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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우리 집에서 쫓겨나다

배인호가 로아를 안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복잡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 두 아이가 나중에 아빠를 알아보고 아이들 때문에 그와 계속 얽히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아빠의 사랑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특히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아빠의 사랑을 받는 것은 큰 힘이 있는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기에 아빠가 옆에 있어 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배인호는 살짝 딸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로아를 안고 나서는 승현이보다 더 사랑스러워하는 것이 분명했다. 목소리가 크면 로아가 놀랄까 봐 더 부드러워졌다.

이때 식사 준비를 마쳤는지 도우미가 다가와 식사하라고 말했다.

“내가 로안 안고 밥 먹을게.”

배인호는 내게 말했다. 지금 두 아이 모두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자 식탁 의자가 있었다. 승현이는 이미 도우미가 안아 의자에 앉힌 뒤 이유식을 먹여주고 있었다.

로아는 조금 어리광이 많았기에 배인호의 품에서 나오기를 거부했다. 배인호는 로아를 무릎에 앉힌 뒤 한 손으로 숟가락을 잡고서는 먹여 주기 시작했다. 그 자세가 꽤 안정적이어서 나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나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빠.”

로아는 아주 입에 꿀을 바른 것 같았다. 배인호가 두 숟가락 밥을 먹여주니 갑자기 달콤한 목소리로 배인호를 불렀다. 나는 그 한마디에 사레가 들릴 뻔했다.

배인호의 표정은 살짝 흥분한 것이 분명했지만 참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숙여 로아의 작은 얼굴에 뽀뽀했다.

바로 이때 다이닝룸 문이 열리며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영아, 엄마가 걱정돼서 왔어. 네 아빠 우범이한테 갔다며 그래서 내가 회사 며칠 쉬기로 하고 왔지...”

엄마는 말하며 들어오고 있었고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엄마는 나와 배인호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장면을 보고 멈칫했다. 표정이 점점 안 좋게 변해갔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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