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아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근래 한의학계를 압박하는 일들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자본이 배후에서 추진자 하고 있어." "국내 자본 외에 해외 자본도 있어. 매번 낌새가 있었는데,이번에는 없으니 참 이상한 일이야." 유지아는 더 잘 꿰뚫어 보았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남지훈의 입장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남지훈이 유지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려고 할 때, 유씨 가문의 집사가 들어왔다. "어르신, 하씨 가문 아가씨가 오셨습니다." 하연진이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유씨 가문과 하씨 가문은 친분이 많았는데, 유승조는 하연진이 왜 왔는지 알면서도 막기가 어려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연진이 펄쩍펄쩍 뛰며 들어왔다. "아저씨, 이모, 우리 아빠가 저더러 두 분 뵈러 오라고 했어요." 유승조와 유지아는 미소를 지었다. 하연진의 숨을 뜻을 알아차린 게 분명했다. 유지아가 말했다. "연진아 요즘 돌아다니지 마. 서울에 지훈과 얼굴이 똑같은 사람이 있으니 조심해야 해." "이모,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하연진이 말했다. "저는 혹시라도 짝퉁 남지훈에 속을까 봐 이미 소연 씨의 전화번호를 남겨 두었어요. 저를 속일 수는 없을 거예요." 유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속으로는 눈치가 있으면 그 짝퉁 남지훈은 어떤 파도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화를 하는 도중 유씨 가문 경호원이 재빨리 뛰어오더니 입을 열었다. "유 대표님! 고급 빌라 쪽에서 인기척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아마 J 도시로 가려는 것 같습니다." 흑호와 조상우가 살고 있는 고급 빌라는 일찍부터 유지아의 사람들이 감시하기 시작했으며, 어떠한 움직임도 그들의 눈을 피할 수 없었다. 조상우와 이선호 심지어 흑호조차도 지난번 유씨 가문을 떠난 후, 조상우가 감시를 받게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좋아." 유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막지 말고 J 도시로 가게 해. 동시에 J 도시의 윤범과 윤호에게 소연의 안전을 보호하라고 알려. 짝퉁 남지훈이
L 가문이 어떻든, 남지훈은 무관심했다. L 가문이 남지훈의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남지훈도 L 가문을 어떻게 하지 않을 것이다. 스승님부터 짝퉁 남지훈까지, 어쩌면 남지훈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L 가문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남지훈이 떠날 준비를 했는데, 하연진도 따라나섰다. 남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하연진을 쳐다보았다. "연진 씨, 제 어떤 점이 마음에 드세요? 제가 고칠게요. 안 될까요?" 남지훈은 소한진이 유이수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지금의 이 장면에 아주 잘 어울렸다. "호 어르신인가 그분 만나러 가잖아요?" 하연진이 말했다. "그분은 복싱계의 인물인데 위험하잖아요. 제가 지훈 씨를 보호해 줄게요!" 남지훈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하연진의 이 작은 몸집에 남지훈이 재채기를 해도 세 발자국 물러날 것 같은데 과연 남지훈을 보호할 수 있을까? 좀 웃겼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 하연진의 전화가 울렸다. 하연진의 집에서 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은 후 하연진은 다시 남지훈을 따라가지 않았다. 별장에서 유지아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연진이가 지훈이한테 계속 매달리네…." 바로 유지아가 하연진의 집으로 전화를 했던 것이었다. 며느리는 한 명이면 충분하다. 유지아는 욕심을 내지 않는다. 유승조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지훈이 지금 얼굴이라 다행이지. 만약 얼굴에 흉터가 없어졌다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들러붙을지 모르겠어." "지훈이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어느 방면에서도 뛰어나. 지금은 우리 유씨 가문이 뒤를 봐 주지 않더라도 혼자서도 서울에서 잘 나아갈 수 있을 거야." 유승조는 방금 남지훈과 호 어르신의 통화를 모두 옆에서 들었다. 복싱계의 인물은 가장 다루기 어려운데, 호 어르신은 남지훈과의 통화에서 공손하게 남지훈을 불렀다. 유승조는 그것이 모두 남지훈의 재주 덕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서울에는 30대 중에서 아직
