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는 운전을 하면서 백미러를 가끔씩 힐끗 쳐다보았다.그때 갑자기, 어떤 차가 옆에서 그들의 차량을 들이받았다.‘쾅’운전기사는 급브레이크를 밟았다.앞뒤 차량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려오는 것을 본 운전기사는 팔걸이 박스 안에서 확장 진압봉을 꺼냈다.그는 팔을 휘두르자, 퍽 하고 진압봉이 펼쳐졌다.그는 소연의 운전기사이자 소연의 경호원이었다.“아가씨, 차 안에 계세요!”그는 차 문을 박차고 그들을 향해 뛰어오는 사람들을 맞이했다.소연의 차량이 가로막혀 도로에 갇힌 동안에 소한용과 대장도 연락을 받았고, 그들은 인원을 파견하는 동시에 사건 현장으로 달려갔다.교통사고를 처리하던 남지훈에게도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조상윤!”현장에 막 도착한 경찰과 인사할 겨를도 없이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택시를 세워 바로 출발했다.현장!경호원이 진압봉을 들고 있었지만, 두 주먹으로는 네 손에 맞서기 어려웠다.더군다나 그 십여 명중 한 명이 다름 아닌 조상윤 휘하의 홍가권 복서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 복서를 보고 소연은 바로 조상윤의 짓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홍가권 복서는 소연의 경호원을 쓰러뜨리고, 차 옆으로 와서 문을 열었다.“소연 씨, 직접 내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내려 드릴까요?”그 복서를 노려보던 소연은 반대편 차 문에 손을 얹었지만, 그 문도 이미 막혀버렸다.“상윤 씨가 원하는 게 뭐야?”소연은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그 복서가 소연을 비웃으며 말했다.“도련님이 무얼 원하시는지는 저희랑 따라가 보면 알지 않겠습니까? 저희 말에 그냥 잘 따르고 순종하면 고생은 하지 않을 겁니다!”“좋아! 협조할게!”소연은 차에서 내려 여러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상대방의 차를 향해 걸어갔다.차 문에 다다르자, 그녀는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그 복서를 향해 세게 내리친 다음 돌아서서 도망쳤다.“젠장!”그 복서는 욕을 내뱉으며 화를 냈고, 재빠르게 반응하여 소연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다음 소연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조상윤의 복서들은 불안에 떨고 었었다.아래층에서 벌어지는 패싸움은 사소한 문제이긴 하지만, 경찰이 오면 도망치기 힘들까 봐 걱정했다.“허허! 박환 삼촌, 안녕하세요!”전화가 연결되자 조상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한용 쪽에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하세요! 아님, 소연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그는 자기 할 말만 하고 소박환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전화를 바로 끊어 버렸다.“조상윤!”소연은 배를 움켜쥐고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대체 뭐 하자는 거야? 원하는 게 뭐야?”조상윤이 큰 소리로 웃었다.“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아직도 모른다고? 우리 조씨 가문에 구덩이를 파서, 조씨 가문에 막대한 피해를 줬잖아! 너희가 모두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난 소연 씨가 너무 좋아! 정말 좋아해! 너무 예뻐서 숨이 멎을 것 같거든! 근데 넌 왜 나를 두고 불법 경기나 하는 저 자식을 선택한 거지?”조상윤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도련님, 정신 차리세요!”홍가권 복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조상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잘 지켜봐,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옷을 하나, 둘 벗기 시작했다.한편 아래층에서는 대장도 싸움에 합류했다.그녀는 큰 덩치에 힘까지 세서 놀랍게도 조상윤의 복서 중 한 명과 겨루어도 전혀 뒤처지지 않 았다.하지만 소한용 부대와 남지훈까지 아직 도착전이기 때문에 대장의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잠시 정신이 팔려 있던 순간, 갑자기 비수 한 자루가 그녀의 복부를 찌르고, 이어서 옆구리까지 쿡쿡 찔렀다.대장은 순식간에 대량의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대장!”달려온 남지훈은 이 광경을 보고 눈이 빨개졌다.그는 쏜살같이 달려가 그 남자의 비수를 뺏은 후, 악랄하게 주먹을 내리꽂으며 외쳤다.“빌어먹을!”상대방을 쓰러뜨리고 남지훈은 몸을 웅크린 채로 앉아 대장을 껴안고 누나의 복부를 만졌다. 전부 피로 흥건했다.“대…장!”남지훈의 목소리가
