나 써
루이스는 이진처럼 연약해 보이는 여자가 총알을 피할 정도로 강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게다가 그녀들이 총기를 가지고 있을 줄은 더욱 생각지도 못했다.이진이 총을 꺼낸 속도는 매우 빨라 루이스는 아예 눈치채지도 못했다.루이스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이진은 이미 총을 그의 목에 갖다 댔다.“루이스 씨, 제대로 된 설명을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이때의 이진은 이미 화가 엄청난 상태였다.그녀는 정면 승부를 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암암리에서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다.이진의 차가운 말투가 목에 닿은 총보다 더 차가웠다.루이스는 예상 못 한 상황에 너무 놀라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루이스는 몸을 살짝 떨며 침을 삼킨 뒤 입을 열었는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이 대표님, 오해, 오해예요. 저희는 단지 위험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예요.”“꼭 이렇게 고객의 안전을 위협해야 만이 당신들이 안전해지나요?”이진은 말을 하며 총구를 다시 루이스의 목덜미에 갖다 댔다.“그래서요? 지금 저희가 안전한가요?”루이스는 이진의 말에 숨겨진 뜻을 알아차리자 온몸에 솜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는 앞에 있는 이들에게 총을 내려놓으라고 슬며시 손짓을 했다.“이 대표님, 이젠 괜찮아요.”이 말은 얼핏 들으면 위로 같았지만 루이스가 조금이라도 빨리 도망치기 위해 한 말이다.그러자 이진은 차갑게 웃으며 권총을 거두고 주머니에 넣었다.이진이 총을 거두자 루이스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재빨리 일어서서 격식을 차렸다.“이 대표님께서 이런 능력도 있으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정말 대단하십니다!”루이스가 이진에 대한 첫인상은 예쁜 것 외에는 없었다.하지만 방금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자 루이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그가 이진을 보는 눈빛조차도 심상치 않아졌다.루이스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손을 흔들어 부하들을 돌려보냈다.‘이 사람들이 이렇게 거슬릴 줄이야.’주변이 조용해진 후에 루이스는 다시 입을 열었다.“이 대표님, 혹시
“이 대표님!”루이스는 거의 모든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이진은 루이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원래 그녀는 루이스를 아니꼽게 보았는데 그가 이렇게 행동하자 더욱 싫증이 났다.이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돌려 루이스를 쳐다보았다.이진은 루이스가 조금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그의 이런 반응에 더욱 어이가 없었다.‘이게 뭐 하는 짓이야? 일 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한 것은 본인이면서 무슨 자격으로 화내는 거야? 자기가 어린아이라도 되는 줄 아나 봐?’이진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루이스는 이진의 카리스마에 놀라 무의식적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선 뒤 다시 조심스럽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루이스는 아직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던 건지 뜻밖에도 이진을 향해 위협을 했다.“이 대표님, 제대로 생각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이진은 그전의 행동은 참을 수 있었지만 이번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팔짱을 끼고는 가볍게 웃으며 루이스를 향해 눈썹을 찡긋거렸다.“그게 무슨 말이죠?”“만약 이번 거래를 포기하신다면 분명 후회하실 거예요.”루이스는 말을 하며 턱을 살짝 들어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제 허가가 없이는 절대로 비슷한 의료기기를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요.”“그래요.”루이스의 말에 대해 이진은 그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루이스가 협박으로 이진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했다면 결과는 분명 실패하고 말았다.그녀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장사나 돈 버는 일은 누구나 좋아하는 일이지.’하지만 그녀더러 한 곳에서 목메어 기다리라고 하는 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이진은 루이스에게 사람을 잘못 보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굳이 입을 열고 싶진 않았다.이때 송 비서는 이미 차를 이진의 앞에 대기시켜 차 문을 열었다.루이스는 좀 당황한 마음에 더 말하려고 했으나 이진은 더 이상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진은 차에 올라타고는 루이스를 힐끗 보았는데
“왜요? 회사에 처리해야 될 일이라도 있어요?”예전 같으면 이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을 텐데 엄청 화가 난 지금 마침 윤이건이 묻자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회사 일은 이미 모두 처리했어. 이 시간에 연락하면 너한테 방해되지 않을 것 같아서 전화했어.”이때 윤이건의 목소리는 아주 작았는데 그의 입술은 마이크에 바싹 붙어 마치 이진의 귓가에 얘기하는 것처럼 들렸다.윤이건은 그저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다.그는 특별히 이진의 항공편과 비행기를 조회하고는 대충 시간을 추측했었다.그리고 마침 시간이 알맞다고 생각되어 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윤이건은 이진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 서재에서 두 시간 동안 자료를 보고 침실에서 술을 마시면서 기다렸다.하지만 그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진이 잘 안됐다고 말하자 그는 엄청나게 걱정되었다.윤이건은 그의 부인이 가장 우수하기에 절대로 협상을 실패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윤이건도 이번 프로젝트의 내용에 대해 알아보았지만 잘 알진 못했다.이진이 의료기기를 사기 위해 외국에 갔다는 것과 이 일이 그와 조금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상황을 보자 윤이건은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한편 이진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미소를 지었다.방금 윤이건의 한 말을 다른 사람이 했더라면 이진은 반드시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그러나 윤이건이 말하자 완전히 달랐다.윤이건이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기에 방금 한 말은 분명 진심일 것이다.이진도 꽤 오랫동안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윤이건이 이렇게 관심을 해오자 경계심이 바로 풀려버렸다.이진은 마치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을 찾기라도 한 듯이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는 이런 일들을 시시콜콜 말하는 것보다는 마음속으로 쌓아 두는 편이었다.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에 이진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윤이건이 제대로 듣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방금 발생한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이 부정적인 감정은 마치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았다.