호 어르신의 부하는 재빨리 은침함을 가져왔다. 하지만 호 어르신은 마음이 두근거렸다. 호 어르신은 남지훈의 명성만 들었을 뿐, 아직 남지훈이 누구의 병을 치료해 준 것을 본 적이 없었다. 호 어르신은 남지훈이 단지 몇 달 동안 한의학을 배웠을 뿐이라는 말을 들은 적은 있었다. 자신의 질병은 많은 유명한 한의사조차도 고개를 저으며 탄식할 뿐인데, 남지훈이 정말 방법이 있단 말인가? 호 어르신은 불안해하는데 남지훈은 엄청 침착했다. 소연 얼굴의 흉터를 치료한 후에, 침을 놓는 것은 남지훈에게 있어서 식은 죽 먹기였다. 호 어르신이 눕자 남지훈은 침을 놓기 시작했다. 매 침마다 안정적이고 침착하게 놓았다. 단지 몇 분 만에 호 어르신의 몸에는 은침이 가득했다. "남 신의 솜씨가 정말 훌륭하네요." 남지훈이 손을 멈추자 호 어르신은 감탄했다. "이렇게 많은 은침이 내 몸을 찔렀는데,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호 어르신은 분명히 남지훈의 침법이 너무 뛰어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러 개의 은침이 두 치 이상 깊숙이 들어갔을 텐데, 어떻게 통증을 느끼지 못했겠는가? 남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 그냥 무감각해서 못 느낄 뿐이에요." 조금 어색했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한의학의 은침도 과학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아니면 소연의 흉터를 치료하는 데 거의 두 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 "남 신의는 내가 만나본 그 어느 한의사들보다 훨씬 더 진실하네요. 예전에 그 사람들은 허풍만 떨었지, 진정 그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남지훈이 말했다. "어느 분야에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어요." 남지훈의 말을 듣고 호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남지훈은 복싱계의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남지훈이 갑자기 물었다."호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L 가문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호 어르신은 약간 놀
호 어르신이 물었다. "남 신의는 L 가문에 생각이 있어요?" 이른바 원수가 있으면 갚지 않는 것은 군자가 아니라고 했다. L 가문이 남지훈의 스승님을 죽였는데, 복수하지 않겠는가? 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숨김없이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확실히 생각이 있어요." 남지훈은 오히려 예전에 조씨 가문을 상대했던 수단을 다시 쓰고 싶었지만, 다만 서울의 지하 클럽에는 고수가 너무 많아서 남지훈은 감히 쉽게 행동하지 못했다. 남지훈의 말을 듣고 호 어르신은 웃으며 말했다. "남 신의는 복싱계에서 그룹을 만들려고 해도 간단할 거예요. 한마디만 하면 돼요. 복싱계에는 L 가문의 세력을 해치우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이것이 지금 남지훈의 영향력이다! 심지어 남지훈 스스로 움직일 필요도 없다! 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요 며칠 다른 일이 있으니 이제 다시 얘기해요. 은침을 뽑아야겠어요." 남지훈은 호 어르신의 몸에 있는 은침을 뽑아냈다. "정말 신기하네요. 지금 몸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졌어요." 호 어르신은 남지훈에게 아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효과를 느꼈다. "가벼워졌다 해도 당분간은 무력을 쓸 수 없어요." 남지훈이 말했다. "완치하려면 아직 두 번이나 더 은침을 놓아야 해요. 펜과 종이를 가져오세요. 제가 처방전을 써 줄게요." 호 어르신은 직접 펜과 종이를 가져와 남지훈 앞에 놓았다. 남지훈이 말했다. "약을 달여서 매일 아침에 일어나 한 시간 동안 몸을 담그세요. 온도가 적당해야 하고 일주일 동안 몸을 담그면 문제없을 거예요." 호 어르신은 크게 기뻐했다.요 몇 년 동안 신체의 질병을 느낀 후 남지훈은 처음으로 방법이 있다고 또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신의님!"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남지훈은 손을 들어 호 어르신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호 어르신은 제가 L 가문과 원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거예요. 나중에 제가 L 가문을 상대하는데 혹시 호 어르신
