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웅진의 부인이 버럭버럭 화를 내며 다가와 손에 든 가방으로 고진수를 마구 내리쳤다.“그는 네 아버지야!”고웅진의 부인은 그를 후려 패면서 야단쳤다.“분명 살 희망이 있다고 했잖아. 왜 우리한테 숨겨가면서까지 아버지를 병원에서 퇴원시키지 못해서 안달이야? 이런 불효자 같으니라고!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놈아!”그녀는 매질하면서도 눈물을 펑펑 흘렸다.남편은 아직도 중환자실에 누워 생사조차 불분명한 상황인데 아들놈은 자기 아버지를 저승길로 보내려고 했다.그녀가 울지 않고는 버티기가 여간 힘들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남지훈 등은 고진수가 고웅진을 강제 퇴원하려 했다는 사실을 다른 고씨 가문의 사람들은 역시나 전혀 모르고 있었구나 싶었다.고웅진의 딸 고예지가 진 교수 곁에 다가와 물었다.“교수님, 아버지가 정말 괜찮아지신 맞아요?”불과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바로 좋아지다니 그녀는 도무지 믿지를 못했다.“괜찮아진 정도가 아닙니다. 엄청나게 좋아졌어요.”진 교수가 말을 이어갔다.“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환자분도 분명 며칠 안에 퇴원하실 수 있을 텐데요,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남동생이 왜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려는지 말해 줄 수 있을까요?”고예지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모르겠다고 말했다.“어젯밤에 동생이 솔선해서 아버지를 돌보겠다고 나서길래 진짜로 잘 보살펴 드릴 거로 생각했는데 우리 몰래 아버지를 퇴원시키려는 수작이었다는 걸 저희도 오늘 아침에야 알았지, 뭡니까? 선생님들께서 말리지만 않으셨다면 그때는…”진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고씨 가문도 참 탈 많은 콩가루 집안이라고 느꼈다.친자식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리고 싶어 하지 않다니,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졌다.이때 제복을 입은 두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와서 고진수와 그의 어머니를 강제로 떼어 놓았다.그들 중 한 명이 먼저 물었다.“여기 신고하신 분은 누구시죠? 어떤 이유로 경찰을 불렀나요?’고웅진의 부인이 눈물범벅이 된 채로 고진수를 가리키며 말했다.“경찰관님, 마침 잘
남지훈과 진 교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고진수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환자가 바로 코앞에 있는데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다면 환자를 어떻게든 구하는 게 당연했다.가정 형편이 특히 어렵고 치료비가 천문학적인 액수에 도달하지 않는 한 각종 요소를 참작하여 치료를 포기할 때도 있었다.의사든 환자의 가족이든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이었다.아무리 가난해도 희망이 있다면 가진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환자를 되살리려고 애쓸 것이다.이에 비해 고웅진의 경우는 월등히 좋았다.그의 몸 상태도 많이 호전된 것은 물론 고씨 가문은 돈도 부족하지 않았다.진 교수가 측정기를 응시하며 말했다.“오 과장님, 이번에는 제가 깨끗이 승복할게요. 방금 검사 결과 환자분의 체내 독소가 80% 감소한 걸로 나왔어요. 이대로라면 내일 당장 퇴원해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그러면서 그는 남지훈이 활용한 치료법을 자신도 연구해 보고 싶다고 했다.이 치료법은 환자에게 큰 고통을 주지도 않고 복잡한 주의 사항도 없었다.다만 그는 오 과장으로부터 한의학계에서 신의가 아닌 일반 한의사는 이 치료법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었다.그래서 그는 고씨 가문에게 운이 좋았다고 말했던 것이었다.하지만 남지훈은 되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근데 한 번 손상된 장기는 다시 복구할 수 없어서 큰일이에요. 그리고 나머지 20%의 독소를 제거하기가 가장 어렵고요. 게다가 환자분은 장기만 다친 게 아니라 뇌 손상까지 입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차츰차츰 회복되기는 합니다만 그 과정이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4~5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진 교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래도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나요?”남지훈은 이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죽지 못해 산다는 말이 있듯이, 어떤 사람은 죽는 데만 급급하고 또 어떤 사람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싶어 했다.남지훈이 말을 이어갔다.“교수님, 저기 커튼을 치세요. 오늘 안에 환자분의 체내 독소를 전부 빼내지 못하면 지금까지 했
