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은 당분간 유씨 가문에 돌아가지 못했다. 매사에 덜렁대는 유이수가 일을 폭로하면, 소한진에게 호되게 꾸중을 들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10시가 넘도록 남지훈과 소연은 모두 나오지 않자 이신재는 조급했다. 그는 서둘러 L 가문으로 돌아가 이 일을 설명했다. 이선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남지훈이 강 신의의 제자가 아니라고 표 신의가 남지훈에게 물은걸 대답한게 확실해?" 이 일은 이선호도 약간 불안했다. 남지훈에게는 아주 대단한 엄마가 L 가문을 상대로 상업 전을 벌이고 있다. 만약 남지훈이 강 신의의 제자가 된다면 L 가문에 상당히 불리하다. 앞서 이선호는 유지아가 남지훈을 보호하기 위해 상업 전을 벌인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지금은 남지훈을 보호하는 것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남지훈은 이미 자신을 보호할 힘이 생겼는데 왜 여전히 상업 전을 멈추지 않는가? 이선호는 남지훈이 강 신의의 제자로 명망이 높아지면 L 가문의 재산을 쟁탈할까 봐 더욱 걱정되었다. L 가문은 아주 부유하다. 이선호는 형제가 네 명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은 일찍 돌아갔고 현재 세 형제만 있다. 만약 남지훈이 L 가문의 재산을 쟁탈하여 자신의 소유인 그 일부를 가져간다면, L 가문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 게다가 계속되는 상업 전으로 인해 L 가문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신재가 대답했다. "표 신의님께서 직접 물어봤어요. 제 생각엔 남지훈 그놈이 표 신의를 속일 엄두는 못 낼 것 같아요." 이 말을 듣고 이선호는 조금 안심했다.이선호는 갑자기 일이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 L 가문에 불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필이면 남지훈이 이미 서울에 와서, 이선호는 다른 수단으로 상대하기 어려웠다. 서울에서, 유씨 가문의 눈앞에서 남지훈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옆에 앉은 이선우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남지훈이 서울에 온 후 이선호는 남지훈의 안배와 견해 등에 대해 모두 이선우를 속이지
조상우의 이런 반응과 컨디션에 남자는 아주 만족했다. 그는 이선호의 계획이 거의 완벽하다고 느꼈다. 남지훈과 똑같은 사람이 나타나면 어떻게 구별해야 하지? 이것은 이선호가 유씨 가문을 상대할 수 있는 비밀병기일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남자는 말했다. "너를 서울로 데리고 온건 틀림없이 너의 복수를 도와주려고 한 거야. 결국 우리에게는 공통의 목표가 있잖아." 이 말에 조상우는 살짝 흥분되었다. 조상우는 자신의 세력이 약하다는 것과 유씨 가문에 아무런 충격도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일이 훨씬 쉬울 것이다. 남자는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줬다. "우리는 이미 너를 유씨 그룹 대표의 아들로 속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어. 바로 이 사람이야." 조상우는 눈을 똑바로 뜨고 봤다. 갑자기 멍 해지더니 소리쳤다. "이... 이 사람이라고요?!" 얼굴에 칼자국이 가득한 남지훈을 그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조상우는 갑자기 왜 조씨 가문이 그렇게 빨리 망했는지를 깨달았다. 단지 한 달밖에 안 되었을 뿐인데 가문이 파산하고 도산했다. 이것은 모두 유씨 가문 때문이다. 조씨 가문은 원래 용성에서의 위신으로 그룹 회사가 파산한 후에도 용성 복싱계의 퇴로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때가 되면 조씨 가문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그러나 조씨 가문이 생각지도 못한 것은 유씨 가문과 남지훈이 같이 힘을 썼다는 것이다. 하나는 조씨 가문을 파산시켰고 하나는 조씨 가문의 퇴로를 막아버렸다. 조씨 가문을 철저히 절망에 빠지게 하였다. "아는 사람이야?" 남자는 눈썹을 치켜들었다. 이것은 그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조상우의 주먹을 쥔 손에서 우두득 소리가 났다. "제 동생이 죽던 날, 남지훈은 현장에 있었습니다. 남지훈은 아버지가 내 동생을 죽인 모습을 직접 보았습니다. 남지훈이 바로 장본인입니다." "유 대표의 아들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뜻밖이네요." 남자는 아주 기뻤다. 두