사랑이 깊어지면 떨어져 있는 것도 괴로움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서로가 할 일이 있어,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었다.소연과 오랫동안 통화를 하고서야, 남지훈은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전화를 끊었다. 남지훈은 침대에 누워 한참을 뒤척이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밤은 고요했다. 한줄기 검은 그림자가 별장으로 잠입했다. 복도의 희미한 불빛이 긴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불빛 아래 차가운 빛의 비수가 문틈에 꽂혀 남지훈의 방 문을 살짝 열었다. 똑딱…. 마치 벽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와 같았다. 자물쇠가 열렸다. 어둠 속에서 남지훈이 갑자기 눈을 떴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으로 남지훈은 침대 옆에 서 있는 그림자를 보았다. 그림자의 손이 높이 쳐 들리더니, 남지훈을 향해 힘껏 내리 찔렀다. 암살! 남지훈의 머릿속에 즉시 이 두 글자가 떠올랐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남지훈은 비수를 이불로 막은 채 순간 몸을 돌려 침대 반대쪽으로 갔다. "어?" 어둠 속에서 의아한 소리가 흘러나왔는데, 이것은 그 어둠의 그림자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남지훈은 방의 불빛을 켰고, 밝은 빛이 그 사람의 몸에 비쳤다. 검은 옷을 입고 손에 비수를 들고 있는 그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놀란 소리는 바로 그의 입에서 나왔다. 남지훈은 눈을 찌푸렸다. 남지훈이 서울에 온 첫날밤에 감히 누가 그를 죽이러 왔단 말인가? "남지훈."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킬러는 냉담하게 말했다. "누군가 나에게 너의 목숨을 빼앗으라고 했어!" 말을 끝나고 킬러는 비수를 쥐고 남지훈을 향했다. 암살은 명백한 살인으로 변했다! 킬러는 기세가 등등했지만, 남지훈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비수가 남지훈의 복부를 찌르려는 한 순간에 남지훈은 비로소 손을 썼다. 이런 좁은 공간에서는 비수를 휘두르기에 적합하다는 것은 남지훈도 잘 알고 있었다.남지훈은 한 걸음 뒤로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킬러의 손목을 잡고, 상대방의 비수를 빼앗으려 했다.킬러는 갑자기 놀라더니
현장에 단서라고는 비수, 땅의 혈흔과 CCTV 뿐이었다. 사건을 처리하러 온 사람들은 섬뜩해했다. 왜냐하면 서울은 이미 여러 해 동안 암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단서는 모두 경찰이 가져갔다. 권 이모님은 남지훈에게 다시 이불 세트를 깔아주고 물었다. "지훈 씨, 소연 씨에게 알릴까요?" 권 이모님은 이 일이 큰 일이라고 느꼈다. 강 신의는 이곳에서 여러 해 동안 살았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틀림없이 누군가가 남지훈을 죽이려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무 늦었어요. 이모님 먼저 주무시러 가세요." 권 이모님은 그제야 떠났지만 걱정하는 기색이 가시지 않았다. 이런 일이 발생하자 남지훈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남지훈은 누가 자기를 죽일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킬러의 배후에는 분명히 주모자가 있다. 이선호인가? 증거가 있기 전에 남지훈은 쉽게 의심하지 않았다. 남지훈은 아침까지 거실에 앉아 있다가, 호 어르신께 전화를 걸었다. 인맥이 있는 이상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방면은, 호 어르신이 어쩌면 더 많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호 어르신은 직접 몇 명의 부하를 데리고 왔다. 남지훈을 죽인 다는 것은 호 어르신 자신을 죽게 하는 것이 아닌가? 호 어르신은 승낙하지 않는다! 남지훈의 말을 듣자 호 어르신의 표정이 굳어졌다. "남 신의 말을 들으니 저는 그 사람이 더욱 살인청부업자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살인청부업자?" 남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남지훈은 이런 단어 이런 직업을 처음 듣어본다. "맞아요!" 호 어르신이 말했다."그들의 직업은 암살이고 특히나 암살에 능하죠. 뉴스에서 모 그룹 회장이 갑자기 투신했다는 등, 이런 일 뒤에는 살인청부업자의 그림자가 있을 수도 있어요." 남지훈은 깜짝 놀랐다. 이전에 남지훈은 확실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그룹에서 주는 협박이라고만
