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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항복선언

기선우가 나를 조금 다르게 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어린 소년들의 마음은 더 쉽게 움직이고 진지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문득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다. 만약 기선우가 나에 대한 호감이 점점 깊어진다면 어떻게 하지?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나는 그런 작은 강아지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가 원하는 답을 줄 수 없었다.

나는 단지 그의 신분을 이용해 내 마음의 균형을 맞추고 싶었다. 그가 기꺼이 나와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여전히 고려할 수 있지만 그가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면 나는 절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생각에 잠겨 혼란스러울 때 배인호가 샤워하고 돌아왔다. 그는 검은 샤워 가운을 입고 가슴을 드러내 가슴의 탄탄하고 섹시한 근육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나는 시선을 거두고 핸드폰을 베개 아래에 놓고 자는 척을 했다.

잠시 후, 푹신한 매트리스가 가라앉는 것을 느꼈고, 배인호가 내가 좋아하는 샴푸와 바디워시의 향기를 풍겼다.

“지금은 왜 게스트 룸에서 안 자요?”

나는 그를 등지고 누워 또 따지기 시작했다.

“침실에 절반은 내 것이야.”

배인호는 차갑게 대답했다.

“그러면 왜 내 욕실을 써요? 그리고 내 샴푸하고 바디워시는요?”

나는 몸을 돌려 그를 째려보았다.

“예전에는 그런 향기 싫어한다고 했잖아요?”

또다시 트집을 잡고 싶어 묻는 말이 까다로워졌다.

배인호의 얼굴은 여전히 완벽했다. 찌푸린 미간마저 딱 맞아떨어졌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얇은 입술을 움직였다.

“허지영, 너 지금 네가 하는 말 다시 들어 볼래?”

한동안 그를 째려보다 그의 눈빛에 조금 화가 풀려 몸을 돌려 잠에 들려 했다.

“됐어요. 마음 넓은 내가 양보할게요.”

한순간, 한 손이 나의 어깨를 잡고 무자비하게 내 몸을 다시 돌렸다. 나의 얇은 피부가 배인호에게 다 뜯겨 나갈 것 같았다. 나는 아파서 눈물이 나왔다.

“아파, 아파, 아파요. 뭐 하는 거예요?”

배인호의 눈이 욕망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나의 얼굴을 훑어보다가 시선이 나의 입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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