피가 흘러내리고, 소연의 볼은 조상윤에 의해 그인 긴 상처가,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게 했다. 소연은 붉은 입술을 깨물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조상윤이 그녀의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정말 매혹적이야! 예쁜 얼굴이 거의 망가질 뻔했는데도 콧대가 이리도 높다니!”그는 이어 혀를 내밀어 베인 상처를 핥기 시작했다.“역시나, 미인의 피는 달다니까, 근데 이 정도의 피론 충분하지 않지!”그는 칼을 들고 소연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소연 씨, 내 말 믿어줘! 난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고!”그는 말과 함께 소연의 얼굴에 칼을 긋고 또 그었다.문밖에는 남지훈이 이미 쳐들어와 있었다.홍가권 복서들은 남지훈을 막으려고 별의별 수법을 다 동원했다.남지훈의 눈은 살기로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에겐 홍가권 복서가 됐든, 고수가 됐든,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소연만 있을 뿐이었다.남지훈이 발을 비틀자 갑자기 온몸이 튀어나오면서 가장 치명적인 킥 기술을 날렸다.이 순간, 남지훈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그 복서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혔고, 남지훈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남지훈이 눈앞에 와 있었다.그는 킥 기술의 위력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홍가권으로 방어할 수밖에 없었다.‘쾅!’충격의 순간, 그는 마치 거대한 산에 부딪힌 것처럼 느껴질 뿐, 순식간에 뒤로 밀려나 힘없이 벽에 부딪혔다.그는 피를 한 모금 뱉고, 문 앞에 멈추었다.남지훈은 이미 미쳐 날뛰고 있어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남지훈은 달려가 한 방에 날려버렸다.홍가권 복서는 손을 들어 남지훈을 막으려 했지만, 남지훈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남지훈은 그 복서의 손을 막고 틈 사이로 작은 주먹 기술을 선보이며 그 복서의 목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쾅!’아주 짧은 거리에서 엄청난 힘이 폭발했다.이 주먹으로 홍가권 복서가 바로 죽어버렸고, 이때, 공교롭게도 문 하나 가 열렸다.“조상윤!”남지훈은 웃통을 벗은 조상윤을 한눈에 알아보
그런데 바로 이때, 경찰차 몇 대가 남지훈 뒤에 멈춰 섰고, 십여 명의 경찰들이 경찰차에서 내려왔다.“거기, 움직이지 마!”검게 그을린 총구가 남지훈을 겨누자, 남지훈은 다시 조상윤을 세게 내리친 후에야 손을 들었다.한 경찰이 다가와 조상윤의 숨을 확인해 보더니, 큰 소리로 급히 외쳤다.“아직 살아있다! 빨리 구해주세요!”조상윤이 아직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 남지훈은 격렬하게 움직이며 조상윤을 다시 발로 찼다.십여 명의 경찰이 힘을 합쳐야 그를 제압할 수 있었다.“이거 놔! 죽여버릴 거야!”남지훈이 울부짖었다.조상윤이 살아 있는 한 그의 분노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데려가!”경찰 한 명이 남지훈에게 수갑을 채우고 나서야 경찰들이 남지훈을 호송할 수 있었다.경찰차에 탄 남지훈은 머리를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송씨 가문!송태수는 저녁을 먹고 소한용이 보내온 커피를 느긋하게 음미하고 있었다.그는 이 순간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그는 송기헌에게 열심히 해서 하루빨리 며느리를 보게 해달라고 말하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소한용의 번호를 확인하고 그는 옅은 미소를 띠며 전화를 받았다.“한용이니?”“아저씨, 매제가 체포됐어요! 빨리 가서 빼내 주세요!”소한용의 말을 들은 송태수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기헌아, 빨리 경찰서로 가자!”가는 길에 송태수는 비로소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조상윤이 소연을 납치하고, 지훈이가 화를 못 참고 사람을 죽였고, 심지어 조상윤까지 죽였다고?’경찰서!강 팀장의 머리가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송 선생님, 남지훈은 지금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건 보석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송태수는 이에 매우 격분했다.“흠, 사람을 죽였다고요? 조상윤이 우리 제수씨를 납치하지 않았다면, 제 동생이 사람을 죽였겠습니까? 이건 정당방위입니다. 오늘 지훈이는 제가 무조건 데려갑니다! 오늘 안 풀어주면, 저희 아버지를 모시고 와서 이 경찰서에 눌러앉을 겁니다! 그때 가서 보죠! 서울