소연은 소한진을 흘끗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수 씨, 요즘 오빠랑 잘 지내요?”유이수가 입을 가린 채 킥킥 웃으며 대답했다.“나쁘지 않아요! 어쨌거나 내 손아귀에서 절대 도망칠 수 없어요! 언니는 그 사나운 눈초리를 보지 못했죠? 쯧쯧, 얼마나 귀엽던지! 정말 자기가 무슨 차도남이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결국에는 내 손바닥 안에 있잖아요?”소한진은 어안이 벙벙했다.시선을 소한진에게로 돌리니, 소한진은 마치 불만을 품은 새색시처럼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소한진은 자신이 유이수에게 된통 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그가 남지훈의 곁으로 살며시 다가와서 물었다.“매제,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소연의 얼굴이 왜 좋아지질 않아?”보름이 넘게 지났고, 강 신의가 이미 매화침을 세 번이나 놓았는데도 소연의 얼굴은 여전히 그대로였다.조금 개선된 것 같긴 했지만, 크게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소한진은 매화침의 효과가 없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남지훈이 대답했다.“형님, 매화침이 소연을 치료할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상처가 너무 깊고 많아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해요.”소한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휴, 그렇군! 진작에 나았으면 좋았을 텐데, 어머니가 서울에 남아서 너희들 도와주라고 했는데, 본심은 다른 데 있는 것 같아.”남지훈은 머쓱한 듯 코만 연신 만져댔다.그는 장모의 마음도 이해했다.모처럼 마음에 드는 며느리를 만났으니, 당연히 이 기회를 잡아 손에 넣어야 했고, 더불어 큰아들의 인생 대사도 해결할 수 있는데 안 될 이유가 없었다. 남자가 여자를 쫓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고, 여자가 남자를 쫓는 것은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아주 쉽게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었다.그러나 이런 부류의 주장은 소한진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으며, 심지어 유이수가 그를 쫓아도 그는 늘 역정을 냈다.이대로 가다가는 소한진이 자칫 노총각이 될까 봐서 걱정이었다.다행히도 모
남지훈은 생모의 어려움과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이유 없는 사랑도, 이유 없는 미움도 없었다.그는 더 이상 유지아에 대한 증오는 사라졌고, 만난 적도 없는 생부에 대해서는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었을뿐더러, 유지아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남지훈은 그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여기기로 했다.유지아의 몸은 우려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그녀가 시간에 맞추어 약을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만 하면 문제는 그리 크지 않았다.지난 몇 달 동안 유 씨 그룹에서 유지아의 권위가 이미 확립되었기 때문에 굳이 모든 사람에게 만능이 될 필요는 없었다.이른 아침부터 남지훈은 약을 달이기 시작했다.이를 본 사람들은 그제야 남지훈이 그래도 무언가를 배웠고, 처방전도 작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아침 식사 후, 남지훈과 소연은 평소대로 강신의 처소로 향했다.배워야 할 것은 여전히 배우고 익혀야 했다.강 신의가 봉침을 한 후, 그는 더 이상 진맥을 하지 않았고, 침을 놓지 않았으며 남지훈이 그의 뒤를 이어 침을 놓기 시작했다.남지훈은 역시나 강 신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강 신의가 다섯 번의 매화침을 놓고 난 후, 드디어 남지훈이 직접 침을 놓을 때가 되었다.그는 매우 초조했다, 왜냐하면 마주할 상대가 그의 인생 반려자인 소연이기 때문이었다.“마음 편하게 가지고 차분하게!”강 신의가 남지훈이 매우 긴장한 것을 알아차렸다.“평소 연습한 대로 침을 놓고, 소연을 보통 환자로 생각해!”“지훈아!소연도 역시 남지훈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난 널 믿어!”지금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강 신의가 여섯 번째 매화침을 사용한다면, 그의 생명은 아마 반년도 넘기지 못할 것이다.남지훈은 심호흡을 크게 하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강 신의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남지훈은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은침을 손가락으로 비틀어 소연의 얼굴에 첫 번째 침을 꽂았다.강 신의는 경험이 많기 때문에 남지훈이 침을 놓는데 실수하는지 알아볼