루이스가 속한 WK 그룹은 세계 각지에 세력을 떨치고 있는 협력업체다.대부분의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WK 그룹도 많은 주주들이 지배하고 있었다.마침 윤이건은 그중의 한 주주였는데 주식이 현임 대표보다 조금 낮을 뿐이다.하지만 WK 그룹의 일은 그가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에 그가 주주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루이스는 갑작스러운 일에 너무 당황스러워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루이스는 혹시라도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얼른 손을 뻗어 의자 손잡이를 잡았다.‘오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유난히 까다로운 고객을 만난 것도 모자라 대주주의 전화를 받다니.’루이스는 한참 동안 망설이더니 매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만약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더욱 비참해질 것이다.“윤 대표님, 왜 갑자기 저를 찾으신 거죠? 무슨 일 있으세요?”“AMC 대표가 오늘 우리 회사와 협상을 하기로 했던데 결과가 어떻게 되었나요?”“네?”루이스는 윤이건의 갑작스러운 말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대주주가 왜 갑자기 협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거지? 오늘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들뿐이네.’이때 루이스의 얼굴을 새하얗게 질렸는데 그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힘껏 긋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대답을 했다.“네, 윤 대표님. 하지만 이 계약 중간에 약간의 오해가 생겨서…….”“그래서요?”윤이건은 이를 악물며 이 네 글자를 말했다.윤이건은 심지어 이진이 자기의 부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이진에게 피해를 줄까 봐 참았다.“그래서 이번 협상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다른 좋은 고객들도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다른 파트너는 필요 없어요.”윤이건의 갑작스러운 말에 루이스는 울고 싶을 정도였다.원래 협상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정상적인 일인데 오늘따라 문제가 복잡했다.물론 루이스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윤 대표님,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 일은…….”“만약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싶으시다면 자기가
루이스의 목소리는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공포와 두려움이 가득했다.바로 이것 때문에 이진은 다소 이상하다고 느꼈다.WK 그룹과 계약하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기에 굳이 이진을 찾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루이스의 반응은 마치 협상 파트너가 이진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보였다.‘잠깐 사이에 반응이 이렇게 달라지다니.’“이 대표님, 방금 있었던 일은 모두 제 잘못이에요. 정말 죄송합니다.”이진은 좌석에 기대어 루이스의 의도에 대해 의심했다.한편 루이스는 이진이 계속 말을 하지 않자 더욱 조급했다.“이 대표님, 듣고 계신 가요?”“당신의 사과는 받아들일게요. 다른 일이 없으시다면 이만 끊을 게요.”“안 돼요!”루이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이진은 깜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키고는 짜증이 섞인 표정을 보였다.“이 대표님, 제발 저에게 기회를 한 번만 저 주세요. 저랑 다시 거래를 해주시면 안 될까요? 이번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잘 준비할게요.”이진은 손가락으로 핸드폰의 뒷면을 두드리며 루이스가 장담하는 것을 듣자 웃음을 금치 못했다.사실 그녀도 이번 의료기기에 확실히 관심이 있었다.안 그러면 굳이 비행기를 타고 이곳까지 직접 올 리는 없을 거다.이렇게 시간을 썼는데도 인수를 못했다면 분명 밑지는 장사다.이진은 이런 생각에 가볍게 입을 열어 여전히 쉴 새 없이 지껄이는 루이스의 입을 막았다.“좋아요, 어디서 만날까요?”이진은 단도직입적으로 루이스에게 물었다.이 말을 듣자 루이스는 잠시 멈칫하고 말았다. 그는 애초에 이진이 다시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루이스는 얼른 기회를 잡아 입을 열었다.“그럼 제 성의를 보여주기 위해 WK 그룹에서 만납시다. 제가 회사 앞에서 기다릴게요.”이진은 가볍게 대답한 뒤 경호원에게 WK 그룹으로 방향을 돌리라고 했다.WK 그룹 본사에 도착하자 루이스는 정말 입구에 서서 기다렸고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WK 그룹의 본사에 제가 볼 기기들이 있나요?
“네, 안 믿어요.”이진이 담담하게 입을 열자 루이스는 한동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아마도 루이스는 이진이 이렇게 솔직하게 말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그는 두 손으로 주먹을 꽉 쥐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실 이 문제는 이진이 보기에 전혀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었다.단지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니 그저 서로 계약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다른 문제들은 상관없었다.지금 이진이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루이스의 태도가 갑자기 이렇게 달라진 원인이다.만약 루이스가 줄곧 목을 꼿꼿이 세우고 있었다면 이진도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정말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이진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는 하고 싶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루이스 씨, 저희는 어린아이가 아니잖아요. 정말 무슨 문제가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저에게 알려주시죠.”그녀가 의심을 해도 루이스는 억지를 부린다면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렇게 직설적으로 묻는다면 그도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루이스는 이진을 보며 눈을 깜박이다가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버티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루이스는 몸을 돌려 책상 위의 물컵을 들고 크게 한 모금 마신 후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그의 표정은 전보다 훨씬 진지해 보였다. “이 대표님과 윤이건 씨는 매우 가까운 사이시죠?” 이진은 루이스의 입에서 윤이건의 이름을 들을 것이라고는 아예 예상하지도 못했다. 이진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저랑 윤이건 씨는 부부입니다.”이진은 이 말을 하자마자 기분이 조금 묘했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에 조금 의아했다. 루이스는 오늘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 이진이 무슨 말을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일은 오늘 겪었던 모든 일보다 더 그를 놀라게 했다.“그렇군요.”루이스는 한동안 충격을 받고는 오늘 일어난 일들이 이제야 이해가 되어 자기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이 대표님께서는 아직 모르시나 봐요. 윤 대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