이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남지훈이 나서기에 충분했다.고웅진에게 침을 놓은 후 남지훈과 소연은 병원에서 떠났다.“교수님!”진 교수가 중환자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고씨 가문 가족들이 서둘러 다가왔다.고예지가 물었다.“저희 아버지,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진 교수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남 신의님 같은 의사분을 만난 걸 다행으로 생각하세요. 신의님께서 아버님이 저녁 7시에 깨어날 거라고 했으니 기다려봅시다.”정확히 깨어나는 시간을 7시로 특정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진 교수는 적잖이 놀랐다.만약 고웅진이 수술받는다면 정확히 언제 깨어날지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어쩌면 바로 깨어날 수도 있고 아니면… 영영 못 깨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고씨 가문 가족들은 감격에 겨워 엉엉 목놓아 울었다.고예지는 방금 말했던 신의는 바로 흉터로 가득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렸다.만약 대승 그룹이 고씨 가문과 협력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면 아버지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다.다른 한편.소연이가 입을 열었다.“지훈아, 고진수가 뭔가 알고 있는 게 분명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고씨 가문을 죽일 거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거야. 얼마나 간덩이가 부었으면 고씨 가문을 직접 무너뜨리려고 할까?”그녀는 문득 큰 곤경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고웅진의 생사는 확실히 누군가에게는 선택 사항이 아니었고 고진수는 분명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소연은 고씨 가문에 불이익을 안겨줄 인물을 떠올리지 못했다.고씨 가문의 존재가 칩 시장을 완전히 좌지우지할 수 없었고 칩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없었다.그렇다면 대승 그룹 때문일 수밖에 없었다.남지훈도 점을 생각했다.심지어 이 모든 일의 배후에 혹시 세 글로벌 대기업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그래도 남지훈은 여전히 의구심을 품었다.“이 문제는 아직 의심스러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야. 그럼, 그들이 왜 고 대표님을 없애려고 했는지 고 대표님을 없애면 누구한테 가
소연은 태블릿PC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이럴 줄 알았어!""지훈아, 이변이 없는 한 지금 모든 칩 회사가 우리 대승그룹과 협력하지 않을 거야."남지훈이 말하기도 전에 소연은 나머지 칩 회사 책임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소연은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결과는 소연이 예상대로 7개의 칩 회사는 대승 그룹 소연의 말을 듣고는 관련 협력을 모두 거절했다!"마누라 대단해!"남지훈은 소연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 일은 소연이 먼저 생각해 낸 것인데 남지훈과 이현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이렇게 보면 프런티어 테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승 그룹과 합작할 수 있는 회사였다.물론 고웅진이 죽지 않는 전제하에서다.고웅진이 죽고, 고진수가 프런티어 테크를 지배한다면, 대승 그룹과 협력할 의향이 있던 마지막 칩 회사도 없어질 것이다.이러한 전제하에서, 대승 그룹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칩 연구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투입되는 돈은 물론이고 언제 성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관건이었다.이 시점에서 해외 칩 공급이 끊어진다면 대승 그룹에 거의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었다.비서가 말했다."그렇게 되면, 고씨 가문이 엄청 관건이네요! 고웅진이 죽으면 안 됩니다!"비서조차도 고웅진이 대승 그룹 다음 수에서의 중요한 키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소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고웅진이 죽으면 안 돼! 하지만 누군가는 고웅진이 죽기를 원해!""윤호,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병원에 가서 몰래 지켜보고 있어, 특히 낯선 사람이 ICU 병실에 접근하는 것과 고웅진의 아들, 고진수를 더 주의해야 해!""네!"윤호는 곧바로 떠났다.남지훈은 윤범을 바라보았다."윤범, 네가 유씨 가문에서 오래 머물러 있어서 서울 재력가들의 일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그 재력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수가 없을 때 정말 야단법석 한단 말이야?""네! 무조건입니다!"윤범이 말했다."사실 도련님이 말씀하는 것은 가장 쉽고 흔