강 신의가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너희들은 오늘 일찍 돌아가서 쉬어! 스승으로서 가르쳐야 할 건 이미 다 가르쳤으니, 다음 주 화요일에 다시 와! 그날, 조금 더 일찍 오는 거 잊지 말고!”다음 주 화요일은 강 신의가 공식적으로 봉침을 발표하는 날이었다.뿐만 아니라, 남지훈의 정체를 세상에 밝히는 날이기도 했다.사실 그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남지훈이 자신의 대부분 기술을 배우지 못했다면, 오히려 남지훈에게 폐를 끼칠 뿐이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남지훈은 이미 매화침의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한의학의 정점에 올라 있었다.그는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강 신의의 봉침 하는 날이 다가오자, 서울의 초점은 다시 강신의에게로 돌아왔다.이 기간에 표 신의도 한 차례 왔었지만, 여전히 침보를 위해서였다.강 신의는 그에게 침보를 넘겨주겠다고 말하고 나서야 그는 그만두었다.그리고 유씨 가문에서.소한진은 항상 한 가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당신 아버지는 당신, 딸 하나밖에 없어요?”요즘 그는 서서히 유이수를 받아들이는 듯했다.이 질문은 그가 유이수에게 던진 질문이기도 했다.“저에게는 오빠가 하나 더 있어요. 우리 유씨 가문의 산업이 국내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소한진은 순간, 깨달은 표정을 보였다.유씨 가문은 여러 산업에 관여하는 재벌 가문이었기 때문에 해외에도 산업이 있다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소한진의 마음속에 있던 의구심이 풀리는 순간이었다.유이수의 오빠는 해외 사업 개발을 담당했고, 유지아는 총괄을 담당했다.그리고 유승조는 잠정 은퇴한 상태였다.유씨 가문과 소씨 가문 모두 후계자 양성 방식이 똑같았고, 대부분 젊은 사람이 먼저 자리를 물려받았다.훗날, 유지아가 은퇴하면 유씨 가문의 대표 자리는 유이수 오빠의 몫이 될 것이다.“당신 오빠도 아직 결혼을 안 했어요?”소한진이 물었다.이 말을 들은 유이수가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한진 씨가 드디어 우리 집안일에 관
서울 세븐 스타 호텔.호텔은 이미 오래전부터 강 신의를 위해 별도의 강당을 마련해 두었다.아침 8시가 되자, 이미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다.그중에는 표 신의도 있었고, L 가문의 사람들도 있었다.“표 신의님! 오늘 강 선생님께서 제자를 발표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행운아가 될지 정말 궁금하군요.”이선호가 물었다.사실 그는 마음속에 이미 예상해 둔 인물이 있었지만, 단지 표 신의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서 물어본 것이었다.지난 한 달 동안 강 신의의 집에 드나든 사람은 남지훈과 소연뿐이었는데, 그 두 사람 말고는 다른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표 신의는 이선호를 흘끗 쳐다보며 껄껄 웃으며 말했다.“누가됐든 난 상관없어요. 강 선배가 내 물건만 잊지 않으면 돼요. 게다가 지금 사람들이 추측하고 있는 두 사람은 강 선배와 알고 지낸 지 딱 한 달밖에 안 됐잖아요. 아마도 강 선배가 노망난 거 아닌지 싶어요. 한 달도 안 된 제자를 받아주면 얼마나 좋은 제자를 받을 수 있겠어요?”“내 문하에 있는 아무나 끌어와 봐도, 강 선배 제자들보다 천 배, 만 배 더 뛰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미리 여기저기 염탐해 둔 모양이었다.그리고 그는 여전히 강 신의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오늘 공개될 제자는 남지훈과 소연 중 한 명일 것이다.하지만 누가 되든 상관하지 않았다.그가 신경 쓰는 건 침보뿐이었다.표 신의의 반응을 본 이선호는 어딘가 모르게 불쾌했다.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없다는 건 그가 보고 싶은 그림이 아니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유씨 가문의 사람들도 도착했다.“허허, 승조 씨! 오랜만이야!”이선호가 열정적으로 외쳤다.“그래, 선호 씨!”유승조는 조금도 가식적이지 않았다.“오늘은 강 신의님의 봉침식이잖아, 우리 모두 들어가자! 곧 시작이야!”L 가문에 대해서는 그도 할 말이 별로 없었다.당시 유지아를 위해 그는 L 가문과도 많은 충돌을 겪었고, 그들은 대등한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의심할 여지 없이