서울 호텔은 만석이였다. 여러 큰 병원에서 온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기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초대되었다. 이번에 한의사를 헐뜯는 소리는 이전보다 더 강렬했는데, 그들은 힘을 쓰지 않으면 안 됐다! 한의학계 인사들도 마찬가지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 중에서 남지훈은 스승인 강 신의가 봉침 할 때 왔던 낯익은 얼굴들은 봤지만, 다른 노신의 들은 보지 못했다. 첫째는 그들이 나이가 많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러한 분쟁에 관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치가 없고 혹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한의사들이 체면을 따지지 않는 것은, 바로 한바탕 싸움을 하기 위해서이다!남지훈이 온 것은 마치 이 흩어진 모래판에 줏대가 생긴 것과도 같다. 쌍방은 끊임없이 다투었지만 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 선생." 남지훈의 옆에 한 늙은 한의사가 말했다. "저 사람들은 남을 너무 업신여깁니다. 이 자리에서 남 선생이 볼 수 있는 서양 의학 사람들은 모두 각 지역에서 온 최고의 전문가들입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깨달음이 모두 최고인 사람들입니다." 서양 의학의 밀어오는 기세가 매우 세차서 남지훈은 한의학의 기세가 약한 처지로 된 것을 알았다. 겉으로 보기만 해도 남지훈은 지금 이 시대의 한의학이 정말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서울의 그 몇 명의 노신의 들 말고도 한의학 최상위 분이 오셨습니까?" "왔습니다." 늙은 한의사는 쓴웃음을 지었다."한의학의 가장 최상위 사람들이 모두 이 자리에 계십니다. 정말 어쩔 수 없습니다. 한의학은 무공(江湖)처럼 파벌이 너무 많습니다. 모두들 각자 자기 일을 하기 때문에 최근 이 일이 아니었다면, 모두들 모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것은 오히려 서양 의학에 기회를 준 것입니다." 늙은 한의사의 말을 들은 남지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양 의학과 기어코 승패를 겨루겠습니까?" 이른바 학문에 제1위가 없고 무술에 제2위
틀린 말은 아니었다.대부분 한의사와 서의사의 눈에는 서로 다른 측면에서 각자의 장점이 있었다.일부 서의사들은 환자에게 수술 후 한약을 복용하여 몸조리하게 했다.그리고 일부 한의사는 병세가 불분명한 경우 서의사에게 진찰받도록 권하기도 했다.두 가지 모두 별로 장단점이 없지만 다만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을 뿐이었다.서의사가 박장대소했다.“높고 낮은 걸 왜 따지죠? 서의사보다 못하면 그냥 그렇다고 인정만 하면 될 것을, 한의사가 더 잘한다면 왜 환자들이 다 서양 의학만 고집하는 거죠?”남지훈은 반박하지 않았다.노익장이 그런 말로 궤변을 늘어놓으니 달리 할 말이 없었다.그는 상대가 개념을 바꾸려 하는 것에 논쟁하기조차 귀찮아졌다.“선생님께서 웬만한 서양 의학은 다 통달하신 거 같으신데, 전공이 무엇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그러자 노익장이 아주 거만한 얼굴로 대답했다.“바로 정형외과입니다.”그는 이 분야는 한의학이 못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매우 자랑스러워했다.남지훈은 ‘아’하는 소리만 내고 말을 아꼈다.노익장이 살짝 급했다.“방금 ‘아’라고 한 건 무슨 뜻이죠? 우리 서의사보다 당신 같은 한의사가 정형외과 치료법을 더 잘 안다는 거예요?”남지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더 좋은 치료법은 없죠. 치료법이란 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부러지면 이어주고, 탈구되면 재배치하고, 혹시 선생님께서는 더 좋은 방법이라도 있습니까?”노익장이 순간 말문이 막혔다.남지훈이 말한 것은 전부 정형외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확실히 모두 똑같았다.하지만 노익장은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했다.“흠! 당신들의 치료법이 우리만큼 좋지 않은 건 사실이잖아요!”결국은 경쟁해서 우열을 가려야만 속이 후련한 모양이었다.남지훈은 어이가 없었다.“선생님, 그렇다고 한의학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탈구를 예로 들면 정형외과에서는 먼저 영상을 찍어야만 상태를 확인하지 않습니까?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도 해야 하고 그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