머리에 붕대를 감고 수술실에서 의사들에게 밀려 나오는 소연을 보고 남지훈은 다시 한번 서럽게 울었다.심지어 소박환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소연을 병동으로 옮긴 후 경찰들이 사건 전말을 알아보려고 병원을 방문했다.소연의 운전기사는 납치 경위를 일일이 밝혔는데, 경찰들이 발견한 감시 카메라와 일치했다.그리고 폐공장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대장을 포함한 그의 부하 십여 명이 죽었고, 홍가권 복서 쪽도 많은 사람이 죽었다.심지어 홍가권 복서도 주먹에 목이 부러져 그 자리에서 즉살했다.“조상윤은 어디에 있습니까? 죽었습니까?”남지훈은 매우 힘겹게 ‘죽었냐?’는 이 말을 뱉어냈다.그는 조상윤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해 있었다.경찰이 말했다.“조상윤도 지금 병원에서 응급처치 중에 있고, 아직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응급처치요? 그곳이 어딥니까?”이 말은 소박환이 한 말이고, 말에는 역시 증오가 가득했다.그는 소연을 공주처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애지중지 키웠는데, 지금 이렇게 조상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조상윤이 어디 있는지 안다면 소박환은 분명히 그를 죽이러 갈 것이다.경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죄송하지만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그들은 지금 증거를 수집하고 있었다.오늘 밤 사건은 지난 5, 6년 동안 J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 중 규모가 가장 큰 사건이었다.그들도 잠을 잘 수 없었고, 가능한 한 빨리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야 했다.여러 당사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감시 카메라를 통해 발견된 내용들을 합쳐 분석하면 대략적인 사건의 진상도 밝혀질 것이다.남지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조상윤을 살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매우 속상했고, 그에 대한 증오심이 순간적으로 억눌렸다.전 어르신 측도 소식을 들었지만, 그가 들은 버전은 조금 달랐다.소연은 강탈을 당했고, 남지훈이 폭발해 조상윤의 복서들을 몽땅 죽였다고 들었다.전 어르신은 그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그는 조상윤의 복서가 얼마나 센지 잘
남지훈운 두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 "흉터는 없애면 되지 않을까요?"소한용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는 여동생의 얼굴이 대부분 망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젠장!"남지훈이 맹렬히 벽을 내리치자, 벽타일이 산산조각이 나며 부서졌다.그는 미웠다! 그는 분노했다!소연이는 자신의 몸매와 얼굴을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을 아는데 이제 그녀의 얼굴이 망가져 버렸다.'소연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슬플까?'이야기하는 동안 유지아와 유이수도 도착했다.두 사람 뒤에는 광대뼈가 우뚝 솟아 있고, 손에 굳은살이 박인 건장한 사내 몇 명이 뒤따랐는데, 한눈에 봐도 무예가 깊은 수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소한용에게 소연의 상황을 듣고 나니, 그녀의 얼굴이 점점 차가워졌다."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그녀의 말투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냉담했다.소한용조차도 깜짝 놀랐다.손만 흔들어도 수천억 원의 재산을 연기처럼 날려 버린 여동생의 이 시어머니는 정말 보통 사람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조상윤!""용성, 조씨 가문의 조상윤입니다.""확인해 봐!"유지아의 말투는 매우 차갑고 냉정했다."나는 조씨 가문의 모든 정보를 포함해서 조씨 가문의 모든 산업 정보를 손에 넣고 싶어! 날이 밝기 전까지 가서 확인해서 갖고 와! 한 달 안에 나는 용성 조씨 가문을 파산시킬 것이야! 조씨 가문의 남녀노소 모두 싹 다 죽일 것이야! 두고 봐!"소한용의 가슴이 철렁했다.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냉혹한 사람이었다.유지아에 비하면 그와 전 어르신, 심지어 조씨 가문까지도 모두 보잘것없는 존재였다.조씨 가문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유지아는 자기가 한 말이면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었다.유씨 가문 못지않게 막강했던 L 가문을 상대로, 그녀는 자신이 말한 대로 상업 전을 시작했고, 조금도 미루지 않았다.유지아는 조씨 가문에 대해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조씨 가문이 그저 일개 간신배 가문으로 보였기 때문에 조