그것은 비현실적이다.게다가 상대방이 고웅진을 죽이려고 혈안이 된 이상, 경찰이 보호할 가능성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사실, 윤범처럼 무술 종사급에 이른 인물은 일정한 공간 환경에서는 총을 무서워하지 않는다.소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청해시에 한 번 왔는데, 이렇게 많은 위험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잠재적인 위험은 예상할 수 있었다.소연은 고웅진이 깨어나면 그 위험들이 줄줄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다."그 어떤 사태에도 대처할 방법이 있을 거야."남지훈이 말했다."고웅진을 깨우는 게 급선무야. 그 뒤의 일은 차차 계획하면 돼."고웅진이 깨어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소연이 걱정하지 않도록 남지훈은 뒤의 일들을 모두 계획하고 있었다.남지훈, 윤범, 윤호 셋이면 충분할 것이다.저녁 무렵, 남지훈 일행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진 교수에게서 전화가 왔다."남 신의! 고웅진이 깼습니다!"한 마디에 진 교수의 격앙된 마음은 숨기지 않았다.진 교수에게 있어서 이것은 거의 기적이었다.죽어가던 사람이 깨어나는 데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고, 생명 징후도 안정되었다."네, 알겠습니다."남지훈은 이어서 말했다."고웅진 가족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면, 제가 먼저 고웅진을 만나 보고 가족들에게 알리세요."진 교수가 대답했다."고웅진이 방금 깨어나서 아직 그의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남지훈과 소연은 밥을 다 먹은 후 병원으로 떠났다.병원에서 진 교수와 오 원장은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남지훈이 오는 것을 보고 진 교수는 급히 다가갔다."남 신의, 정말 기적입니다. 7시라고 하셨는데 진짜 7시 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남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일단 가봅시다."진 교수는 급히 남지훈을 ICU 병실로 데려갔다.고웅진은 역시 깨어나 있었다. 게다가 정신도 맑았다.병실로 들어온 사람이 자기 가족이 아닌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진 교수가 말했다."고 대표님, 이분은 남 신의입니다.
고웅진의 준비는 간단하고 명확했다.비록 고웅진은 자기 몸 상태를 모르지만, 몇 가지 이유는 잘 알고 있었다.만약 대승 그룹과 협력을 이루려면, 이 일은 반드시 자신의 딸 고예지가 해야 했다.준비를 마친 후, 고웅진은 고예지를 보내 프런티어 테크를 인수하게 했다.잠시 후 고진수와 고웅진의 아내, 그리고 고씨 가문 사람이 왔다.고웅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잠시 일반 병실로 옮기지 않았다.ICU에서 나온 진 교수는 감격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진 교수가 말했다."남 신의님, 신의님 수법은 정말 신기합니다. 저는 여태껏 본 적이 없었습니다. 관련 의학서적에서도 이런 기록을 본 적이 없습니다..."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한의학 부서의 책임자 오 원장에 의해 끊겼다.오 원장이 말했다."진 교수님, 남 신의는 엄청 바쁘십니다. 어떻게 과제를 연구할 시간이 있겠습니까?""정 과제를 하고 싶으시면, 남 신의가 바쁘지 않을 때 진 교수님께 힌트를 좀 주기만 해도 2, 3년은 연구해야 할 겁니다!"신의 재주는 오 원장이 잘 알고 있었다. 의학상의 새로운 영역은 신의에 대해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많은 한의사는 신의 경지에 도달할 때 나이가 많은 경우가 많다.이때 그들은 의술이든 깨달음이든 일생 의료활동을 하면서 얻은 성과를 정리하기 좋아했다.연구할 시간도, 힘도 없다.또한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신의들이 엄청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해도 누구도 한의학계의 신의를 무시 못 하는 이유였다.남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진 교수님, 제가 천해에 온 것은 확실히 의학적인 일 때문이 아닙니다. 그룹을 위해서입니다.""아니면, 제가 일을 다 끝내고 난 다음에 진 교수님과 얘기할까요?"남지훈의 말을 듣고, 진 교수는 크게 기뻐했다.남지훈과 같은 신의 말은 일언 천금이지 않을까?"좋습니다!"진 교수는 기뻤다."남신의 님, 그럼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진 교수는 그제야 일하러 갔다