그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소연도 무대 뒤편에서 나와 소한진과 유이수 옆으로 와서 앉았다.유이수가 히죽히죽 웃으며 물었다.“오늘 오빠 엄청나게 유명해지겠는데? 오늘 강 선생님 봉침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다 서울에서 쟁쟁한 인물들이에요. 저 근엄한 중년 남자들 보이죠? 다 서울 거물급 재벌 가문이에요. 우리 유씨 가문보다 훨씬 더 큰 규모를 자랑하죠.”소연은 약간 놀란 눈치였다.그녀는 일찍이 유씨 가문 같은 재력가들은 이미 서울에서 최고봉이라고 생각했지만, 유씨 가문보다 더 막강한 가문이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너무 유명해지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에요..”소연이가 말을 이어갔다.“실은 난 지훈이가 너무 유명해지는 건 원하지 않아요. 너무 유명해지면 내가 조금 부족해 보일 것 같아서요.”유이수가 킥킥 웃었다.“언니 미모가 곧 최고의 권력이에요. 게다가 오빠가 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어떻게 자신을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가 있어요?”유이수는 그전에 남지훈과 소연의 이야기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던 적 있었다.그리고 소한진에게는 남지훈이 소연에게 대한 사랑의 절반만 있어도, 그걸로 만족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소연은 남지훈도 자신을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이야기를 나누던 중 강 신의와 몇 명의 조수가 같이 나왔다.강 신의는 비록 연세가 많았지만, 정신 면모는 매우 건강해 보였다.그러나 표 신의와 같은 사람들은 강 신의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강 신의와 몇몇 사람들이 나타나자,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현장이 삽시에 조용해졌다.조수가 강 신의의 앞으로 마이크를 갖다주자, 그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일단, 바쁜 와중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 이 노인네 침봉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은 저는 이렇게 세간의 주목을 받고 싶지는 않았어요.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제가 아주 조용한 사람이잖아요?”군중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강 신의는 확실히 겸손했다.그의 뛰어난 의술과 명
강 신의는 표진성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가 긴 탄식을 내뱉으며 외쳤다.“진성 후배!”선배라는 외침에 모두 깜짝 놀랐다.알고 보니 강 신의와 표 신의가 같은 동문 출신이었던 것이었다.오늘, 이 봉침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강 신의의 베일에 싸였던 제자뿐만 아니라 서울의 두 위대한 신의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관계까지 밝혀졌다.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강 신의가 입을 열었다.“넌 자신을 지나치게 과시해. 그건 너한테 득이 되지 않아.”표 신의가 냉소적으로 말했다.“그게 아니라 안타까워서 그런 거죠. 그동안 제자를 한 명도 안 받았는데, 이제 와서 제자를 받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왜요? 제가 선배님 물건을 다 가져갈까 봐 그래요? 전혀요! 제가 왜 선배님 물건을 탐내겠어요?”강 신의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정말 표 신의와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어쨌든 표 신의도 그의 동문 후배이기도 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침보를 꺼내며 말했다.“네가 원하는 게 이거 아니야? 내가 줄게!”침보를 본 표 신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그는 황급히 무대로 올라가서 강 신의의 손에서 침보를 거의 낚아채듯 빼앗아 갔다.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선배님, 바로 그거예요! 진작에 저한테 침보를 넘겨줬어야죠! 시간을 끌면 뭐 해요? 어차피 선배 제자는 이렇게 깊은 것을 배우지 못할 텐데, 시간 낭비에요. 이렇게 많은 해가 지나서야 드디어 깨우친 모양이네요. 하하하!”표 신의는 박장대소했다.다른 사람들은 그저 낡아빠진 책뿐인데, 뭐가 그리 좋아서 저렇게 박장대소하는지 몰랐다.일부 한의학 인사들만이 그 침보가 아마 매우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큰 소리로 웃은 뒤 표 신의가 계속하여 말을 덧붙였다.“선배님은 정말 실력이 없어요. 애초에 스승님은 제 재능이 선배님보다 더 뛰어나다고 하셨고, 제가 화씨 한의학 정통 계승자라고 하셨어요. 근데 또 이런 제자를 받는다고요? 왜요? 아주 속상했나 봐요? 안타깝네요. 선배님도 이제 늙었어요! 그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