남지훈의 옷은 피로 물들었다 남지훈의 얼굴은 매우 흉악해 보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불려 온 의사도 깜짝 놀랐다. 왜 갑자기 자신의 얼굴을 칼로 베는 거지? 이러면 얼굴이 망가지는데? "바보야!" 소연은 마음이 아팠다.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남지훈은 씩 웃었다. "네가 못생겨지는 게 두렵다면, 나도 같이 못생겨질게!" 얼굴을 칼로 몇 번 베면 남지훈의 얼굴도 틀림없이 못 생겨 질 것이다. 게다가 상처가 깊어서 의사도 지혈하는 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얼굴에 붕대도 많이 감았는데 소연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이 모습을 지켜본 유지아는 한숨을 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의사가 남지훈의 상처를 처리하는 중, 유지아는 병실에서 나왔다. 그녀가 조씨 가문을 조사하려고 보낸 사람이 돌아왔다. "유 대표님, 찾았습니다." 유지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서울 본부에 조씨 가문을 서둘러 파산시키지 말라고 전해, 한 달 동안 끌면서 천천히 괴롭히자." "네!" 유지아는 또 물었다. "서울에서 연락 왔어?" 그러자 옆에 있던 부하가 대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출발했습니다. 오후에 J 도시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유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병실로 들어갔다.그녀는 J 도시에 너무 오래 머물 수 없었다, 서울 유씨 그룹은 그녀 없이는 안되었다. 그녀는 남지훈 곁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지훈아, 엄마가 서울에서 가장 좋은 흉터 회복 전문가를 불러왔어. 만약 그들이 안 된다면, 국외 저문가를 찾아볼게!” "조씨 가문 쪽은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랑 소연이는 이참에 푹 쉬고 있어" "조씨 가문 쪽은 저도 알아보고 있을 거예요. 조상윤이 아직 살아있다면 직접 그를 지옥으로 보낼 거예요!" 남지훈은 이를 갈았다. 조상윤에 대한 원한은 줄어들지 않았다. 유지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할 거야. 소연이는 내 며느리야. 남에게 괴롭힘을 당했는데 나도 가만 안
소연은 하루 종일 말 한마디조차 안 할 때도 있었다. 깊은 밤 그녀는 악몽에서 깨어나 흐느껴 울 때도 있었다. 남지훈이 아무리 위로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드디어 사건은 진전을 가져왔다. 남지훈의 교통사고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사고의 목적은 남지훈의 길을 막기 위해서다. 조상윤이 대낮에 소연을 납치한 일은 영향이 엄청 컸다. 사건의 실마리는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소연의 얼굴을 베었던 흉기에서 소연의 DNA와 조상윤의 지문을 채취했다. 이 증거들은 조상윤의 범죄 행위를 확정 지었다. 그러나, 남지훈을 실망하게 한것은 조상윤의 죄가 사형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요즘 조씨 가문은 손해를 많이 봤지만 그래도 남은 돈이 많다! 돈이 많다는 것은 대부분의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씨 가문이 보낸 그 킬러들은 모두 매수되었다. 그들은 돈을 받고 대신 감옥에 갔다. 책임을 뒤집어쓰고 조상윤을 빼는 것이었다. 조상윤이 시켰다고는 더더욱 말할 수 없었다! 이렇게 되면 조상윤에게는 고의 상해죄 하나뿐이었다! 게다가 조씨 가문이 힘을 좀 더 쓰면 조상윤은 감옥에 갈 필요도 없다! 가혹하고 비참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다! 경찰서! 유대장은 화가 나 책상을 내려쳤다. "내가 말하는데, 누구도 조상윤을 빼낼 생각 하지 마!!” 그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조상윤이 소연을 납치하고 그 많은 사람들을 폐공장에서 죽게 했다. 조상윤이 저지른 짓이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는데, 지금 변호사는 몇 마디의 말로 조상윤을 빼내려고 했다. 조상윤은 병원에서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유 대장은 조상윤이 회복되면 일단 감옥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변호사가 오더니 조상윤을 보석신청 하고, 밖에서 치료하려고 하니, 유 대장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남지훈도 옆에 있었다. 그는 사건의 진전을 알아가기 위해 경찰서로 왔다. 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조상윤을 보석하러 와 있을 줄은 몰랐다. 그는 한참이나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