고웅진은 칩 분야의 사람이고, 마찬가지로 이 분야가 통제되지 않게 하려고 했다.그러나 길은 험난하다.대승 그룹의 이군이 갑자기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고웅진은 이 길로 더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느꼈다.고웅진이 말했다."프런티어 테크는 진심으로 대승 그룹과 협력하고 싶습니다. 남 신의가 제 목숨을 구한것과 상관없이 저는 진심으로 우리의 칩 분야는 미래를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남지훈과 소연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고웅진은 이미 일반인을 초월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다.고웅진은 더 이상 단순한 사업가가 아닌 책임과 꿈을 짊어지고 있다.남지훈과 이현수가 처음 창업했을 때와 비슷했다.당시 남지훈, 이현수 두 사람의 창업 취지는 돈을 벌기 위해서였고, 삶을 바꾸기 위해서였다.허나 지금은?남지훈, 이현수 모두가 대승 그룹의 어깨에 이미 무거운 책임을 짊어졌음을 잘 알고 있었다.직원에 대한 책임, 산업에 대한 책임 및 투자를 해준 3개 그룹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했다.심지어 국내의 대부분 그룹은 도산할 수 있어도 지금의 대승 그룹은 그런 길을 걸으면 안 되었다.꿈, 책임, 리더심, 이 삼 자는 언제든 모일 때가 있다.고웅진의 말을 들은 소연이 말했다."이 점은 고 대표님이 안심하셔도 됩니다. 가능한 전제하에 대승 그룹은 반드시 프런티어 테크와 깊은 협력을 전개할 것입니다.""현재 대승 그룹의 제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칩 사용량 부분에서 고 대표님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하지만..."소연이 말했다."고 대표님은 제가 매우 순수한 사업가라는 것을 모를 것입니다. 모든 것은 돈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다른 큰 도리는 저도 잘 모릅니다. 제가 아는 것은 돈을 벌지 못하면 직원의 월급도 주지 못하는데 무슨 꿈과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까?""이런 전제하에, 협력 내용 중에 저는 일부 프런티어 테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조항을 첨부할 것입니다."고웅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고웅진
고웅진은 대승 그룹과 협력할 의향이 있으며 원대한 꿈과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대승 그룹에도 좋은 일이었다.적어도 프런티어 테크에서 제지를 받지 않을 것이다.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눈 후, 소연과 남지훈은 윤호를 남겨두고 떠났다.밤이 깊을 때, 윤범이 윤호를 대신해 고웅진을 지키는 것도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밤새 말이 없었다.고웅진이 깨어나고, 고예지가 프런티어 테크를 인수함에 따라 대승 그룹과 프런티어 테크의 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웅진의 지시로, 협의는 쉽게 진행되었지만, 세부적인 문제는 천천히 토론해야 했다.고예지는 정식으로 고씨 가문의 기둥이 되었다.비록 고진수가 고웅진의 친아들이지만, 고웅진은 회사를 감히 고진수에게 넘길 수 없었다.만약 고진수에게 넘겨준다면, 아마 내일도 되기 전에 프런티어 테크는 고씨 가문의 것이 아니게 될 것이다.그러나 남지훈은 두 회사의 협상에 따라 배후의 사람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짐작했다.배후에 있는 사람은 두 회사가 협력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된다면, 대승 그룹의 미래는 아주 순탄할 것이다.오늘에 고웅진은 퇴원했다.입원에서 퇴원하기까지 불과 2~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윤호는 소연과 붙어 다녔다. 소연을 따라 프런티어 테크에 가서 협상하고, 수시로 소연의 안전을 보장했다.그리고 남지훈과 윤범은 고씨 가문에 도착했다.고씨 가문은 독립별장에 살고 있는데, 여기서도 고씨 가문의 경제 실력이 엄청 탄탄하다는 것이 보였다.청해와 같은 도시에서 단독 별장에 살려면 어느 정도 경제 실력으로는 부족했다.고웅진의 많은 친구가 축하하러 왔다.오직 고웅진만이 자신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것을 알고 있었다.고씨 가문에서 남지훈이 비교적 눈에 띄었다.남지훈에 대해 알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고웅진은 말하지 않았다.남지훈과 윤범도 조용히 차만 마시고 있었다. 고웅진의 친구들은 그들과 상관없는 것 같았다.허씨 가문의 사람들도 왔다.앞장선 사람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